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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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와 책표지 그림, 책내용중의 수많은 일러스트까지 볼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미소를 머금는 순간들도 많아진다. 하나가 둘이 되어서 함께 생활하는 동거를 시작한 커플 이야기이다. 상수동에서 카페를 하는 노래하는 남자가 일거리를 잔뜩 가지고 와서 카페의 손님으로 만나서 관심이 생겨 서로가 만나고 함께 사는 기나긴 시간들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같은 주제에 두 남녀가 전하는 글을 만나게 된다. 속마음이 전해지면서 진심이 전해진다. 어떤 마음으로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냈는지 전한다.

 

두 사람은 단단하다. 그 단단함이 글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8년을 넘어서 9년을 채우고 있는 시점에 기록된 글들이다. 좋아하는 사이는 함께 사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서로가 다른 성향과 취향들이 어우러지면서 맞추고 배려하면서 서로의 모양새를 스스로 상대에게 맞추는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이 과정이 정말 어려운 시간들이다. 이 과정의 두 남녀의 글들을 만난다. 낯설지 않은 시간들이다. 연인이 만나서 결혼을 하면 그러한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과정에 서로의 주장만을 세우지 않고 상대의 말에 귀를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는 이들의 삶의 지혜에서 전해진다. 두 남녀의 지혜들이 글에 묻어 나온다.


응축된 글들과 일러스트가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한다. 적절히 생략된 그림에서 따스함이 묻어 나온다.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움직임은 마음이 된다. 그림 속의 두 남녀가 바라보는 것, 함께하는 것들, 솔직함에 걱정까지 전해지는 그림들도 펼쳐진다.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며 사랑하는 이 커플의 이야기는 단단하게 전해진다.

 

결혼과 결혼식에 대한 글도 전해진다. 준비하는 젊은 커플들의 기나긴 시간들이 세월로 점을 찍는다. 그 세월은 서로를 향하는 마음으로 단단하게 견고해진다. 그 마음들이 글과 그림에서 느껴진다.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처음처럼 그 마음을 실행하는 것이 사랑이다. 변질되고 변색되어 처음 사랑이 처음 빛깔을 잃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것도 사랑이다. 두 남녀의 글에는 처음 만났던 날들, 연애를 하였던 날들, 함께 동거하는 이야기들, 함께 하는 수많은 날들, 마지막 순간에 어떠한 인생이 그려지기를 소망하는 글도 전해진다.


죽음도 생각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커플이다. 단단하게 여물어진 세월들이 보인다. 글에는 그들이 양보하고 배려하며 서로를 위하는 마음들이 많이 전해진다. 희끗한 흰머리가 보인 두 커플의 모습도 일러스트에 담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노년의 모습이다. 그 노년까지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솔직하게 전해지는 글들이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닿는 책 한 권이다.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에게 추천하는 책 한 권이다.


서로를 안아주며 보호해 주고 보살피는 것들이 일상 속에 전해지는 글들이다. 뾰족하게 서로를 할퀴는 말과 행동이 아닌 서로를 더 위하는 마음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글과 일러스트이다. 이렇게 상대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단단해지는 것인지 전해진다.



 

산책

같은 공간에서 각자 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지낼 때가 많았다. 산책은 그랬던 우리에게 '햇빛 따라가기'같은 것이다. 14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하루 한 번 우리는 서로를 산책시켜 준다. 15


머리 말리기

이 정도 일도 꾸준히 못 해주면 앞으로 뭘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나와의 약속이다. 24

나만 알고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오빠한테는 내가 세상 편한 사람인 것 같아서 고맙고 행복하다. 33

 

기승전 설거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변치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설거지만큼은 언제나 내가. 36

시시때때로 불평을 늘기에만 바빴던 내가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오빠 덕분에 불안해하던 내가 안정을 얻었다. 부모님에게 받는 사랑과는 또 다른 모양의 사랑이다. 37


우리는 타인의 삶에서 순간의 관객일 뿐이야! 아무도 우리한테 신경 안 쓴다고. 41


식물은 참 솔직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방 시들시들해지고 비틀거리기도 ...69


결혼

사회적 관습에 따르지 말고 지금처럼 자유롭게 같이 살면 안 되나. 196

결혼식 대신 그 비용으로 긴 시간 동안 여행을 다녀온 부부 이야기를 봤다. 와 멋지다!...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쳐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으로 결혼과 결혼식을 떼어놓고 생각해보게 되었다...결혼식의 모양은 다양하다!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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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안내자 이조사관의 종합소득세 이야기 - 모바일로 간편하게 해결하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바이블!
이조사관 지음, 김진석 감수 / 성안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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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간편하게 해결하는

종합소득세 신고, 납부 바이블

각자가 직접 신고, 납부해야 하는 종합소득세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어색한 미지의 세계이다. 낯선 세금 용어들이 즐비한 종합소득세를 직접 해결하라고 하는 제도는 난감해지는 영역이 된다. 서면으로 신고, 납부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고 저자는 거듭 반복해서 언급한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직접 신고하고 납부하는 방법을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하는 기간이다. 종합소득세에 해당되는 이자, 배당, 사업, 근로, 연근 기타 소득들을 조목조목 사연들을 담아서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알려주고 있다. 근로소득자, 기타소득자,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사업소득자, 연금소득자, 퇴직한 주택임대소득자, 금융소득자로 나뉘어서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종합소득세를 어떻게 신고하는지, 용어와 개념들,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해 주면서 어떤 방법이 더 이득인지도 알려주고 있다. 더불어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것까지도 알려주고 있는 만큼 꼼꼼하게 챙겨서 불이득을 당하지 않는 것들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긴 도서이다.

손쉬운 신고법이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어떠한 순서를 클릭하면서 접근하면 되는지도 알려준다.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모바일 웹(손텍스)를 이용하도록 안내된다. 해당사항이 다른 만큼 해당 내용에 맞추어서 신고하는 방법이 전해진다. 7가지 사례가 모두 끝나면 보기 쉽게 정리된 종합소득세 정리 노트도 제공된다.

연금소득을 신청하면서 근로소득이 높게 잡힌 경우에 난감해하는 사연 이야기도 전해진다. 주택임대소득이 발생하는 분들에게 비과세 되는 조건과 과세되는 조건, 월세와 보증금, 주택 개수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만큼 관련 내용들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 선택이 가능하며 해당 내용에 따라서 손텍스와 홈텍스를 이용해서 신고가능하다는 사실과 임대 소득이 2천만원 이하인 경우와 2천만원 초과인 경우로 분류해서 다른 신고 유형이 적용되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종합소득금액에 따라서 세액 공제율이 다른 연금소득자에 대한 내용도 유익하게 전해진다. 조기 결정 신청을 하는 경우와 전자 고지서를 신청해야 하는 경우까지도 알려준다. 세금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이의 신청인 불복청구도 알려준다. 과세예고통지에 대한 내용과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사업소득자의 경우 기장신고의 경우 손텍스로는 불가능하며 인터넷 홈텍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도 전한다. 이외에도 노란우산공제에 대한 내용들도 소개된다. 사업자가 무기장가산세를 납부해야 하는 사례도 알려준다. 간편장부, 기준율, 단순율, 분리과세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준다. 수입 금액에 따라서 간편장부 대상자인지, 복식부기 의무자인지도 알려준다. 기준경비율에 대한 이해까지도 필요하다는 것을 전한다.



무궁무진한 다양한 사례들이 설명된다. 해당 내용에 맞는 설명들을 듣고 쉽게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종합소득세 신고방법이 실려있는 도서이다. 세법은 매년 바뀌는 만큼 최근에 바뀐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내용도 반영이 된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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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봄 에디션)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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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블루픽션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순례 주택의 이야기는 몇 페이지를 읽자마자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하였던 소설이다. 이야기의 점성은 꽤 끈끈하다. 인물들과 사건들은 촘촘하다. 순례 주택에 가보고 싶었고 순례 씨도 만나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주택이 밀집한 마을의 사람들이 모두 만나보고 싶었다. 그리웠던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난다. 지향하는 발걸음의 방향을 보게 한다. 살아온 흔적들을 돌아보게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순례 씨의 삶의 철학과 실천들이 가장 먼저 두드러진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자 반찬통을 들고 가게에서 주문하는 모습,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자 장바구니를 챙겨가는 모습,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 노력,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 문제를 인식하는 것까지 주시하게 한다. 『식량위기 대한민국』,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 『초거대 위협』 도서에서도 언급되는 내용들이다. 청소년 소설에서 거듭 강조되는 실천들이라 반가움으로 읽게 된다. 소설은 영향력이 크다. 순례 씨의 노력들을 거듭 상기시켜준다.



순례 씨는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중퇴한다. 학비를 낼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여중생 순례 씨와 화자인 오수림을 주시해야 한다. 반면 고학력에 명문대를 나온 오수림 부모들이 대비를 이룬다. 고학력이지만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린 어른의 모습이다. 두 다리로 서지도 못하고 징징대며 경제적 도움을 받으려고 손을 내미는 대학교 시간강사인 아버지가 보인다. 어머니도 다르지가 않다. 대학원을 졸업한 학력을 가졌지만 순례 씨보다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들은 고학력자라는 우월감을 여러 번 보여준다. 하지만 그 누구들보다도 부족할 뿐이다. 자신들만 모르는 세상에 갇힌 것이다. 왜 이 부부는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여고생 첫째 딸과 여중생 딸이 있지만 온전한 두 다리로 서서 걸어가지도 못한다. 어머니는 친정아버지에게 4억이 넘는 돈을 생활비로 받으면서 살고 친정아버지 집을 점거하면서 아버지는 월세로 순례 주택에 살게 한다. 아버지도 다르지 않다. 박봉의 대학 시간강사 수입으로는 부족한 생활비들을 4명의 누나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그 습관은 현재도 변함이 없다. 이들이 거주하는 집이 경매로 진행되면서 이들은 가진 돈이 한 푼도 없다. 카드는 돌려막기하면서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순례 주택에 입주를 허락받은 이들 가족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부부가 싸움도 하지 않았다. 이 부부의 금술은 대단하였다. 같은 생각, 같은 생활방식으로 부장한 부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어떤 시발점이 엄마를 변화시켰을까? 엄마가 최초로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엄마가 갇힌 세상을 스스로 걸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아빠에게도 잔소리가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부부 싸움에 화자인 둘째 딸은 눈물나게 반가워한다. 부부 싸움을 반가워한 이유를 찾게 하는 소설이다.

싸움은 잦아들지 않았다. 신선했다. 타인이 아닌 서로를 공격할 수 있는 엄마 아빠가. 우리 집에 낯선 불화가, 16년을 헤매다 찾은 줄자 끄트머리처럼. 나는 눈물 나게 반가웠다. 243

쓰러져도 튀어 오르는 공처럼 살았던 순례 씨의 인생 이야기가 전해진다. 남편과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지만 그녀는 이혼을 한다. 이혼한 이유와 아들에게 각서를 받으며 공증을 한 이유도 전해진다. 아들에게 순례 씨의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 이유도 명확하다. 경계 없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들여다보게 한다. 선의에 의해 땀 흘려서 버는 돈을 추앙하는 소설이다. 불의에 의해 부자가 되는 돈은 순례 씨가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마을에서 특별한 순례 주택에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도 만나게 한다. 왜 순례 주택이 인기가 많았는지 입주민들을 통해서 알게 된다. 옥상에 있는 특별한 냉장고와 옥상 정원의 가치도 깊게 주시하게 한다. 남는 음식들을 함께 나누어 먹는 입주민들의 선한 마음들이 옥상에는 존재한다. 하지만 몰래 커피를 훔쳐 가고 옥상에 있는 음식들을 무분별하게 다 먹어치우는 수림이 부모와 언니의 모습은 옥의 티가 된다. 부적응하는 이들 가족의 모습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찾아보게 한다. 수림이 가족 같은 모습은 비일비재하게 주변에서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소설이었다.



순례 씨가 보여주는 수많은 모습들과 들려주는 시, 대화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의 흠결들이 들추어진다. 그곳에 순례 주택 사람들이 있다. 상처받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손가락질이 곧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반격도 일어난다. 아이 학교의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월셋집의 집주인이 되기도 한다. 한치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영원할 것 같았던 자신들의 위치가 반전되면서 일어나는 미숙한 어른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한민국의 현대판 이야기들이라 너무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다.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많은 어른들을 들추어낸 소설이다. 품격있게 일관되게 살아가는 순례 씨의 모습에 반해버렸던 소설이다.

바리데기가 부모 살린다더니...... 이번에 남의 손에 키운 자식 덕 많이 본다. 바리데기는 버린 자식이니까... 날 버린 건 아니지만, 버리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150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학교 밖에서 노동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박사님의 대화 내용도 유심히 보아야 한다. 순례 주택 사람들이 노동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된 노동이지만 정직하게 벌어서 사용하는 돈이다. 부정적인 돈을 받고 살아도 감사하지 않고 오히려 원망하면서 살아간 수림이 부모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 노동의 참된 의미를 배우지도 못한 수림이 아버지는 아내가 쉼 없이 바꾸어놓을 듯하다. 끊임없는 부부 싸움을 하면서 말이다. 성숙한 수림이가 등장한다. 수림이를 키운 순례 씨가 더욱 커다랗게 보인다. 듬직한 수림이로 성장시킨 순례 씨의 삶의 철학을 만나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학교 밖에서 노동을 하며 배우는 게 많다는 얘기는 해도. 140

언젠가 1군들 집을 나갈 때 택시 트렁크와 뒷좌석에 실을 수 있는 정도였다. 홀가분했다. 112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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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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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 아니다. 기대한 만큼이나 충족되는 작품이다. 편안하게 읽었던 시간이지만 작가가 전하는 생각들이 너무 좋아서 천천히 읽었던 소설이다. 그 바닷가에 계속 있고 싶었다. 그 마을에 긴 시간 머무르고 싶었다. 시럽만 뿌린 사탕수수 빙수, 감귤 빙수, 패션프루트 빙수, 단팥과 말차 시럽을 뿌린 단팥 빙수를 그리워진다. 인공색소가 없는 빙수, 깨끗한 빙수의 맛들이 입안에 감돌게 한다. 소박함이 추구한 빙수 가게와 여름바다를 잊지 못하게 한 작품이다.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차분히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이다.



세상의 흐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주인공의 선택을 만난다.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던 소설이다. 추억을 떠올리며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지금과 상반된 마을의 모습들을 그려보게 된다. 주인공 아버지가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기지 않고 가졌던 생각들이 기억에 남는다. 최대한 자연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려는 마음과 실천들이 작품 속에 묻어 나온다. 작가가 독자들과 나누고픈 마음과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그래서 작품 속의 빙수 가게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라 이 작품을 읽으면서도 떠오르는 장소들이 일치하는 곳이 있었다. 지금도 일 순위로 떠나고픈 장소이다. 바로 그러한 느낌을 주는 빙수 가게를 만나게 된다.

주인이 가진 소신과 가치들이 좋았다.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작품의 주인공이 가진 생각들에 매료되었던 시간들이다. 가벼운 듯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무심한 듯하지만 결코 무심하지 않은 생각들과 시선들이 글에 묻어 나온다. 다시금 그러한 글들을 찾아서 읽게 한다. 무심히 스쳐 지나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떠올려보게 된다.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된다.


욕심에 얼룩진 진흙탕 싸움이 얼마나 흉측한 모습인지도 작품에서도 전개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도 제법 성숙해지게 한다. 할머니의 죽음이 주는 그리움, 할머니와 나누었던 추억들과 시간들이 점철된다. 그 시간 속에서 이겨낸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바다가 주는 아름다움과 위안, 치유를 만나게 해준다. 여름 바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고하는 주인공들. 돈에 대한 생각들도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매만진다. 우리가 가지고자 하는 돈은 과연 어느 정도면 충분한 것일까?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떠올려보니 많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었던 작품이다. 그래서 매력이 넘치는 작가이다. 일부러 찾아읽게 되는 작가의 작품이다. 복잡한 도심 생활에 지쳐 내려간 남쪽 섬에서 운명 같은 소박한 빙수 가게를 만난다. 성공적인 삶을 버리게 한 이곳 가게는 어떤 곳일까? 일상의 소중함과 우정의 따스함과 행복을 깨닫게 해준다.


세상이 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일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의도하고, 자긍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고, 머리를 써서 여러가지로 고민하면 정말로 이루어진다...인간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이 경치, 정말 엄청나네.

하느님의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아...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사실 얼굴은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근원에 있는 것을 본다. 분위기와, 목소리, 그리고 냄새......그 전부를 감지한다...곧바르고 강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주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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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의 일기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마크 트웨인 지음, 프란시스코 멜렌데스 그림, 김송현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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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다. 창조자와 에덴동산에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의 일기를 펼친다. 아담의 일기부터 읽으면서 최초의 인간의 시선에 나타난 이브의 존재, 이브의 행동들과 말들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아담의 모습을 계속 유머스럽게 전하는 일기를 읽게 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의 일기와 다른 일요일의 일기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하다. 아담은 잘 벼뎠다라고 반복적으로 일요일 하루를 기록한다. 아담의 시선에 이브는 이해 불가결한 존재로 기록된다. 아담의 성향과 이브의 성향은 완전히 다르게 묘사된다.



거듭되는 웃음을 선사하는 작가만의 문체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아담의 시선에는 이브의 행동과 이름들을 지어내는 모습이 낯설고 불필요한 모습일 뿐이다. 남자와 여자의 성향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 아담의 일기에서 분명하게 전해진다. 그래서 서로의 다름을 진지하게 인정하게 된다. 이브의 모습들은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최초의 이브의 모습이 여성이 가진 성향을 대변해 준다. 확연히 다른 남성과 여성이 유머스럽게 잘 표현되고 전해지는 아담의 일기이다.

 


이브의 일기도 매력적으로 전해진다. 재잘대는 이브의 모습, 많은 단어들을 만들어내며, 팻말도 만들어내는 이브이다. 무수히 간섭하며 설명을 아주 좋아하는 이브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담이 거처를 새롭게 마련한 곳에 찾아간 이브의 모습도 일기에 그려진다. 늑대를 길들이며 동물들을 무수히 좋아한다. 심지어 공룡까지도 길들여서 높은 공룡의 몸에 올라타고 싶어사는 이브이다. 눈물도 흘리는 이브를 아담은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남성과 여성의 다른 성향들이 이 작품에서 재미있게 펼쳐진다. 이렇게 서로가 다르구나, 일기를 들여다보면서 더욱 이해하게 된다.

 


이브는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러면서 아담도 처음에는 이해가 어려운 이 단어를 느지막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인지하며 사용한다. 아담은 혼자였다. 최초의 인간이었다. 혼자가 편했고 금기한 것들을 지켰던 최초의 인간이다. 하지만 이브는 아담과는 달랐다. 금기한 사과와 뱀의 유혹에 어떠한 반응을 하였는지 우리는 안다. 이브와 아담이 사과를 먹고 나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도 작가는 흥미롭게 전해준다. 사자와 호랑이가 꽃을 먹었던 모습들과 살육하며 죽음을 전개하는 이유까지도 보여진다. 죽음이 생겨난 이유, 카인과 아벨을 양육하는 장면도 일기에서 만나게 된다. 카인의 성향과 아벨의 성향도 일기에 표현된다.



내가 실험의 중심이지만, 나머지도 이 일에 관계가 있겠지. 내 위치는 보장되었을까, 아니면 내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까? 아마 후자겠지. 끊임없는 경계가 우위의 대가라는 어떤 직감이 든다. 42



같은 현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아담과 이브이다. 누군가는 황제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견해의 불일치가 무수히 일기들에 펼쳐진다. 이렇게 다른 첫 인간들이 어느 시점에 접점을 만들게 된다. 누군가는 천천히 그곳을 향하게 된다. 이들이 이루는 '우리'에 아담이 적극적으로 묘사되면서 일기는 마무리된다.



본성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열정들이 넘치기 시작한다. 악함이 우리들의 본성이 아님을 보게 된다. 우리의 본성은 선함과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보살핌을 놓치지 않는 사랑이 흐르는 인류임을 보게 한다. 욕망과 악함이 세상을 흘러넘치게 장악하고 있지만 우리의 본성을 깊게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작가와 함께 호흡하면서 만나게 된다.

 


아담과 이브만으로 만나게 한다. 신도 뱀도 배제하면서 오로지 첫 인류가 가졌던 이들의 본성과 그들이 보여주는 '우리'라는 가치를 보게 하는 작품이다. 혼자만을 우선시하는 가치보다는 우리라는 가치가 얼마나 따스한지 보여준다. 아담과 이브가 각자 살아가는 인류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창조된 인류에게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지켜야 하는 이유 말이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 보호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되는 깨우침이다. 일러스트도 꽤 흥미롭다. 개성넘치는 일러스트와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얼마나 작은 일에도 행복할 수 있는가. 52

내가 이미 자각하기 시작...

내 본성의 정수와 핵심은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이기에 44

앎을 얻게 되지만,

짐작과 가정과 추측에 의존하면 결코 박식해지지 못한다. 71

그녀는 그것을 황제라 여겼고, 나는 불행이라 생각했다.

우리 사이에 비일비재한 견해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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