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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패티김 - 열정, 그 자체 패티김의 노래와 삶
패티김.조영남 지음 / 돌베개 / 2012년 4월
평점 :
썩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가수라기보다는 노래 잘하는 가수,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가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 살다가 돈 떨어지면 한국에 와서 콘서트를 해 돈을 쓸어갔다는 말이 들리기도 했다. 언젠가 우연히 TV에서 그녀, 패티김은 무대를 준비하면서 평소에 신던 구두를 절대 신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무대용 의상을 준비하듯 무대용 구두를 따로 쓴다는 것. 그만큼 철저히 준비하는 가수구나 싶었다. 나이가 칠십이 넘도록 공연을 하고 살이 찌지 않기 위해 밥도 조금씩만, 초콜릿 같은건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그의 철저함이 자기 관리가 특별한 가수구나. 이처럼 운동이면 운동, 식습관 등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 왔기 때문에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수구나 싶었다. 몇 년만 쉬어도 노래 부르는데 삑사리가 나오는 젊은 가수들에 비해 그녀의 노래에 대한 열정, 노력이 가히 패티 김을 따라 올 가수가 과연 있을까 싶었다. 멋진 은발을 보며 염색한 건가 싶었는데 본인의 머리란다. 그녀의 나이 또한 우리 나이로 75세란 사실. 놀라웠다. 이토록 젊고, 노래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가수의 인생을 보는 일. 데뷔 50주년을 맞아 가수 은퇴를 하며 자서전을 냈다. 조영남이 묻고, 패티김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패티김이라는 가수 앞에는 유달리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고 한다.
대중가수로서 '리사이틀'이라는 표현을 쓴 최초의 가수,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주연을 맡은 최초의 가수, 우리나라 개인방송 프로그램을 진행을 맡은 최초의 가수 등 그녀를 따라다니는 최초라는 수식어는 이외에도 많았다.
처음 미8군에서 노래를 부르던 일, 일본으로 진출해 노래를 하다가 미국 라스베가스에 진출한 일등 노래를 하는 일에 욕심이 많아 진취적으로 도전을 했던 일들. 그때는 거의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왔다. 작곡가 박춘석을 만나고, 길옥윤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힘들었던 결혼생활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가수이고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루머에 나도 모르게 물들어 있었던지 그녀가 말하는 길옥윤과의 삶은 패티김을 다시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던 것들도 새로웠다. 그녀, 패티김을 너무 좋지 않게만 보아온 자신이 좀 부끄러울 정도였다. 가수 패티김에 대해서는 그렇게 완고하고 도도하지만, 할머니 김혜자는 말 그대로 손자들이 이뻐서 어쩔줄 모르는 보통의 할머니였다. 패티김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수 있었다.
이 책은 패티 김과의 오랜 인연으로, 벗으로서 조영남이 묻고 패티김이 대답하는 대담 형식으로 되어 있는 글이다. 응접실에서 차를 마시며 그들의 속닥거리는 대화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인생이 온통 노래였듯 노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북트레일러에 나왔던 그녀의 수많은 히트곡 중에서 '이별'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냉정한 사람이지만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거야 때로는 보고파 지겠지 둥근 달을 쳐다보면은 그날밤 그 언약을 생각하면서 지난 날을 후회할거야
피상적으로만 알던 그녀의 인생과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게되니 그녀가 너무 멋졌다.
그녀의 멋진 노래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