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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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되었을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살아 남았던 건 경영자나 지도자들이 얼마나 열린 시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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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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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다양한 관계에서 친함의 척도를 알 수 있고 관심과 사랑을 바라는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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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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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자살했다. 엄청난 수의 도넛에 둘러싸인 채 말이다. 외모를 비관해 자살했을 거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를 댈 수 있다. 만약 그 도넛을 엄마가 직접 해서 먹였다면 엄마는 아이를 학대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기본적인 판단을 하게 한 후에 소설이 시작된다. 이후에 발견되는 내용들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너무나도 닮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다. 나에게 혹은 타인에게.

 

 

여러 사람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소설 『고백』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가 다시 비슷한 포맷으로 돌아왔다. 미용과 그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로 심리 미스테리를 다시 펼쳐 보였다. 한 소녀가 도넛에 둘러싸인 채 자살한 후의 이야기들을 여러 사람의 입을 빌려서 말을 하는데, 과거 미스 재팬이었던 미용외과의사인 히사노가 이끌어간다. 성형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 타인의 시선때문에 힘들었던 고백을 듣고, 죽은 소녀와 연관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소녀가 왜 죽었는지, 어떠한 상황이었는지를 찾아가는 스토리다.

 

 

히사노에게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히사노와 친하게 지냈던 시호를 비롯해 호리구치, 아이돌인 기사라기 아미가 찾아와 코를 고친다던가, 지방흡입술을 해달라며 대화를 하는 식이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요코아미다. 뚱뚱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요코아미는 요코즈나(일본 씨름에서 최고 씨름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이)라고 불리는데 학교 신체검사에서 체육선생님이 크게 외치는 요코아미의 몸무게를 몰래 숨어서 들은 아이들은 반 전체에 소문을 냈다.

 

 

아주 어렸던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건강검진을 위해 체중계에 올라갈 때는 늘 조심스럽다. 누군가 내 몸무게를 듣지 않았으면 한다. 아마 아주 마른 사람 외에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아닐까 한다. 다만 몇 킬로라도 적게 나오기 위해 건강검진일 일주일 전부터 다이어트를 하기도 한다. 직장 건강검진 기록부에 적혀진 숫자를 다만 1킬로그램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64킬로라고 소문이 난 요코아미가 느꼈을 부끄러움이 이해되었다.  

 

   

죽은 소녀 기라 유우는 요코아미의 딸이었다. 다만 유우는 체중이 많이 나갔어도 건강한 체형이었다. 댄스 뿐만아니라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밝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 기라 유우가 갑자기 살이 더 찌게 되었고 도넛에 둘러싸여 자살했다는 소식은 엄마인 요코아미와의 관계에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게 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요코아미, 기라 유우와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에게서 점점 진실에 다가가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히사노가 미스 재팬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처음에 언급했다. 학교 다닐때에는 봉사활동도 했으며 현재는 뷰티클리닉 의사다. 그와 면담했던 사람들은 히사노가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었다고 말한다. 재색을 겸비한 히사노는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요코아미를 뚱뚱하다고 놀리지도 않았다고 말이다. 상대방이 느꼈을 감정까지는 알아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부족한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기라 유우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된다. 유우와 요코아미가 느낀 강한 유대감과 요코아미가 느꼈던 상처와 박탈감이었다. 유우 또한 아버지가 외국에서 돌아온 후 느꼈던 감정들까지 그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진실은 씁쓸하다. 행복하기 위해 도넛을 먹었고, 추억하기 위해 도넛을 먹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자극적인 생각을 하고 자극적인 소문을 냈다. 드러난 진실은 아프다.

 

 

마나토 가나에는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는 주제를 말하였다. 그럼에도 죽은 소녀가 130킬로까지 갔다는 것에는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엄마를 탓했을지 모른다. 그 속에 숨은 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녀의 죽음은 안타깝다. 우리들의 시선은 어떤가를 묻는다. 편견의 시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지, 여전히 날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하는 마음을 내비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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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를 기억한다. 나도 한때 꽤 좋아했던 작품이었다. 좋은 작품들은 그것을 오마주한 소설들이 종종 나온다. 린지 페이의 『제인 스틸』도 『제인 에어』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물론 재해석하여 비슷한 면을 부각시켰으며,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에게 처한 상황들을 스스로 헤쳐 나간다. 막힌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과감하게 뚫고 가는 여성이다.

 

 

 

프랑스 예술가 출신의 병약한 어머니와 외삼촌의 저택 별채에서 살았던 제인 스틸. 엄마가 죽자 페이션스 숙모는 제인을 먼트 씨가 교장으로 있는 로완 브리지 학교로 보내려고 했다. 자신을 좋아하던 사촌 에드윈이 추행을 하려하자 밀쳤다가 그를 죽이고 만다. 두려움에 별수없이 로완 브리지 학교로 가게 된 제인은 그곳에서 교장 선생님을 칼로 찔러 죽였다. 교장 먼트 씨는 학교의 릴리베일 선생에게 음란한 편지를 보냈었고, 친구 클라크를 굶어죽이고 있었다. 클라크와 함께 런던으로 떠나게 된 제인이었다.   

 

제인은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하이게이트 하우스를 자신의 집이라 여겼다. 그곳에서 어린 아이를 위한 가정교사를 구하고 있었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하이게이트 하우스로 달려갔지만 하녀였던 애거사도 없고 모든 하인들은 영국인이 아닌 인도인들로 바뀌어 있었다. 일곱 살의 사자라의 가정교사가 되어 말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말에 대한 지식과 다양한 것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하이게이트의 새로운 주인인 찰스 손필드의 푸른 눈에 반해버린 제인은 그곳에서 또다른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소설은 『제인 에어』의 문장과 함께 비슷한 스토리로 진행되는 것 같다. 『제인 에어』를 읽고 또 읽는 제인 스틸을 넣어 많은 부분이 비슷하게 여겨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으며, 외삼촌의 집에 얹혀 살다가 사촌의 괴롭힘에 기숙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스토리가 그렇다. 클라크(헬렌)와 진심어린 우정을 나누는 부분과 릴리베일(템플) 선생에게 마음을 여는 부분도 비슷하다. 단. 제인 에어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했으며 가정교사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키워나갔고, 에어하우스(손필드) 저택에서 손필드(로체스터) 씨와 사랑에 빠지는 부분은 닮았다. 

 

 

여기에서 소설은 찰스 손필드 씨는 인도인 사르다르 싱과 진정한 친구였으며 그를 집사로 채용하여 에어하우스 저택에서 사자라를 지키고 있었다. 인도 및 동남아 지역의 무역 및 식민지 지배를 위한 동인도 회사가 나온다. 사라다르 싱과 관련된 인도인들이 영국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생각들을 전한다. 

 

 

린지 페이는 제인 스틸을 꽤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렸다. 찰스 손필드와 사라다르 싱이 처한 곤란한 상황도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이 직접 사람을 죽일 뿐만 아니라 해결하려고 한다. 제인스틸이 두려워하던 퀼페더 경위 또한 제인 스틸을 응원한다는 점이다. 사람을 죽였는데도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이랄까. 이를테면 죽어도 싼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제인 스틸의 탄생에 관련된 진실이었다. 자신에게 상속된 유산이 있었으며 제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손필드 씨와의 사랑도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아무래도 『제인 에어』를 오마주했기에 그 이미지가 강했다. 샬럿 브론테의 소설에 스릴러를 입힌 느낌이었달까. 오래전에 읽었던 『제인 에어』의 기억이 가물가물해 다시한번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무래도 『제인 에어』를 읽고 싶어할 것 같다. 다시한번 제인 에어의 진취적인 여성상에 반하게 되지 않을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했던 제인 스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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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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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은 너른 평원이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찾을 수 없는 평원. 그 평원 속에 우리의 시선이 모아져 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느라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아마 영화속 장면처럼 펼쳐졌을 것이다.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 소설속 장면이 펼쳐져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그들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러고보면 우리는 금지된 것들에 대한 욕망이 있는 것 같다. 살인이 일어났던 마을에서는 살인관광상품을 만들어 먹고 살려고 하고, 그 금지된 것들을 향하여 그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니. 연쇄살인범이 있을지도 모르는 마을에서 축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금지된 곳을 향한다.

 

 

 

비말은 아주 작은 마을이다. 한때는 트레일러 기사들이 쉬고 가는 마을이었지만 고속도로가 생기자 마을은 점점 쇠락해 간다. 열일곱 살의 소녀 밴나를 엄마처름 품어 주었던 나조씨가 죽은 뒤 그가 남긴 다잉 메시지를 가지고 살인범을 찾고자 한다. 형이 죽은뒤 늘 벗고다니는 오기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려하지만 오기는 늘 자신의 문자에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다. 평원의 바위 위에서 불에 타죽은 시체가 발견된 뒤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경찰들은 평원에 다섯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그리고 같은 살인범에게 죽은 것으로 보이는 나조 씨가 죽었다.

 

밴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은 다 미쳤다. 반면 마을사람들은 밴나를 미친 사람 취급한다. 방범대원이라는 밴나의 아버지를 포함하여 고모부도, 그밖의 마을 사람들도 모두 밴나의 말을 모른척한다. 소설은 연쇄살인범을 찾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아주 이른 시점에 연쇄살인범을 보여준다. 그가 가진 살인범의 내막을 보여주는데 독자는 일찍부터 그가 살인범 임을 알게 된다.

 

나는 연쇄살인범의 눈에 보이는 사불이라는 말에 신경이 쓰였다. 누군가를 죽이는 이유가 이처럼 별거 아닌 이유였다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마을에 흘러 들어온 사정을 말했을때 굉장히 놀랐다. 다른 마을 사람들이 그 살인범을 몰라볼까봐 몹시 두려웠다. 자꾸만 그와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신경쓰였다.

 

돈을 벌기 위해 살인관광을 다시 시작했을 때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용의자의 집을 공개하며 그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십대의 자녀와 아직 어린 자녀들이 입장료를 받으며 안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몸서리처졌다. 야무리 돈이 중요하다고 해도 아이들을 내세우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어디 이것 뿐일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마을 사람 전체가 합심하여 무언가를 숨기고 무언가를 도모하고 있었다.

 

 

 

살인마는 위장이고 축제는 눈속임이었을 뿐이지. 현실은 더 간교하고 잔인해. 살인마가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자에게 희생된 사람들이 뭐 크게 문제가 되겠어? (337페이지)

 

 

 

몰입감이 좋고 짜릿한 소설이었다. 처음 읽게 된 이두온 작가의 작품이었지만 스릴러 소설로서의 굉장한 매력이 있었다. 소설의 전개도 마음에 들었고 마을 사람들이 감추었던 추악한 진실을 나타내었던 결말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왜 십대 소녀인 밴나의 시선으로 이 소설을 이끌어갔는지 그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작가의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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