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 - 5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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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분들의 100자평을 보니 호평일색이었다.
더군다나 진하고 고소한 맛이라 하여 구매하였다.

다른 사이트에서 코스타리카 쪽 원두를 구매해 마셔봐서 알라딘 커피맛은 어떨까 궁금했다.


이번 커피는 다른 커피에 비해 원두가 딱딱하지 않았다.
첫맛은 고소하고 약간의 단맛이 메이플 시럽이 느껴진다.
커피가 식을수록 오렌지의 신맛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다른 커피에 비해 진하다!
알라딘 커피가 내겐 너무 연한 맛이라서 아쉬웠는데 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는 정말 맛있다!

고소한 맛과 진한 커피를 찾는 분에게 딱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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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
로라 대소 월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돌베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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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으로 통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깊이 빠질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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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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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들의 신작 소식 알림을 받고 있다. 대부분 예약판매 시점부터 구매하게 되는데 작가의 사인본이라도 있으면 알림 문자를 받자마자 구매에 들어간다. 그 중의 하나인 이기호 작가의 신작 알림 문자를 받자마자 구입했던 소설이다. 이번에도 짧은 소설이다. 그의 유쾌함이 가득한 짧은 소설을 읽는 느낌은 남다르다.


 

서른 편의 짧은 소설들을 아껴가며 읽었다. 책장은 왜 이렇게 빨리 넘어가는지.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소설은 또 왜 이렇게 얇은 것이냐. 오래도록 읽을 수 있게 두꺼운 책을 써주길 바라지만 이것도 어디냐 싶다. 그의 신작 소식을 무척 기다려왔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엔 표지의 글자도 분홍분홍한 책이다. 제목도 분홍, 내용도 분홍분홍한 무려 연애소설이라는 점이다.

 



 

 

소설은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오래전부터 써왔겠지만 현재의 시점인 재난지원금 사용법까지 수록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재난지원금 사용법」의 내용을 볼까. 재난지원금이 카드에 들어왔다는 알림을 받고 성구는 대학 동기인 유정을 만나러 갔다.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유정과 잘해보려는 성구는 돼지갈비집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재난지원금 카드로 결제했다. 자기를 불쌍하게 여겨 잘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씁쓸하다. 더군다나 친구가 없으니 누구 봐주고 뇌물 받고 그러진 않을 거라며 경찰 공무원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듣는데 돼지갈비집에서 쓴 6만원을 쓴 문자는 왜 안오는 것인지, 불쌍해 보였다는 것과 재난지원금 사용 문자가 안오는 것 중 어떤게 서글픈 것인지 알 수 없다.

 


첫사랑과의 재회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을까. 첫 소설인 「녹색 재회」는 첫사랑과의 재회에 대한 이야기다. 10개월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성오 씨는 간호사로 일하는 아내 대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가 있는 성오 씨는 어머니들만 나오는 녹색어머니회 봉사가 있는 날 아내 한테 대신 가달라고, 가지 않겠다고 버텼으나 할 수 없이 가게 되었다.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는데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십수 년 만에 첫사랑 그녀를 마주쳤다. 남들은 공항이나 하다못해 극장에서 만나는데 말이다. 뻔하지 않는가. 서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신호등을 자주 놓쳤다. 녹색어머니회 봉사가 끝나고 함께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할 생각이라는 다른 어머니들의 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첫사랑을 다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출산후 부기가 떨 빠졌을 때였다. 화장도 안한 상태에서 마주쳤는데 아 정말 그 자리가 정말 싫었다. 예쁘게 화장하고 옷도 제대로 갖춰입은 상태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말이다. 성오 씨와 최민아 씨의 상황에 마구마구 공감되었다.

 


사회가 사회이니만큼 오늘 죽기로 한 남자가 있다. 새벽 1시, 고시원 옥상 철제 난간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툭 뛰어내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아래를 내려다 보았더니 고시원의 같은 층 302호에 사는 새벽 배송일을 하는 남자의 차가 있었다. 남한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몇 걸음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헤어진 미연에게 아홉 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미연에게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마음을 바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302호 남자가 출근하려고 나왔다. 새벽에 배송 일을 하려면 힘들지 않느냐는 말을 건네지만 그에게서 들려오는 답은 다르다. 자신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 「뭘 잘 모르는 남자」 였다. 이 작품에서 남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잠시만 머리를 식힌답시고 피시방에 가서 4시간을 게임하고 오다가 기다리고 있던 미연과 마주친 거였다. 그 생활을 벌써 4년째 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물론 시험이라는 게 운도 따라줘야 하고 시간이 갈수록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남자는 뭘 잘 모른다.


 



 

 

좋아하는 여자애의 감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독감에 걸린 예은이가 썼던 마스크를 가지고 간 박지호를 바라보는 민규의 이야기 「독감」을 비롯해 호수 공원에서 산책하다 마주친 여자에게 말 붙일 기회를 얻으려고 애견 숍에서 비숑 한 마리를 산 남수. 여자가 흰색 말티즈 몽이를 데리고 산책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강아지와 산책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었으나 아직 어린 자기 강아지가 몽이에게 물릴 뻔하자 자신도 모르게 성질을 냈던 이야기 「사랑은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소설이었다.


 

웹에서 만났지만 더할나위없이 모든게 잘 맞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서로 공감하며 막히는 주제가 없는데 실제로 만났을 때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데면데면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페이스 북의 한 페이지 그룹에서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각자가 찍은 사진을 올리는 페이지였다.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며 서로 많은 것이 통한다고 여겨 실제로 만났으나 그 만남 이후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차마 전할 수 없는」 은 요즘에 자주 있게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대화가 잘 통해 실제 만남에서도 똑같은 경우가 있어 커플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전혀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리라. '좋아요' 라고 누른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3년째 중등 교사 임용 고시 준비를 하고 있는 성민은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러 영국으로 떠나는 민지를 배웅하고자 공항에서의 시간을 즐긴다. 출발 시각을 앞두고 비행기가 연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후 보내면 될 것 같았다. 두 차례 더 연착을 하자 피곤함에 졸렸다. 민지를 영국으로 보내는게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픈데 왜 이리 피곤하고 졸린 것인지 계속 하품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예상했던 이별의 시간을 보낸 후에는 이처럼 힘든 법인가.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해도 피곤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피곤하면 자꾸 하품을 하는 나를 닮은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고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우리의 사랑이 그렇지 않은가. 그토록 사랑했어도 사랑이 끝난후에 냉정해지는 것처럼 이별의 의식 또한 그 시각을 넘어가면 피곤한 법이다. 보낼 사람은 제 시간에 보내야 덜 피곤한 법이지.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웃기는 이야기들 속에서 평범한 우리를 떠올릴 수 있다. 누가 봐도 이기호식 연애소설이다. 이기호의 소설은 재미있다. 위트와 유쾌함은 덤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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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아름다운 건 여백의 미가 있기 때문이다. 빈 공간에 그려진 선 몇 개가 그림이 되는데 이것은 난초가 되기도 하고 대나무가 되기도 한다. 그림도 아름답지만 그림에 스며든 빈 공간, 즉 여백이 있어 더 아름다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유현준 교수를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만났다. 동시대의 사람이지만 이렇게 박학다식한 사람이 있을까. 그가 어느 공간에서 말을 할 때마다 감탄하고는 했다. 그의 저작이 많음에도 여태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한 건 아마 그가 건축사이기때문이었다. 나한테는 문외한인 분야이니까. 그렇다고 아주 문외한인 주제는 아니다. 여동생과 남동생 그리고 제부가 모두 건축 관련 일을 하고 있으므로. 알게모르게 많이 접했다. 어딘가를 여행하면 그 건물의 아름다움 즉 외관을 보는 나와 달리 그들은 건축물의 구조 등을 보았으니까.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막막함이 없잖았다. 아름다운 건축물은 좋아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건축과 관련된 건은 자신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놀라운 것들을 발견했다. 동양과 서양의 다른 점,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교류로 인하여 건축물이 서로의 것들을 닮아 있는 융합을 말한 부분에서였다. 즉 문화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어쩌면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었던 내용의 글이었다. 



그저 아름다운 건축물의 공간에 대하여 말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문명의 발생에서부터 시작한다. 지리적 조건에 따라 강수량이 달라지고, 강수량에 따라 벼농사와 밀농사를 짓는다는 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벼농사는 모를 심는 과정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집단의식이 강하다. 반면 밀농사는 혼자서 씨를 뿌리는 과정에서부터 개인주의가 강한 것이다. 서양이 '나'라는 말을 하는 것과 동양이 '우리'라고 하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동양의 건축물과 서양의 건축물은 지리적 요건에 따라 달라 지는데, 동양이 땅이 물러 나무를 주재료로 한 기둥이 중심이라면 서양은 곧은 땅의 영향으로 벽을 중심으로 한다. 기둥을 중심으로 한 동양의 건축물은 담양의 소쇄원의 정자같은 모양이다. 땅이 무르기때문에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얹는 식이다. 기둥을 중심으로 한 동양의 건축물은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다. 여름철에 창문을 접어 올려 처마밑에 걸쳐 바깥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운치를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이와 반대로 서양의 건축물은 바깥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건축물을 디자인한다. 그래서 창문의 크기가 작고 나무 덧문을 대기도 하였다. 이것은 수학적 계산으로 이루어진 서양의 건축과 비움을 가치로 한 동양의 건축이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건축물은 서로 다른 점으로 시작되었으나 동서양의 교류로 인하여 서로를 차용하여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강해졌다는 것을 설명했다. 르 코르뷔지에를 포함하여 근대 건축의 4대 거장 중 한 명인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초기 작품인 '크륄러 뮐러 하우스'에서는 파르테논 신전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후 중국의 영향을 받아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서 구조적인 벽을 버리고 철골 기둥 구조를 이용했다. 저자는 일본의 사찰 등과 비교하였는데 놀랍도록 그 구조가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양은 비가 많이 오는 기후 땅이 무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로티 구조(한옥의 마루, 원두막)를 사용했던 건축가가 르 코르뷔지에다. 미스 반 데어 로에 역시 같은 방식으로 '판스워스 하우스'를 만들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나무 기둥 대신 철근콘크리트 기둥을 사용했고, 1914년에 발표한 돔이노(Dom-ino) 구조 시스템은 주춧돌이 있는 한옥 건물과 비슷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얼마전에 이웃분의 블로그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돔이노 구조와 사진을 접해 낯설지 않았다.   



독학으로 공부한 안도 다다오를 빠뜨릴 수없다. 안도는 루이스 칸과 르 코르뷔지에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건축을 공부했다. 안도의 건축 양식과 공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다도의 대가 센노리큐는 기존의 전통 건축에서 변형된 방과 피빌리온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사진과 설명으로 접한 안도의 '물의 교회'는 단순하면서도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퍼즐처럼 공간들을 다채롭게 분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과거 문명의 시작에서부터 SNS에 사진을 올리는 가상의 공간까지 건축물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시각으로 건축물과 공간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는데, TV 프로그램에서처럼 명료한 설명이었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건축물과 그로 인한 문화의 이해였다. 문화는 이처럼 많이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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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eeze 2020-09-17 17:26   좋아요 0 | URL
말씀도 잘하시더니 글도 맛깔스럽게 잘 쓰시더라고요. ^^
 
목마름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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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해리를 본 적이 있는가. 늘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고, 살인사건을 생각하느라 일상의 행복은 찾기 어려웠다. 해리에게 있어 사랑은 사치와도 같았다. 그가 해결한 사건에서 살인자들은 꼭 그가 사랑한 사람들을 해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라켈과도 『스노우 맨』에서 헤어지지 않았나.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 남았다. 라켈의 아들 올레그도 한때 마약에 빠져 해리와 라켈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그 모든 일이 있고 나서 해리는 이제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사건 현장에는 발도 들이지 않겠다고 라켈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해리가 교수라니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를 좇는 어린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듣고 해리 홀레처럼 되고자 한다. 






해리는 『폴리스』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라켈 페우케와 결혼했다. 올레그는 이제 해리가 강의하는 경찰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입장이다. 아빠처럼 되고 싶은 올레그는 해리의 다른 추종자들과 다르지 않다. 해리는 매일 아침 잠을 깨며 자기가 행복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워 자는 라켈을 바라보며 안도한다. 누군가 해리의 행복을 시샘이라도 할까봐 늘 조마조마하다. 그의 또다른 추종자들 중의 하나인 독자들도 해리의 행복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 해리 홀레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을 해리는 '행복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라고 까지 했다. 



이러한 우려는 그를 꿈에서까지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과거에 잡지 못한 한 남자를 떠올렸다. 소리지르는 악마 문신을 가슴에 새긴 그 남자를. 그 남자는 또다른 살인으로 등장했다. 뱀파이어병을 가진 남자로. 연쇄살인이 다시 시작되었다. 데이트 앱인 '틴더'를 통해 여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 쇠이빨로 여자를 물어 많은 양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 여기에서 일정량의 피가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은 여자를 죽인후 피를 마신 뱀파이어병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뱀파이어병 사건을 이끌어가는 카트리네 브라트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사관이 필요했다. 법무부장관이 되고 싶은 경찰청장 미카엘 벨만은 경찰대학의 강의실에 찾아가 해리에게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했다. 거절하는 해리에게 올레그의 향후 미래를 말하면서 말이다. 라켈에게는 그 사건을 맡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발렌틴 예트르센의 모습을 꿈 속에서 만나는 해리는 수긍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해리가 나서게 되었다. 해리는 카트리네와는 다르게 사건을 수사할 요원으로 새로 들어온 안데르스 뷜레르와 뱀파이어병이 있다는 논문을 쓰는 할스테인 스미스와 과학수사관 비에른 홀름을 선택했다.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곧 드러난다. 해리와 수사관들이 예상하기도 했지만 발렌틴 예트르센 스스로 드러내었다. 이제 누가 그를 조종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 와중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행복에 겨웠던 해리 홀레를 시샘이라도 하듯 라켈이 코마 상태에 빠졌다. 해리는 절망하고 만다. 위태위태했던 그의 행복이 깨지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라켈의 곁에 있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즉 뱀파이어병을 가진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다. 






저널리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사건을 보도하고 싶은 기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사 상황을 돈을 받고 파는 경찰관이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각자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가 연쇄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지 않았느냐 말이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미카엘 벨만이 갈망했던 법무부장관의 자리도 이제 멀지 않았다. 카트리네 브라트도 비에른 홀름과 함께 다시 살게 되었고, 살인사건 수사한다며 아픈 엄마를 지키지 않았던 아빠 해리에 대한 올레그의 미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의 장점이 반전이지 않는가. 무언가 해리에게 찜찜함이 남았다. 어딘가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로소 해리로 인하여 제대로 꿰맞춰지기 시작한다. 물론 해리는 또한번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다. 위기에 처한 해리를 바라보는 독자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다. 






『목마름』에서 해리 홀레는 제대로 된 로맨틱 가이가 된다. 라켈이 없다면 그 어느것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 점이 그렇다. 형사 해리 홀레로 이름을 날렸던 그지만 그 행복이 깨질까봐 스스로를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해리 홀레는 사건을 수사할 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비록 한 잔의 술에 의지하려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감정에 연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덧1. 이 책을 구입하면 작가 요 네스뵈의 사진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렌티큘러 카드를 증정한다. 작가의 사진에서 해리 홀레를 본다. 아마도 작가는 해리 홀레를 자신의 모습과 견주어 탄생시키지 않았을까. 



덧2. 책의 뒷편에 글쓰기에 관련된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작가에게 글쓰기란, 해리 홀레란 어떤 의미인지 여객기를 모는 것과 비교했다. 해리 홀레와 같은 목마름을 작가에게서 받았다. 우리 또한 늘 어떤 것에 목말라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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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9-14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군요! ^^ 저도 요 네스뵈 책 저렇게 다 있는데.. (사진 한번 찍어야겠어요 저도 ㅎ)
두꺼워서 추석때 읽을 생각으로 얌전히 책장 위에 두었나이다 ㅎㅎ

Breeze 2020-09-15 15:06   좋아요 0 | URL
일렬로 세워 사진 찍으면 뿌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