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2003-09-24
얘들아, '십시일反' 읽어 보자. 얘들아, 오늘 내가 야자감독이었잖아. 4반 칠판에 쓴 거 기억하니? -"나는 감시가 싫다." 잠시 후에 다시 둘러보았더니 누군가가 지워 놓았더구나!(교장샘 아니면 담임샘이시겠지?ㅎㅎ) 나는 너희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같이 남아 있는 것이지, 너희들을 감시하려고 남은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싶단다. 그리고 1,2,3반을 다니면서 내가 그랬지? 우리는 교사와 학생으로 서로를 존중하면서 만나야 한다고... 너희들에게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나는 야자시간 내내 '십시일반'(국가인권위 기획, 창작과비평사)를 읽었다. 평소에 샘이 너희들에게 강조했던 그런 얘기들이지. 게다가 나와는 달리 아주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라 금방 다 읽었단다.
이곳에 들른 누구야! 네가 샘의 글을 읽는다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에게 말해 주렴! "선생님, 전에 재밌는 만화책 보셨다면서요? 저도 좀 빌려주세요"라고. 그러면 샘이 환한 웃음으로 너에게 언제까지라도 빌려주마! 곧, 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네 눈빛에 환한 웃음을 보내고 싶구나.
늦은 밤, 그만 자거라! 내일도 아침부터 늦게까지 학교에서 보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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