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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이 단 한문장에 매혹되어 체 게베라 평전을 펼치게 되었다. 강렬한 빨간표지, 영원할 것 같았던 모습을 담은 사진들...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들과는 다른 진정성과 순수성을 두루 갖춘 인간의 향이 뿜어져 나온다. 제국주의에 의한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민중의 억압과 착취와 학살로 쓰여진 근대사에 대해서는 영화나 컬럼등을 통해 가끔씩은 접해봤지만, 무지와 무관심이 오랫동안 나를 덮고 있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였다.
아르헨티나인이, 의사이면서도, 부유한 삶을 버리고, 쿠바에서의 무장 게릴라 활동에 나섰다는 것은 시공을 초월하여 나같은 소시민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제국주의 압제로부터 민중을 해방시키겠다는 위대한 휴머니즘이 '총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속에서도 발동한다는 모순적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러나 '진실만이 당당한' 그의 극적인 삶은 훌륭한 답변이 될 수 있다. '이상에의 갈망' 그리고 '헌신적이며 저돌적인 실천', 절대 놓치 않는 '인간에 대한 사랑' 그것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이상으로의 전진과 퇴보를 말하기도 한다. 그가 꿈꾸었기에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이상이 죽지 않은 것이다.
의사, 게릴라, 시인, 대사, 장관 그리고 아버지로써의 짧은 삶이 전하는 강렬한 메세지는, 현실에 안주하며 사는 우리네들의 인생에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르트르가 말한 '완전한 인간'을 늦게나마 느낄 수 있어서 기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화보가 있는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잘 뜯어진다. 수학의 정석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