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저자 은유

김영사

2023-01-09

인문학 > 글쓰기




당신의 문장은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드러냅니다.




■ 끌림의 이유


책을 읽기 전, 글쓰기 상담소라는 제목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법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풀어내야 할지를 묻는 책 같았으니깐요.


저자는 글을 쓰는 이들이 품게 되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다정하게 조언합니다.

특히 글을 쓰다 자주 멈칫하는 제게 깊은 위로가 될 수 있었지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글로써 나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 간밤의 단상


하루를 마무리하고 글 한 줄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면 마음이 먼저 온갖 질문을 퍼붓습니다.

지금 이 감정을 글에도 녹일 만큼 가치 있는 것일까?

지금 쓴 이 문장은 너무 사소할까?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그런 물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저자는 글은 감정이 머무는 장소라고 강조합니다.

언젠가 표현되지 못해 남겨졌던 감정들이 문장을 타고 흐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상담소라는 이름처럼 글쓰기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단면을 같이 들여다보고 질문하며 써나가는 태도였습니다.

글을 쓰는 제 자신이 누구인지, 제 문장이 무엇을 증명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을 수 있었습니다.

글에 대한 크고 작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가득한 책이라 '글'에 관해 고민이 있으면 저는 이 책을 항상 추천하고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제목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첫 문장을 어떻게 쓰고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지어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고민도 다정하게 대답해줍니다.


오랫동안 제 블로그를 봐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쓰는 것을 참 좋아라 합니다.

매년 다이어리를 서너개씩 쓰며 일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써왔지요.

물론 독후감과 명언 노트 등 특정 주제를 다룬 수첩들도 여러권입니다.

그렇게 제가 여태껏 다이어리와 수첩, 글쓰기 노트에 천천히 써내려간 문장은 비록 어설퍼도 단단한 생의 조각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자신을 향해 아주 작고 정확한 연대를 시작하는 일이니까요.

여러분들도 하루 한 문장씩 꼭 손으로 작성해보세요.

꾸준히 쓰다 보면 무언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자주 멈추는 분들에게

사소한 감정도 글로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

글을 쓰고 싶은데 정작 어떻게 써야 할지 어려운 분들에게




당신의 오늘을 붙드는 문장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써내려간 문장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장 깊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감정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는 이 공간을 더 따뜻하고 깊게 만들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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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시인의 시 「승무」,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함께 읽으려 합니다.




승무 -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꼬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뻗은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꼬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해설 및 주제 분석


「승무」는 조지훈 시인의 대표작으로, 불교 의식 중 하나인 승무를 시적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이 시도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학창시절에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시 속의 여승은 삶과 수행, 고통과 해탈의 경계에서 춤을 춥니다.

그녀의 몸짓은 고요하지만 그 안엔 세상의 번뇌와 고독이 녹아 있죠.

승무의 몸짓은 삶의 고단함, 내면의 갈등 그리고 초월하려는 의지를 상징합니다.

또한 여승의 하이얀 고깔, 외씨버선, 소매, 촛불이라는 상징을 통해 무속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며 한의 정서를 깊이 담아냅니다.



■ 하나의 감상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 시는 단지 무용을 묘사하기보단 존재에 대한 질문, 즉 고통을 안고 춤으로 승화시키는 인간의 형상이기도 합니다.

시에 표현된 모든 이미지들이 살아 있는 한 사람의 인생 그 자체를 드러내고 있죠.


우리들의 삶이 그런 것 같습니다.

늘 중심을 잃지 않고 걸어 나가야 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균형을 잡고 중심을 잡기 위해 자꾸만 발끝을 되짚는 것이죠.

그렇게 돌고 돌다 결국 한 겹의 고깔처럼 자신을 곱게 접어 올리는 순간이 맞이하는 것이지요.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고등학교 때, 문학선생님은 이 부분이 참 좋다고 하셨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왜 좋아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우아하지만 단단한, 조용하지만 강인한 그 춤사위처럼, 우리의 하루도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지나 백석 시인의 「여승」으로 이어갑니다.

시간을 관통하는 한 편의 시가 당신의 하루에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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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 싸움의 기술 - 박종인의 장르별 필승 글쓰기 특강 기자의 글쓰기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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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 싸움의 기술

저자 박종인

와이즈맵

2025-07-05

인문학 > 글쓰기






■ 책 소개


저자는 30이란 세월 동안 현장을 넘나들며 시대를 기록하였습니다.

전작인 『기자의 글쓰기 : 싸움의 정석 (원칙편)』에서는 기자로서 갖춰야 할 태도와 문장의 감각을 다루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기자의 글쓰기 : 싸움의 기술 (실전편)』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싸우는 글쓰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어떤 구조에서 어떻게 싸우며 글을 써야 하는지를 현장과 실전의 언어로 풀어내었으며 글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글쓰기책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기자는 싸워야 한다. 권력을 향해, 현실의 모순을 향해, 때로는 자신의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박종인 기자는 기자란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과 맞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말과 글이 무뎌지는 시대, 그는 오히려 날을 세우라고, 단어 하나에도 혼을 담으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글은 방어가 아니라 투쟁이며, 언어는 절박함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걸 새삼 되짚게 된다.



■ 책 속 메시지


글쓰기는 타협이 아닌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감정 없는 글은 공감 없는 메시지라 강조하였으며 특히 기자의 경우 현장을 모르면 글에 생명력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기자의 글쓰기 : 싸움의 기술 (실전편)』은 단순히 문장력 향상을 위한 비법만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을 움직이는 글쓰기, 즉 무릎이 아닌 눈높이에서 싸우는 법을 강조합니다.



■ 하나의 감상


우리는 지금 가짜뉴스와 자극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진실을 쓰는 사람이 있고 진심을 전하려는 글이 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은 한때 사람들의 신뢰를 상징했지만 지금은 그 이름조차 낯설고 피로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사실 확인보다 속보 경쟁이 앞서고 있으며 선정적 제목과 자극적인 문장은 뉴스를 소비가 아닌 소비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뒤늦은 정정보도는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그 사이 신뢰는 조금씩 무너져 내렸죠.

그래서 기레기라는 씁쓸한 단어가 생겨났고 언론은 점점 사람들로부터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너머를 보여줍니다.

믿고 싶습니다, 저자가 여전히 세상과 싸우는 사람이라고.

글은 무기가 되어야 하고 펜은 단지 종이를 긁는 도구가 아니라 진실을 비추는 창이 되어야 합니다.

문득 기자란 직업의 본질이 얼마나 무겁고 고독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전작도 의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인물에 관한 글, 수필, 기행문, 역사 비평, 칼럼, 인터뷰, 자기소개서에 대한 글쓰기 전략을 전파합니다.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7가지의 유형을 선정해 예시문과 함께 분석이 이루어져 실제 글쓰기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여기에 AI를 활용한 글쓰기 전술은 물론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효율적인 사진의 힘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기자의 글쓰기 : 싸움의 기술 (실전편)』은 말과 글이 나를 끌어주고 받쳐줄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환기시켜줍니다.

저자의 문장에는 직설적이고 냉철한 관찰력 그리고 한 시대를 통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현실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자의 시선으로 그간 현실을 바라보며 써왔던 글들은 곧 그의 실력이 되어 그 경험치를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기자 지망생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현실을 감각하고 말과 글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꼭 한 번 펼쳐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1. 글은 쉬워야 한다.

2. 문장은 짧아야 한다.

3. 글에는 팩트를 담아야 한다.

4. 좋은 글에는 구성, 기승전결이 있다.

5. 글의 힘은 처음과 마지막 문장에서 나온다.

6. 좋은 글은 리듬이 있다.

7. 좋은 글은 입말로 쓴다.

8. 좋은 글은 단순하다.

9. 좋은 글은 궁금한 점 없이 명쾌하게 끝난다.


글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는 팩트이며 표현력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어휘를 향상시키고 세상을 보는 관찰 능력을 키워줄 수 있기에 독서는 장기전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즉, 글쓰기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 합니다.

독서할 여건이 정말 되지 않는다면 출, 퇴근 시간에 책리뷰라도 읽기를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제가 매일 오전마다 【간밤에 읽은 책】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고정 포맷으로 올리게 된 이유는 친구의 말 한마디로 시작되었습니다.


'…… 이런저런 이유로 안 읽게 되는데 네가 올린 리뷰는 매일 읽고 있어. 그것만 봐도 책 한 권 뚝딱 읽은 것처럼 내용이 다 파악되더라.'

'그중에서 진짜 재미있게 읽었던 두 권은 퇴근하고 교보에서 샀었잖아.'


그래서 매일같이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은 물론 누군가 대신 읽어줬으면 싶은 책들까지 모아모아 한 권 한 권 올리게 된 거죠.

TV도 자주 보지 않고 휴대폰도 늘 손에 쥐고 있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여유 시간이 생기면 피아노나 가야금 그리고 책과 더 오래 머뭅니다.

그러다 보니 읽은 책에 비해 소개하지 못한 책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하나의 책장〉에 들러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자주, 더 정성스럽게 글을 남겨보려 합니다.

책이 여러분의 하루에 작은 쉼표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누군가에게 꼭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건넵니다.

많이 읽어주시고 많이 머물러주세요.


브런치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hanainbloom



■ 건넴의 대상


기자부터 작가까지,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분들에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공의 언어, 공익의 시선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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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저자 이서희

리텍콘텐츠

2022-10-17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어쩌면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건 내 인생에도 커튼콜이 있다는 걸 믿는 일이다.




■ 끌림의 이유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부터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가득찬 에세이입니다.

역대 명작들을 모아 뮤지컬이라는 언어로 삶을 읽어내 가장 좋은 명언들만 추려놨으니 두고두고 보기 좋습니다.

저자는 무대에서 울고 웃는 배우들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내고 그 무대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과 일상을 함께 풀어냅니다.

무대 뒤편에서 뜨겁게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관객석의 조용한 눈물까지, 뮤지컬의 모든 순간을 사람의 이야기로 환원시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 간밤의 단상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은 수십 번은 봤을 정도로 그만큼 애정하는 뮤지컬 중 하나입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듣는 유령의 세레나데, 「오페라의 유령」!


1905년, 파리 오페라 극장.

원숭이 모양 오르골을 낙찰받은 라울은 1880년대 파리 오페라 극장을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당시 프리마돈나 칼롯타의 리허설 도중 무대 소품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소홀한 대처에 화가 난 칼롯타는 극장을 떠나버립니다.

그 빈자리를 메운 인물이 바로 크리스틴이었습니다.

칼롯타를 대신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친 크리스틴에게는 어린 시절 친구였던 라울이 찾아옵니다.

두 사람은 음악의 천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라울은 그것이 상상 속 존재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녀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라울이 돌아간 후, 분노한 음악의 천사인 오페라의 유령이 거울 속에서 나타나 크리스틴을 지하 은신처로 데려가게 됩니다.

그는 그녀에게 밤의 음악을 함께 만들자고 말합니다.

호기심을 느낀 크리스틴은 유령의 가면을 몰래 벗기는데 흉측한 얼굴이 드러난 유령은 분노하며 그녀를 돌려보냅니다.


한편, 새로운 오페라 공연을 준비하던 오페라 하우스에는 의문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크리스틴을 주연으로 세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원들은 이를 무시했고 결국 공연 중 단원의 시신이 천장에서 발견되는 비극이 벌어집니다.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크리스틴은 라울과 함께 무대에서 도망칩니다.

라울은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 두 사람은 사랑의 노래를 주고받게 되죠.

이 장면을 지켜본 유령은 분노하여 공연장의 샹들리에를 추락시켜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극장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열립니다.

그 사이 크리스틴과 라울은 약혼하게 되지만 그 순간 다시 나타난 유령은 자신이 쓴 오페라에 크리스틴을 주연으로 세워 즉시 무대에 올릴 것을 명령합니다.

유령을 잡기 위한 계획이 극장 안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크리스틴은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공연 도중 유령의 정체를 깨닫게 된 크리스틴은 그의 가면을 벗겨 관객들 앞에 얼굴을 드러냅니다.

분노한 유령은 그녀를 지하 은신처로 데려가고 뒤쫓아온 라울을 붙잡아 크리스틴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건네며 다정한 키스를 합니다.

이에 감동한 유령은 결국 두 사람을 놓아주고 사라집니다.

뒤늦게 도착한 군중들이 은신처를 수색하지만 그곳에는 유령의 가면만이 남아 있을 뿐, 그렇게 비극적인 막은 내리게 됩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사랑을 주제로 한 깊고 비극적이며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동시에 집착이라는 감정의 끝을 드러내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외로움,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이 얽히며 만들어낸 감정의 서사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새벽녘, 조용한 방 안에서 책을 넘기며 무대라는 단어를 곱씹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커튼콜로 끝나는 그 순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니깐요.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무대가 있고 우리는 저마다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살아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 역시 한동안 제 무대를 잊고 산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책을 재독하고 나니 지금의 하루도 무대 위 한 장면임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박수보다 중요한 건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는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뮤지컬 주인공처럼 언젠가 기적 같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책 또한 오랜만에 재독한 책입니다.

이전 리뷰에 더 자세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명작 뮤지컬 속 명언 모음집, 방구석 뮤지컬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918757572


■ 건넴의 대상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 혹은 처음 입문해보고 싶은 분에게

지금 자신의 무대 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모든 분에게




이 책을 읽고 떠오르는 장면이나 문장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질 때, 이 공간은 조금 더 깊어지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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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저자 김진옥, 소지현

다른

2022-09-23

과학 > 기초과학

과학 > 생명과학 > 생태학




식물은 움직이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먼 여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 책 속 밑줄


식물은 참으로 경이로운 생물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최대 크기는 지름 1.1m이며, 무게는 11kg이라고 합니다. 이 꽃은 양배추처럼 생긴 꽃봉오리에서 피어나는데, 이 꽃봉오리만 해도 지름이 최대 43cm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독특하게도 잎도, 줄기도, 심지어 뿌리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땅바닥에서 거대한 꽃 한 송이를 피우는 게 전부입니다. 이런 상태로 꽃을 피우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을 말이죠.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땅에 바짝 엎드려 살아간다고 해도 북극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입니다. 추위와 바람을 막아주는 집이나 두꺼운 옷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환경이기에 그곳의 생물들에게는 경쟁할 상대가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거기서 사는 것에 적응만 한다면 드넓은 평야가 다 내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곳도 없습니다. 물론 난쟁이버들이 그 이름을 갖기까지 수많은 형제가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졌을 것입니다. 결국 이들이 처한 환경에 맞서서 살아남은 개체들만이 난쟁이버들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경쟁 상대와의 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을 해오고 있는 것이죠.



난초는 씨앗을 최대한 작고 가볍게 그리고 많이 만들기 위해 배젖을 없앴습니다. 그리고 배젖을 대신할 균류와 손을 잡았죠. 자원이 무한하다면 배젖이 풍부한 씨앗을, 그것도 많이 만들면 좋겠지만 환경이 그렇지 못하니 든든한 균류와의 공조를 통해 배젖이 없는 씨앗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전략은 난초과가 거느린 종의 숫자가 말해주듯 대성공이었습니다.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식물들은 산불을 번식의 기회로 만들어 살아가는 방법을 진화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들처럼 산불을 이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마치 산불이 나도록 부추기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 있습니다. 식물 중에서 가장 ‘산불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식물은 바로 코알라가 즐겨 먹는 잎을 가진 유칼립투스입니다.



■ 끌림의 이유


현재 우리가 식물이라 부르는 생물의 가장 원시적인 단계는 이끼식물인데, 최초의 식물부터 지금의 식물까지 알고 싶다면 45억 7000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지질시대를 훑어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식물들 중 가장 크고 작은 식물은 무엇이고 가장 빠르고 느리게 자라는 식물은 무엇일까요?

문득 식물의 세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극한 식물의 세계』는 우리를 식물의 생존 투쟁 한가운데로 데려다 줍니다.

사막부터 극지대, 고산지대 심지어 방사능 지역까지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에서도 자라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죠.

막상 식물을 보면 정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실상은 온몸으로 환경과 싸우며 자기 종을 이어가기 위해 집요하게 진화해 온 생존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무심히 지나쳤던 잡초 하나조차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간밤의 단상


날씨가 무더운 요즘, 마당 한켠의 식물들도 저마다 더위를 견디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새벽이면 독서를 마친 후 마당으로 나가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유난히 반려식물들이 기특하게 느껴져 조용히 속삭이듯 말을 걸었습니다.

"오늘도 고마워. 잘 버텨줘서."


혹시 알고 계셨나요? 식물도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요.

희한하게도 제가 몸이 아파 기운이 없을 때면 그동안 잘 자라던 반려식물들도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곤 합니다.

그러다 제가 다시 회복해 진심을 담아 애정을 건네고 물을 주기 시작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을 되찾습니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반복되는 경험 끝에 이제는 믿게 되었습니다.

생명은 느끼고 서로를 닮는 법이니까요.


『극한 식물의 세계』는 출간 직후에 읽고선 오래도록 인상 깊게 남았던 책입니다.

3년 만에 다시 펼쳐보니 그때보다 더 깊이 감탄하게 됩니다.

자연은 위대하다, 그 말도 모자랍니다.

이 책은 가장 작고 연약해 보이는 존재들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는 진실을 들려줍니다.

극지방의 이끼부터 황산의 늪에서 자라는 부처손까지, 우리는 이름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식물들이 인간이라면 상상도 못할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들은 말 대신 뿌리로, 잎으로, 생명으로 자신을 증명합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가장 많은 것을 의존하며 살아가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무심히 지나쳤던 가로수 한 그루, 공기 중의 이끼 하나가 수억 년 동안 생존해 온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그 순간, 이 평범한 풍경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전에 쓴 리뷰가 있어 간략하게 작성한 것이니,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아래 리뷰를 읽어주세요.

극한 식물의 세계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897728053



■ 건넴의 대상


식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에게

일상의 자연이 더 이상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 분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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