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과학 - 당신의 요가를 완성하는 해부학과 생리학의 원리 DK 운동의 과학
앤 스완슨 지음, 권기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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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연구를 통해 요가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냈다. 큰 규모에서 보면 요가 연구는 걸음마 단계라고 저자는 전한다. 신비롭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본다. 요가보다는 명상에 관심이 많았다. 명상이 주는 이로운 점들을 공감하고 경험하였기에 요가까지 관심이 넘어가고 있다. 요가 매트까지 구입하면서 명상음악에도 한 걸음 경험해보니 요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우고 경험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요가를 생활하는 분들을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한 걸음씩 직접 요가를 해볼 생각이다.

저마다 체질이 다르고 질병도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 구성된 <주의사항>을 유심히 읽게 된다. 주의하면서 동작을 해야 하는 것들부터 체크해본다. 그리고 요가를 하려고 마음먹은 시간부터 정해본다. 그리고 이 책이 담아내고 있는 과학적인 설명들을 눈을 감고 떠올려보게 된다. 무엇을 떠올리며, 무엇을 집중할지, 자세도 떠올려보게 한다.

이 책은 인체 해부학, 요가 자세, 선 자세, 거꾸로 자세, 바닥 자세,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라 선명한 색감과 자세가 가지는 과학적인 설명들이 매우 깔끔하게 편집된 책이다. 한눈에 쏘옥 들어온다. 그리고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도움이 될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다. 요가를 완성하는 해부학과 생리학의 원리를 담아내고 있다.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요가 자세에 관한 책이다.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코너가 질문과 답변 코너였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떤 자세라도 문제가 없겠지만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코너부터 꼭 읽고 요가를 시작하면 좋을 듯하다고 느꼈다. 30대에는 스트레스가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때 아팠던 질병들을 하나둘씩 떠올려보면 지금의 40대와는 확연히 다른 건강한 몸 상태를 비교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가 상당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마음을 돌보고 기도하며 명상을 즐기는 삶의 태도가 질병까지도 자연치유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음을 단련하고 노력하다 보니 몸도 많이 건강해진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 이제는 건강해진 몸을 더 잘 관리하고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요가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읽은 책이다. 여러 자세들이 소개되고 있다. 어떤 분들에게 효과가 놓고 주의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난이도가 높아보이는 자세도 보인다. 그래서 요가 하는 분들이 그 단계에 동영상을 올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 아닌가. 요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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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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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이며 아니 에르노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신간인 『남자의 자리』는 허구의 인물이 아닌 실제 작가의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절제되고 담담하게 사실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의 인생과 삶과 가치관들은 고스란히 그의 아들인 아버지에게도 영향력을 준다. 아버지는 자신만큼은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고 절제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구축하면서 더 나은 삶을 향하도록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배움이 많지 않았기에 노동자의 삶을 선택해야 했고 그곳에서 활발한 어머니와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들의 보금자리는 독일과의 전쟁으로 큰 혼돈을 거치기도 하고 부상을 입기도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아이가 병으로 죽는 죽음을 감당하는 한 아버지의 몸부림도 작품에는 전해진다. 하층민으로, 노동자로써 살아왔지만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음을 담담하게 전한다.

중얼거리는 소리가 나를 깨웠다. 종부성사였다. (종부성사란, 생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의식) 97

우리는 서로에게 짜증 내며 말하는 법 말고 다르게 말하는 법을 몰랐다. 63쪽

예의 바른 말투는 낯선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63쪽

작가는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면서 소설을 마무리한다. 아버지의 유쾌한 모습과 농담을 좋아했던 모습과 어머니에게 다정하게 대화하지 않았던 모습까지도 사실적으로 전한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꾸중을 하는 순간 절제되지 않는 표현들로 아이를 혼냈던 것도 고스란히 소설에 전해진다. 도서관에서 경험했던 기억들도 작가는 떠올린다. 아버지가 경계선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작가는 담담하게 기록하는 소설을 완성하고 있다. 작가인 그녀는 부르주아 계층으로 살고 있고 기억 속의 아버지는 다른 계층으로 삶을 살아왔음을 기억한다. 단적으로 사위와 장인의 관계에서 그것들이 설명된다. 장인의 죽음은 사위에는 소속되지 않은 죽음이라고 떠올린다. 충분하지 않은가.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부모들과 고학력으로 사회적 계급층으로 진입한 자녀 세대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낯선 경계선이 있기 마련이다. 아버지가 느꼈을 사위에 대한 감정들과 사위가 불편하게 느꼈을 감정들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있었다. 작가인 그녀는 성장한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소설로 남기면서 그녀는 아버지를 담담하게 회상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가 자신만의 방식을 살아간 명확한 이유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절제하고 조심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이 작품 덕분에 정리가 되는 시간이 된다.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보여주었던 모습과 눈빛까지도 그녀는 기억하고 작품에 전하고 있었다. 그것이 아버지가 삶을 마지막으로 대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나는 오랫동안 런던에서 지냈다. 먼 곳에서 그는 추상적인 다정함을 가진, 변함없는 존재가 됐다.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 살기 시작했다. 80쪽

공부는 좋은 환경을 얻고 노동자와 결혼하지 않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었다. 72쪽

어머니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후 " 다 끝났다"라고 말한다. 그녀에게도 남편은 많은 기억들로 그려질 순간이 아니겠는가. 죽음이라는 경계선은 사라짐이 될 수도 있지만 영원히 기억하게 될 순간이 되기도 한다. 아버지라는 이름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읽는 동안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를 무수히 떠올려보게 했던 작품이었다. 저마다 삶의 이야기들이 다른 아버지들이다. 그래서 작가가 이 작품을 쓴 이유를 깊게 공감하게 된다. 작가가 떠올리는 여러 감정들을 동일한 연장선에서 느끼게 하는 시간들이었다고 떠올려보게 된 작품이다.

잊고 있었던 일을 다시 불러오는 일은 새로 지어내는 것만큼 어려웠으니까. 기억이 저항한다. 90쪽

그는 자기 가게가 자신과 함께 사라질 잔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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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척’에 숨긴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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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오십이라는 나이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어떠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을 만나본다. 아직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나이이기도 하다. 다행히 늙어감에 대한 책들을 꾸준히 만나왔었기에 중년이라는 나이를 맞이하는 것에도 탄성이 생겨서 두 팔을 벌리고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이 책은 " 나이 든다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라는 문구로 오십을 맞이하는 것에 여러 가지를 이야기 나누고 있는 책이다.

영글었던 몸은 퍽퍽해졌고 몸의 기관들도 앞다투어 이상 신호를 보낸다. 살은 늘어지고 뼈는 휘고 이유 없이 아프고 서럽다. 프롤로그 6쪽

「'보이는 나'와 '존재하는 나'와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책은 말한다. 타인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인생과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책은 에피소드로 전해주기도 한다. 대기업에 취직하고 새벽에 나가 저녁까지 자기 아이 얼굴도 못 보고 악착같이 살다가 갑자기 쓰러져 죽었다는 할머니의 딸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전해진다. 그 할머니는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살아라고 한다. 너무 아득바득 살지 말라고도 말한다. 이 이야기가 참 슬프다. 심심찮게 대기업 직원이면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다 보면 우리가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바로 이 이야기가 그러하다.

엉켜 있는 실타래는 어딘가를 잘라내고 다시 이어 베틀에 넣어야 쓸모 있는 옷감이 된다. 49쪽

좋은 사람 딱지를 데야 자유롭고 즐거워진다는 독일 속담이 소개된다. 조그마한 실타래였는데 어느새 큰 뭉치가 된 실타래가 되기도 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어딘가를 잘라낼지 고심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가위를 들고 새로 이어보려고 시도하는 선한 시도들이 우리들에게는 일어나기도 한다. 그 이어짐이 쓸모가 있기를, 쓸모 있는 옷감이 되도록 모두가 마음을 읽고 헤아려야 하지만 아집과 탐욕이 찌들어버린 이들에게는 어느 것도 소용없는 노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 실타래는 쓸모 있는 옷감이 되지 못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참 고마운 것이다. 세월이 있고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모나지 않게 여물어주기도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나잇값을 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악함이 가득하여 어떠한 권면도 소용없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정말 나이 제대로 먹고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다시금 배우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나이는 잘 있는지 되묻게 한다. 오늘도 기도와 반성이 함께 할 것이며, 우리 부부의 나이가 말해주는 것에 아름다움을 덧입히고 싶어진다. 사랑하고 사랑 나누면서 살아가고 싶은 날이다. 그것이 오십이 아닐까 싶다.

잘 산다는 건 많은 걸 누리는 게 아니라 내가 살던 세상보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떠나는 거라고. 그런 세상은 ... 개개인의 결심과 실천으로 완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바쁘게 사느라 환경을 온통 어지럽게 만든 우리 세대가 비로소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일 것이다. 208

세상에는 친구로 위장한 첩자, 동지로 가장한 적, 이웃을 가장한 모리꾼들이 얼마나 많은지 53쪽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는 행동은 걷기,놀기,말하기,먹기라고 한다... 너무 남의 눈치만 보고 남에게서 행복을 찾으려 했다. 165

사람의 말투, 표현, 성격, 가치관, 태도 등 정서적인 향기도 있다.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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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슈거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3
로알드 달 지음, 허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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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베스트 단편 세트 3권 중의 한 권인 <헨리 슈거>. 여러 편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작품은 짧고 어떤 작품은 길지만 모든 작품들을 흥미롭게 읽었던 시간들로 기억된다. 양장본이며 표지 그림까지 특색 있게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처음 읽는 동안에는 이 그림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이 소설 중의 하나인 한 작품을 대변하는 책 표지 디자인임을 알게 된다. 차분히 책표지 디자인의 그림들까지도 다시금 보게 된다.

페이지마다 활자들이 많은 편이 아니다. 쉽게 책장은 잘 넘어간다. 이야기 흐름도 자연스럽다. 청소년에게는 권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게 된다. 어떤 작품은 기괴한 내용이 흐르기도 한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긴장해보지도 않은 시점에 갑자기 기괴한 장면이 등장해서 놀라웠고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작품도 있다. 로알드 달 작품이라서 이렇게 멋지게 하나가 완성될 수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다음 작품도 더 기대하면서 읽게 된 단편집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301쪽

이 소설들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색달랐다. 위험해 보이는 제안을 수용하는 사람도 등장하고 이기적인 욕심이 오히려 자기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자기를 치는 타격이 되기도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지나친 호기심이 자기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이야기가 가장 기괴한 이야기였고 놀라웠던 이야기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육식과 채식을 향하는 서로 다른 시선들을 기괴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 로알드 달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헨리 슈거』라는 소설도 기억에 남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인물을 소개하는 글부터 흥미로웠고 요기를 배우러 가는 과정들과 이 내용을 읽고 스스로 3년간 노력해서 이루는 이야기들은 헨리 슈거의 이야기가 된다.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싫다고 말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생긴 헨리 슈거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업들이 가지는 의미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가진 부자들이지만 그들은 더 많은 부자가 되고자 한다. 그것을 이겨내고 헨리 슈거가 목표로 하면서 이룬 사업. 타인을 향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그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주었음을 작품은 말해준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살아가는 인생이 되지 않도록 독자들에게도 많은 의미가 되어주는 작품이 된다.

 

헨리 씨는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될 거예요.

나는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이젠 싫어.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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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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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잡지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당국의 연재 취소 혹은 텍스트 수정을 경고받는다. 작가와 편집자와 함께 기소되는 사유가 되기도 한다. 이유는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사유 때문이다. 그리고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삭제되었던 부분들을 복원시켜 출판은 성공을 하며 최종 결정판 『마담 보바리』가 나온 경위도 책은 전해준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 시대, 종교적인 이유들을 떠올려보면서 읽어본 작품이다.

샤를과 에마, 그들의 딸부터 떠올려본다. 장님과 의족을 하게 된 마을 사람, 젊은 꼽추 소녀도 떠오른다. 유모 역할을 하였던 집과 약사와 신부, 상인도 떠올려보게 한다. 에마가 사랑하였던 레옹과 로돌프,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까지도 하나하나 떠올려보게 한다.

문학을 좋아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었던 에마는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낀다. 그녀의 욕망과 야망,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은 무분별한 소비생활을 부추기면서 자신의 남편에 대해 불만과 멸시만 가중될 뿐이다. 하지만 남편인 샤를은 그녀의 마음과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그녀의 행동과 말을 읽지 못한다. 매번 잘못된 짐작으로 그녀와 자신의 불행을 그대로 좌시할 뿐이다. 그녀는 점점 대범해지고 거짓말을 먹고 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의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남편에 비해 에마는 한 번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결혼생활과 자신의 아이에게서도 행복을 찾지 못한다. 불안해 보이고 불만이 가득하면서 저 너머에 있을 자신의 행복을 계속 찾아 헤매고 있을 뿐이다. 과연 그녀에게는 자신을 기다리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야망을 보이는 약사와 에마의 모습은 위험해 보인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도 신중함을 잃고 의료사고를 저지르고 만다. 그렇게 자신이 쌓아놓은 신뢰는 추락하게 되며 의족을 하게 되는 운명으로 한 사람을 끌어놓게 된다. 특히 장례식장에 등장하는 의족 사나이의 모습은 많은 의미가 되어준다. 그리고 생사의 기로에 있었던 에마에게 장님의 노랫소리가 들리며 에마가 보이는 기이한 모습은 독자들에게도 섬뜩함을 전하기까지 한다.

에마는 불안한 성격을 보여준다. 이야기 중에도 그녀의 모습은 안정적이지 않았다. 아이에게 보이는 모습도 모성애를 볼 수가 없었다. 잠시 하녀가 지켜보는 와중에 지극히 의외의 애정표현을 하는 모습은 에마의 심리가 상당히 불안해 보임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남편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면서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들은 위태롭기만 할 뿐이었다. 심지어 로돌프와 레옹이 보이는 솔직한 마음을 알고 있는 독자로써 에마는 끝이 보이는 길로 달려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잠시 남편에게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애정은 너무 늦은 때임을 우리는 안다. 그녀의 손짓과 마음은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마을 행사 중에 연설문의 내용과 로돌프가 하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그는 계획하게 접근한 남자로서 에마가 꿈꾸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전해준다. 그녀는 행복하고 싶었다. 그것이 상류사회의 문화와 야망과 정부를 가지는 것에서 이루어질거라 생각하였던 것이다. 행복은 지금, 현재 우리들을 둘러싸고 있는 소소한 일상과 소중한 인연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알지 못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인간이 가지는 많은 감정들과 욕망과 야망들을 다루면서도 사회적이고 관습적인 문제점들도 상징적인 매개체를 통해서 다루기도 한다. 부르주아 계층의 일상들과 비윤리적인 부분들도 다루기도 한다. 재산이 많고 무료한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정부와 잠시 만나고 헤어짐도 쉽게 선택하는 인물도 등장한다. 그리고 상류사회의 이질적인 삶과 노예 계층의 비루한 집안의 모습과 행색들이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시대의 모습과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모습은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들과도 중첩되는 부분들이 많음을 느끼게 한다. 특히 연설문의 내용이 그러하다. 선거철의 공약과 지켜지지 않아도 상관없는 공약들. 개와 돼지로 표현되는 국민들이나 노파의 기나긴 노동을 대변해 주는 손의 모습들이 바로 그러하다.

에마 그녀가 꿈꾸었던 것들과 그녀의 가구와 그녀의 옷들은 잘 보존되고 있었는지 작품은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전해주기까지 한다. 그녀의 딸의 미래를 과연 누가 망쳤을까? 그녀가 행복을 잘 찾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녀는 행복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작품은 말해준다. 보바리즘이 가지는 의미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행복은 자기가 스스로 지키고 가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읽는 동안 에마가 이탈하는 모습이 내내 안타까웠고 그녀의 딸은 내내 존재감이 없어서 애처롭기까지 했다. 이 책은 번역이 자연스러워서 책장이 쉼 없이 넘어갔던 책이기도 하다.

 

 

*********************

 

그녀는 이제 무엇에 대해서건, 누구에 대해서 더 이상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때때로 기이한 의견을 표현하기도 시작한다. 하나남의 불공평함을 증오... 떠들썩한 생활, 기면무도회의 밤, 방자한 쾌락,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틀림없이 그런 것들이 가져다줄 격정을 선망했다. 107쪽

 

 

(연설문중) 한가한 사람들의 무의미한 장식에 불과한 피상적인 지성이 아니라 심오하고 절도 있는 지성을 말하는 것입니다...법을 준수하고 의미를 이행함으로써 ... (로돌프) 아! 또 저 소리. 언제나 의무, 의무, 저는 저 말에 진저리가 납니다. 224쪽

의무란 위대한 것을 느끼고 아름다운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지, 사회의 온갖 관습과 그로 인해 강요되는 치욕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로돌프) 225쪽

 

(연설문중) 계속하십시오! 끈기 있게 지속하십시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떤 정부도 그 고된 고동을 존중해 준 적이 없었던 겸손한 하인 여러분...여러분의 괴로운 희생의 짐을 최대한 덜어 줄 것임을 믿어 주십시오! 229~230쪽

활짝 웃고 있는 그 부르주아들 앞에 반세기의 노예 생활이 서 있었다. 234쪽

식은 끝났고, 군중은 흘어졌다. 모든 것이 평소 모습으로 돌아갔다. 주인들은 하인들을 거칠게 다루었고, 하인들은 동물들을 ... 무심한 승리자들을 후려쳤다. 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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