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느티나무 2003-10-21  

미안해요, 베트남
남 모를 비밀이 많은 사람처럼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
토요일 산행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어제 서울 나들이가 더 좋았다.
새벽 같이 일어나 한밤중에 내려온 일정이라 무척 강행군이었지만, 얼마간은 이 기운으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돌아오는 차안에서 여러 사람들이 부른 노래들이 다 기억이 난다. 옛날에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부터 팝송까지... 세대를 넘어서 흥겹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노래, -미안해요, 베트남! 베트남에 대한 리스트도 만들었지만, 그 많은 책들보다 나에게는 어제 들은 이 노래 한 곡이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고 싶다.
베트남에 꼭 가보고 싶다.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평화롭지 못할 것인가?를 읽고 있다. 다음 책은 베트남 10,000일 전쟁이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내가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부끄럽다.

'미안해요 베트남' 노래 듣기

미안해요 베트남

아름답게 만날 수도 있었을텐데 당신과 마주선 곳은 서글픈 아시아의 전쟁터
우리는 가해자로 당신은 피해자로 역사의 그늘에 내일의 꿈을 던지고
어떤 변명도 어떤 위로의 말로도 당신의 아픈 상처를 씻을 수 없다는 걸 알아요
그러나 두손모아 진정 바라는 것은 상처의 깊은 골따라 평화의 강물 흐르길

*미안해요, 베트남 미안해요, 베트남
어둠속에서 당신이 흘린 눈물 자욱마다
어둠속에서 우리가 남긴 부끄런 흔적마다
미안해요, 베트남 미안해요, 베트남

전쟁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친구와 마주 손잡고 평화를 노래하고 싶어요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를 도와주면서 눈부신 태양 아래 내일의 꿈을 펼쳐요

 
 
 


느티나무 2003-10-18  

오늘 새 책이 도착하다.
-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 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 김종철 옮김, 녹색평론사)
- 모든 앙금(강운구. 학고재)
- 베트남 10,000일의 전쟁(마이클 매클래리, 유경찬 옮김, 을유문화사)
- 칼의 노래(김훈, 생각의 나무)
- 감옥에서 보낸 편지(안토니오 그람시, 양희정 옮김, 민음사)
- 빨간 신호등(홍세화, 한겨레신문사)
- 정보화 시대의 학교도서관 만들기(허병두외, 푸른나무)
- 데모크라토피아를 향하여(김비환,교보문고)
- 땅콩 선생, 드디어 인권교육하다.(전국사회교사모임, 우리교육)

진짜 열심히 읽어야겠다. 정신차리고...
 
 
 


말썽갱구 2003-10-18  

선생님 미워요 !!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워요오 !!!!!!!!!!!!!!!
수업 제대로 안들을꺼야 !!!!!!!!!!
효영이랑 짜고 자야지!!!!!!!!!!!!
흥흥 , 앞으로 효영이랑 짜고 쌤이랑 말도 안할꺼야 !!
뽀햐햐 ㅎ 우리반 최고의 모범생인 내가 잔다니 두렵죠 ㅎ
이번에는 띄어쓰기 제대로 했습다요.
역시 국어선생님... -_-
아아 그리고 물어볼꺼 있습니다
긴장하세요 !!!!!!!!!!!!!!!!!!!!!



 
 
말썽갱구 2003-10-1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 난 원래 뭐든 잘하죠 ㅎ 또 국어선생님인 티 팍팍낸다 . ㅎ 묻고싶은건 다음번에 -_- 아무튼 각오하고 있으셔요 . ㅎ 뜨끔한 질문 ㅎ

느티나무 2003-10-18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벌써 리뷰가 4편이나...역시 대단할 걸요?? 웬 효영이? 효영이한테 샘이 잘 못 한 게 뭘까요? 그리고 물어보다(x) 여쭈어 보다(o) 그래 샘한테 묻고 싶은 건 뭔가요?

가을산 2003-10-1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고등학생때, 제가 국어 선생님께 자꾸 질문을 하니까 선생님 말씀..
'니가 질문하는 건 시험에 하나도 안나와~~'
 


바람처럼 2003-10-16  

안녕하세요..
느티나무님의 '감옥에서 나온 것이기에..'라는 리스트를 보고 놀러왔습니다.
제가 아는 한권이 빠져서 추천합니다.
빅터 E.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지요.
^.^ 날로 번창하는 서재 되시길..
 
 
느티나무 2003-10-1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방금 수정해서 올렸습니다. 저도 자주 건너가겠습니다.
 


느티나무 2003-10-16  

개 같은 날의 오후
오늘 교장샘이랑 한 판 했다.(물론 이건 내 입장에서 내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자기 최면적인 표현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교장샘의 억지에 일방적으로 당했다. 나는 흥분하면 마음은 쿵쿵거리지만, 목소리는 가라앉는 편이다.

교장샘의 일방적인 짜증과 고함에 맞받아치지 않고, 최대한 공손하게-여러 선생님들이 보고 계셔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한 건 잘 한 일인 것 같으나...어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랴! 이성은 너무 무력하다, 억지 주장과 목소리 큰 사람에겐 도무지 당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다가 자리를 피하듯이 회의가 있다며 올라가 버리시는데 무척 황당했다.

나중에는 교장실에 올라가서 교장샘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내려왔으나 기분은 정말 개떡 같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직까지 속에서 불같은 것이 막 솟아오른다. 그 순간에 좀 더 강하게 나가서 '확 뒤집어 버릴 걸'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이, 소심함이 정말 싫다!! 아무튼 요즘은 정말 되는 일이 없을까? 수업은 안 되는 것에 적응이 된 것인지 몰라도 그냥저냥 할 만한데, 애들도 다시 귀엽게 보이는데... 오늘 같이 어의 없는 일이 생기니...참... 학교는 멀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존중되지 않고, 억지 주장과 큰 소리만 난무하는 학교...지시와 일방통행이 당연시되는 학교...그래서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그대로 인정해 줄 수 없는 학교... 상대를 설득하고 대화하려고 하지는 않고, 일방적인 강요를 권위나 리더쉽이라고 강변하는 학교... 웃기지만 내가 당하니 웃을 수가 없다.

정부가 아무리 개혁적인 정책을 세워도 학교에선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학교의 담론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민주적 리더쉽, 학교 자율, 책임 경영 등으로 변화를 요구하지만, 도대체가 민주적이라는 개념이 머리 속에 들어와 있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민주적 리더쉽을 발휘할 수가 있을까? '자율'과 '책임'이라는 말의 진의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나?' '책임'이라는 말을 자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짐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학교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나?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 이렇게 헤매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단위 학교의 책임자들이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있는 한 우리 교육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외부적인 자극이 주어져도 자극을 내적으로 소화시키는 기능 자체가 움직이지 않거나, 제 활동을 못하고 있으니 외부적인 충격은 오히려 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책임자 한 사람에 의해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는 곳이 사람 사는 곳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앗, 글자 제한이 되었을 것 같다!)
 
 
말썽갱구 2003-10-1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웃겨요-_-ㅎ푸하 . 이거찾는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하면 짜증이 나요 . 교장쌤이랑 싸웠다니 .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서 다행이네요 . 쌤은 이야기 마무리 안지었으면 잠도 못잤을꺼야 .ㅎ 선생님이최고예요!

비로그인 2003-10-1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얘긴 해야죠.. -_-;; ㅋㅋ//

가을산 2003-10-1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2차로 교장실까지 가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소리를 높이면 당장은 통쾌할지 몰라도 진짜 신경 쓰이는 사람은 감정을 절제하면서 조리 있게 설득하는 사람일겁니다. 힘 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