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놀러 와요, 북유럽살롱 - 북유럽 사람들이 오늘도 행복한 이유, 궁금해요?
정민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삶이 우선, 다음으로 공간, 그리고 건물, 반대의 접근은 성공할 수 없다." 덴마크 건축가 얀 겔의 말에 긴 멈춤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한국 사회는 어떤 패턴을 유지했고 지속하고자 하는지부터 둘러보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삶과 개인의 삶까지 유심히 짚어보게 하는 건축가의 말이다. 괴상한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선호하지 않는 건물들이 생겼고 이러한 건물들을 지나칠 때마다 그곳에서의 삶은 불안정해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찾지 않는 지역이 되어버린 것을 상기하게 된다.
마음이 닿는 건물에 공간과 삶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마음이 무한히 밀어내는 건물들은 그곳의 공간과 삶까지도 닫혀버리고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건물의 경제적 지표, 경제적 가치는 중요해지지 않는다. 그곳의 삶이 우선되지 않았음을 알기에 공간과 건물에 대한 관심마저도 멀어졌음을 일깨우는 건축가의 말이다. 유독 괴상한 건물들을 좋아하지 않았는지 덴마크 건축가의 말을 통해서 깨우친다.
공간을 좋아한다. 여유가 흐르고 느긋함이 가득한 공간을 선호한다. 불안한 감정보다는 유유히 흐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온 마음으로 끌어안게 된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의 슬로 라이프를 만날 수 있는 휘게 내용이 전해진다.
흐름을 거부하고 준비한 양만 판매하고 일찍 소진되면 영업을 종료하는 식당이 있다. 일찍 영업 종료를 하는 곳이라 늦으면 식사가 불가능한 식당이다. 장사가 잘되지만 삶을 최우선에 두는 용기를 응원하게 된다. 언론은 평균 소득, 평균 자산 등을 제시하면서 더 많이 일하고 더 오래 일하라고 불안을 부추긴다. 이러한 흐름에 동요되지 않는 분별력, 판단, 용기가 필요해진다.
자신이 선호하는 삶, 라이프 스타일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나의 삶도 구축되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물건들이 집안을 가득히 채우는 맥시멈 라이프보다는 미니멀 라이프를 선호한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아서 구입한 텔레비전은 당근으로 판매했다. 더불어 TV 수신료도 납부하지 않으면서 소소한 비용 절감을 경험하고 있다.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북유럽에 스며들자 슬로 라이프가 보였다." 문장에 눈길이 머물렀던 책이다. 가슴이 뛰고 설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슬로 라이프가 주는 온전한 의미를 깊게 조우하게 된다. 빨리빨리 재촉하는 한국 문화, 경쟁을 부추기는 경쟁문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기계를 멈추지 않고 노동자가 작동하는 기계 안에 들어가서 수리하다가 기계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재발생하면서 기업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올해에도 목도하게 된다.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확인하면서 <노무사 노무진>드라마 내용을 떠올리게 한다. 성장만을 추앙하고 느림을 퇴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발상이 어떤 재앙을 불러놓았는지 되짚어보게 된다. 경제 성장과 실적 뒷면에 불안과 우울증, 스트레스로 탈모, 발치와 임플란트, 자살, 번아웃 등을 호소하는 사회적 문제도 제대로 응시하는 용기가 필요해진다.
"어떻게 이런 세상을 만들었을까?" 문장에 한국 사회가 끌어안고 있는 사회문제, 감추고 눈을 가리고 있는 문제들의 원인도 함께 짚어보게 하는 슬로 라이프 철학이다. 경제적 자유로 조기 은퇴를 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 이유는 스트레스가 많았던 직장 문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용기와 선택은 개인의 몫으로 남으며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결과가 된다. "오래 머물게 된 건, 사람들 때문이었다."라는 문장도 오랜 시간 응시한 책이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 오래 지속하고 싶은 삶, 오래 생활하고 싶은 건물이 무엇인지 자문하게 된다.
북유럽 세계사도 책을 통해서 이해하면서 그들이 기후환경을 어떤 마음으로 긴 추위를 이겨냈는지 짚어보게 된다. 더불어 산을 인위적으로 파괴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모습도 한국 사회의 현주소도 떠올린다. 스웨덴의 하지 축제인 미드솜마르, 우리 피카할까?라는 의미, 시나몬롤과 찻잔을 준비한 이야기, 리사이클 왕국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전해진다.
"스톡홀름의 여름은 축제로 시작해 축제로 마무리해야 한다."(37쪽) 바이킹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육아휴직과 옥상정원, 유기농법, 신선한 재료, 소셜 다이닝, 치유의 기능, 자연을 바라보는 경외심을 만나게 된다. 그들이 오늘도 행복한 이유가 차곡히 쌓였던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