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장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7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제복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초록색 군복을 입은
군인에서부터 눈부시게 흰 제복을 입은 해양대학교 학생들의 모습,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찰관의 제복까지. 아마도 사람의 본 모습 보다는
제복 입은 모습, 즉 제복 그 자체가 멋지게 보였던 듯 하다. 제복을 입는 직업중에서도 가장 이야기거리가 많은 탓인지 경찰관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나온다. 그만큼 사건을 많이 접하기 때문일 터. 사건에 얽힌 경찰관들과 주변 인물들, 가족관의 불화 때문에 경찰 관련 영화는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까. 제복에 대한
동경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경찰관련 영화나 소설이 나오면 반갑다.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내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나가오카
히로키의 소설 『교장』은 경찰 소설이다. 경찰시험에 합격하고 몇 개월간 교육을 받는 곳, 경찰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작가가 연재소설 형식으로 쓴 것 같은데, 여섯 개의 장으로 된 이 소설은 각 장에서 다른 주인공들을 내세워 경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앞 장의 주인공이 주변 인물로도 나와, 교관으로부터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대처방법들을 배우는 이들은 초임과 98기 단기
과정의 학생들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많지 않은
직원들이 있는 곳에도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많다. 다른 모습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은 서로 경쟁관계로, 협력관계로 나가는 것이 직장인들의
관계이기도 하다. 하물며 몇 개월간 학교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이들은 더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하고는 한다. 매 수업 시간마다 벌어지는 일들,
기숙사에서 일어나는 일들. 규율때문에 탈락하는 이들까지 생기는 이 곳 교장은 그들 스스로 경찰관들을 걸러내는 곳이라고도 한다.
왜 경찰관이 되려고 하는
것인가? 그에 대한 질문의 답은 학생들마다 다 다르다. 어떤 이는 가족때문에 경찰관이 되려는 이도 있지만, 경찰관에게 도움을 받았던 이들도
경찰관이 되려고 한다. 어떤 이는 짧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경찰관의 본보기처럼 보이는 경찰관때문에 경찰관이 되었다고도 하니 그들이 말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사실 경찰학교에서는 주로 어떤
것들을 배우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경찰관으로서 해야 할 규칙과 그에 따른 행동 규범들을 배우지 않을까 했다. 책에서보면 경찰학교에서는 모의
파출소 등을 만들어놓고 그대로 실습하는 방법들을 행하는것 같았다. 모의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며 사건에 대처하는 법 등을 배우고, 술에 취하거나
수상한 자들을 불심검문하는 법들을 배우고 있었다. 불심검문을 하는 와중에서도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법 까지 터득하게
했다.
주변에서 경찰관이 저지르는 사고도 일어나지만, 경찰관이 자신의 몸을 보호하지 못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도 꽤 일어난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교관들은 학생들에게 일깨워주고 있었다.
나가오카 히로키의 소설은 미스테리 형식의 소설이기 때문에 각 장에서 주인공들에게 일어나는 일들 역시 미스테리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같이 배우는 경찰학교 학생들이지만, 어느 누군가는 뛰어나고, 어느 누군가는 뒤처질수 밖에 없는데 질투나 시기로 인해, 다른 이를 해치려는 극단의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경찰학교에서도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이라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지만, 98기 교육생들을 가르치는
가자마 교관이 그들의 규율과 학생들에게 일어날 사건들을 미리 예방하기도 한다. 다른 교육생들에게는 그들의 생활을 일러바치는 일일수도 있는데,
교관은 그 모든 말들을 종합해 교육생들이 무사히 교육을 마쳤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다. 자신이 지원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교육생의 특징과 재질을 잘
파악해 훈련시키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단기 교육을 마친 교육생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경찰관이 될 것이다. 경찰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기억하며, 자신들을 이끌어주었던 교관들의 말을 경청했던 것들을 기억할 것이다. 경찰관들도
한가지 일만 하지 않는다.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에서부터 교통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더불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 사무실에서 일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경찰관들로 거듭날 것이다.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소설만 재미있는게 아니다. 경찰 학교에서 예비 경찰관으로 거듭나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