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부 : 삼체문제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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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삼체를 시청한 후 매료되어 소설로도 읽는데 기대한 만큼 촘촘하고 밀도 있는 소설이다. 작가가 말한 공동의 도덕 준칙을 살피게 한다. 우주에는 공동의 도덕 준칙이 있을까?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의심을 부여잡으면서 읽어간 1부는 우주적 관점에서도 같은 맥락을 유지하게 된다. 작가가 굵직하게 직조한 기본적인 틀을 펼쳐놓으면서 삼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수록 작가의 의도를 마주하게 된다. 과학과 군대, 정치, 문명을 이룬 기본적 틀과 인류를 벌레라고 단호하게 명명하는 삼체 문명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삼체 세계를 향하는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면서 인류가 대응하는 다양한 방식과 패턴들을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보게 된다.

지구 문명의 과학 발전을 억누르는 것이라고 믿으며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들이 전개된다.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예원제와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 사건에서도 인류의 역사를 보게 된다. 생각을 교란시키면 끝이라는 계획으로 과학자들을 향한 계획에는 두려움이 내재된다. 의문의 자살을 시도하는 과학자들과 대답하지 말라는 답신에 응답한 예원제의 의도에는 인류에 대한 복잡한 의중이 담겨진다.

일할 수 없으면 죽어야 한다는 것, 극단적인 억압 정치에 대한 환멸, 법률도 유죄 아니면 무죄라는 딱 두 가지뿐인 사회는 위협적이다. 예원제 아버지가 수업한 내용이 유죄였는지 무죄였는지 극단적인 정치는 그녀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그 현장을 모두 목도한 예원제는 어머니의 언행과 집에서 웃고 있는 어머니의 웃음소리에 발길을 돌리게 된다. 물리학 교수인 아버지를 타도하고 비판하는 현장에는 십자가가 아닌 고깔모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모두의 함성과 폭정은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의 모습과 다르지가 않다. 인류의 정신이 얼마나 협소한지 이 장면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정신의 획일화와 메마름에 경고를 던지는 소설이다. 도피주의를 처벌하는 사회의 움직임까지도 인물을 통해서도 매만진다. 다양한 사고, 다양한 소리를 듣는 자세조차도 존재하지 않기에 부부 사이에도 비밀스럽게 숨기는 생각들이 사건을 진행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정신을 허약하게 하는 모든 것이 죄악으로 치부되는 사회에서는 금서가 존재한다. 금지된 노래, 금지된 책들은 폭력적인 사회이며 획일적인 시대를 대변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도 법률로 규정되고 법률로 억압하는 모습들이 자주 등장한다. 법이 지닌 모순들을 다분히 사건들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인류의 폭정은 거대해지고 부풀어 오르면서 부부 사이, 스승과 제자 사이까지도 해체시킨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명제를 참과 거짓으로 질문하게 되는 소설이다. 벌목되는 숲을 바라보면서 광기로 정의내리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비이상적인 광기, 벌목, 황무지, 살충제 남용, 사막화는 작품에 등장하게 된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등장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과학발전이 인류와 지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차분하게 생각하게 한다. 원시시대부터 과학적인 문명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현대는 어떠한 문명이었을지도 상상해 보게 된다.

삼체 문명은 신세계 원정을 시작했고 함대는 항해 중이며 태양계를 향하는 삼체 문명은 인류에게는 위협적이다. 450년 뒤에 도착할 삼체 문명을 저지할 대책이 필요해진다. 동면이 가능한 미래사회이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사회도 아니다. 부자들만이 가능한 동면에 선택받은 뤄지의 아내와 아이의 운명은 더욱 궁금해진다. 눈에 띄지 않는 비성이 언급된다. 한 개의 비성, 두 개의 비성, 세 개의 비성.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존재하지 않았던 SF 소설이며 방대한 과학적인 소설이다.




너희는 벌레다!
삼체세계는 어떤 정보도 보내오지 않았다. - P433

우주에는 공동의 도덕 준칙이 있을까?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의심을 표하는데...우주적으로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P444

대답하지 마라! 나는 이 세계의 평화주의자... 송신한 위치가 파악되면 당신들의 행성계는 침략 당하고 당신들의 세계는 점령 당할 것이다. - P308

벌목은 광란이라는 말로 표현... 닥치는 대로 베어버렸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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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유전자 - 풍요가 만들어낸 새로운 인간
에드윈 게일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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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다양한 주제에 맞추어 조명할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읽어간 내용들이다. 구석기 표현형, 농경 표현형, 특권층 표현형, 소비자 표현형으로 나누어진다. 여성 참정권 운동과 여성 해방 운동이 무엇과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언급된다. 찰스 디킨스 작품까지도 떠올리게 되는 빈곤과 아동기까지도 역사적 이해를 돕는 내용이 된다. 19세기와 18세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이 많이 전해진다. 18세기 유모가 등장한 이유와 배경까지도 설명되는데 놀라운 사실이 은폐되어 있다. 17세기 기혼 여성노예와 다름없는 가치였다는 사실을 루소가 자기 자식을 버린 사실로도 설명된다. 피임과 이혼의 자유까지도 점진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현대의 뚜렷한 발전상 두 가지가 언급된다. 첫 번째는 개인적 삶에서 일어난 변화가 어떻게 사회를 탈바꿈시켰는가,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책임지는가이다. 비만극단적 노령이 정책에서 배제된 것과 값비싸고 효과없는 치료법이 제공된다는 것을 짚어낸다. 몽유병 환자처럼 끊임없이 미래대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과 미래는 끊임없이 우리의 예측을 비켜갈 것이라고 예견한다. 가장 효과적인 최선의 방법은 성장, 교육, 기회가 모두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실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설명되는데 한국 사회의 현주소와 미래까지도 예견해 보게 된다. 평균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 불평등이라고 강조한다. 소득 불평등이 초래하는 문제점까지도 고찰하게 하는 시간이 된다.

평균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 불평등일 것이다 308

<세계 행복 보고서>내용이 언급되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사회민주주의 체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완전 고용, 경제 성장, 제한된 기대 수명, 철저한 증세가 조명된다. 최상위 10개국은 스칸디나비아의 네 나라와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캐나다,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이다. 모두 사회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이며 세율이 높고 부패와 불평등 수치가 낮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사회가 왜 행복한 나라가 아닌지 이들 나라의 특징들과 대비를 이루게 된다. 행복한 나라들은 문명화, 인도적, 관용적, 친절하고 자유롭다는 특징도 지닌다. 정치인들은 다행히도 존재감이 없다고 설명되는 만큼 한국 사회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띄는 양상을 확인하게 된다. 폭력, 경제적 냉혹감, 착취는 딴 나라 얘기하고 강조된다.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도 국민이며 국민이 얼마나 자주적인지도 절실해진다. 지역성과 학연, 지연으로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남북 분단이 아니라 동서 분단이 느껴지는 현실에 헛웃음이 나오는 사회에서는 행복을 꿈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복도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몽유병 환자처럼 미래를 가는 것이 아니기를 희망해 보게 된다.

다양성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경쟁하지만 위협을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서열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하는지도 분석된다. 스탕달 소설 <적과 흑>을 통해 마음 이론과 <암흑의 핵심>, <파리 대왕> 소설을 통해서 야망성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로알드 달 환상소설 <윌리엄과 메리>를 통해서 뇌에 대해서도 이해를 돕는다. 네 명의 사도를 통해서 기질을 보여주는 그림 자료와 설명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를 추구하는 올림픽 경기와 바비 인형에 대해서도 다룬다. 얼마나 커야 충분한지 질문도 던진다.

부자는 부유해지고 빈자는 비만해진다는 비만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체질량지수와 체지방 차이를 그림 자료로 비교하면서 설명된다. 탐구된 것들의 총체적인 내용들이 풍성해진다. 새롭게 알아간 내용들도 많았으며 흥미롭게 이해한 내용들과 영화 내용들과 소설 내용까지도 곁가지가 되어준 좋은 지침서가 된 내용들이다. 넷플릭스 <아웃랜드> 시리즈에서 매독으로 영국 군사에 의해 불에 타서 죽는 장면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게 된다. 잔혹한 성폭행과 죽음이 여성을 위협하는 역사가 많았던 아웃랜드를 이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이다.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떠한 가치로 생각했던 시대였는지를 알게 해준 도서이다.

자동차를 설명하면서 소비, 부, 욕망까지도 연결해서 이해시킨다. 현대사회를 소비의 에스컬레이터로 표현하면서 이해시키는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모든 것이 넉넉하고 부유해진 사회이다. 이제는 상대적인 부의 가치에 민감해지면서 욕망을 항해하는 인간을 더욱 내밀하면서도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이 된다.


부자는 부유해지고 빈자는 비만해진다 231



얼마나 커야 충분할까 - P217

소비의 에스컬레이터는 올라가고 또 올라갔다. - P90

다양성을 우대하지만

다양성이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소속 집단의 구성원들 경쟁하지만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력한다.

우리는 건설하고 우리는 파괴한다.

우리가 길들었냐고? 아직은 아니다.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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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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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잘못된 습관은 어느새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자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해진다. 때마침 법정 스님의 강연을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스님의 강연을 같은 장소에서 듣는 기분으로 읽는다. 정화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중심잡기의 연장이 된다. 오늘 하루는 어떠했는지, 경계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도 차분히 살피게 된다.

맑아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강연이다. 맑은 기쁨이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나를 돌보면서 발견하는 행복은 값진 선물이 되어준다.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 찾기가 시작된다. 읽어갈수록 완만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되면서 예전에 스님의 책을 읽을 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나씩 일깨울수록 가파른 길이었음을 기억하게 된다. 이제는 완만한 경사로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작은 것의 가치가 빛나기 시작한다. 적은 것의 가치가 얼마나 큰 가치인지도 알고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바닥과 가난한 삶, 부자의 삶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리어왕 연극으로 많은 대중에게 날카로운 칼날같은 대사를 남긴 이순재 배우의 연기와 묵직한 목소리가 함께 떠오르는 내용이 된다.

차를 우릴 때도 거름망을 사용한다. 맑은 것만을 마시는 사람인지도 되돌아보게 된다. 삶으로 투영된 것들을 하나씩 살피면서 읽게 되는 강연들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한순간에 혼탁해질 수 있음을 잊지 않도록 길지 않은 강연으로 하루를 가득하게 채워주는 말씀들이 전해진다. 고요함과 고독, 심연을 강조한 이유까지도 무한히 공감을 나누게 된다. 고독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고독이 출발이 되어 더불어 사는 구성원으로 어떤 움직임들을 해야 하는지도 일깨워준다.



물질의 노예가 아닌 나누는 사람, 자제하는 사람, 만족하는 사람, 서로 손잡는 심성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는 내용들로 구성된다. 참다운 삶이 무엇인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임을 알지만 어리석은 인간은 매번 반복되는 실수와 분노와 욕망에 무너지면서 눈물을 흘리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게 된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단 두 가지로 가능하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을 속속들이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관리하고 감시하며 경계하라고 전한다. 나머지 하나는 사랑을 실천하라고 한다. 이 사랑은 자연스럽게 베여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 <향수>의 장면이 떠오른다.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사랑하는 딸을 죽인 살인자를 향해 너는 내 아들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총체적으로 전달되는 사랑이 된다. 그만큼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까지 어떠한 깨달음을 무수히 정진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금 살펴보게 된다. 무너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기를 소망할 때마다 자주 펼쳐볼 강연집이다.

고립과 고독을 혼동하지 말라고 한다.

작은 것,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하찮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라고 한다.

소유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

저절로 맑은 기쁨이 샘솟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강연은 밝은 등불이 된다. 부지런하고 녹슬지 말라고 거듭 강조하는 말씀도 전해진다. 성서의 말씀도 인용하면서 쉽게 이해하도록 간결한 내용으로 요점을 쉽게 강연하는 내용들이다. 무엇도 버릴 것이 없어서 오랜시간 여러 번 되뇌면서 하루종일 말씀을 가득히 반복하면서 살게 되는 강연집이다. 최초로 강연집이 출간된 도서이다. 강건한 스님의 마음과 말씀들을 온전히 새기는 시간이 된다.

죽음 끝에 닿기 전에 참되고 아름다운 행보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 22

성서 /네 손이 찾아 하는 일에 너의 온 힘을 다하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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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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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와 김기태의 『보편 교양』, 김남숙의 『파주』 단편소설을 읽는다. 소설보다 겨울』을 통해서 이미 읽었던 김기태의 소설이라 반가웠다. 공현진 소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을 읽으면서 모 회사 브랜드들이 떠올랐다. 공장 사고로 죽는 사람이 있어도 벌금을 내면 그만이라는 분위기와 공장은 멈추지 않고, 사람들은 똑같이 나와서 하던 일을 한다는 이야기에 공허해지는 기분을 감출수가 없었다.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가 만드는 것을 먹을 수가 없어서 그날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그 제품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읽은 소설이다. 생명의 소중함이 최우선에 자리잡아야 하는데 어느새 생명은 뒤편으로 밀려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도통 적응하기가 어지러운 세상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잊지 않아야 하는 사건들, 소중한 우리들이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거듭 상기시키는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비난을 받으며 수군거림을 받아도 주호가 포기하지 않고 보였던 언행들을 떠올리게 된다. 수영장 강습 강사의 행동에 주호가 물살을 일으키면서 다가가서 그에게 말하는 대화 내용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주호와 희주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숨을 쉼다는 것, 잘 호흡한다는 것, 살고 싶다는 것, 잘 뜨고 싶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조우하게 된다. 음식을 대하는 희주의 모습도 의미심장해진다. 음식을 소중하게 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미가 아닌 소중한 의미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주호가 퇴사한 이유에서도 찾게 된다.

소중하게 대하는 것을 찾고 잘 호흡하는 법과 잘 살아가는 법을 알아가는 주호와 희주는 속도는 느렸지만 결코 제자리에 머무르는 움직임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하게 된다. 잘못된 것을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변화하지만 암묵적으로 침묵하고 외면하고 무관심해진다면 잘못된 사회는 계속 잘못된 움직임으로 굴러간다는 것을 수영장 사건을 통해서도 보여준다.

소중하게 대하는 일상의 순간들과 의미들을 다시금 정리하게 하는 소설이 된다. 죽고 싶다는 마음과 살고 싶다는 마음을 어느 정도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질문하게 된다. 계약직이라는 압박감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수영장 강사의 안타까운 모습과 사연도 우리 사회의 민낯임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꿀벌이 사라지면 모든 게 하나씩 사라진다니.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니. 거대한 사슬을 상상했다. (82쪽) 한 생명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우리 모두를 사라지게 하는 사회이며 조직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하는 작품이다. 하나의 생명조차도 무심하게 바라보지 않도록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희주는 음식을 단순히 맛있게 먹는다기보다

소중하게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89

살아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 때가 있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죽음을 시도한 적도 없었다. 91

죽음에 대한 충동이나 갈망 없이도

살고 싶다는 충동에 절실하게 시달렸다.

살고 싶다. 더욱 살고 싶다. 90

김남숙의 『파주』소설은 D.P 시리즈가 생각났다. 현철의 눈동자와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 전역을 하고 3년이 지난 후에 갑자기 나타난 현철은 일 년 동안 해야 하는 일을 말하면서 불이행시 회사에 폭행한 증거들을 알릴 것이라고 협박한다. 현철의 말을 듣고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면서 매달 입금하는 이는 현철을 군대에서 폭행한 가해자이다. 현철의 허무한 기운과 울음을 찾는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화자는 오랜 시간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다.

3년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어제의 일과도 같았다는 것이 전해진다. 그 시간에 묶여서 허우적거리면서 살아야 했던 현철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현철의 손에 있는 폰 게임에 대해서 대답해 주는 모습에서 현철은 친절한 존재, 착한 존재, 순한 존재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절함과 착함과 순함을 게임이라는 가상의 존재에서 찾아야 할 상황이었음을 보여준다.


멍청한 건 너지.

그런 짓을 해 놓고도

다 잊어버렸으니까. 183

시시해 보일 만큼 자연스럽고

명이 긴 미움은 어떤 것일까 168


화자는 현철이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깨닫는다. 느리고 엉성하지만 현철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쉽게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가해자에게 진짜 쓴맛이 나는 말로 무엇이 부족한지 말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슬픔은 다양한 모습들을 하면서 주변에 상주한다. 죽지 않고 살아있어준 현철이가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지만 죽이지 않고 시시해 보이는 방식이라도 보상받고 싶었다는 말의 의미에 그의 슬픔을 이해하게 된다. 서걱서걱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는 그녀는 그 소리를 파주 소리라고 부르게 된다. 파주 소리는 피상적이지만 무슨 소리인지 현철을 떠올릴 때마다 이해하게 될 소리로 각인된다.


그녀가 논술 선생이지만 아이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자신이 얼마나 별로인지 아이들이 알아버릴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일과 속마음은 일치하지 못하면서 가면을 쓴 상태로 부유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노동까지도 섬세하게 전달된다.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우리는 서로를 전부 알지는 못한다. 같이 동거하는 사람조차도 그의 과거를 모두 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숨겨진 존재, 가려지고 지워진 존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슬픔으로 기억되고 상처로 남겨지기도 한다. 오늘을 제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지면서 친절함과 순함과 착함이 얼마나 겸비되어 있는지도 살펴보는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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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 어제의 통찰이 내일의 해결책이 되는 진화적 사고의 힘
샘 테이텀 지음, 안종희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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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려들듯이 읽고나니 마지막 장이다. 무수히 많은 상황들과 광고, 현상과 선택들을 떠올리게 된다. 수많은 경험들에는 숨겨진 의도가 작용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던 내용들이 된다. 『선택한다는 착각』의 저자와 『혁신에 대한 모든 것』의 저자, 『』의 저자와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저자의 강력 추천도서이다. 책을 고른 이유도 송길영 저자의 추천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큰 혁신은 아주 작은 '진화적 사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 책의 내용들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생각도 진화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진화하는 생각을 하라고 강조한다. 과거의 혁신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5가지 모순을 돌파하라고 조언한다. 신뢰 강화, 의사결정 지원, 행동 유발, 충성도 제고, 경험 개선에서 찾아낸 해결책에서 더 효과적인 증식 방법을 찾도록 이끌어주는 질문들이 열거된다. 이 질문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하나씩 주워담는 시간을 통해서 놀라운 비밀스러운 것들을 유추하게 된다. '바로 그것이었구나!' 그렇게 이끌렸다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찾게 된다. 비즈니스도 심리적인 것과 뇌과학의 세계와 버무려진 것임을 확인시킨다.


혁명적 혁신과 진화적 사고가 다 필요하다고 강조된다. 가장 좋은 위치에서 출발하는 진화적 사고의 가치는 더욱 가중된다. 가속화시키며 체계적이고 경쟁자보다 더 성공할 수 있는 혁신이라고 설명된다. 진화적 사고를 시작하라고 거듭 강조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진화 만세!라고 외친 저자의 외침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혁신과 진화적 사고의 연관성은 밀접해진다.


진화적 사고를 활용하면

가장 좋은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다.

가속화... 체계적... 경쟁자보다 더 뛰어나게

성공적으로 혁신할 수 있다.

진화적 사고를 시작하라. 354



지루하지 않도록 뇌를 속이는 과정이 왜 필요한지도 확인시켜준다. 지루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루했던 순간들, 지루함을 참지 못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지루함과 강렬한 행복감에 대해 언급하는 프랑수아즈 사강 소설『어떤 미소』를 펼쳐보게 한다.인생은 너무도 느리고 희망은 너무도 난폭해』에세이 내용도 함께 생각난다. 지루하지 않게 하는 진화적인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킨다.



비즈니스의 묘책을 다양한 것에서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책내용이 던지는 여러 질문들을 빠짐없이 하나씩 삼키다 보면 어느새 종착점에 도착하게 된다. 비즈니스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결책을 어떻게 해결할지, 어떤 방법을 어디에서 출발하여야 할지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충성도를 높이는 체크리스트도 흥미로운 내용으로 남는다. 시계 시간과 뇌시간은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뇌과학과 비즈니스, 심리학까지 절충된 비밀스러운 전략은 혁신이 된다. 그 숨겨진 혁신과 진화적 사고의 핵심에서 해결책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유용하게 사용된 비즈니스 현장의 해결책들도 떠올리면서 자신의 영업 기술에서도 쓰임책을 찾게 될 것이다.

지루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루하지 않다고 뇌를 속이면

시간의 흐름을 다시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313




진화적 사고를 활용하면

가장 좋은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다.

가속화... 체계적... 경쟁자보다 더 뛰어나게

성공적으로 혁신할 수 있다.

진화적 사고를 시작하라.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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