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1 : 인간의 자각과 개명 - 동서양 고중세 철학과 미래 세계에 대한 성찰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1
백종현 외 지음, 백종현 엮음 / 21세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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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1 : 인간의 자각과 개명 - 동서양 고중세 철학과 미래 세계에 대한 성찰

저자 백종현 외 16인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 교양 철학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2 : 인간 문명의 진보와 혼란 - 서양 근대 철학과 감성과 이성의 경합

저자 이재환 외 18인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 교양 철학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3 : 인간 교화의 길 - 참인간을 향한 유불도 삼교의 진의

저자 한형조 외 16인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 교양 철학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4 : 현대 문명의 향도 - 인류 문명 진보를 위한 현대 철학의 모색들

저자 이명현 외 20인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 교양 철학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은 한국 철학자들이 사유한 내용이 담긴 책입니다.

74인의 철학자들이 한 철학자를 위해 합심하여 글을 썼다면 믿으시겠나요?

이들이 모인 이유는 바로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85세수를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명현 교수님이라고 하니 조금 낯이 익지 않나요?

네, 몇 달 전에 포스팅했던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명현 교수님은 오늘날 한국 철학계를 형성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우신 분으로, 이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학계를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74인의 철학자들이 모인 것입니다.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1 : 인간의 자각과 개명 - 동서양 고중세 철학과 미래 세계에 대한 성찰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1』에서는 유교, 불교 도교와 고대 그리스 철학을 통해 철학을 개척한 선각자들의 지혜에 대한 내용입니다.

특히 동/서양 철학의 탄생 배경을 시작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철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미래철학이 마주해야 할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세 철학자들이 마주했던 고민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와 깨달음은 현재 우리가 지녀야만 하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 보편적 가치는 유효하니깐요.

또한, 1권에서는 미래에 당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며 철학이 그려보는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철학과 현실은 맞지 않는다는 다수의 의견도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현실에 부딪히며 살다 보니 철학에서 배웠던 원초적인 내용들이 희미해져만 갔죠.

책에서도 이러한 점을 짚어줍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철학이 단순히 지적 유희로 치부되는 이유가 철학이 단단히 닻을 내려야 할 현실로부터 자꾸만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즉, 철학은 현실과 맞닿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의미로 철학과 현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입니다.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2 : 인간 문명의 진보와 혼란 - 서양 근대 철학과 감성과 이성의 경합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2』에서는 이성과 감성이 대립하는 서양 근대 철학과 칸트와 헤겔, 그리고 니체,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한 내용입니다.

인간에 관한 내용으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혼란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성의 핵심 요소는 감성과 이성입니다.

이 주제는 예부터 철학자들의 끊임없는 화두에 올랐었지요.

인간의 본질은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판단이 잘못되었다 해도, 사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에 속고 있더라도 우리가 인식하고 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데카르트가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었겠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헤겔에 따를 때 철학은 이처럼 자신이 발 딛고 선 세계의 ‘현재’ 삶 속에 녹아 있는 정신의 본질과 이념을 사유하고 그것의 ‘실현’을 촉진하는 일, 그래서 이 세계가 그것 본연의 이성적 규범에 더 잘 부합되도록 만드는 일에 복무하면서 ‘미래’의 전망을 여는 시대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헤겔이 참된 철학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서 황혼녘이 되어서야 날개를 펼치는 미네르바의 올빼미라는 메타포를 사용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대미문의 규범적 이상이나 유한한 인간의 세상 안에서는 결코 실현될 길이 없는 절대적인 초월적 이념 같은 것에 매달리기를 삼가는 철학, 현재의 우리 세계를 구성하는 특유의 현상과 규범적 이념을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철학, 그런 철학은 현실의 정신이 무르익은 다음에라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_헤겔


이러한 감성과 이성의 입체적 고찰은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도출시키게 됩니다.

철학자들의 사상이 단순히 읽는 것으로 이해하기에는 난해한 부분도 있어 한 번에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특히 데카르트, 칸트, 헤겔에 대한 사상이 잘 정리되어 있어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TIP!

특히 서양철학에서 유명한 철학자들로만 구성된 책이 여러 권 있습니다.

처음 서양철학을 이해하려 할 때 시작을 이렇게 하였고 이후 필요한 인물들만 단독으로 나온 책들을 읽기 시작했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읽는 것도 서양철학 사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3 : 인간 교화의 길 - 참인간을 향한 유불도 삼교의 진의


근래 동양철학이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3』에서는 유불도 삼교의 진리를 살펴보며 점차 사라져가는 인간다움을 회복시킬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성장하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제가 철학 수업을 들었을 때도 강조받았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동양사상은 참사람으로 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사상은 서양사상과 달리 종교만 해도 다양한 모습을 취하고 있어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죠.

그러나 미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영역이 위협받고 있는 문제점이 생기다보니 동양사상이 가지고 있는 인간다움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동양사상이 서양철학의 허점을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온전한 통나무를 깎아내지 않고서 어떻게 술통을 만들 수 있으며, 백옥을 망가뜨리지 않고 어떻게 구슬을 만들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참된 도와 덕을 망가뜨리지 않고 어떻게 인의를 얻을 수 있으며, 타고난 성정에서 벗어나지 않고 어떻게 예악에 맞추어 행동할 수 있겠는가?

_장자 : 외편


「논어」, 「맹자」 다음으로 읽었던 책이 바로 「장자」였습니다.

『장자』는 크게 내편ㆍ외편ㆍ잡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에도 언제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3권에서는 장자 사상은 물론 이황, 이이, 원효 대사가 당면했던 문제 및 사상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4 : 현대 문명의 향도 - 인류 문명 진보를 위한 현대 철학의 모색들


철학이 미래의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철학자들이 시대의 변화를 미리 예측할 순 없기에 아무리 이성적인 생각으로 사유한다 해도 철학자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고스란히 반영되고 그 시대를 뛰어넘어 사유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철학과 현실, 현실과 철학 4』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에 대해 철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내용입니다.



철학의 문제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역사함을 통한 철학함, 즉 철학의 역사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역사화의 이유 혹은 동기다. 문제화로서의 철학의 ‘어떻게’와 ‘왜’ 모두가 철학을 문제화하지만 ‘어떻게’는 ‘왜’와의 관계에서 논의되지 않으면 과녁에 도달하지 못한다. 푸코는 왜 역사적 문제화의 방식으로 철학을 수행했는가? 이것이 이 글을 인도하는 물음이며, 이 물음의 인도하에서만 ‘비오스(bios)’와 ‘에토스(ethos)’라는 철학의 오랜 문제가 철학의 문제화의 정점으로 제기되는 후기 푸코의 행로의 철학적 함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님의 전공은 분석철학입니다.

분석철학을 연구할 당시 국내에서는 겨우 구색만 갖추었을 뿐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는데 이명현 교수의 연구 성과에 의해 길이 열렸다고 합니다.


이명현 교수님이 쓴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를 조금 살펴보려 합니다.

교수님은 인간의 삶이란 자연-타인-자기자신 틀 속에서 엮어지는 것으로 이러한 삶의 틀 속에서 인간은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를 그리며 됨을 위한 탈바꿈의 몸짓을 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철학함이란 이러한 개념의 지도 그리기와 탈바꿈을 노리는 몸짓을 의미합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초월의 삶의 태도'란 욕망의 대상의 충족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는데 초점을 두지 말고 맞물림이라는 원초적 구조와 어긋나는 자기 욕망에 대해 초월적 태도를 취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개념의 기동훈련이 아닌 자기의 탈바꿈이라는 됨의 사건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서로 물려 있다는 것은 결국 존재의 원초적 구조입니다.

즉, 원초적 구조를 바로 보지 못해 양산되는 문제들이니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바로 보는 것입니다.





업로드하기 전에 고민이 되었답니다.

한 권씩 내용을 업로드하자니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일단은 네 권의 내용을 최대한 축약해 한 번에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이후 한 권, 한 권씩 개별적으로 포스팅할 예정이니 전체적인 시리즈의 흐름을 읽고 싶으시다면 이번 포스팅을 주목해 읽어주시면 됩니다.


워낙 방대한 양인데다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겹치는 주제 없이 4권을 시리즈를 완성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과거 동/서양 철학의 탄생을 시작으로 유불도 삼교는 물론 포스트모더니즘 철학 그리고 분석 철학까지 다 들어있으니 제가 애정을 가지고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책은 철학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 사유하면서 나온 내용들로 처음엔 저자들 모두 정해진 주제 없이 각자의 생각을 썼다고 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한데 모아보니 공통된 주제들이 겹쳐 분류하게 되었고, 그렇게 네 권의 시리즈가 완성되게 된 것입니다.

참 신기했던 건 시리즈를 전부 다 읽다 보면 느끼겠지만 개개인의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은 결국 일관성이 띤다는 점입니다.


전 동/서양 철학 책을 고를 때, 과거 철학자들이 쓴 책들 위주로 골라 읽곤 합니다.

물론 현대에 활동하는 철학자들이 쓴 책을 읽기도 하지만 많이 읽는 편은 아니죠.

동양 사상에서는 대개 중국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한국 철학계도 언젠가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한 획을 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철학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길을, 간혹 잊곤 합니다.

그렇게 잊고 있음에도 매일매일 사유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죠.


이명현 교수님은 말합니다.

오늘의 철학은 우리 현실이 안고 있는 문제의 뿌리를 더듬어 파고들어 가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수선할 것은 수선하며, 조정과 조절이 요구되는 것은 그에 맞는 처치를 해야 한다고.



현실을 외면한 철학은 쓸모없고, 철학 없는 현실의 개혁은 무모하고 좌초하기 쉽다. _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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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 날은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워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를 뽐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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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자의 세계

저자 콜린 살터

해나무

2024-09-30

과학 > 기초과학 / 교양과학

과학 > 의학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해부학 기록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이다. 파피루스 자체도 36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 안에는 5000년 전 문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그중 하나는 머리 외상을 포함해 각종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군용 안내서로 추정된다.


1930년에 처음 해독되었을 때 「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에서 뇌를 뜻하는 상형문자(말 그대로 ‘두개골의 내장skull offal’)를 포함해 처음으로 해부학 용어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파피루스는 뇌의 여러 부위를 기술하고, 머리를 다쳤을 때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설명한다. 현재 뉴욕 의학 아카데미의 여러 소장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서유럽은 이른바 중세 암흑기에 들어섰다. 로마 문명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사라지면서 예술과 과학이 쇠퇴하자 지적 활동의 본거지가 동쪽의 콘스탄티노플로 옮겨갔다. 그곳에서도 갈레노스는 동로마제국을 통해 이슬람 사상에 영향을 미쳤다. 갈레노스가 사망한 직후, 그리고 그때부터 수 세기 동안 그의 여러 저술이 아랍어, 페르시아어, 시리아어로 번역되었다. 그러면서 서양 세계에서 과학이 고대 문헌에 대한 철학적 연구로 후퇴하던 시기에, 중동에서는 해부학에 대한 관심이 활활 타올랐다.



『인체의 해부』는 몬디노 데 루치가 1316년에 쓰고 1478년에 출간된 책이다. 인쇄술의 출현으로 전체적으로 복제가 편리해졌고 삽화를 판화로 넣을 수 있는 유용한 기능도 생겼다.


일부 역사가는 몬디노가 해부를 수행하긴 했으나 그런 공개적인 시범은 대개 해부학자가 직접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해부학자는 단상에 올라가 해부 과정을 말로 설명하며 대개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연극의 내레이터처럼 책을 소리 내어 읽었다. 공개 해부에는 보통 세 사람이 참여하는데, 강독사lector(라틴어로 읽는 사람이라는 뜻)는 높은 곳에 앉아 책을 들고 해부 구조를 설명한다. 해부자sector(자르는 사람이라는 뜻)는 실제 절개와 적출을 담당한다. 지시자ostensor는 마치 칠판 앞의 선생님처럼 뾰족한 막대기를 들고 강독사가 설명하는 부위를 가리키며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귀도의 삽화는 자신과 몬디노가 쓴 글의 이해를 높인 공이 있지만 확실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묶일 수준은 아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긴 했어도 예술가는 아니었던지라 참수형을 당한 죄수의 머리에서 덮개뼈를 제거하는 이미지에서 원근법은 재앙에 가깝다. 마치 어린아이가 아침 식탁 위 에그 컵에 담긴 달걀을 그린 수준이다. 그러나 덮개를 머리 위가 아닌 옆에서 보여주고 정수리에서 두 판의 접합부인 두개봉합을 달걀에 금이 간 것처럼 묘사했다.



볼로냐에서 몬디노의 햅학을 연구한 사람 중에 야코포 베렌가리오 다 카르피(1460?~1530)가 있었다. 그는 몬디노의 『인체의 해부』 초판이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1489년에 볼로냐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외과외사의 아들인 베렌가리오는 볼로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아버지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풍부한 해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인체에 괴망 retemirabile(소동정맥그물. 동맥과 정맥 사이의 교환을 통해 열을 보존하는 조밀한 혈관 네트워크)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반박했다. 괴망은 새, 물고기, 포유류를 포함해 많은 척추동물에서 나타나는데, 특히 갈레노스는 양의 해부에 기초해 인간의 해부 구조에도 괴망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바 있다.



해부학자는 신체기관과 기관계에 대한 과학적 진실을 추구했지만, 예술가들은 초상화의 진실성을 갈구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와 조각가들은 해부학이 인간의 겉모습에 미치는 영향에 더 관심을 보였다. 예를 들어 팔 근육의 배열을 이해하면 사람의 몸짓을 더 잘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골격에 대한 지식은 극적인 장면의 동작과 자세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



해부된 남녀는 최소화된 풍경 안에 있다. 이 배경은 보는 이의 시선이 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세부 묘사를 절제하면서, 눈요깃거리로 강가의 배나 분류학적으로 정확하게 묘사된 식물 등을 보여준다. 피부를 벗기고 기관이 드러나는 부위는, 예를 들어 여성의 생식기관 주변은 마치 꽃잎이 벌어지듯 예술적으로 묘사되었으며, 잠자는 아기는 마치 담요를 끌어당기듯 자기 피부를 들어 올려 붙들고 있다. 심지어 해골은 제 살가죽을 끝까지 벗겨내어 내부가 잘 보이게 한다.



책을 구매하는 대중에게 현미경 해부학은 그저 참신한 눈요깃거리일 뿐이었지만 해부학자들은 서서히 그 무한한 가능성을 깨달았다. 레이던대학교를 졸업한 네덜란드 대학원생 얀 스바메르담(1637~1680)은 이 분야의 선구자였다. 그는 일찍이 곤충의 생활사를 연구했으며, 세상을 떠난 후 한참 뒤인 1737년에야 출간된 『자연의 성서Bybel der natuure』는 해부와 현미경으로 관찰한 종합 곤충 해부학 책이었다. 그는 아주 작은 생물에서도 신의 지고함을 보았고, 자신의 연구를 신의 경이로움에 바치는 찬사로 여겼다.



이런 불미스러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752년에 영국 정부는 살인법을 제정해 처형된 살인자의 시신에 한 번 더 칼을 대는 공개 해부형解剖刑을 시도했다. 사형 집행 장소에서 ‘공식적인’ 절개를 마치면 시신을 의과대학으로 옮겨 더 자세히 해부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이 법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해부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을 조성해 범죄 발생을 막고 해부학자에게 더 많은 시신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1774년에 이들은 쿨무스 작 『해부도표』의 일본어 번역서를 『해체신서解體新書』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쿨무스의 원본만이 아니라 여러 해부학 책에서 삽화를 빌려왔다. 그중 하나가 후안 발베르데의 『인체 구성의 역사』(1556)인데, 이 책도 삽화를 베살리우스의 『파브리카』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일부는 호버르트 비들로의 『인체의 해부학』(1685)에 처음 실린 삽화였다. 불과 2년 전에 출판된 『해시편』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었다. 가와구치 신닌의 해부도는 400년 전 가지와라 쇼젠의 그림을 상기시켰지만, 『해체신서』는 18세기의 현실성과 정확한 세부 사항을 자랑했다. 네덜란드 책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의의가 있었다. 일본의 고립 정책은 1869년까지 계속되었으나 서양의 해부학은 최초로 그 저지선을 돌파한 과학 중 하나였다.



해부학 교사와 학생이 아주 오랫동안 겪어온 가장 큰 문제는 시체가 금방 부패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해부 수업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만 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해부학 발전에 가장 보탬이 된 발명은 냉장 기술이었다. 각 기관이나 기타 표본은 알코올에 보관하면 되지만, 시신을 통째로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프랑스의 페르디낭 카레와 독일의 카를 폰 린데가 1860년대에 냉장 기술을 연구했지만, 해부학에서 최초로 사용된 냉동법은 훨씬 구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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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인생공부

저자 김태현

원작 블레즈 파스칼

PASCAL

2024-10-01

인문 > 서양철학 > 서양철학사

자기계발 > 처세술 / 삶의자세





오늘날 많은 사람이 성공과 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며,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파스칼은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직시함으로써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인간의 위대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때로는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은 존재의 의미와 목적을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우주의 광대함과 영원한 침묵 속에서 우리 존재와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질문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이러한 불안과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서 파스칼은 '생각하기'를 강조합니다. 파스칼은 "철학은 생 그 자체의 자각"이라고 말했습니다. ……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는 불안을 직면하고, 내면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펴응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인종, 성별, 계층 등에서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스칼은 평등의 중요성을 대칭의 개념을 통해 시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제시했습니다.


파스칼은 대칭의 개념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대칭이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즉각적으로 인식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대칭의 원리를 이해하고, 시각적 정보와 인식 과정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여,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칭을 인식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차별은 저 멀리 사라지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이는 진정한 이해와 조화의 상태로 가는 길임을 파스칼은 깨달은 것입니다.



파스칼은 진정한 웅변이란 단순히 화려한 말솜씨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감동시키는 것이 아닌, 진실은 전달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진정한 웅변은 웅변을 비웃는다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소통은 거짓을 배격하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데 있습니다. 진심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말과 행동에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타인과 소통할 때 혹은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연설 등을 해야 할 때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최선을 다해 진심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파스칼은 진정한 행복은 내면의 성찰과 깊은 욕망의 이해로부터 나온다고 했습니다. 외부의 조건이 아닌 내부의 만족과 평화에서 오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깊이있게 다음 항목들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째, 자기 성찰

둘째, 균형 잡힌 삶

셋째, 긍정적 인간관계

넷째, 마음 챙김과 명상

다섯째, 의미 있는 목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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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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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저자 셸리 리드

다산책방

2024-01-08

원제 : Go as a River

소설 > 영미소설





사람마다 인생의 속도는 제각각입니다.

누구는 꽃길일 수도 있고, 누구는 자갈밭일 수도 있죠.

그렇게 인생길을 걷다가 간혹 주춤거릴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운명의 순간을 마주했을 때,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까맣고 꾀죄죄한 한 이방인이 소녀에게 길을 물었봅니다.

소녀와 이방인의 대화는 짧았지만 그녀는 그가 상냥한 사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낯선 이가 하던 말을 멈추고 빙긋 웃어주자마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으니깐요.


어머니를 일찍이 여읜 탓에 끌림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고 자란 그녀였는데, 이방인과의 모든 순간들은 그저 끌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서로의 애정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지라 서로가 사랑했는지를 알 순 없었지만 열 두 살에 마주했던 그 사건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캐니언 시티로 복숭아 배달을 나갔던 어머니, 캘러머스 오빠, 비비언 이모가 집에 오질 않았는데 그들 대신 보안관 아저씨가 집으로 급하게 오게 됩니다.

그리곤 보안관 라일 아저씨가 무슨 말을 꺼내자 아버지는 빗물이 고인 진흙탕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습니다.

그렇게 아버지, 남동생, 이모부 사이에서 빅토리아는 의지할 곳 없이 자라게 되지요.


"윌이야." 내가 대답을 마치기도 전에 그가 내 말을 가로챘다. "윌슨 문."

그는 자기 이름이 내 귓가에 감돌도록 잠시 기다리고는 내 쪽으로 손을 뻗으며 다가왔다.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빅토리아 양."


​의지할 곳 없이 지내던 빅토리아, 그런 그녀가 이방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타인에게 관심받는 것이 이렇게 좋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되뇌이며, 17년 동안 어떻게 누군가의 관심 없이 살아오게 된 것인지 빅토리아 스스로도 놀라게 됩니다.





"야!"

"저 새끼 누구냐?"


빅토리아가 윌과 함께 말을 주고 받던 그 때, 익숙한 목소리라 귓가를 때립니다.

바로 한 살 터울의 남동생, 세스였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자신과 남동생에게 한껏 사무적인 태도로 취하는 아버지보다 더 골치아픈 존재입니다.

평소처럼 길거리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한껏 폭력성을 드러내는 세스, 빅토리아와 함께 있는 윌에게 막말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어느 날, 빅토리아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더 이상 꾸며낼 거짓말도 없는 데다 밀리 아주머니의 따뜻함에 지나치게 위안을 받은 나머지 어리석게도 속내를 털어놓고 말죠.

"혹시 여기에 윌슨 문이라는 남자애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수줍은 마음을 애써 감추며 처음 뱉어보는 그의 이름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그녀의 말에 순식간에 변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을 보니 아차 싶었던 것입니다.

"그 *인전 남자애 말이니?"

(*Injun : 아메리칸 인디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후 한바탕 소동이 생겨 목발을 짚게 된 빅토리아가 여인숙의 밀리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윌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밀리 아주머니의 반응을 보자마자 그녀는 곧장 과수원의 일꾼이 필요하다고 둘러댑니다.

사실 윌의 혈통보다 걱정스러웠던 건 그가 이미 마을에서 떠나고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후, 빅토리아는 아버지, 이모부, 세스 그리고 데이비스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됩니다.

윌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윌에 대한 온갖 험한 말들이 오갔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데이비스는 윌을 쫓고 있었던 것이죠.

다음 날, 아빠, 세스를 도와 배달을 나간 그녀는 윌을 잡는다는 수배 전단을 보게 됩니다.

현상금까지 붙어있던 그 전단이 세스의 눈에도 포착되죠.

배달을 마친 후, 복숭아 노점에 가서 일손을 보태라는 아버지의 말에 빅토리아는 노점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윌슨 문과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식사를 마치고 부엌을 나서려는 아빠에게 다시 노점으로 나가 마감을 도와주고 오겠다고 얘기를 꺼내는 빅토리아.

그녀의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아빠는 대충 대꾸해줍니다.

그 순간은 빅토리아가 아빠에게 생전 처음 하는 거짓말이자 윌슨 문의 품에 다시 한번 안기기 위해 기꺼이 지불해야 할 대가였습니다.


루비앨리스 에이커의 집에 있던 윌과 다시 재회하게 된 빅토리아, 짧은 입맞춤을 나누고 그날 오후 미루나무에서 다시 만나 긴 포옹을 나누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결국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들로 둘러대고 윌과의 시간을 보내는 빅토리아는 그와 사랑도 나누게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자유에 순종적이고 소심한 소녀에서 스스로 결정내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여성이 된 기분이 들게되죠.


윌이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간다 한들 세스 같은 사람이 없겠는가?

어디로 간들 세스처럼 분노로 가득한 사람, 피부색이 어둡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히려는 사람이 없겠는가?

윌은 도망칠 생각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늘 그러셨거든. 방법은 그뿐이라고."





세스가 언제부터 미행한 것인지 판단력이 흐려질 정도로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만 갔습니다.

버드나무 숲에서 윌이 빅토리아의 손을 붙잡고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지 일주일이 되던 날, 윌은 그렇게 사라지게 됩니다.

빅토리아는 윌이 아닌 암흑 속에 나타난 세스를 마주하게 됩니다.


"내가 현상금보다 더 좋은 걸 건졌어, 누나."

"더 큰 걸 건졌고말고."

"응, 더 크고 좋은 거지."


짐작하듯이, 세스는 윌을 당국에 넘기지도, 마을 밖으로 쫓아내지도 않았습니다.

불을 켜면 눈앞에 피 묻은 세스의 손이 나타날 게 틀림없었기에 빅토리아는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복도를 지나 침대로 기어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11월 말의 어느 날 아침, 빅토리아는 슈퍼마켓 구석에서 한 대화를 듣게 됩니다.


시체를. 블랙 캐니언 바닥에서. 그 인전 놈. 피부가 거의 벗겨진 채로. 차 뒤에 있었다나. 던져졌대.


사랑 그리고 슬픔과 죄책감같은 여러 감정들이 휘몰아치며 빅토리아를 짓눌렀습니다.

무고한 소년을 포용하기엔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떠날 수 있었지만 그녀를 사랑했기에 윌이 선택했던 이곳은 결국 그의 무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를 떠나게 했다는 죄책감을 마냥 안고 갈 순 없었습니다.

그녀 안에는 아주 작은 태아가 자라고 있었죠.

몸이 무겁고 피곤한 줄 알았는데, 배가 동그랗게 부르고 안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으로 인해 빅토리아는 그제야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만삭에 접어들어 두꺼운 옷으로도 커버할수 없게 되자 빅토리아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결국 가출을 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5월이 지나 6월이 되었고 빅토리아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을 하게 되죠.





나뭇잎을 갉아먹으며 몇 차례의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애벌레는 마지막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됩니다.

그렇게 겨울을 보낸 후 허물을 벗은 번데기는 나비가 되는데, 이 과정이 빅토리아와 꼭 닮았습니다.

순탄치 못했던 그녀의 삶을 보며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에게 자연스레 대입하게 되는데, 시대 혹은 나라가 달라도 주인공의 삶에서 자기 삶의 편린을 발견할 수 있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굳센 회복력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결국 주어진 것은 '결실'이었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도처에 장애물들이 즐비해 있지만, 그저 살아가면 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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