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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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인 신경외과 의사의 글이다. 수술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암환자의 입장이 되면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설명한 것들과 환자의 입장에서 들어야 하는 의사의 말들을 차분히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제자들이 유능한 의사가 되어 암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도 지도한다. 간결하게 말하기와 침묵도 필요하며 바쁠지라도 바쁜 태도를 보이지 않는 법도 전하게 된다. 환자의 입장이 되지 않았을 때를 떠올린다. 희망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는지, 설명을 듣고 돌아간 환자들의 그 후의 삶과 죽음을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었던 바빴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전립선암 검사 수치가 높게 나왔다. 조직 검사를 하자는 말에도 거부를 한다. 나름의 이유를 떠올리면서 전립선암에 대한 여러 정보들이 전해진다. 더불어 방사선 치료도 받게 되는데 방사선 치료가 되는 과학적 설명도 전해진다. 화학적 치료인 거세 요법도 자세하게 언급된다. 서서히 변화된 자신의 체형 변화와 노화 증세를 인정하지 않고 살아왔던 날들도 떠올린다. 자신의 뇌사진을 판독하는 순간도 전해진다. 노화가 진행된 자신의 뇌를 정확하게 판독하면서 자신의 늙음을 처음으로 직시하게 된다. 달리기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노화로 인해 예전 같지 못한 자신을 인지하게 된다. 늙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암환자가 되면서 죽음까지도 차분히 준비하기 시작한다. 어떤 죽음을 선택할 것인지도 주체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지인에게 자신의 마지막 선택을 부탁하기까지 한다.


수많은 차들과 공해, 기후 변화로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 상기시켰고 38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 조력 자살에 대해서 언급한다. 네덜란드에서 합법화된 조력 존엄사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러한 죽음을 합법화시킨 나라들이 열거된다. 더불어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소설이 언급된다. 죽음을 관조하게 한다. 더불어 암이 생긴 여러 이유들도 떠올려보게 한다. 많은 자동차가 뿜어내는 발암물질과 공장지대의 대기오염물질, 기후가 변화되면서 인류를 빠르게 위협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고찰하게 한다. 어린 청소년들에게도 암은 가까이에서 위협하는 질병이 되고 있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에게도 암은 절대로 남의 일이 아닌 죽음을 알리는 경고등이다. 20대 젊은 청년들에게도 암은 가까이에 있다. 



암이라는 위협적인 것이 왜 우리들에게 가까이에 찾아왔는지 차분히 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하였는지도 살펴보게 한다. 간편하게 먹는 음식, 포장 용기, 카페의 일회용 용기, 합성보존료, 플라스틱의 위협이 떠오른다. 염색약의 위협, 약물의 위협, 예방주사의 위협도 예의주시하게 한다. 서구화된 사고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젊은 세대들은 암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경쟁하는 사회, 비교하는 사회는 많은 노동시간, 학습시간으로 내몰리게 된다. 즐기지만 몸은 즐기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아마존 피라항 부족 사람들처럼 숫자 3까지만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여유로움이 필요해 보인다. 많은 숫자의 가치가 누구를 위한 숫자적 가치였는지도 관철해야 한다.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그래야 몸은 치유되고 회복된다.


낭비벽에 수치심과 혐오감이 들었다 64


MRI 원리와 양자 역학에 대한 설명도 유익한 내용이 된다. 더불어 방사능 치료의 원리까지도 설명된다. 정기적으로 20분씩 운동하는 사람들이 운동 후에 느끼는 행복감에 대한 내용도 공감하는 글이 된다. 유방암과 폐암 경우는 간이나 뇌로 전이되는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과 전립선암 같은 암은 뼈에서 잘 자라난다는 사실도 전해진다. 저녁 산책에서 돌아오면서 놀라울 정도로 차분해지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자신을 내맡기는 자신을 보게 된다. 현재 자신의 삶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와 햇빛에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언급된다. 자신의 집을 살펴보면서 낭비벽을 인지하게 된다. 더불어 찾아오는 수치심과 혐오감까지도 느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오래 사는 것만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부모님들이 고령의 노인들이다. 지금도 건강하시지만 노화를 이겨내는 노인은 없음을 보게 된다. 죽음은 아주 가까이에 존재한다. 늙음은 죽음을 어떻게 관조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책제목이 묵직하게 말을 건네는 도서이다.


80세가 되면 여섯 명 중 한 명은 치매에 걸 위험이 있고

80세가 넘어갈수록 그 위험은 커진다...

오래 사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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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3-09-1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분의 <참 괜찮은 죽음>을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전립선 암 판정을 받으셨군요. ㅠㅠ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쓴 책이군요. 읽기가 두렵지만 읽고 싶어요.
 
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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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장편소설이라 눈길이 머문 작품이다. 안간힘을 쓰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이 전해진다. 누군가의 이야기들이며 삶이다. 강규산이라는 아버지가 있다. 듄듄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아들이 그의 가족이다. 듄듄은 20대 청년으로 대학생이다. 듄듄이 고뇌하며 선택한 자신의 성정체성은 가족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놀라움으로 전해진다. 강규산이 담담하게 전하는 그의 일상, 퇴직한 후의 습관, 듄듄이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어느 날의 하루 이야기는 솔직한 그의 마음들로 전해진다. 아들을 위해 기다린 것들이다. 다시 만나면 전해질 그의 진심들이다. 그의 진심은 전해졌을까. 진솔한 아버지의 마음이 아들에게 닿았을까. 말수가 없었던 강규산의 하루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아들의 고백에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아들의 방에서 매일 울며 잠을 겨우 자는 듄듄의 어머니의 일상이 전해진다. 이 부부에게 일어난 아들의 이야기, 스스로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가족들에게 외면당하며 모멸감을 느끼는 시간속에서 찾아낸 듄듄의 선택과 수많은 날들을 짐작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모든 가설과 현상들이

지구가 망해가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를 가리키고 있었으니 80

사람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

주변에서 큰일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큰일로 여기고

작은 일이라고 여기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게 된다고...

큰일은 돈과 생활이다...

얼마나 일해서 얼마나 벌 수 있느냐...

가장 크고 중요한 일 39


탱크라는 공간이 있다. 종교도 아닌 공간, 그저 기도하는 공간이다. 혼자만이 어둠 속에서 기도하는 탱크가 존재한다. 커뮤니티를 통해서 소개하고 예약제로 운영되는 탱크이다. 규칙도 있으며 예약금도 있다. 절박함에 인간은 신, 종교, 기도를 한다. "기도문은 도선의 바람을 응축한 한 편의 시이자 예언... 하늘이 보낸 격려, 우주가 보낸 신호라고. 기도의 응답" (11쪽) 기도하는 공간인 탱크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사건과 불이라는 사건들이 어우러진다. 탱크와 관련된 사고들에 희생당한 사람들이 간직한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간다. 탱크를 찾는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가 않다. 절박한 이들이 탱크를 찾는 이유, 기도와 눈물이 가져다준 기도 응답의 끝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66


기도. 명상. 의식을 고양시켜왔다. 사색하는 공간 62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였다 106


항상 햇빛을 봐.

어둠으로 들어가지 마.

가라앉지 마. 153


김희진 장편소설인 <두 방문객>과 <윤희에게> 영화와 <D.P 2> 시리즈가 생각난다. 절망과 절박함에 공감하는 글이 한 편 우편으로 배달된다. 최대한 납작하게 축약해서 글을 적어간 도선의 글이 배달된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 강규산과 양우가 대면하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특히 강규산의 손에 쥐어진 깃발의 의미는 더욱 강하게 전해진다. 듄듄은 강규산에게 소중한 아들이었다. 지켜주지 못하였던 날들과 순간들이 전해진다. 기나긴 날들의 듄듄의 절망들이 더욱 집약된다. 듄듄이 기도한 것들은 가족과의 화목이다. 이해받고 인정받으며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을 기도한 탱크에서의 기도들이 그려진다. 꽤 많은 작품들에서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욱여넣어서 틀에 맞추어 살았던 윤희에게 영화의 내용들과 흩어진 꽃잎들이 된 D.P 이야기와 두 방문객 이야기들이 함께 펼쳐지게 한다. 자신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삶의 가치도 의미가 없다고 느낀 듄듄의 선택들은 절박하였음을 알게 된다.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도한 듄듄이다.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쓴 도선 씨도 인상적이다. 외면하고 무시하지 않았던 그녀이다. 스치지 않고 귀담아들었던 그녀는 작품으로 듄듄을 살려놓는다. 듄듄의 이야기로 탱크라는 소설로 생명을 불어넣는다. 한 번도 기대하지 않은 미래가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거기에서 죽었다고...

그렇지만 그게 탱크의 잘못이나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절망의 문제였고,

세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은 맞닥뜨리는 재해에 가까웠다고...

언젠가 당신에게도 재해가 온다면 당황하지 말라고.

대신 잠깐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보라고.

그러면 한 번도 기다린 적이 없던 미래가

평생을 기다린 모양을 하고 다가오는 날이 올 거라고. 261


현실은 우리가 과거의 생각했던 미래랑 닮게 되니까요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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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걸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 땅과의 접촉으로 만병을 치유하는 건강 프로젝트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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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꽤 많아진 분위기이다. 복강경 수술을 일 년 전에 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된 맨발걷기는 많은 분들이 치유의 방법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싱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 만난 책이다. 맨발걷기하는 이유, 자유 전자, 마이너스 전자에 대해서 언급된다. 활성산소를 배출하는 어싱에 대해서 많은 정보들이 전해진다. 치유되는 사례도 소개된다.

만성통증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는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 하나의 방법만이 해답은 아니다. 다양한 노력들과 실천들이 요구된다. 더불어 지금까지 지속한 생활습관들도 변화되어야 효과를 보게 된다. 수술을 하고 나서 회복을 하고자 걷기 운동과 식단을 관리하면서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변화된 식습관과 운동 효과는 건강하다는 결과를 수치로 증명시켜주었다. 더불어 맨발걷기 하는 분들을 등산하면서 자주 보게 된다. 효과를 보고 있는 분들이 주위에도 보여서 하나씩 이해하는 시간들로 채운 도서이다.

장점도 있지만 조심해야 하는 것들도 전해진다. 어떤 것을 체크하여야 하는지도 전해진다. 단독 주택에서 맨발걷기 하는 분들에게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하는지, 처음 맨발걷기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운동시간도 언급된다. 효과를 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어떤 이유들이 있는지도 조목조목 열거된다. 무엇을 놓치면서 맨발걷기 하는지도 확인하도록 안내된다.


발을 먼저 이해하게 된다. 지압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질병들도 소개된다. 물이 부족하면 생길 수 있는 질병들도 열거된다. 물을 마시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소금이 부족해도 질병이 생긴다. 더불어 어싱 제품의 주의사항도 전해진다. 맨발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한 사람들에 대한 내용들도 담는다. 땅과 접촉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하게 전해진다. 질병은 복합적인 이유들로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무엇을 새롭게 정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게 한다. 그 과정에 만난 맨발걷기와 치유에 대한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전자파에 대한 내용이다. 전자기기가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밀접하게 사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한지 차분히 생각하게 한다. 생활을 재정비하게 한다. 생활습관도 살펴보게 된다. 바닷가에서 치유 효과를 본 사례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푹푹 빠지는 바닷가에서 맨발걷기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맨발걷기이다.

맨발걷기 후 어떤 활동이 마무리되어야 하는지도 전해준다. 피로 회복과 숙면에도 효과가 좋다고 전해진다. 유의사항도 조목조목 짚어준다. 전자파호르몬에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 자궁내막증, 불임, 집중력 저하, 생리불순, 월경 전 증후군 등의 원인이 된다. 당연한 질병은 없다. 원인이 되는 것들을 확인하면서 건강해지면 된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맨발걷기, 공부하는 자녀들에게도 좋은 맨발걷기이다. 갑상선 질병에도 효과적인 맨발걷기이다. 방사선 검사와 항암 치료를 받은 분들에게도 효과가 입증되는 맨발걷기이다. 건강해진 분들이 많이 선택한 맨발걷기이기에 궁금해서 읽은 도서이다. 해수욕장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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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 - 삶에 대해 미치도록 성찰했던 철학자 47인과의 대화
위저쥔 지음, 박주은 옮김, 안광복 감수 / 알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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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도서를 좋아해서 고른 신간도서이다. 50개의 철학 강의를 듣는 책 한 권이다. 관심있는 철학자들의 강의를 내맘대로 골라서 읽는다. 알베르 카뮈부터 읽게 된다. 시지프 신화와 이방인, 디 에센셜 알베르 카뮈를 읽었기에 인상적인 인물이다. 이외에도 쇼펜하우어를 연이어 읽게 된다. 철학자들의 도서를 읽었기에 연장선에서 그들의 작품까지도 떠올리게 된다.

간결하게 정리한 내용을 만난다. 철학과 주장을 차분히 관조하는 시간으로 확장된다. 철학자 47인을 만나는 강의이다. <더 읽으면 좋은 책>코너가 강의마다 구성된다. 이 코너에 소개된 책들은 유용한 정보가 된다. 이미 읽은 책들과 읽지 않은 책들이 어우러진다. 작가와 관련된 책들을 릴레이 독서하면서 깊게 사고할 수 있는 도서이다.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 철학자들의 철학을 먼저 이해하고 읽으면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내용들이다. 소제목들에 이끌려서 만나는 철학자들도 있다. 두께감만큼이나 만족스러운 철학도서이다. 철학자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정리할 수 있었다. 도서 한 권만으로 철학자들의 글을 모두 이해하기가 역부족이었는데 갈급하는 마음을 충족시켜준 내용이다. 소개되는 책들이 매우 유용하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발판이 되어준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깊은 의미와 모든 의미와 가치는 인간 자신이 구축해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카뮈의 부조리 수용의 의미까지도 이해하게 한다. 세 가지 의미에서의 부조리 수용을 설명하면서 되새김하는 내용이 된다. 실존주의를 이해하면서 삶을 이해하게 된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절망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558쪽)을 주시한다. 유토피아에 희망을 두지 않는 부조리와의 공존적 삶을 제시(556쪽)한 카뮈의 글도 여러 번 읽게 한다. 부조리는 현대인 삶의 특징(556쪽)이라고 직시한 카뮈의 고찰과 철학적 견해들의 끝을 쉽게 이해하며 카뮈 작품들을 다시 펼쳐보는 시간이 되어준다.



'고집스럽게 행복을 맞이하라'는 카뮈의 목소리를 듣는다. '불구의 손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라'는 의미도 큰 파동을 일으킨다. '형벌이라는 운명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한다.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여러 번 고찰하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살을 어떻게 사유했는지, 부조리한 삶을 신에게 의지하는 것의 의미까지도 카뮈의 시선으로 쉽게 이해하게 하는 내용이다.

쇼펜하우어의 쉼 없는 욕망과 고통의 근원까지도 천천히 깊게 호흡하며 듣는다. 앞서 읽은 쇼펜하우어 책내용들이 어우러지면서 더욱 바싹 다가서서 철학자를 만나게 된다. 골라서 읽는 재미가 있다. 소개되는 책들까지도 메모하고 찾아보게 한다. 철학도서를 좋아해서 들뜬 기분으로 펼친 도서이다. 철학자들의 도서는 더욱 기대하게 된다.



삶과 죽음,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고통과 욕망, 부조리한 삶들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직시하게 한다. 신을 찾는 인간들의 이중성도 오랜 질문이다. 몸과 마음이 분리된 신앙인들의 행태와 부끄러움도 더불어 직시하면서 읽는 철학서이다. 예술과 공간적 가치, 시각적 예술품들과 관습, 물질적 가치와 절망, 번아웃과 일중독, 우울증, 혐오까지도 접목하면서 철학을 이해하게 한다.

알아갈수록 재미가 있다. 이해할수록 더욱 흥미로워진다. 철학이 왜 중요한지, 철학자들의 에세이도 더 읽게 된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데라 작품성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과 <> 작품도 다시 펼쳐보게 된다. 이들의 시선을 철학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좋은 작품들을 다시 읽게 한다. 밑줄 친 글귀들을 여러 번 고찰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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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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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이목을 끌었던 소설이다. 이야기는 짙은 슬픔과 상실로 감당하기 힘든 죽음이 등장한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는 슬픔은 저마다 다르게 전해진다. 말없이 침묵으로 자신의 슬픔을 가름하면서 가족들이 감당하고 있는 슬픔까지도 침묵으로 짐작만 할 뿐이다. 어린 동생이 기억하는 슬픔은 옅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한 자신의 실수도 이야기된다. 어린아이도 가족의 죽음을 기억한다. 갑자기 예고되지 않은 사고와 죽음에 제각각 감당하는 슬픔들이 그려진다.



엄마와 아빠가 감당하는 슬픔들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물리적 거리감까지도 감당하면서 긴 시간을 힘들어한다. 남겨진 자매들도 다르지 않은 슬픔을 견딘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숨죽여 몰래 울어야 할 만큼 긴 시간 그리움과 슬픔이 그들 모두에게 남겨진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 소식을 경험하면서 오랜 시간 지금도 그때의 시간으로 남겨진 일들이 떠오른다. 삶 속에는 죽음이 문득 찾아온다. 그 죽음을 우리는 아무도 예견할 수가 없다. 그래서 현재가 더욱 소중해진다.

네가 찬란히 살았으면 좋겠어.

삶은 누구에게나 한번뿐이고 아까운 거니까. 227

정신적인 기쁨을

물질적인 기쁨의 우위에 두는 인생을 살 것 153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 109


긴 세월이 흘렀다.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웃음을 찾기까지 가족들은 너무나도 많은 고통과 침묵과 눈물과 그리움을 그려내었을 시간들이다. 선자 이모의 죽음을 감당하고 있을 한수와 한미를 떠올려보게 된다. 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주고 싶다는 한수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마음을 합친 두 친구들의 노력들이 전해진다. 선자 이모의 일기장을 몰래 읽어가면서 추리해가는 이니셜의 인물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윤희에게>영화가 떠오른다. 용기가 필요한 것, 관습을 이겨내야 하는 것을 조명한다. 솔직한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했지만 자신들에게 소중한 자녀들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고 전한다. 병상에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에 갑자기 아들이 전하는 편지 한 통과 답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한수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편지들에서 전해진다. 다정한 마음이 필요한 이유, 다정함이 우리 모두를 구원한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서 차분하게 전해진다. 선자 이모의 편지와 일기장을 건네받은 이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 된다.

다정한 마음이 몇 번이고 우리를 구원할 테니까 304

이제껏 걸어온 여정의 종착지가 여기였다니.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290



가스 폭발 사건, 가족 죽음, 파독 간호사, 독일 간호사 강제송환 반대 서명, 광주 시민 학살 규탄 거리시위, 동양인이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 모습, 불안해 능숙하게 감추는 아이인 한미와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인 한수가 대비된다. 서명운동을 외면하지 않은 병원 동료들, 외국어 알아듣지 못한다고 천천히 말해주는 동료들도 있다. 가난해서 외화벌이를 위해 이국땅에서 일하는 간호사, 이혼녀, 뇌종양 환자라고만 짧게 기억하는 선자 이모가 아닌 그녀의 삶을 빛나게 해 준 것들도 찾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혼자 여행 간 산에서 빛나는 자연 경관을 보면서 깨우치는 것들도 전해지는 소설이다. "우리는 모두 그 자체만으로도 태초의 별만큼이나 아름다운 존재들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 (303쪽) 글귀에도 눈길이 머무르게 한다. 해미는 긴 시간 언니의 죽음과 상실에 침식당한다. 그 과정을 눈치챈 이모는 해미를 지속적으로 도와준다. 우재라는 친구가 이모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 말하는 대화는 해미에게도 의미심장한 말이 된다. 헤매고 있는 해미를 보게 된다. 기자 생활도 그만두는 이유들도 조명된다. 그리고 해미가 치유되는 과정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자신이 포기하지 않고 이룬 결과가 곧 자신을 치유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죄책감을 가지지 않도록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그 편지를 읽으면서 해미에게도 변화가 일어난다. 제주도로 떠난 해미에게 슬픔보다는 기쁨과 행복도 함께 하기를 응원하게 된다.

침묵은 비겁함 외에 아무것도 아닐 거니까 200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니까 107



작가의 글이 좋았다. 어렵지 않게 매만지는 많은 것들과 자신 안에 존재하는 악의까지도 섬세하게 놓치지 않았다. 악의보다는 다정함으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이겨내는 것이 삶이라는 사실을 만나는 소설이다. 환경운동가이며 자연보호를 위해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로 머리를 감는 언니가 있다. "세상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슬픔 같은 건 없으니까. 힘들면 꼭 이모한테 말해야 한다. 혼자 짊어지려고 하면 안 돼." (25쪽) 말해주는 이모의 관심이 좋았다. 관심이 곧 사랑임을 소설을 통해서 만난다. 다정한 이들의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다른 사람도 적어도

나만큼은 고통스러웠으면 하고 바라는

그런 인간이 나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내가 처음으로 또렷하게 마주한 내 안의 '악의'였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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