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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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다. 『인생』 소설을 읽고 작가를 알게 되었다. 8년 만의 신간소설이 출간되어 머뭇거림 없이 펼친 장편소설이다. 장강명 소설가의 추천글에도 기대하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장의 손에서 탄생한 가장 '위화적인 순간'을 만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독한 한파에 돌도 안 된 딸을 안고 동냥젖을 먹이고자 언제나 엽전 한 닢이 놓인 오른손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던 한 사내가 있다. 인간 세상과 동떨어진 듯 아무 표정이 없었던 린샹푸이다. 어떤 사연이 있어서 엄동설한에 한파 속에서 낯선 마을에 서 있는 것일까? 그가 찾아다니는 원청이라는 마을을 찾을 수 있을까? 왜 그 마을을 찾아다니고 있을까?

책장은 전혀 무겁지 않게 빠르게 쉼 없이 넘어가는 소설이었다. 어느새 이 소설의 마을에 머물게 된다. 깊게 빨아들인 원청 소설에 며칠 동안 소설의 배경과 시대에 머물렀던 날들이었다. 출간 1년 만에 150만 부가 판매되고, 전 세계 20개국 판권 계약이 된 장편소설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소설이다.

위화 소설임을 이 소설에서도 만나게 된다.

궁합과 운명이 잘 맞나 봐요 82

딸을 낳을까 봐 걱정. 성별을 바꾸는 방법 78~79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떠나갔다... 그 모든 게 인연이고 운명이라고 결론지었다. 67

다 운명이지 536

운명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시대의 문화들도 등장한다. 전족, 남존여비 사상, 민며느리, 데릴사위,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 여자, 구박하는 시어머니, 민며느리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시대의 문화에 흡수되어 순종하며 순응한 이들이지만 누가 이들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을지 생각하게 한다.

가난이라는 묵직한 무게는 그들이 인생을 알기도 전에 민며느리와 데릴사위라는 제도로 이용하며 도구로 사용된 존재가 되고 문화로 자리잡게 된다. 시아버지도 데릴사위였지만 아내를 공경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아들은 글을 가르쳤고 민며느리인 샤오메이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된다.


남존여비 사상이 얼마나 여성을 무력하게 하였는지 작품에서도 만나게 한다. 이 며느리가 사라지자 이 집안의 늙은 시부모는 온전하게 생활을 하지 못한다. 장사도 예전같지 않으며 점점 병환이 깊어지게 된다. 며느리가 이 집안의 살림과 요리, 장사까지도 모두 하였음을 소설은 전한다.

샤오메이는 글자를 읽을 줄 몰랐다. 407

민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구박받고 욕먹고 얻어맞는 건 시진에서 아주 흔한 일... 견디다 못한 민며느리가 목을 메거나 우물에 뛰어든 일도 8년 동안 몇 번이나 보고 들었다. 455

6년 만에 처음으로 시어머니한테 사랑을 받은 듯해 소리 없이 울었다. 432

결혼식 날. 부모와 형제들은 ... 그들 다섯 명은 낯선 사람처럼 왔다가 낯선 사람처럼 떠났다. 428

음식에 관해 신나게 떠들면서... 계속 생선과 고기 요리에 관해 떠들었다. 그들의 낡고 오래된 초가 429

달걀 열두 개... 아이를 ... 순조롭게 낳는다는 의미 428

데릴사위. 시아버지. 가난한 집안. 남존여비가 당연한 시대. 아내를 무척 공경했고. 신문 읽기. 충실한 독자 413

작품은 독자들에게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가축을 읽고 울부짖는 사람들과 가족의 죽음에는 평온하다고 대비를 시키는 장면이 그중의 하나이다.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비통함에는 무게감도 상이하다. 그들이 울부짖는 이유는 배고픔과 생존과도 연결이 된다. 그 시대의 불안한 세상을 떠올리면서 읽게 한다.

가축을 잃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비통함과 달리 가족을 잃은 슬픔은 평온해 보였다. 35

청나라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설립, 군벌의 혼전과 토비의 난무, 총기 매매까지 도탄과 파탄의 시대에 작품은 우리들을 초대한다. 이 난세에는 농사를 지으면 토비한테 약탈당하거나 죽고, 토비가 되면 약탈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367쪽)

토비가 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잔혹성에 몇 번을 경악하게 된다. 이들의 고문 방식과 전투 장면은 <아웃랜드 시리즈> 넷플릭스의 전투 장면과 채찍질을 당하는 고문 방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인간은 무엇인지 늘 질문을 놓치지 않게 한다.



악함의 정도는 짐작하는 수준을 언제나 넘어선다. 오랜 역사의 기록물에서도, 서대문 형무소의 전시실에서도 고문의 방식과 도구들은 섬뜩하다. 이 작품에서도 사실적인 묘사와 참혹함에 아픔을 느끼게 된다. 외귀 병사들의 용감한 희생과 장렬한 죽음들이 작품에 등장한다. 반면 살고자 도망가는 사람들도 작품은 놓치지 않고 집필한다. 그들의 죽음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왜 죽어야만 했는지는 외귀 병사들과 희생된 많은 인물들의 이유들을 조목조목 살피게 한다.

묘비명. 민병단 병사. 장렬하게 전사 302

어떤 사람들은 짐을 메고 있었다. 도망가려 했던 사람들 300

유언비어가 퍼졌다. 더 많은 사람이 물에 빠지고 더 많은 사람이 가라앉았다. 살려달라는 다급한 울부짖음 187

외귀 병사. 용감한 희생 296

장도끼 토비. 무척 포악한 성격 375

장도끼. 7년 동안 아내를 일곱 명 두었고 7년 동안 아내를 일곱 명 죽였다. 289

토비였던 장도끼라는 인물은 놀라웠다. 잔혹함은 상상을 넘어섰다. 그리고 대조적인 인물인 천융량이라는 인물이 아들과 나누는 대화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아들이 토비 두 명을 다 죽이자는 말에 그는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구하려는 거라고 아들에게 가르친다. 잔인무도한 토비니 둘 다 죽여요. (아들) 절대 안 돼. 우리는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구하려는 거야. (아버지) (333쪽)

왕 선생과 장 선생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남의 위기에 자기와 관련 없다는 표정으로 행동하는 모습까지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소설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무자비한 인간 군상도 많이 등장하지만 따뜻함이 변함없이 흐르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스님의 어머니의 모습, 평안을 기원하면서 붉은 끈을 묶어주는 사람, 5년 동안 친구였던 당나귀를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순간에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과 행동, 한파에 젖을 먹여서 살린 100여 집의 사람들, 엄동설한에 죽을 대접한 천융량과 리메이렌의 친절함, 마을 사람들을 토비에게서 구하고자 장렬하게 전사한 외귀 병사들이 그러하다.

100여 집의 젖을 먹고 자라서 린바이자입니다. 린샹푸 딸의 이름 의미 134

천융량의 진솔함과 리메이렌의 친절함 122

엄동설한에 죽이 어떤 의미... 자신의 목숨 일부를 그에게 나눠준 거였다. 123

5년동안 당나귀가 친구 93

장 선생은 자기와 관련 없다는 표정으로 거들먹거리며 떠났고 245

남의 위기나 노리는 놈 같으니 245

평안을 기원. 붉은 끈을 묶어주었다고 233


아프게 읽은 소설이다.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약탈하고 살육하며 술과 음식, 여자를 대접받는 이들이 등장한다. 토비와 군인들은 결코 다르지 않았다. 아이의 죽음에 자신의 몸을 던지며 지키려고 울부짖는 많은 이름 없는 여인들도 소설에서 만났다. 이들의 죽음은 덧없는 허망한 죽음으로 기록된다. 작품으로 끝나는 역사가 아님을 알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편도 작품 인물들에게 등장한다. 아편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얼마나 삶을 피폐하게 했는지 숨은 의도는 무엇이었는지는 <동물, 채소, 정크푸드>책에서 읽었기에 이 내용까지도 떠올리면서 이 작품의 인물들이 아편을 접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기녀들. 피를 흘리기도 하고 탈골되기도 했으며 숨이 간당간당하기까지 했다. 198

소대장들과 분대장들. 사병들

사병 대부분은 홑옷만 입고 있었다. 한파. 194

전쟁으로 참혹해지는 많은 이들, 희생된 많은 이들의 이야기이며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야기가 된다.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일으키고자 욕망에 눈이 먼 지도자들이 넘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바짝 다가서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품의 고문 방식, 전투 장면, 무고하게 희생된 많은 평범한 농민과 사공들, 상인들이 곧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기녀들의 희생에도 아프게 읽은 작품이다. 무엇도 귀하지 않게 대하는 이들이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누구인지, 명령도 쉽고 복종도 쉽고 살인도 쉽게 저지른 이들이 소설에 자리한다. 그들에게 희생된 무수한 이들의 묘비명을 기억해야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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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 그림의 길을 따라가는 마음의 길
장요세파 지음, 김호석 그림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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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세파 수녀, 김호석 화백 수묵화의

은유, 여백, 정신성을 탐사하는 세 번째 여정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사물,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지 않는 화백의 그림을 만났다. 그리고 장요세파 수녀의 깊은 관조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몇 번을 놀라워하면서 그림을 다시금 살피게 한다. 그림을 관찰하는 힘, 관찰하는 시간의 온전한 흐름을 이 책을 통해서 여러 번 배운 듯하다. 세 번째 여정이라는 소개글에 앞선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도서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나의 그림이 가진 여백과 그림이 건네는 의도를 오롯이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게 한다. 그리고 저자의 음성도 귀 기울여 보는 멋진 하모니와 같은 책 한 권이다.

낯선 나라의 여행지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나이가 든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화려한 건물과 조명의 관광지보다는 변방의 여인처럼 묵묵히 살아가며 하루를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은 매우 인상 깊게 뇌리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그림들도 그러하다. 무엇 하나도 가볍지가 않아서 그림들마다, 글들마다 꾹꾹 담아 가는 시간들로 채워지는 순간들이었다.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해 밤 8시에 불이 커질 때까지 기도와 독서, 노동으로 수도하는 수녀의 삶을 이 책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깊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상에 대한 은유와 해학이 화풍에 고스란히 투영되는 화백의 그림들은 여백의 의미와 터치의 의미, 생략된 이미지의 의미 등을 여러 번 관조하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빨대. 2020>화백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빨대가 풍기는 눈물 냄새'라는 소제목은 아프게 그려지는 많은 사건들의 파노라마였다. 수많은 노동자들과 종업원들의 눈물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가슴 한구석이 아팠던 그림이었고 글이었다. 세찬 바람 속에서도 잘 견디고 잘 버티면서 모두가 살아남기를 기도하게 되는 책이다.

의료계, 금융계, 건축업계 온갖 산업분야에서 행방이 묘연한 눈먼 돈이 아무개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그 눈먼 돈이란 대체로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왔겠지요. 거기에 빨대를 꽂는 사람, 기업은 얼마나 될지 하느님만 아시겠지요. 발전의 그늘에 숨은 수많은 노동자, 업주의 갑질에 눈물짓는 수많은 종업원 그들에게 꽂힌 빨대가 이제 빠질 때도 되었습니다. 아니 빨대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합니다. 219


또 하나의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두 개의 혀. 2022>'뼈를 녹이는 혀'라는 소제목으로 만나게 된다. 말과 언어에 대한 기본이 무너진 세상, 현실을 저리도 왜곡하나 싶은 정치인의 교묘한 말장난의 홍수(62쪽)와 침묵의 중요성(62쪽)에 대한 글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맑은 언어, 맑은 생각, 상처를 보듬는 마음에서 나온 말, 자기희생의 언어 등을 열거하는 저자의 깊고도 깊은 음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책장에서 다시 꺼내어 읽었던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책의 침묵이 다시금 떠올랐다. 기도와 침묵을 더욱 밀접하게 떠올리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의 등불이 되어주는 책이었고 그림들이었다. 두 사람의 조합이 이렇게 멋지게 독자의 마음을 휘어감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책이 된다.


글은 길지 않다. 바쁜 일상 중에서도 책을 펼쳐서 그림 한 점을 감상하면서 한 뼘씩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다. 화백의 그림을 혼자서 보았다면 많이 부족했을 관람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이 있어서 그림을 더욱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림의 언어를 찾는 기나긴 시간을 기꺼이 할애할 생각이다.

수묵화 화백인 김호석 님은 초상화의 권위자라고 소개된다. 성철 스님, 법정 스님, 한국 불교의 큰 스님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작업으로 화제를 일으킨 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책 이 책을 펼쳤는데 좋은 작품들과 글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들이 되어준 책이다.

분별하며 살아가는 힘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자극이 되어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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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크리스토프 앙드레.알렉상드르 졸리앵.마티유 리카르 지음, 김수진 옮김 / 정민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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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철학자, 불교 승려가 공동으로 출간한 도서이다. 세 사람의 접점은 없는 듯하지만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세 명의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니 하나의 하모니가 연주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결같은 흐름, 하나의 음색이 다양한 색채로 연주가 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책장을 덮은 책이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된다. 그리고 그 해답은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떠올려보게 한다. 그 많은 떠올림들을 180가지,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열거하면서 화두들이 차곡히 담긴 도서이다. 세 저자들의 경험과 학식과 통찰력들이 어우러진다. 결코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누구나 교양도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한 가지씩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길지 않은 내용글을 담아낸다. 그래서 집중력도 높다. 하나의 화두를 오랜시간 부여잡으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내용들이 많았던 책이다.

지혜를 함양하는 자는 ...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 10

휴식하라. 고행 속에 있는 즐거움을 발견하라.

부단한 연습과 노력을 해야 한다 9

나에게 지배당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9

행복은 지혜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다. 71


책이 담는 목소리들의 결들이 좋았다. 무수히 읽었던 책들과 경험들이 이 책을 읽는 시간에도 다시금 떠올랐다. 책의 많은 저자들의 목소리들은 독자들에게도 적잖은 변화와 계획과 실천, 결단력, 움직임, 꾸준함 등을 이끌어 줄 것이다.

새해가 다가온다. 누구나 새해에는 새해 결심들을 세운다. 이 과정에 이 책의 내용들이 좋은 등불이 되고 길을 밝혀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다짐만 하는 지혜가 아닌 실천하는 지혜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세 명의 저자의 책이다. 추구하는 삶의 방향등과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은 책이다. 저마다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지만 결국은 모두가 하나의 점을 이룬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읽는 독자들에게도 바로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읽는 독자들만이 보게 될 것이다. 읽고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공감하며 즐기는 행복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용기. 비폭력. 친절. 이타심 & 개인주의, 이기심 346

나 우선주의 9

자기배려. 헌신. 관대함 346

지혜가 지닌 회복의 힘을 믿는다. 12

불안에 무릎 꿇지 말라. 47

수용과 체념을 혼동한다. 24


무수히 많은 내용들을 메모한 책이다. 철학적인 내용들도 좋았고 쉽게 이해하도록 담아낸 책인 것도 좋았다. 180가지를 일상 속에서도 5분만 투자하면서 읽으면 매일이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는 책이다. 매일 아침마다 우리가 명상을 하고 나의 마음을 살피며 기도를 하는 이유들도 책에서 만나게 된다. 지혜가 주는 회복의 힘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불안에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 두려움에도 침식되어서도 안된다. 다양한 것들이 우리를 매일 공격한다. 그것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도 우리는 매일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깨닫는 시간은 매일 필요하다. 그 시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들을 채워주는 것이기도 하고 비워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좋았다.

물질주의적인 환경의 악영향과 이기심, 나태함으로... 악습에 ... 지혜는 매일 아침 초기화된다...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 유지하는 작업을 해야... 현대 철학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13

다들 좋아하니 나도 좋아한다... 나의 취향. 나의 행동. 통상적인 말. 통상적인 일을 외부에서 빌려 와 내 것인 척하고 있다. 10

거짓 행복. 현실 왜곡 10

붓다는 ...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고통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하는 것이 목적. 원한, 욕망, 분별력 부족, 오만, 질투 등 뿌리 깊은 원인을 근절하지 않는 한 오래도록 남는다... 내 가르침도 철저히 살펴야 한다. 72~73


미디어는 발달하였다. 무수히 쏟아내는 광고에 떠밀리고 있지는 않는지 우리는 잠잠히 돌아보아야 하지만 현대인들은 일에 밀리고 노동에 떠밀리고 피로에 치쳐서 생각할 시간을 잃어버리는 시간을 잃은 현대인들이다. 잠시 나만을 위해, 오롯이 자신을 위해 시간을 가져보자. 연대와 사랑과 이타적인 삶이 가져다주는 유익함부터 떠올려볼 수 있었던 책이다. 그리고 고통과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에 슬픔에 침식된 이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글귀도 책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질병과 불안에 흔들리는 현대인들이 행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눈을 뜰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철학자, 불교 승려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그동안 읽은 많은 책들의 집대성과 같았던 책이다. 그리고 귀결점은 하나였다. 그것이 가지는 색상과 단어는 이 책에서 독자들이 만나게 될 것이다. 흰색과 사랑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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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더 아르테 오리지널 14
엠마 도노휴 지음, 박혜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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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영화 원작소설 작가의 신간소설이다. 이유 불문하고 펼친 장편소설이다. 아일랜드의 한 소녀가 4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건에 이 소녀가 음식을 몰래 먹지 않는지 관찰하는 업무로 고용된 두 간호사 중의 한 명인 리브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리브는 영국인 간호사이다. 아일랜드에서 하게 되는 업무내용은 어떠한 귀띔도 듣지 못했기에 이 소녀를 관찰하라는 업무에 당황스러워한다. 이 소녀는 어떻게 4개월 동안 먹지 않고 버틴 것일까? 누군가 사람들을 몰래 속이고 음식을 먹이지는 않았는지도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소녀는 건강하였다. 그동안 하느님의 만나를 먹었다고 말하는 이 소녀의 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계속 의구심을 가지면서 책장을 멈추지 못했던 소설이다. 궁금증은 증폭된다. 아이는 적인가? 무정한 죄수인가? 리브 간호사가 보이는 적개심과 의심을 곧추세우면서 계속 책장을 넘겼던 소설이다.

하얀 얼굴 뒤에 비밀을 숨긴 아이. 하얗게 칠한 무덤 같은 아이 141

그 아이 부모는 애나가 열한 살 생일 이후로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20


이 소녀에게 집중하게 한다. 이 소녀가 하는 모든 것들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어야 한다. 어떤 단서들이 있었던 것일까? 비밀이 보였고 무덤이 보였던 소녀이다. 어떤 비밀이 이 소녀에게 있었던 것인지 따라가보는 작품이다. 무덤을 만드는 이 소녀의 기도와 믿음은 얼마나 잘못된 것들이 넘쳐나는 어른들의 폭력들인지도 되짚어보게 한다. 많은 인물들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세워놓은 세계에 이 아이는 얼마나 희생되어야 그들은 멈출 수 있을지 계속 의문을 거듭하면서 읽게 한다. 그들이 만든 성은 얼마나 견고한지도 이 작품을 통해서 보게 한다. 아직 어리고 제대로 세상을 이해하기에도 이른 이 소녀에게 그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 작품을 통해서 보게 한다.

거짓말에 대해서 작가는 예리하게 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소녀의 거짓말보다도 어른들이 하는 거짓말의 세계를 이 작품에서 듣게 될 것이다. 그 무궁무진한 어른들의 거짓말을 새롭게 마주한 시간이기도 하다.

종교적 광기에 사로잡힌 건 ... 이 나라 전체일까? 222


종교란 무엇일까? 무수히 많은 종교적 이야기들이 소녀를 통해서 전해진다. 이면에는 종교적 계산이 숨어있기도 하다. 두려움을 자극하며 이루어진 어리석은 사람들의 움직임은 더더욱 움푹 파여가는 웅덩이가 된다. 이 웅덩이에 빠진 이 소녀는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한다. 단식의 위험을 인지하지도 못한다. 이 소녀는 어떻게 될까?

세상이 속고자 한다면 속게 내버려 두어라. 격언 130

지주들. 옥수수를 해외로 보내고. 비싼 소작료. 소작농 쫓아내고. 오두막에 불 지르고. 굶어 죽는 사람들을 보고만 있었던 정부 관료들. 248

전쟁터 간호사. 서류작업 고충 토로 / 관료들이란 빌라도처럼 모든 일에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냉혈한 집단이에요 (신문기자. 번) 252


앞서 읽었던 <동물, 채소, 정크푸드>의 책 내용이 이 소설에서도 신문기자를 통해서 전해진다. 그래서 이 소설의 배경인 아일랜드의 기아와 굶주림에 대해서도 더욱 단단하게 쉽게 이해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전쟁터에서 서류작업이 제일 힘들었다고 고충을 말하는 간호사의 이야기도 기억나는 내용 중의 하나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도 행정처리가 우선시 되는 모순적인 것을 들추는 소설이기도 하다.

아이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어떤 심장일까? 이 소설에서는 두 엄마가 등장한다. 아이의 죽음에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선택을 강행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었다.

우리는 지시받은 일만 하면 돼요. 그 이상도 이하도 하지 말고요. 237

수녀의 모습도 계속 주시하게 한다. 수녀원의 지시에 복종하기만 한다. 생각도 거부한다. 미동도 없는 움직임이 작품 속에 내내 흐른다. 오랜 시간 교육받고 훈련받은 수녀의 모습은 수동적일 뿐이다. 반면에 영국인 간호사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이 간호사의 내적 갈등과 의심의 목소리들을 따라가는 작품의 흐름도 이 작품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책장은 빠르게 넘길 수 있었던 작품이다. 어느새 중반에 도달하고 후반부에 있었다. 궁금증이 점점 증폭되면서 이 책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던 소설이다. 책표지의 디자인도 눈길을 끈 작품이다. 신문기사였던 인물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된다. 해고와 시련, 실패, 다시 시작이라는 끈끈한 이해관계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문장도 기억해야 하는 문장이 된다. 소녀의 기도에 대한 이야기들도 기억에 담는 소설이 된다.

좋은 간호사는 규칙을 따르지만, 최고의 간호사는 언제 규칙을 깨야 하는지 알아요. 339쪽

진실을 기사로 썼다가 해고당하지 않았던가? ... 그 일로 더 온전한 사람이 됐을 것이다. 해고 자체보다는 그 시련을 이겨낸 일로, 실패하고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314

​기도하면서 들은 침묵은 주님이 귀를 기울이시는 소리였어요. 156

숨겨진 비밀이 드러난다. 그 비밀은 독자들이 만나야 하는 비밀이 된다.

놀라움에 이어 안타까움이 많아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더 원더 영화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없지만 소설에는 있는 무수한 것들을 원작소설에서 만나보았다.

영화가 지닌 매력에도 빠져보면서 원작소설도 만나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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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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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이렇게까지 몰고 간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대체 왜 그 이야기를 저에게 남겨둔 것일까요. 21

드라마 <안나>를 보고 내용에 이끌려서 이 작품을 읽었다. 작가의 작품은 두께감보다도 더 두꺼웠다. 인물들이 드러내는 다양한 성향과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무엇도 가볍지가 않았다. 사회적 풍습에 의심 없이 스치면서 지나친 것들의 당위성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화려한 옷, 가방, 신발, 학위, 결혼이 단단한 벽을 이루지는 못하면서 이 작품의 이유미, 이유상이라고 불리는 그녀와 그라는 인물에 의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믿는 허상이 과연 완전한 것일까? 쉽게 은밀한 곳에서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위조되는 것이 너무나도 쉬웠다. 그것이 과연 이유미만의 잘못이었을까? 그것들이 가지는 상징성에 쉽게 동요되면서 이끌려간 많은 인물들에게는 잘못이 없었을까?

원피스, 구두, 가방, 화장품, 그런 것들이 인생을 바꿔줄 거라고 믿다니. 정말 어리석죠. 저는 ... 믿을 건 원룸 건물. 이것뿐이라니까요. 73

속는 자와 속이는 자는 함께 쾌락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197


이 세상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있는 사회일까? 이유미가 다양한 인물로 살아간 거짓된 인생은 그녀만의 잘못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역할 대행업체가 필요한 사회이며 단 하루도 쉬지 못하는 근무 조건을 강요했던 사회가 이 사회의 민낯이기도 하다. 길거리의 젊은 여성들이 낮은 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이 사회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이 사회의 무수한 것들이 등장하고 있었던 작품이다. 속는 자와 속이는 자가 있다. 우리는 얼마나 속는 자인지, 속이고 있는 자인지 진중하게 생각해 보게 한 문장도 만나게 된다. 함께 쾌락에 빠져들고 있지는 않는지 지금의 우리에게도 질문하는 작품이다.

한 집에서 이십 년. 우리가 질서를 연기하는 한, 진짜 삶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렇다면 진짜 삶은 어디 있는가? 인생의 마지막에서야 밝혀질 대목이다. 133

고학력 무능력자. 막연한 꿈을 좇아 끝도 보이지 않는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 영화잡지사 인턴 79

나는 무덤을 지키듯 집을 지켰어. (작가 남편) 217

사랑하는 거예요. 당신은 저런 사랑해 봤어요? 우리는 맞선을 보고 이 주 만에 결혼을 했죠... 우리가 참을 수 없는 패배감을 느꼈단 사실... 이제 네 인생을 살란 말이다. 152


진짜 삶에 대해서도 작품은 언급한다. 이제 네 인생을 살라고 단침을 놓는다. 진짜 삶과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도 묻는다. 잘 지키면서 살아온 날들이 진짜 삶이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가져다주는 헛헛함을 이혼을 청구하는 어머니에게서 만나기도 한다. 무덤과 같은 집을 지키는 것의 의미와 노력도 작품은 매만진다. 인생에는 정답은 없다. 잘 살았던 것 같은 삶이지만 무의미한 허상으로 부유한다면 가치가 없는 인생이 될 뿐이다.

어머니. 더는 견딜 수가 없는 거야. 한 번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보지 못했는데. 늘 꼼짝도 못하게 나를 짓누리며 살았는데. 132

아버지는 평생에 걸쳐 인간을 의심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구약의 세계관을 따랐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자기 삶을 위험하게 몰아가거나 경계의 도마 위에 올리지 않았다. 진정한 회의주의자는 엄마였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였다. (이혼으로 남편. 집. 재산. 홈시어터 잃어버렸다.) 187


죽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이른 노부부에게 위기가 닥친다. 위암 말기인 남편에게 이혼을 청구하는 아내의 상황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를 충분히 알게 된다. 이혼으로 남편과 집과 재산과 최신식 홈시어터까지 잃어버리는 아내의 이혼이라는 선택은 진짜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반영이었기 때문이다. <소망 없는 불행> 페터 한트케의 작품의 어머니가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와 맥락을 나란히 한다. 그녀들이 결단하고 실행하는 것은 이혼과 자살의 형식이다. 우유부단하게 머뭇거리면서 세월을 허송세월하지 않고 실행한 것들이다. 왜 그녀들은 자신의 결혼을 그렇게 온점을 찍었을까? 그녀들의 결혼생활이 답을 해준다.

작가의 글작업. 육아 독박. 나는 그 애가 미웠고...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낼 수 없도록 짓뭉개버리는 환상을 보기도... 102

그 여자는 한때 자신에게 있었던 생기와 아름다움을 남편과 아이에게 빼앗겼다고 믿으며, 그들을 남몰래 증오했다... 그들은 이제 그 여자의 이름이고, 집이고,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104


작가의 글작업이 고된 작업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많이 보게 된다. 글을 쓸 때 행복했다고 말하는 이유상의 말에 의심을 품는 작가의 마음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글을 쓰는 작업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고난을 이 작품의 여성 작가에서도 만나게 된다. <고스트 라이터>소설의 화자가 보여준 모습과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이를 독박으로 육아하는 여성 작가에게는 엄청난 시련임을 이 작품에서도 만나게 된다. 모성이 부서지고 환상을 보는 상황이 전개된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전담하면서 제자리에 머무는 시간에 남편은 업적을 이루어가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서서히 지워지는 자신의 이름을 자각하면서 모성도 퇴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둠의 세계인 타락으로 멈추지 않고 돌진하는 모습도 이유미와 다르지 않는 모습이기도 하다. 왜 이 여성들은 멈추지 못했을까? 자신이 망가진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계속 걸어들어갈 뿐이었다.

여러 여성 인물들이 자신을 찾는 여정이 전개된다. 자신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의지를 보이는 다양한 여성들이 이 작품에 등장한다. 하나같이 아프게 상처투성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상처받지 않고자 하였던 여성들은 어느새 상처받고 멍투성이로 자신의 것을 찾기 시작한다. <난파선>이라는 작품이 상징하는 의미를 다시금 되돌려보게 한다. 여성 작가도, 이혼을 요구한 어머니도, 이유미도 난파선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진정 우리는 잘 살고 있는지 질문해 주는 작품이다. 여성으로써 잘 살고 있나요? 살기 좋은 세상에 여성으로 살고 있나요?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난파선. 다이버 직업. 넉넉한 급료가 쥐어진다... 하지만 그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다. 26

자신이 텅 빈,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난파선. 둥둥 떠다니는 부속물. 이끼류. 그것이 바로 자신인 것이다. 36

기독교인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신앙이 있고 권사라는 직분이 있지만 가정 안에서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신앙인이 등장한다. 딸아이에게도 자신의 욕망을 내세웠고, 새 가족을 결혼으로 받아들이지만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신앙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작품은 매만진다. 권사 어머니의 손은 기이하다고 말한다. 왜일까? 사랑이 없는 삶으로 살고 있지는 않는지, 가면을 쓴 신앙인은 아닌지 우리들에게 묻는 작품이기도 하다.

권사 어머니. 기이할 만큼 메마른 손이었다.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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