겅호!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해당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책이다. 많지 않은 분량이라 잠시 짬을 내어 훑어 보았다.

겅호(工和)는 일종의 구호다. 예전에 이면우 교수가 W이론을 주창하면서, 신바람나는 직장만들기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바로 겅호가 신바람나는 직장, 보람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구호이다.

책의 핵심 내용은 간명하다.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

다람쥐의 정신은 직원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의와 가치있는 결과를 올바로 인식한다면, 업무에 임하는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비버의 방식은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자율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단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의 일에 대하여는 권한과 자율을 위임받을 때, 책임의식도 높아지게 된다. 업무에 대한 자세가 능동적이 됨은 당연하다.

기러기의 선물은 경영자와 직원, 직원 상호간에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저자의 후작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더욱 발전된 형태로 등장한다. 부정적인 피드백보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재론하기에는 입이 아프다.

이렇게 단순한 지혜를 아는 것과 실제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일대 베스트셀러이지만, 많은 적용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별로 없다. 너무나 자명해서 그럴까. 아니면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인간관은 소위 Y이론에 가깝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은 여전히 X이론을 선호한다. 그래야만 경영층에서 감독과 통제를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상대적 우월감을 향유할 수 있다. 양치기가 채찍과 개로 많은 양들을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것처럼. 가끔씩 털을 깎으며, 시원찮은 양은 도살하여 고기로 팔고 그 자리는 새로운 양으로 대체한다.

인간사에 진리가 없어서, 도덕론이 부재하여 모두가 善人이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은 2,000여년 전에, 불경은 그야말로 수천년 전부터 도덕을 설파하였다. 여전히 현대사회는 혼란과 패륜이 난무하고 있다. 경영학 관련 서적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6.21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
 
영혼의 도시 라싸로 가는 길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지음, 김은주 옮김 / 다빈치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이국의 삶과 자연을 접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다. 더구나 그 이국이 가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가기 어려운 완전한 미지의 세계라면 관심은 더더욱 증폭되기 쉽다.

20세기 초, 티벳이 독립국가를 형성하고 있을 당시 그들은 철저한 쇄국정책을 펼쳤단다. 왜 그랬을까. 많은 서양인들이 티벳을 방문하고 싶어했지만, 모두 퇴출당하고 만다. 이때 한 여성이 용감하게 티벳에 들어가서 수도 라싸까지 순례하고 돌아오는데 성공한다. 이것이 그 여성의 기록이다.

처음엔 단지 겉멋들린 사람의 자기자랑이라고 간주했다. 揚名하기를 원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내재된 욕망.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티벳인보다 더 철저히 티벳인이었다. 완벽한 현지어 구사에, 깊은 문화적 이해를 지니고 있었다.

대다수의 기행기들은 이방인이 자신의 기준에서 현지인들의 독특한 문화를 신기하게 묘사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더라도 현지인들에게 그들은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비드 넬은 완전한 현지인으로써 그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그들의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이것은 정말이지 흔치 않는 일이다. 똑같이 티벳인이기에 그들은 아무거리낌없이 부끄러움과 숨김없이 그들의 일상을 드러낸 것이다.

비록 80여년전의 티벳 산야와 사람들이지만, 산천은 의구하겠으나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을까. 중국에 병합된지 수십년 여전히 달라이 라마는 외국을 전전하고 있다. 사회주의가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안겨주었는지 궁금하다. 중국은 호기심이 가득찬 세계이며, 더구나 티벳, 신강자치구 등은 실크로드의 신비와 함께 궁금함의 극치를 자아낸다.

언제나 눈에 모든 것을 담아볼 수 있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6.10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
 
티베트 마법의 서 - 티베트의 밀교와 주술 세계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지음, 김은주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영혼의 도시 라싸로 가는 길>의 저자가 티벳의 문화와 관습, 종교생활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1920년대나 지금이나 티벳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는 별 차이가 없다. 그저 높은 고원,산악지대. 그리고 달라이 라마. 여전히 티벳은 우리에게 멀리 있다. 하물며 그 당시 서구인에게는 티벳은 완전히 미지의 별세계였으리라. 온갖 신비스럽고 괴기한 주술과 마법이 횡행하는 야만인이 사는 땅, 딱 그 정도가 아니었을까.

저자인 다비드 넬은 서구인으로는 최초로 티벳의 중심지인 라싸로 방문한 학자로서, 티벳어와 티벳문화, 종교에 정통하였다. 이런 그녀는 티벳과 티벳을 (일반적 서구인과는 달리) 낮추어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상대론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그러기에는 티벳불교는 너무나도 속되고 무속의 오염이 강하였던 듯.

내용만 보면 19세기 인류학자들이 원시사회에 들어가서 그들을 관찰하는 부족지 마냥 느껴져 도저히 현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티벳에서는 지극한 신성과 지극한 타락이 무리없이 병행할 수 있었는지. 우리나라의 불교와 토속신앙의 결합은 상대도 안 될 듯 싶다. 요즘도 티벳인들이 악마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시체를 야외에 방치하여 들짐승들이 먹도로 두는지 궁금하다. 80여년 동안 사회주의 지배체제하에서 그들의 삶과 문화는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한가지 흥미로웠던 사실은 저자가 일본에서 중국을 지나는 길에 당시 식민치하의 우리나라를 경유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일전에 TV 사극 '태조 왕건'에서 궁예가 읊조리던 "옴 마니 팟메 홈"이 티벳 불교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염불이라는 사실도..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6.29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
 
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미다스 휴먼북스 3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전설에서 인간으로 거듭난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는 三重苦의 역경을 극복하고 당당히 위인전기집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헬렌 켈러. 우물가에서 손바닥에 쏟아지는 물살의 전율에서 불현듯 깨달음을 얻는 장면. 애석하게도 내가 기억하는 헬렌의 모습은 이게 전부다.

헬렌이 특별한 예술적 과학적 업적을 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위대한 인문학자나 정치가도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녀의 진정한 위대성은 정상인만이 인간으로 대우받고 장애인은 비인간적 취급을 받았던 사회풍조에 파문을 던지며 각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있다고 본다.

겉에서 보는 헬렌은 언제나 천사였다. 그리고 어렸을때부터 헬렌은 신화가 되었고 오늘날 전설로 남아있다.

그런데 과연 헬렌이 꿈꾸었던 것은 전설이었을까? 그녀가 장애없는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삶의 역정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헬렌은 인간이기를 진실로 소망했던게 아닐까.

헬렌은 결코 혼자서는 삶을 유지할 수 없었다. 언제나 설리번 선생님이 그녀의 그림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서는 폴리 톰슨이라는 여성이. 헬렌을 돌보는 그들의 인생이 행복했을까. 그녀들 덕택에 헬렌은 역사에 길이 남겨지는 위인이 되었고, 그녀들 자신도 더불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헬렌에 대한 집착으로 그들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다. 헬렌 또한 철저한 감시와 강요속에 독신을 고수했다. 그들 모두는 후대에 이름을 남겼지만,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인생에는 실패한 셈이다.

오늘날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뿌리깊다. 아직도 장애인은 집밖으로 나서기가 힘들 정도다. 헬렌 켈러의 노력만으로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었던 듯.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특히나 후천적 장애의 발생가능성이 높은 시대다. 장애인은 그저 약간 불편을 겪는 우리 이웃이라는 것을 언제나 깨달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7.27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
 
빅토리 - 불패의 영웅들로부터 배우는 12가지 성공법칙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이성엽.김동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전쟁과 경영, 동전의 양면]

이미 손에서 놓은지 달포가 지난 듯 싶다. 강렬한 열망에 의하여 펼쳐든 것도 아닌데다 아주 호기심을 끌만한 내용도 아니고, 가슴깊이 여운을 남기는 뒷맛도 아닌 탓에, 방치되고 말았다.

군대조직이 경영조직론에 끼친 영향이 심대하듯이, 전쟁활동도 경영활동에 엄청난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전쟁이 생존을 담보로 한 적과의 경쟁이라면, 경영도 생존을 담보로한 상대기업과의 경쟁이다. 목적이 승리이고 생존인데서 공통점이 합치한다.

'빅토리, 승리'라는 대담한 제목에서처럼 저자는 과거의 전쟁사를 파헤쳐서 현대의 경영수행에 귀감이 될 지침 12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법칙이라는 이름을 달고.

명확한 목표설정, 핵심에 대한 집중, 정보의 중요성, 협동, 명령체계 등 일견 군대적 용어인 동시에 경영용어에서 낯선 듯한 참신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어째 태양아래 새로운 것이 있겠는가.

오히려 기존 경영학 이론과 전쟁사례가 어떻게 부합되는가를 지켜보는게 더 흥미롭다.

나로서는 오히려 이런 유형의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강력추천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흥미로운 동시에 서글프기 짝이 없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8.3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