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벌써 세 번째 모임을 했고, 지금은 네 번째 모임을 위한 숙제가 나가니까 점점 모임이 안정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대들 생각은 어떠신가? 지난 글에서는 숙제하기와 모임 후 정리하기에 대한 잔소리를 한바탕 퍼부었는데, 이번에는 우리 모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읽기에 대한 잔소리!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책 읽기를 게을리 한다는 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대신해서 혜택을 누리는 사람[하다못해 한 달에 두 권 자기에게 책이 생기는 거라도 말이다.]으로서 차마 못할 짓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이 열심히 해 온 거 잘 알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금의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족을 한 번 더 붙였다. [다음에 할 잔소리도 이미 생각해 두고 있음]

   ‘구덩이’라는 책, 읽고 있지? 어땠어? 내가 이 책을 소개하면서 자주 하는 농담인데, “구덩이라는 책 읽으면 구덩이에 빠진다!” 어떤 사람은 벌써 다 읽고 ‘재밌다’고 하던데…… 당근이지! 아직 이 책 읽은 학생들 중에서 재미없다는 반응을 본 적은 없었거든! 아직 다 못 읽은 사람은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소설의 끝은 약간 시시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줄거리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새롭고 신선해서 읽는 내내 흥미롭더라. 다시 한 번 소설은 허구[지어낸 이야기!]라는 사실과, 그러나 그 ‘허구’가 치밀하고 논리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을 때 읽는 이들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음을 알게 해 주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제부터 중요한 이야기! 이 소설을 읽고 어떤 얘기를 나눠볼까? 나는 학교에서 소심하고 무기력한 스텐리가 초록 캠프에 와서 어떻게 달라졌나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해 보고 싶어. 그러려면 먼저 소설을 읽고 나서 자기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렴. 나에겐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나도 모르고 있던 나? 나의 가능성 발견하기! 물론 그걸 지금 당장 생각한다고 떠오를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일주일도 더 남은 시간 동안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이번 기회를 통해 자기도 잘 몰랐던, 숨어있던 1인치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큰 소득을 얻는 셈이겠지. 자, 그럼 길었던 사설 뒤에 활동 과제를 말해 볼게.

   이번 모임은 민지가 사회를 맡기로 했는데, 이 숙제를 받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 주겠지? 우리 활동의 방향은 세 가진데,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하긴 하다구. 우선 공통과제로 부모님이 보시는 나, 형제들이 보는 나, 학교 친구들이 보는 나… 처럼 ‘누군가가 보는 나’로 인터뷰를 해 오든, 말을 듣고 자신이 글을 쓰든 상관이 없어. 거기다가 덧붙여 ‘내가 보는 나’를 꼭 써 오기. 아마 사람들이 각각 보는 내 모습이 전부 다를 수 있을 거야. 거기다가 ‘내가 보는 나’까지 합쳐보면 조금은 ‘나’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숙제도 지난 시간에 미리 말해 두었지? ‘내가 좀 잘났거든!’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서 발표하기. 음,‘성격 좋다’, ‘착하다’ 이런 추상적인 거 말고[이건 자기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단 증거야.] 아주 구체적으로 써와야 한다 - 돈을 아껴 쓴다, 집안 청소를 잘 한다, 물건을 잘 찾는다. … 처럼! 이 숙제 발표는 무대나 교탁이 있는 곳에서 발표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좋은 곳이 없을까? 발표시간은 최소 3분인 거 알지? 이거 민망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숙제니까 아주 무덤덤하게 객관적으로 자신을 훑어보고 글을 써서 발표할 준비를 해 오도록! 뻔뻔할수록 재미있단다.^^

   자, 이번 모임이 언제냐 하면 6월 15일이지? 역시 저번처럼 모임은 9교시에 간단한 생활나누기를 하고, 저녁을 먹고 올라와서 본격적인 발표와 과제 활동을 펼치는 거 알고 있겠지? 그럼 ‘구덩이’라는 책 열심히 읽고 간단하게 책에 대한 내용도 정리해 와야지.[50자 평가]

   즐거운 마음으로 동아리 활동 해 보자. 너희들이랑 함께 책 읽고 공부하는 게 참 즐겁고, 기쁘다. 오래도록 이 행복감을 누리고 싶다.        

     이제야 찾아온 여름이 반가운 느티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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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두 번째 모임하고 시간을 별로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모임을 준비하는 쪽지를 쓴다. 음, 두 번째 모임하고 다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 달라서, 예상과는 달리 논리적인 토론이 없어서 조금 실망스러운 사람도 있을 테고,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여서 재미있었던 사람도 있겠지? 또, 자신의 갈등 상황과 해결 방법이라는 주제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좀 당황스러웠던 사람도 있을 거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활동을 계속 해 볼 거야. 그러니 빨리 적응하도록! 물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방법은 계속 고민해 보겠지만, 주제나 관심 분야는 앞으로도 쭈욱, 나, 가족, 학교, 사회…… 이렇게 나를 중심에 두고 세상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아, 또 잔소리 같지만 지난 모임의 자료는 이미 정리를 했겠지? 아직 정리 다 못한 사람을 위해서 모임 자료 정리하는 팁(tip)을 알려줄까? A4 용지 앞뒷면이나 공책 한 두 바닥 정도면 충분하다. (그 많은 분량을 어떻게 정리하냐구? 그 중에 이미 반 이상은 미리 숙제로 해 온 것이니까 금방 할 수 있다.)

 ① 책 제목과 날짜, 장소 등 구체적인 모임 일정에 대해서 적고,

 ② 자기가 생활나누기 시간에 발표했던 자기 생활 이야기도 짧게 쓰고, 

 ③ 책에 대해서 한 마디 하는 시간에 말했던 책 소개도 기록하고,

 ④ 숙제로 해 온 글을 옮기거나 붙이고,(이번엔 나의 갈등 상황과 극복, 글이 되겠지?)

 ⑤ 그 날 모임의 전체적인 분위기, 특징, 느낌까지 기록하면 완벽하지.

   한두 번 공책(파일) 정리가 밀리면 힘들어진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 나에게 부끄럽게 고백할지도 몰라. ‘열심히 안 했다고, 그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이다. 이미 늦은 걸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거지. 자기한테 주어진 기회를 자기가 버렸으니, 누구를 탓할까? 내가 좀 강압적이면 더 잘 될 거라는 얘기도 동아리 하는 동안 들었는데, 우리 동아리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동아리 활동은 자율성이 생명이라고 믿고 너희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보잘것없는 성과라도 스스로 해내야 의미가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면 성과의 모습에는 연연해하지 말자.

   이번에 읽을 책은 ‘너, 외롭구나’라는 책이다. 고민상담집인데, 이 책을 쓴 작가의 관점과 상담 방식이 좀 특이해서 골랐어. 아마 읽어 보면 이 사람이 말하는 내용과 말하는 방식에 완전 공감하거나 격렬하게 부정하거나 둘 중 하나일거야. (그냥 그저 그랬다, 라는 어중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극히 적다는 말이야.) 이 책을 읽으면서 해야 할 숙제는 두 가지야. 좀 빠듯하기는 하지만 별로 어려운 건 아니니까 성실하게 해 주리라 믿는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이 책의 문제점을 두 가지 이상 지적해 오기. 물론, 주장이 있으면 당연히 근거가 있어야 하겠지?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문제점이라는 내용으로 장문의 글을 써도 되지만, A4용지 1/2쪽 정도로 정리해 오렴. 우리 모임에서는 말로 글을 대신하려고 하지 말고, 글로 말해야 한다는 거 알지?

   두 번째는 친구들의 고민상담 소개하고 상담 사례 기록하기. 말 그대로 내 친구 중 누군가가 나에게 고민 상담을 요청한 것을 기록으로 정리해 오는 거야. 상담자의 고민 내용이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익명으로 처리하는 게 좋겠지.] 내가 친구에게 해 준 해결책이나 처방에 대해서 정리해 오는 거야. 물론 직접 상담 요청을 해 온 사례가 없을 수도 있을 거야. 그러면 직접 가서 고민이 뭐냐고 물어도 좋아. 친구에겐 고민만 듣고 자신의 해결책을 글로 적어오는 것도 괜찮아. 우리도 이 저자와 비슷한 활동을 해 보는 거지. 무척 재밌을 거야. 그럼 이번 모임엔 풍성한 글의 식탁이 차려지리라 기대할게.

심란한 5월에도, 다음 모임을 기대하며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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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안녕!

  오늘 어떻게든 이 쪽지를 넘겨야 조금은 마음 편하게 주말과 휴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험 마지막 날 2교시 자습시간에 열심히 쓴다.(그럼, 내 마음의 짐이 너희들에게 옮겨 가는 거겠지!) 사실, 계획이야 며칠 전부터 계속 했지만, 대체로 어떤 일이 그렇듯 이 글도 처음 시작하기가 무척 힘들다. 그래도 첫 모임인데, 뭔가 좀 재미있는 과제가 나갔으면 좋겠다만, 내 능력의 범위에서는 별로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자 그럼 우리 모임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다음 주 수요일 모임이지? 전에 이야기했지만 9교시에는 ‘생활나누기’라는 항목으로 자유롭게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특정한 주제를 정해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랬지? 이번에는 ‘나의 고등학교 첫 시험 이야기’로 해 볼까 한다. 간단하게 메모 형식으로라도 정리해서 이야기를 준비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시험 준비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라든가, 나만의 시험 준비 노하우라든가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자구!(시험도 지겨운데, 끝난 시험의 이야기라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항상 무슨 일이든 재미는 뒷담화가 더 있는 법이니까.)

  다음은 책 이야기! 어떤 책을 처음으로 선택할까, 무척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이 책으로 골랐다. 너희들이 읽을 책은 ‘나......의 아름다운......정원’이다. 내가 수업에 들어가는 반에서는 잠깐 소개도 했었는데, 기억이 나려나? 아마 너희들이 보통의 감수성만 가지고 있으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 수 있는 책이다. 아마 책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할머니의 지나친 며느리 구박에 화도 날 테고, 아버지의 묵인과 방관적인 태도에 답답함도 느낄 테고, 어머니의 고된 세상살이에 답답함과 연민의 정도 생길 테고, 영주가 보여주는 영특함에 흐뭇한 웃음도 피었으리라.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동구의 따뜻한 마음씨에 책을 읽는 너희들의 마음이 흐뭇해질 거 같다. 아, 참 다들 왜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 아마도 이 책은 그렇게 살아야하는 이유를 ‘시대’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해서, 사실 숙제로 “우리가 아는 1980년대”로 이야기를 해 볼까 하다가 너희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싶어서 고민을 거듭했다가 접었단다. (그래도 첫모임인데 싶어서……좀 쉬운 주제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

  80년대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 있을 때 해 보기로 하고, 이번 독후 과제는 “내가 겪은(는) 갈등과 해결”이라는 주제로 글쓰기다. 예전에 내가 갈등을 겪었던 일이나 대상이 있었다면, 지금 내가 다른 사람이나 어떤 대상과 갈등을 겪고 있다면 내용을 소개하고 자기 나름대로 그 갈등을 정리한 방식을 써 오는 거야. 이건 구체적인 말이나 태도로 드러날 수도 있지만,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난 갈등이 더 중요할 수 있는 거지.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아니면 또 다른 누구일 수도 있고, 꼭 사람이 아니라 학교나 공부 같은 대상일수도 있지.)과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내 마음 속에 큰 고통을 줄 수도 있는 거잖아. 지금도 진행 중일 수 있고, 이젠 자국만 남아 있을 수도 있겠지. 그걸 찬찬히 들여다보고, 상황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해 주면 좋겠다. 우리가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모임의 질이 달라질 거야.

  시험이 끝났으니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도 될 것 같지만 주어진 시간 자체가 워낙 없으니까 서둘러야 할지도 몰라. (게다가 숙제까지 있으니.)그렇지만 ‘내’가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내’ 마음이 조금 더 성장하고 그걸 모임에서 넉넉히 나누면 행복한 기운으로 조금 더 즐겁게 이 학교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 너희들의 열린 마음을 기대하고 있을게. 따로 알리지는 않을 테니, 수요일 9교시 시작종이 울리기 전에는 도서실로 올라오너라. 그럼 모두, 좋은 시간 보내시라.

2010년 5월 15일, 느티나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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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말이지만 가까이 와 있다. 

벌써, 나랑도 꽤 친한 선생님, 서너 분이 해임...... 

완전히 이성을 상실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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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숨을 담보로 하는 불장난은 이제 그만하시라. 

-2010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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