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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 도망가고 싶지만 오늘도 이불 밖으로 나와 ‘나‘로 살기 위해 애쓰는 모든 어른들에게
김유미 지음 / 나무사이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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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늘도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고 말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비애일 것이다. 당장 그만두고 싶다가도 직장생활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찾는다. 넋두리처럼 퇴사하고 싶다고 하지만, 아직은 퇴사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든 생각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산다면 좋겠지만, 어른이라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살 수는 없다. 오늘을 살기 위해,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매일 용기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마음이 어지러운 일 때문에 이 책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판다의 시간을 그린 유화를 보며 작가가 주는 응원의 메시지에 용기를 얻고 싶었다.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역시 그림을 보며, 작가가 거쳐온 시간에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다. 다시 또 열심히 살아갈 마음의 자양분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퇴근 후에 화실로 가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의 전작 에세이의 제목처럼 물감이 필요해 전업 작가가 되지는 않았다. 퇴근 후 혹은 주말에 그림을 그리며 전시회도 여러 번 했던 작가이며 그림 속에 판다의 시간을 그린다. 작가의 그림이 총 68점이 수록되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판다와 함께 살아갈 용기를 얻게 한다. 판다가 이런 역할을 했던가, 그저 판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위로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담벼락에 기댄 판다, 꽃 속에 파묻힌 판다, 양탄자를 타는 판다가 우리를 웃게 하고 감동하게 만든다.
작가가 지나온 소소한 이야기와 감정들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느리게 걷는 판다의 시간은 응원의 메시지이며,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넘치지 않게 우리를 새로운 도전의 힘을 갖게 한다.
거절을 못하던 시절에 나는 거절이 무례이고, 비싼 척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내가 거절을 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것이고, 날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적절하게 진솔하고 정중한 거절은 오히려 나와 상대방의 시간을 모두 소중히 여기는 존중의 표현이다. 한층 신중하게 나간 약속에선 그 만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서로가 귀한 시간을 내서 왔다는 것을 알기에, 나와 만나준 상대방에게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81페이지)
누군가가 만남을 청할 때 마음이 불편한 상태로 만나면 그렇게 좋지 않더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만나야 상대방과도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엄마와 만난 후 엄마 손 잡고 싶다, 고 혼잣말할 때 조카가 한 말에 용기를 얻어 엄마 손을 부여잡는 순간을 보며 우리에게 망설이지 말라고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마음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어린 조카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뜻. 누군가가 하는 말에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귀담아들으라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혼자서 가는 것이므로, 네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가라, 고 말이다. 누군가의 충고와 조언을 듣지만 결국 어떤 일을 결정하는 건 나다.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보고 결정하면 후회해도 누군가 탓할 필요가 없다.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된다.

내 인생 드라마의 시나리오는 결국 내가 써야 한다. 작가도 나, 감독도 나, 주연 배우도 나. 서투른 작가가 쓴 드라마가 재미가 없거나 의도치 않게 새드앤딩이 되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음 줄을 써 내려갈 사람은 나뿐인걸. (17페이지)
무언가를 도전할 용기를 갖는 것. 지치고 힘든 생활에서 한줄기 빛처럼 떠오르는 것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 모두 내 선택에 달려있다. 마음이 아프다고 자기가 만든 우리 안에 갇혀있지 말고 과감하게 나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리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털고 일어나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우리의 생각은 변하고 새로운 일을 받아들일 용기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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