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을 여행하는 동안 찍은 이진복의 모습 몇 장. 사진 찍는데 전혀 협조하지 않아서 이런 사진 한 장 나오는데도 몇 번이고 실랑이가 계속 되었다. 오랜 실랑이 끝에 사진을 찍게 되어도 사진기만 들이대면 얼굴이 굳어버리는 진복(이건 내 성격을 꼭 닮았다.) 게다가 자기도 사진을 찍겠다며 내가 들고 있는 사진기를 달라고 한다.(결국 한 번 땅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다행히도 괜찮았다.) 결국 타협책으로 녀석이 모델이 될 때는 아내의 핸드폰을 쥐어 주어야만 했다.

20100924 울진 죽변항에 있는 '폭풍 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옆 해안 산책로에서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할아버지 소나무 앞에서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입구에서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아내와 진복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미인송과 함께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에서 소나무를 가리키는 진복

 

20100925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속에서 

 

20100925 울진 불영사 대웅전 앞에서 

 

20100925 경상북도 민물고기 체험관 뒷뜰에 앉아서 

 

20100925 해가 지는 망양정에서

 

20100925 해가 지는 망양정에서

 

 20100926 울진 엑스포공원 "과일나무(진복이 말)" 앞에서  

 

20100926 울진 엑스포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좋아하다.

 

  20100926 자전거를 타고 사진기 좀 봐달라고 애원했더니...



20100926 울진 엑스포공원 안 아쿠아리움 옥상에서


 

20100926 울진 엑스포공원 향기치료관에서 몹시 피곤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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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0-03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력하신 결과, 좋은 사진 많이 찍으셨네요.

느티나무 2010-10-04 08:40   좋아요 0 | URL
에휴, 좋은 사진은요... 그런데 사진 보고 있자니 그 때 하던 실랑이가 자꾸 머리속에서 떠올라서 웃음이 실실 나네요.
 

2010년 9월 24-26일 

경북 울진 일대

9월 24일 : 덕구온천 - 죽변항 - 통고산자연휴양림 

9월 25일 :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 불영사(계곡) - 민물고기체험관  - 망양정

9월 26일 : 통고산자연휴양림 - 행곡리 처진소나무 - 울진 엑스포공원 - 성류굴 

 

 사진으로 보는 여행의 발자취 

   동해안 작은 항구(울진군 죽변항)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드라마 세트장 - "폭풍 속으로"라는 드라마라는데,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던 사람들은 '우와'할 지 모르겠지만, 못 본 나나로서는 그냥 무감각하다. 오른쪽 건물이랑 그 옆에 있는 교회도 드라마 세트라고 한다. 그런데 묘하게 마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아마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이미 해가 다 넘어가던, 약간 어둑어둑한 때라 그럴 수도 있겠다만... 

 

   드라마 세트장 바로 옆은 절벽. 우선 보기엔 운치가 있지만, 과연 저런 곳이 사람 살 곳이 되려나? 내가 아직 20대였으면,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고 했을 지도 모르겠다만...이제는 좀 다르다. 좋은 말로는 철이 들었다,는 뜻이겠고, 나쁜 의미로는 꿈이 없는 것이겠지. 

 

   세트장 옆으로 해안산책로가 나 있는데 조릿대(산죽)가 길옆을 완전히 덮고 있어 더욱 운치가 있었다. 한 200-300미터 정도 되는 짧은 길이었으나 이 길 덕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척 가벼운 듯 했다. 조릿대 사이로 본 하얀 등대. 이미 등대는 불을 밝히고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통고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에 찾아 간 곳은 울진의 자랑,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이었다.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으로 가는 길은, 장관이었다. "만약"을 들먹이는 게 좀 미안한 일이지만, 만약 하루의 여유가 더 있었다면, 불영사 계곡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의 입구에서부터 소광리 소나무숲까지 걸어갔다가 걸어왔을 것이다.  

   사진은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의 상징과는 같은 존재인 '할아버지 소나무'. 1982년 측정 당시의 추정 나이가 500살.(지금은 530살쯤?) 사진으로는 보통 소나무처럼 보이는데 직접 가서 보면 아주 늠름하다. 다른 곳에도 오래된 소나무가 많지만 이렇게 곧게 자란 소나무를 본 기억은 없다. 늙어도 숲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을 멋지게 하고 있는 소나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길은 저런 늘씬한 소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호젓하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다. 멀리서 보면 가는 듯 보여도 평균 100년 이상 자란 나무들이다. 길도 가파르지 않고, 가벼운 산책 수준! 기본 탐방로(미인송)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오는 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숲에서 뿜어내는 맑은 향기(피톤치드)가 가득하다.

  

   소광리 숲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소나무. 그래서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 '미인송'이다. 높이는 30미터 이상, 수령도 350년 정도이다. 탐방로 거의 끝에 있다. 우리 가족도 여기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 소나무가 정말 대나무 뺨 칠 정도로 곧다. 부럽다.

 

   탐방로 끝에서 내려가는 길의 모습이다. 오른쪽에 미인송이 우뚝 솟아 있고, 길은 알맞게 평탕하였다. 이 정도 길이라면 하루 종일 걸어도 괜찮을 듯. 여기에 눈까지 온다면 정말 멋진 모습이 펼쳐지겠지만, 아쉽게도 10월 말까지만 개방한다고 한다. 그러니, 눈 내린 숲 속의 풍경은 상상만 해야 할 듯~!

 

   소광리에서 나와 들른 곳은 불영사 계곡의 화룡점정인, 불영사. 이곳은 불영사로 들어가는 길 초입에 놓인 다리에서 본 계곡의 모습이다. 이곳에도 소나무는 모두 금강송이다. 게다가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도 모두 푸르다. 물에서도 숲에서도 맑은 기운이 넘친다.

 

   불영사. 佛影寺. 불영사 범종루 앞 연못에 부처님의 미소를 닮은 연꽃은 이미 졌다. 그러나 연못에 비치는 범종각의 그림자는 마치 부처님의 그림자처럼 고요하고 맑다.  

 

   불영사 대웅전.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이 있다. 시끄럽던 목소리도 1km에 이르는 숲길을 천천히 걸어오다 보면 어느새 잦아들기 마련이고, 들뜬 마음도 드디어 불영사 대웅전 앞에 서면 차분해진다. 대웅전 맞은 편 건물에 퍼지고 앉은 자리가 마침 그늘이 졌다. 오래도록 대웅전, 텅 빈 앞마당만 바라보다.

 

   스님 한 분이 사진기를 들고 나와 잘 익은 석류를 찍는다. 사람들은 그런 스님의 모습이 흥미로운지 흘깃거린다. 스님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나 관광지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요, 라는 걸 얼굴이 써 붙이고 다니는 것만 같은 아저씨 한 분이 스님과 사진기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멀찍이서 단풍나무 아래에서 스님이 사진 찍는 모습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둘의 이야기가 좀체 끝나지 않는다. 

 

   나는 예전에 돌탑을 보면 사람들의 욕망의 덩어리,라고 느껴져서 거북했다. 삶이 얼마나 힘들고 팍팍했으면 저리도 빌어야 하는 게 많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다가도 자기 욕망 덩어리를 아무 데나 저렇게 배설해 놓아도 되나, 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나도 나이를 먹으니(?) 저 돌들이 욕망의 덩어리가 아니라 눈물 덩어리라는 걸 알겠더라. 돌 하나하나에 그 만큼의 눈물이 담겨 있는... 눈물탑!

 

   불영사에서 꽤 오래 있었고 걸어나오는 길도 제법 긴데다가 이 녀석이 당최 걸으려고 하지 않아서 계속 업고 다녔더니 다리가 천근만근!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게 제대로 다 보고 가자 싶어서, 경상북도 민물고기체험관에 들렀다. 사진은 남아있지 않지만 알차게 잘 꾸며 놓았다. 규모로 보면, 해운대의 아쿠아리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 그런 기대는 접으시고... 진복이는 어린이용 미로 같은 탐험놀이에 푹 빠지고, 나는 닥터피쉬가 손가락을 무는 것이 신기해서 즐거웠다. 

   그리고 서둘러 찾아간 곳이 이곳 망양정이다. 관동팔경의 제일관문루라고 해서 관동팔경을 대표하는 곳이다. 울진답게 어디를 가나 울창한 소나무숲. 우리는 이미 소광리에 다녀온지라... 바닷가 주차장에서 망양정까지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 야트막한 언덕에 깔끔한 정자 한 채가 소나무숲 뒤로 보인다. 망양정의 일망무제를 기대했으나, 오랜 세월에 정자 앞 나무도 자라서 바다를 바라보는 내 눈길 위로 올라 와 있다. 

 

 

   망양정 오른 말이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 가뜩 노한 고래 뉘라서 놀래관대 불거니 뿜거니 어지러히 구는지고. 은산(銀山)을 꺾어내어 육합(六合)에 나리는 듯, 오월장천(五月長天)에 백설은 무삼일고. 져근덧 밤이 들어 풍랑이 정하거늘 부상지척(扶桑咫尺)에 명월을 기다리니 서광천장(瑞光千丈)이 뵈는 듯 숨는고야. 주렴을 고쳐걸고 옥계를 다시쓸며 계명성(啓明星) 돋도록 고초 앉아 바라보니 백련화 한 가지를 뉘라서 보내신고. 이 좋은 세계 남대되 다 뵈고져···  

- 정철, "관동별곡" 중에서

   오늘은 망양정의 일망무제가 아니라, 반원을 그리며 대열을 이루고 있는 구름이 더욱 내 눈길을 잡아 끈다. 

 

   다음날 아침까지 넉넉하게 자고, 느긋하게 밥까지 챙겨 먹고, 통고산 산책로를 걸었다. 통고산 정상까지 갔다 오는데는 3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살짝 욕심이 났지만 진복이가 있으니 마음을 접고, 1.4km 정도의 산책로를 걷는다.  

   낮은 오르막길은 계곡을 따라 점점 깊어지고, 산책길이지만 제법 골이 깊은 지라 이끼와 버섯이 곳곳에 가득하다. 돌아오는 길은 아래쪽으로 계곡을 내려다 보며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인데 아직 다녀간 사람이 없었는지 사람의 자취가 없다. 오직 새소리만 간간히 들려올 뿐! 고요하다.

 

   불영사 계곡을 네 번째 지나면서 중간에 들른 사랑바위. 계곡 중간에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데 마치 두 사람이 서로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옆에 이 사랑바위에 대한 전설을 구구절절하게 적어놓았는데, 심드렁하다. 전설에 의하면 저 둘은 오누이란다.  

 

   울진군 행곡리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 409호). 마을이 생겼을 때 심은 나무가 저렇게 자랐단다. 이제는 이 마을의 수문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 싶다. 나이는 300살 정도? 소나무의 가지가 밑으로 축축 처져있어 특이한 모양이다. 울타리 안에 들어가서 나무를 안을 수 없을 정도로 줄기가 굵다.[참고로, 소나무가 지키는 이 마을은 "사랑한다 말해줘"라는 드라마 촬영지라고 한다.]

 

   나무의 비틀린 둥치. 거북이 등껍데기 같은 수피가 평생을 고달픈 삶을 살아온 노인의 깊은 주름살 같아서 마음을 여미게 한다. 이 나무가 지금껏 울진에서 보아온 금강송처럼 쭉쭉 뻗은 모습이 아닌 것은 바로 이 나무 아래서 살아온 이들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 보았다.

 

   울진엑스포 공원 안에 있는 조형물. 넉넉한 공원 곳곳에 이런 조형물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쓸데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만, 그냥 그날은 우리 농산물을 홍보하고 있는 캐릭터가 귀여웠다.(공간이 널찍해서 이런 게 있어도 촘촘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진복이는 신기했는지 연신 쳐다 보았다. 

 

   울진엑스포 공원 입구의 소나무숲 산책로. 아름다운 길이다. 이런 소나무 숲길이 공원 가장자리로 제법 길게 이어진다.  한마디로 공원은 무척 아름답다. 시골 동네의 그렇고 그런, 쌈지공원 정도를 생각했던 우리의 예상을 무참히 깨버리는 꽤 큰 규모의 공원이다. 자연미는 덜 하지만 공원에는 보고 즐길 거리가 무척 많다. 자전거도 탈 수 있고, 농촌체험장, 작은 동물원, 아쿠아리움, 곤충박물관, 식물치료관, 전통놀이장... 그 밖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놀 거리가 있어 온종일을 이곳에서 보내도 충분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일요일인데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만약에 부산에 이 정도 공원이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입구에서부터 주차전쟁에 저 산책로는 미어터질 것이 분명한데, 저기는 저 숲속의 의자에 앉아서 한가롭게 책을 보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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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너희들의 '내 마음을 울린 노래'를 들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모임하면서, 준비하지 않으면 마음은 더 떨리고, 모임에 온 모두에게 맛난 '성찬'을 차려 줄 수 없다는 사실, 그래서 같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먹을 게 없어서 두리번거려야만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아프게 깨달았으면 한다. 내가 과한 책임을 지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모임은 누구도 억지로 떠맡긴 게 아니라는 사실, 너희들이 스스로 이 짐을 지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사실, 명심하시라. 어느 광고처럼, ‘조금 더’의 차이가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는 말은 사실일거야! 그러나 마음을 다잡아서 조금 더, 시간을 열정을 보내주렴.

   이제 '우리'의 모임은 마지막인 것 같지? 어쨌든 다음 모임이면 새로운 회원들이 합류할 것이고, 그 때는 우리 모임이 아니라 ‘새로운’ 모임이 되는 것이니까. 우리끼리의 한적함이 좋기도 했지만, 새로운 에너지로 활기찬 모임이 꾸려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새로 올 친구들이 너희들이 처음 동아리에 왔을 때 느낀 어색함 같은 게 얼른 가시도록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한 거 잘 알지? 동아리 회원이 확정되면 따로 임시 모임을 해서 같이 노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그 때 먼저 시작한 사람들답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구!

   그리고 동아리 활동 내용, 정리하라고 한 것은 기한(9월 18일) 내에 검사 맡아라. 자꾸 미뤄두면 자기가 활동한 것마저 결국 날아가고 만다. 정리를 제대로 하고 있었던 사람은 가볍게 파일에 꽂기만 하면 될 것이고, 미뤄둔 사람은 결국 정리하는데 시간과 품이 많이 들 거야. 그러고 보면 해야 할 일은 결국엔 해야만 한다는 것! 스스로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은 꼭 그렇지만은 않으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정리해서 차곡차곡 챙겨둬야 한다.

   잔소리가 길었다. 이제 이번에 읽을 책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인터넷에 올라온 책 소개는 “현대 인도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비참한 삶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자무식 가난한 하층민이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손에 넣게 된 '행운'을 그린 소설이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의 휴먼 드라마이다.” 라고 소개되어 있네. 하지만 난 좀 다른 각도로 너희들에게 이 소설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과연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고, 무엇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지식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활동할 과제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삶과 관련된 퀴즈를 내 보는 거다. 먼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5개 정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 단어를 맞힐 수 있도록 문제를 만든다. 그리고 이 문제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나중에 이 단어와 연관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해 보는 거지.

   예를 들면, 먼저 떠오른 단어는 “안나푸르나” 그리고 이 단어로 만든 질문은 “네팔의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高峰).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높이가 8,091m로 전 세계 8,000m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14좌의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산의 이름은?” 이다. 이 단어와 나의 삶과의 관련성은, “지금껏 나는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짧게는 하루 만에 다녀온 여행도 있고, 길게는 이십일도 넘게 떠난 여행도 있었다. 그 어느 여행이든지 여행은 항상 내 마음에 작은 파문을 남기고 오래도록 작은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이번 겨울에 다녀온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로 트레킹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히말라야의 설산(雪山)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앞으로도 계속 나를 부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하 생략)” 이렇게 쓰면 된단다.  

   멋진 퀴즈쇼를 기대하고 있을게. 금요일에 보자!
 

   아, 맞다. 책을 읽고 간단한 소감문 정도와 50자 평은 기본으로 해 오는 거, 알고 있지?

2010년 9월 14일 느티나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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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cloud - 얼음 요새, 아릿한 아픔 같은 게 전해지는 노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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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컴퓨터로 노래를 듣는다. -귀뚜라미. 나희덕이라는 시인의 시에 안치환이라는 가수가 곡을 붙여 부른 노래. 한참을 흥얼거리다가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에서 울컥! ‘내 울음도 /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에서 또 울컥!! 지금껏 내가 보낸 메시지는 너희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을까,를 생각하며 다시 울컥!!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아, 나는 내 마음을 울린 노래로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 아마도 우리는 다음 주 수요일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될 거야. 네가 부를 그 노래는 아마 오래도록 그 사람과 함께 묶여서 우리들의 마음에 기억될 거야. 너희들이 부를 노래는 어떤 노래일까? 그 노래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너희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은 어떨까? 이 글을 쓰면서 그런 상상을 해 보니 벌써 마음이 콩닥거린다. 너희들은 어떨지 모르겠다만, 나는 얼른 다음 주 수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에 가져간 책은 잘 읽었겠지? 책 가져가면서 ‘어? 시집(詩集)이네?’라는 친구들이 좀 있더라. 시집 한 권 안 읽어본 고등학생이 별난 게 아니라, 시집 한 권 읽어본 학생이 별난 학생인 게 우리 현실이다.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시(詩)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거든. 그렇지만 꼭 그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잖아? 그래서 우리가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 고등학생도 시집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더구나 사람 마음을 떨리게 하는 좋은 가을에 말이지.

   먼저 두 권의 시집을 재미있게 읽어주면 좋겠어. 다른 거 필요 없이 정말 ‘음, 이래서 시집(詩集)을 사서 읽는 사람들이 있군!’ 하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 이 두 권의 시집을 읽는 동안 평온한 네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 번 읽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거든 넘겼다가 나중에 차분하게 다시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집을 읽을 땐 소리 내서 읽는 게 젤 좋다고 하더라.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시집을 읽다가 네 마음을 흔든 시가 나오면 그걸 손으로 직접 한 번 써보는 거다. 그리고 그 밑에다가 이 시가 왜 네 마음을 흔들었는지 짤막한 메모를 해 보자. 어쩌면 이 짤막한 메모가 시의 본문보다 더 길 수도 있겠다. 우리 모임에 와서는 그 시를 한두 편 낭송할거야. 그리고 낭송이 끝나면 사회자가 사연을 물어 보는 형식도 좋고, 아니면 낭송자가 스스로 설명해 주는 것도 괜찮지. 낭송할 때는 배경음악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은데, 이건 내 욕심이고 각자가 알아서 해 보자. 배경음악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건 의무사항은 아니야.

   지금처럼 우리 모두가 열심히 준비하고 그것을 같이 나눌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글밭 나래 우주인과 함께 우리의 행복한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자, 어느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앞으로도 고고씽~~!!

   이제 곧 좋은 가을이 온다. 우리는 늘 좋은 시기가 지나고 난 다음에야 그 시기가 좋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예민한 감각으로 느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가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2010년 9월 1일, 좋은 노래 들으며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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