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플라워 첫번째 책에서부터 늘 관심갖고, 읽어주어야 할 작가로 남아있는 사람.

그녀의 신작을 늘 기다려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신작이 언제쯤 나올까 인터넷 서점에서 몇번이나 검색해봤는지 모르겠다.

 

이웃분의 페이퍼에서 보니까

책이 한정판으로도 나온단다.

이런건 꼭 사줘야 해.

먼저 읽어줘야 해.

꼭 갖고 있어야 해.

 

 

 

 

 

 

 

 

 

 

 

 

 

 

 

표지가 눈부시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저 눈부심 때문에 더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이외에도 지금 내가 읽으려고 준비중인 책도 있다.

 

 

 

 

 

 

 

 

 

 

 

 

 

 

 

 

 

많이 읽지는 못해도 늘 읽고 싶은게 로맨스 소설이다.

왜냐면 웃음과 설렘을 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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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4 1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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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5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아내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다.

가족 중의 누군가가 아픈 사람을 보살펴야 하고, 개인의 생활은 없을 정도가 되어 간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다. 병명이 불치병이든, 불치병이 아니든 오랜 병원 생활이 이어지다 보면, 누군가가 아프다고 말하면 짜증까지 일어날 태세다. 병원에 입원하다보면 자주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엔 자주 방문하게 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방문하는 기간이 띄엄띄엄 해진다. 마음은 자주 다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다른 일로 바빠지게 된다. 한쪽 마음으로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지만, 좀처럼 시간내기가 힘들어진다. 아마 이렇게 행동하는 것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리라.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내 아내에 대하여』는 불치병에 걸린 이를 돌보는 가족에 대한 모든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책 속의 주인공 셰퍼드는 '복막중피종'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아내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복막중피종'이라는 병은 복막을 감싸고 있는 미세한 막에 종양이 생긴 경우다. 중피종은 석면이 원인이 되는 병이기도 하다.

 

셰퍼드는 늘 '제2의 인생'을 꿈꾸었다. 적은 돈으로도 풍요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곳, 천국같은 그곳에서 자신의 제2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으로 구두쇠처럼 돈을 쓰며 돈을 모아왔다. 드디어 떠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표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 아들의 표도 구입했다.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었다. 드디어 아내에게 말하기로 결심한 날, 아내가 가지 않는다고 해도, 혼자서라도 출발하고 말겠다고 결심하고 아내에게 말을 했건만, 아내는 더 충격의 말을 한 것이다. 자신은 따라가지 못한다고. 암이 걸려서 남편의 의료보험을 사용해야 겠다고 말한 것이다.

 

몇달 전에 미국에 사시는 시댁 큰집 시누이가 한국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미국은 민간 의료보험이라 의료비가 너무 비싸고, 유명하다는 의사는 만나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그래서 한국에 와 진찰을 하고 수술 받기로 했다며, 한국이 의료비가 저렴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의료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런 것처럼 셰퍼드의 말을 통해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와 희귀병으로 인해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의료제도를 고발하고 있었다.

 

책의 한 장이 시작될 때마다 셰퍼드의 은행 잔고의 순자산가치가 나오는데, 셰퍼드의 아내 글리니스가 치료를 받을때마다 그들의 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보여준다. 셰퍼드가 속해 있는 회사의 의료보험 회사와 수술을 위해 찾아간 병원과 제휴된 게 아니라면 그 병원비는 셰퍼드에게 청구서가 다 날아오게 되는 것이다.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의 잔고는 1년여만에 100만달러에 가까운 돈에서 3천달러 정도만 남은 파산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에게는 초기때부터 함께 일해온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잭슨이 있다.

잭슨에게도 아픈 딸이 있었다. 열일곱 살의 플리카는 FD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었고, 잭슨의 아내 캐럴의 삶은 모든 것이 플리카에게 맞춰져 있었다. 잭슨의 의료보험으로는 딸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의료보험 회사가 좋은 IBM에 취직해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내고 있는 건강보험이 정작 보험 적용이 안되는 게 너무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 처럼 개혁안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암수술을 받고 나면 5년까지 병원비에 대해 많은 혜택이 있다고 들었다. 완치 판정이 나는 5년이 지나면 혜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처럼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더 좋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내 아내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사실 찔리는 부분도 많았다. 가족 중에 한 분이 말기 위암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몇번 찾아뵙지 못하게 보내드린 것 같아 무척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만날때마다 당신은 괜찮다고 하시는데 흑빛으로 변해가는 얼굴색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비슷한 말의 안부전화 드리기도 어려워했었던게 생각이 났다.

 

책에서는 글리니스가 암에 걸리고, 가족들, 친구들이 처음엔 안부 전화도 자주하고, 찾아오면서 입에 발린 소리를 하더니, 글리니스의 병이 깊어질수록 전화를 거는 횟수도, 시간도 짧아지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뜸해져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셰퍼드의 생각을 통해 전해주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아픈 사람을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아픈 사람에게는 몇마디의 위로가 크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과 친구들때문에 상처받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건네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책은 이런 모든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아픈 사람의 화를 내는 감정, 아픈 사람을 돌보는 가족들의 감정, 아픈 가족을 살리고싶은 마음과는 별도로 결국엔 돈이 문제라는 점, 돈이 없으면 치료를 못받을수 밖에 없는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들 말이다. 

 

예전의 우리나라 같은 경우 암에 걸린 이에게 병명을 알려주지 않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건넸는데, 이번에 셰퍼드의 생각들을 보면 본인에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졌다. 본인이 살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죽음에 대해 준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헤어질때도 제대로 이별을 말하지 못한다는게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삶을 병원에서 있기 보다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이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말, 그리고 결말을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이지만, 만약 죽음이 정해졌다면, 죽음에 대해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게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니고, 왜 나여야만 했는지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더 편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도 하게 되지 않을까. 비극적인 이야기이지만, 왠지 긍정적인 마무리처럼 보여진다. 아마도 셰퍼드가 최선을 다해 글리니스를 돌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셰퍼드의 염원인 셰퍼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어서 그렇게 느껴졌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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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연애 - 서가에서 꺼낸
문아름 지음 / 네시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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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기억하시는지.

남녀노소를 떠나 모두가 좋아했던 드라마였지 싶다. 우리는 이 드라마를 줄여서 '응사'라고 하며,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성나정의 결혼식 장면과 현재의 집들이 장면이 나오는데, 출연진 남자들이 함께 있고, 신랑만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 애를 태웠었다. 드라마에서 하나의 힌트라도 나오면 우리집 네 식구도 누가 성나정의 남편일거라고 외칠 정도였다. 한동안 토론까지 벌였으니 원. 드라마 하나가 나이를 떠나 공감하게 만든 드라마였다.

 

드라마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응사' 출연진들은 다들 인기를 얻어, 광고를 하고, 매체에서 얼굴이라도 보이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만큼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나정의 남편을 말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신문을 펼쳤더니 신문 한 면에 성나정의 남편일지 모르는 쓰레기와 칠봉이의 연봉, 능력, 이런 것들을 표로 만들어, '누가 성나정의 남편이 될 것인가', 누가 더 나은 남편일 것인지 비교표까지 있었다.

 

우리는 나정과 나정의 첫사랑을 보며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이렇듯 하나의 드라마를 가지고서도,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에 울고 웃는데, 책 속에서 나온 연애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 속에서 보는 연애는 얼마나 많은가. 전혀 상관도 없는 주인공들의 연애에 푹 빠져 잘 되었으면 하고 바래고, 그들의 사랑에 설레이기도 하며, 내가 사랑에 실패했을때 위로가 되어 주기도 한다. 책 속에서 이러이러한 사랑을 해야겠다 꿈꾸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닌 듯, 작가 문아름은 서가에서 꺼낸 『책과 연애』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책 속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다양한 연애를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사랑에 기뻐할 때 읽었던 책들의 이야기, 때론 울고 싶을 때 읽었던 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감성인 모양인지 작가는 '책이 연애보다 조금 더 나은 게 있다면 연애는 끝나고 나면 상대방이 더 이상 내 곁에 없지만 책은 언제든지 다시 펼쳐볼 수 있다는 것이다.' (22페이지) 얼마나 공감가는 문장인가. 이십대 시절에 불타는 사랑을 했어도, 그는 지금 현재 내 곁에 없고, 누군가의 곁에서 울고 웃고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그렇듯 이별을 하고 아픈 시간을 보낼 때 나와 함께 했던 책들은 지금도 머릿속에, 가슴속에 그림처럼 남아 있다. 그때 읽었던 책들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는 다시 읽기 하고 있으니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저자는 누군가를 처음 좋아하게 됐을 때나 연애를 잘하다 말고 삐걱거릴 때 여지없이 책을 뒤적였다고 했다. 그때만큼 저자에게 남자는 소설이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모든 게 귀찮다는 듯이 심드렁한 표정을 가진 남자, 김영하는 세련되게 틱틱거리는 시니컬한 남자, 어딘가 아련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김연수.' (64페이지) 라고도 했다. 하긴 작가들에게서도 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저자가 저 세 남자 작가들에 써놓은 평을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내가 그들의 책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도 같았으니까.

 

 

 

가볍게 읽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책을 펼쳐 읽어보니, 생각보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읽었던 많은 책들이 있었고, 내가 읽고자 했으니 읽지 않은 책들중 읽고 싶은 책들을 메모하다 보니 꽤 많았다. 사람의 감정은, 특히 사랑에 대한 감정은 이렇듯 비슷한가 보다.

 

재산을 모아 계급을 띄어넘고 사랑하는 여자를 차지하려고 했던 소설을 보자면,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의 예를 들었다. 여자를 갖기 위해 안간힘을 써 성공을 했지만, 결국 여자를 갖지 못했던 남자들이었다. 책을 읽을때, 영화를 볼때, 개츠비와 히스클리프의 편에 서서 얼마나 안타까워 했던가.

 

저자가 책을 소개하는데(사실 아주 많은 책을 소개했다.), 내가 감동깊게 읽었던 책들의 이야기를 하면 나도 덩달아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위대한 개츠비』와 『폭풍의 언덕』도 그랬지만, 오래전에 읽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과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도 그랬다. 그 책을 읽었을때 너무너무 좋았었지 하며 그 시간들을 회상했다.

 

저자 문아름이 소개하는 책들 중 읽고 싶은게 너무 많아, 책 속에 있었던 책 생각이 나면 자꾸 들춰 제목을 확인 할 것 같다. 책속의 연애에서 우리는 내가 연애를 하는 것처럼 설레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었다는 걸 다시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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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지도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1
아베 고보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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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내 인생의 지도는 몇 장이나 될까.

책 속의 의뢰인의 동생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필요한 지도는 한 장이면 충분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내 인생에 필요한 지도를 갖게 되는 것, 때로 사람들은 자신이 그려왔던 자신만의 지도에서 빠져 나가고 싶은, 도망쳐버리고 싶은 생각을 한다. 일탈을 꿈꾸고, 실제로 소설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찾아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보통의 생각이라면, 남아있는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느냐고 생각했지만, 막상 자신의 인생에 새로 지도가 필요했을때 현재의 삶을 박차고 나가는 삶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다. 우리 또한 가끔씩 지금 현재의 삶에서 일탈을 꿈꾸지 않는가 말이다. 그럴때는 그의 인생에서 새 지도가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한 남자가 실종된 지 6개월이 넘었다.

실종된 남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남자의 아내를 찾아간 주인공 '나'는 남자의 아내 행동이 이상하다. 실제로 찾아달라는 건지, 다른 것을 원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소멸해버리듯 사라진 남편, 남편을 찾는 아내는 남편이 왜 집을 나갔는지, 남편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 다만 남동생한테 물어보라고 하고, 남동생이 찾고 있었다고만 말한다.

 

주인공인 탐정 '나'는 처음 의뢰인의 집에 갔을때 아내에게 느껴지는 모습이 자못 황당하다. 그리고 건네준 성냥갑 하나. 성냥갑에 적혀진 찻집의 '동백'이란 곳에 들렀지만, 사라져버린 남자의 정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연락도 되지 않는다던 의뢰인의 남동생을 그곳에서 우연처럼 만나, 사라진 남자의 행방을 찾지만 제대로 된 흔적하나 없었다.

 

남자가 다녔던 회사에도 가보지만, 어쩐지 그를 대하는 모습들이 호의적이지 않다.

다만 다시로라는 직원 하나가 사라진 남자의 사진이었다며 수사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정작 탐정이 알아낸 것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수사를 게을리하지 않는 탐정은 자신의 눈에 비친 무언가를 보게 된다.

어떠한 것에 연결되었으리라는 걸, 의심스러운 눈길로 '동백'을 바라보지만, 의뢰인의 동생마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만 것이다.

 

 

탐정이 실종된 남자를 찾게 되는 과정은 다시 길을 잃어 버린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삶의 지도를 잃어버린 것이다. 사람이 사라져버리게 되는 소멸,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재생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자신이 살았던 삶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사라질 수도 있고,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어떠한 행동으로 사라진 사람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도를 만들게 되고, 지도가 그려진대로 따라가다보면 무작정 행복한 삶일까. 어떤 이유로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면 자신의 삶의 지도는 불타버릴 것이고, 새로운 지도를 써야 할 시기가 온다.

 

·········· 세상을 놓아버린 사람 같은 참담함도 전혀 없었고 ·········· 뭐랄까, 내면에서부터 삶의 의욕이 솟구쳐오르는 듯한 발걸음··········   (257페이지)

 

무거운 짐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을 놓아버리면, 윗 글에서처럼 삶의 의욕이 되살아 날지도 모른다. 활기찬 발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내딛는 사람의 모습이 비춰진다. 마지막 문장을 보면, 그러자 오랜만에 분에 넘치는 환한 미소가 뺨을 녹이며 얼굴 가득 웃음이 번진다. (317페이지) 라고 나와 있다.

 

'일본의 카프카' 라고 일컬어지는 아베 고보의 작품 속에서 삶은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걸 느꼈다. 어떤 이유로든 삶의 전환점이 왔을때 과감하게 새로운 삶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희열일 것이다. 과거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그 희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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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은 추리소설을 쓰지 않는다
비에른 라르손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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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은게 아마도 '밀레니엄 시리즈'가 아닌가 한다.

밀레니엄 시리즈에 압도되어, 일주일만에 여섯 권의 책을 읽어제꼈으니까.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는 동안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고, 직장에서도 다음 이어질 내용때문에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 시간만 나면 밀레니엄 시리즈를 붙들고 있었다. 그외에도 추리소설 중에서 북유럽 소설을 좋아하였다. 영미문학에서 보지 못하는 감정을 갖게 했으니까.

 

그렇듯 추리소설하면 스웨덴을 떠올릴정도로 스웨덴 추리문학은 알아줄만 한것 같았다.

비에른 라르손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비슷한 작가가 있었는데 하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졌었다. 내가 고른 이 책은 추리소설이면서 순문학이다. 그것도 시문학에 대한 통찰이 깃들어 있는 책이었다.

 

사실 시를 쓰시는 분들은 소설을 쓰시는 분들보다 훨씬 고고하고 범접할 수 없는 기분을 갖게 한다. 시인이 소설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오로지 시만 쓰시는 분들은 뭔가 다른 감정을 갖게 한다. 전에 박범신 작가가 『은교』라는 작품을 쓸때도 시인에 대한 마음을 적은 적이 있었다. 맥락이 비슷한 면도 있다. 이 책 『죽은 시인은 추리소설을 쓰지 않는다』에서도 작가는 소설을 쓰지 않고 시詩만 쓴 시인을 가리켜,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을 온전히 지켰던 시인' (161페이지) 라고 표현했다.

 

오로지 평생 시만 쓴 시인이 있다.

잘 팔리지 않은 시집이지만, 시의 작품성만 보고 시집을 낸 출판사의 편집자 때문에, 시인은 소박한 삶을 살고 있었고, 대중성에 기대해보고자 추리소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평생 시만 써온 시인에게 추리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한 것이다. 많은 고민 끝에 추리소설을 쓴 시인 얀 Y. 닐손은 결말을 남겨두고 있었고, 자신이 추리소설을 출간할 것인지 고민중이다. 편집자 칼 페테르센은 마지막 계약 사인만을 남겨두고, 세계의 몇몇 출판사와 책을 출판하기로 되어 있었다.

 

얀 Y. 닐손은 하루의 시작을 새벽을 바라보는 감성으로 배에서 시작했다.

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온 배안에서 그는 올가미에 목이 매달린채 시체로 발견된다. 그것도 마지막 계약 사인을 하러 오겠다는 편집자 페테르센에게 발견된다. 얀 Y.는 스웨덴의 비리를 고발하는 소설을 썼고, 누군가 그 소설의 출간을 막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소설 속 주인공은 시인 얀 Y.와 그의 담당 편집자 칼 페테르센, 얀 Y.의 친구이자 추리소설가 안데르스 베리스텐, 사건을 수사하는 해양경찰서장 마르틴 바르크와 얀 Y.의 모든 정신적인 여자친구 티나 산델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소설 속에 또다른 소설 「부자를 증오한 남자」가 보여진다. 소설 속 소설에서 실제 상황처럼 시를 쓰는 경찰관이 보이고, 부자를 싫어하는 한 남자가 있는 추리소설이다. 시인 얀 Y.가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 말이다. 얀 Y.의 소설은 자신의 상상속의 산물이기보다는 스웨덴에서 실제 일어났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해서 썼다.

 

『은교』에서 박범신 작가가 소설 속 시인의 시를 자신의 시로 썼다면, 비에른 라르손은 소설속 시인인 얀 Y.의 시는 프랑스 작가 이봉 르 망의 시를 직접 스웨던어로 번역해 사용했고, 시를 쓰는 해양경찰서장 바르크의 시는 작가 자신이 직접 썼다고 했다.

 

생애 첫 추리소설을 쓴 얀 Y.의 소설 출간을 저지하려는 자는 누구인가. 소설 출간을 반대하는 자가 시인을 죽였을텐데, 아무런 실마리도 보이지 않고, 급기야 얀 Y.의 소설을 출간하려는 또 한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고 말았다. 얀 Y.의 시를 사랑했던 사람, 얀 Y.가 오로지 시인으로만 남았으면 하면 마음은 아니었던지.

 

한 시인의 죽음을 내세워 작가는 출판계의 현실과 순문학과 추리문학의 경계를 없애고 있었다. 앞서 설명했듯 추리 형식을 빌려 쓴 순문학인 것이다. 진정한 문학은 순문학이어야만 하는지, 그건 아니라고 본다. 시인이 쓴 추리소설은 시인의 말이 그대로 배어 있을 것이었다. 함축적인 감정을 쓰는 시인이 쓴 추리소설은 다른 묘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꽤 매혹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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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4-03-2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도 결국 열린 결말로 끝을 맺죠 범인의 정체 보다는 시인의 죽음후 죽음조차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욕망에 이용당하는 시인의 모습만 인상에 남는 결국 범인의 목적과 정체가 드러나도 별로 놀랍지 않는 오히려 주위 인물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느낌을 받은

Breeze 2014-03-27 17:27   좋아요 0 | URL
비에른 라르손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것 같아요.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