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신문을 펴고 훑어보는데, 문화면에서 김숨 작가의 인터뷰가 나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처음 와닿은 건 흑백으로 된 김숨 작가의 사진이었다.

 

전에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구매해서 읽어야 겠다 생각했지만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신문에서 기사를 접하고 다시 생각이 났다.

 

김숨 작가의 신작은 『국수』라는 제목으로 된 단편집이다.

 

또한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이라는 작품은 작년에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나는 김숨 작가를 좋아한다.

김숨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너무 좋다' 이런 감정은 아닌것 같고, 연예인을 동경하듯 그런 감정이 아닐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작품을 구입할 때 잊지 않고 구입해 읽어야 겠다.

 

 

 

추신.

민음사에서 새로 역사서를 냈다.

역사서는 늘 많이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있게 살펴보게 된다.

3년간의 준비로 나온 총 16편의 작품중 이번에 나온 책은 아래의 두 작품이다.

 

 

 

 

 

 

 

 

 

 

 

 

 

최근 고등학교의 역사책에 대한 말이 많았다.

교학사 판 역사책을 채택한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교학사판 역사책을 철회하겠다는 학교도 꽤 있었다.

이러니만큼 역사 바로 알기 차원에서 꼭 읽어주어야 할 역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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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를 기웃거리다가 황정은 작가가  '겨울 밤에 읽기 좋은 섹시한 책'이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소개했다.

작가가 소개한 책을 보니 내가 다 읽지 않는 책들이었다.

 

그 책들을 살펴보자면,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읽지 않은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가.

 

며칠 전 곽아람 기자의 『어릴적 그 책』을 읽었다.

어릴적에 읽었던 동화를 소개한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내 어린시절과 조우할 수 있었다.

거기서 나온 책 중에 내가 어렸을때 읽었던 책이자 다시 만나고 싶은 책이 있었다.

내가 갖고있지 않은 책이라 구입해서 갖고 싶은 책 말이다.

 

 

 

 

 

 

 

 

 

 

 

 

 

 

 

 

 

 비밀의 정원도 펭귄 클래식판으로 있는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펭귄클래식 판으로는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것 같다.

책을 볼때마다 표지가 너무 아름답다는 걸 느꼈었는데, 다시 여러 작품들을 보니

혹할 정도로 아름다운 표지를 자랑한다.

 

이참에 펭귄 클래식 문학에도 손을 대볼까.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글은 <인상과 풍경>으로 제대로 만나고 싶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 같은 경우는 표지때문에 혹한 책이다.

클림트의 그림이 표지라 눈에 띄어 고른 책.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어렸을때 읽었던 동화책을 수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어릴적이 읽었던 동화책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이라 사실 어디 출판사인지도 모르겠다.

 

어릴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는다는 건, 추억을 읽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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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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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전쯤 5박6일동안 부부동반으로 중국여행을 한 적이 있다.

짧은 기간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여행가이드의 안내로 이른 아침 5시부터 일어나 밤 12시까지 다니는 강행군이었다. 생전 처음하는 외국여행이었음에 나름 기대도 했었지만, 여행지를 돌아보며 감탄을 하는 것 외에는 피곤에 절어 있었던듯 하다. 아주 오래된 기억으로 남아있는 중국여행중에서 몇가지 기억나는게 있는데, 한 가지는 중국사람들의 만만디를 알수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베이징에서 다른 지역으로 두시간쯤 비행기로 갈수 있는 곳이었는데, 다섯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쪼그리고 있다가 그래도 비행기가 뜨지 않아 공항 한켠에서 80여명이 몇 시간을 웅크리고 있었던 듯 하다. 그때 비행기 고장이던가 했다고 했는데, 중국사람들 참 대단하구나 느꼈었던 기억이었다.

 

이번에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를 읽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정치나 세계 정세에 관심이 없었던 터에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중국의 모습들을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오래전에 중국을 얕보았던 시각을 새롭게 써야 할 정도로 중국은 새로운 정치를 하고 있었고, 새로운 자본주의를 하고 있었다. 한국 기업들이 싼 인건비 때문에 중국에 나가 있는 업체가 많았었는데, 그 대단한 중국에 의해 망한 업체도 많았고, 피해도 많이 보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중국인들의 특성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중국은 변해도 엄청나게,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빠르게 변해 있었다.

세계적으로 G2가 되었던 것이 그랬다. 언젠가 신문에서 시진핑과 그의 아내 펑리위안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나온적이 있었다. 그 사진에서 시진핑은 그의 아름다운 아내 펑리위안의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 한 나라의 국가주석이 아내의 핸드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신문에서도 사진과 함께 기사를 써낸것 같았다. 현재의 중국 여성의 위치를 보여준 사진이었달까

 

중국은 유교의 나라였다. 공자의 가르침을 우리나라 선비들이 가장 본받고 싶어했던터라 현재의 중국도 남존여비사상이 남아있을줄 알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세상의 반은 여자라고 하며 개혁에 몰두했던 마오쩌둥으로 인해 오늘날의 중국 여성들은 맞벌이를 하는 여성들이 많고, 집안 살림은 남자가 거의 다 할 정도로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했다. 또한 성적으로도 많이 문란해지고 말이다. 소위 동남아 여성들이 대체적으로 성이 문란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중국여성들 또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하니 이것 또한 충격이었다.

 

작가는 중국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썼다.

『허수아비춤』이 야만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의 모습을 그렸다면, 『정글만리』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미래의 모습인,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져버린 오늘의 중국, 내일의 중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중국이 이토록 영향력이 커버린 나라가 될줄 몰랐다. 우리의 예상을 뒤엎고, 중국은 지금 세계를 향해 이미 발을 뻗고 있었다. 

 

대기업의 종합상사 상하이 주재원인 전대광의 입과 행동을 빌려 우리는 중국을 알수 있었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의 하나인 양악수술로 인해 의사에서 살인자가 되어버린 서하원 박사를 중국의 한 병원으로 스카우트해 전대광의 꽌시, 즉 중국의 영향력 있는 관리에게 소개시켜 주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이 관계에서 중국의 당원이자 관리인 꽌시 샹신원에게 뇌물을 주고, 종합상사 직원인 전대광인 그에 대한 리베이트를 받는 식으로 말이다. 중국에서 일을 할때는 자신을 도와주고 연결해주는 꽌시의 힘을 빌려 써야 일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일삼고, 부정부패로 축적한 돈으로 수많은 '얼나이'들을 둔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책에서는 전대광 외에도, 베이징대학교로 유학와서 경영학을 전공하다가 중국사학으로 전과한 그의 외조카 송재형의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젊은이들, 지식인들의 생각들을 엿볼수 있게 한다. 또한 포스코의 영업부장인 김현곤이 어떠한 사건으로 진시황의 병마용이 있는 시안으로 가 새로이 철강산업을 개척해야 하는 애환도 만날 수 있다.   

 

중국에서 명품의 수많은 짝퉁들이 나와도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나 궁금했었는데, 중국인들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문장이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는 된다' (2권, 348페이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명품 짝퉁을 만드는 한국인이 중국에 가서도 많은 돈을 벌며 살아남는 일 또한 중국의 편의성을 엿볼수 있었다.

 

우리가 과거 일본의 식민지 였다는 역사적 사실앞에서 열등감으로 이해 일본을 미워하듯, 중국도 한국보다도 일본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일명 난징대학살로 많은 인민들을 학살했던 일본의 사과 한 마디 없는 행태나 영토 분쟁으로 인한 반감을 중국식 표현으로 보여주는 것 또한 중국의 다른 한 모습이었다. 

 

중국사람들이 미국에 유학다녀온 사람을 제일로 친다고 한다. 미국과 백인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도 자기나라의 이익과 관련해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라는 질문에 대답한 중국인 대학생의 말이 참 걸작이다. '친구로 대하면 친구고, 적으로 대하면 적입니다.' (1권, 317페이지) 짧은 문장에서도 중국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들을 엿볼수 있는 문장이다.  

 

내의 한 개를 팔아도 1억개, 그걸 돈으로 치면 얼마, 이익을 얻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통사를 배워 그들과 친화력을 키워 돈을 벌어야 하는 모습을 통해 오늘날의 중국을 엿볼수 있는 책이었다. 한번 실패했어도 다시 또 들어가 사업을 벌일수 있는 곳, 중국인들이 돈을 좋아하듯, 그렇게 거대한 기대치가 큰 나라였다.  

 

중국에서 15년을 산 전대광의 입을 빌어 ' 중국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2권, 381페이지) 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전대광이 이 한마디가 이 책을 나타내는 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읽고 중국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또 알수 없는게 중국이 아닐까 한다. 알면 알수록 오리무중이라는 말이 정확한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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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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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술을 즐겨하는 신랑때문에 곁에서 한두 잔씩 거들다 보니 어느새 나도 애주가가 되어가고 있다. 새해가 되면서 이제 술은 그만, 하고 외쳐보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일. 그래서 신랑에게 이야기했다. 올해엔 술을 덜 마시자고. 절주 하자고 이야길 했다.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자주 마시는게 좋지 않을 뿐더러, 생활 습관을 좀 바꾸고 싶기도 했다. 그 말이 끝나마자마 신랑은 1월 1일 새해 첫날 늦은 오후에 술상을 차렸다. 굴을 껍질채 찜통에 쪄 복분자를 꺼내와 몇 잔을 마시고 있었다. 물론 새해 첫날에 늦은 오후의 식사가 그날의 두번째 식사이긴 했다. 배가 고픈데다 안주가 있으니 술을 한 잔 하고 싶었을 터. 자꾸 바알간 복분자 색에 눈길이 갔지만 꾹 참았다. 올해엔 절주를 하는 거다, 라고. 새해 첫 날부터 술을 마시진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만약 현재 금주법이 시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금주법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도 힘든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리브 바이 나이트』에서처럼 누군가는 불법으로 술을 유통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술은 인간과 함께 하여 온것 같다. 나는 솔직히 술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과하니까 문제가 될뿐. 하지만 사람들은 적당히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양이 넘치도록 제어하지 못하고 마시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금주법이 한창이던 1926년의 미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어서인지 현재에 금주법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조 커글린이라고 불리는 한 청년이 있다.

요즘 같으면 소년이었겠지만, 1926년대이니만큼 청년이라 해야 옳겠다. 데니스 루헤인이 말하는 조 커글린은 그곳의 경찰서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불법을 일삼는다. 폭력단의 소속에 들어 있으면서 다른 술집을 털기도 하고, 밤의 문화를 배우게 된다.

 

소설은 멕시코 만의 한 예인선에서 두 발이 시멘트에 담긴 채 굳어 있는 조 커글린의 회상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의 앞에는 12인의 총잡이가 서 있고, 조만간 바다속으로 던져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영화속에서 폭력배들이 사람을 드럼통에 시멘트를 부어 바다로 던져버리는 장면을 보고는 치를 떨었는데, 이런 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갱들에게서도 있었다는 사실이 아닌가. 조만간 조 커글린은 죽겠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그가 회상하는 것 중에 그때까지 살아오며 의미있다고 생각되어진 기억들을 떠올리는데, 그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한 여자가 있다. 에마 골드라는 여자로, 그가 바르톨로 형제와 함께 앨버트 화이트의 비밀술집을 털었을때 바텐더로 일하고 있었던 여자다.

 

그에 관련된 모든 일들은 그가 에마 골드라는 여자를 만났을때부터 시작되었다.

한 남자에게 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란 굉장히 큰 것 같다. 물론 여자에게도 남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겠지만 말이다. 그의 삶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갱과는 반대인 앨버트 화이트의 여자였던 에마 골드를 사랑한게 그의 인생일 꼬이게 했을수도 있다. 앨버트 화이트 모르게 에마 골드와 함께 멀리 도망가기로 약속을 한후 은행강도를 하려 했고, 경찰관 세 명이 죽으며 그는 붙잡혀 감옥에 가게 된다. 감옥에서 2년간 있으면서 그는 삶의 다른 방법을 배운다. 감옥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었고, 보살펴 주겠다는 조직 보스의 말 때문에 아버지에게 다른 일당을 처리하여 달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였다.  

 

 

갱스터와 술, 여자, 도박, 이 모두는 남자를 위한 것이었다.

데니스 루헤인의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벤 에플렉 감독의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한다. 국가에서 금주법을 내세우자, 어떻게든 술을 만들어 파는, 마치 마약 판매처럼 그렇게 밀주를 하고 있었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른 무리들을 해치우는 것까지 비정한 세계를 만날수 있었다. 조 커글린이 조직의 주도권을 휘어잡고, 또다른 조직에게서 버림을 받으려하는 것 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폭력배들의 행태와도 닮아 있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을 가지려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이렇듯 있었던 모양이다.

 

책표지에서의 남자의 모습은 참 여러 가지 표정을 담고 있다.

검은색 표지의 역시나 검은색의 옷을 입고,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남자는 아마도 폭력과 비정한 세계의 모습들을 담은 조 커글린의 모습일 것이다. 또한 흑백의 표지는 흑백 시대의 밤을 살았던 남자들의 모습을 내보이고 있었다.

 

오로지 남자를 위한 소설이었는데, 한가지 여자인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건 조 커글린이 사랑 때문에 그 모든 것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사랑한 여자와 나중에 만난 여자를 사랑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사랑에는 일편단심이었다는 것. 물론 어떤 상황에 왔을때 쿨하게 대처할수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영화로 보면 더 재미있을 책이다. 남자들은 더 신나할 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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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 책 -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곽아람 지음 / 앨리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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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 좋아하는 아이로 자란 건 어릴적 시골학교의 선생님 곁에서 놀면서이다.

섬의 한 초등학교, 한 학년이 겨우 120명이었고, 60명씩 두 반으로 나뉘어 공부하던 학교였고, 40분여를 걸어가야 학교가 있었다. 한번 학교에 가면 학교의 선생님들 곁에서 많이 놀곤 했는데, 그때 나의 놀이터는 학교 도서실이었다. 가난한 집에서 책을 사줄리는 만무했고, 도서실 가득 책이 꽂혀져 있는 책장에서 우연찮게 한 권을 빼어들었는데, 그 책이 그렇게 재미있을수 없었다. 그날 이후 일부러 도서실로 찾아가 집에 갈때까지 책을 읽었던듯 하다. 소도시로 나온 중학교에서는 만화에 눈을 떠 책은 그다지 읽지 못했고, 고등학교시절엔 하이틴 로맨스 소설에 빠져 있었고, 정작 내가 다시 책을 읽은 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이다. 스무살 시절에 나는 공기를 흡입하듯 책을 읽었다. 한국소설이며, 세계문학전집을 날을 새면서까지 읽었다.

 

아마도 한편으로는 어릴적 읽었던 동화가 마음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결혼후 아이들을 키우며 아이들에게 맨처음 사준게 동화책이었으니까. 장난감보다도 나는 책을 더 사줬고, 입이 마르도록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세계명작동화를 읽었던 시간들을 즐겼다. 왜냐면 어릴적 내가 읽었던 그 감성이 되살아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했던 동화속 공주님들, 왕자님들의 꿈을 아이들도 꾸길 바랬고, 내가 좋아했던 책을 아이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에게 말했었다. 이 책 어릴적 엄마가 무척 좋아했던 책이라고. 아이들이 커서도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랬고, 어릴때 읽었던 동화속 이야기에 아이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바랬다.

 

몇년전 나는 한 블로그를 방문했다.

서양의 그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검색하다 들어갔던지 했던 블로그였다. 블로그의 글을 읽다보니 그림에 관련된 글이 있었고, 글을 쓴 블로거가 조선일보 기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놓고, 새로운 글이 올라왔으려나 하고 몇번씩 방문하곤 했었다. 괜시리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듯 그렇게 띄엄띄엄 방문했었다. 나는 그분의 블로그에서 많은 그림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의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는 프란츠 아이블의 「책읽는 소녀」도 그분의 블로그에서 알게 되었고, 퍼온 그림이기도 하다.

 

어느 날 방문했을때 나는 그분의 블로그에서 어릴적 읽었던 동화책을 모으고 있다는 글을 보았다. 나 또한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책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었던 차였고, 아이들이 읽었던 세계명작동화도 괜시리 헌책방에 팔아버렸다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던 때였다.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동화책을 모으고 있다는 작가의 글에 깊은 공감을 했었던듯 하다. 어릴적에 읽었던 동화책을 읽으며 어린시절의 나와 조우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저자의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러던차에 저자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고, 우연히 들른 블로그에 있었던 글에 대한 책이라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움이 앞섰다. 그림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한다고 생각했었던 저자가 사실은 서울대의 고고미술사학과를 나왔다는 걸 난 이 책을 만나며 작가소개에서 알게 되었다.

 

저자 곽아람은 『어릴 적 그 책』에서 총 24편의 동화를 소개한다. 어릴적 추억과 현재의 시간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책을 읽는 우리 또한 유년 시절의 추억으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지만, 시간이 갈수록 과거의 일들을 추억한다. 그 기억이 어린시절 일수록 더 아련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어릴적에 같이 놀던 아이들을 추억하는 경우도 많지만, 나 또한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에 어린시절의 향수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다시 읽고 싶은 책에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 스무살 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싶어한다.  

 

 

소설 속에서, 어릴적에 읽었던 동화를 만나는 날이면 그 책에 대한 호감도가 더 쑤욱하고 올라갈 정도이다. 한 예를 들면 김경욱 작가의 『동화처럼』에서 개구리왕자 이야기를 할때도 그랬으니까.

 

처음 소개하는 책은 초록색으로 된 계몽사 판 〈어린이 세계의 명작〉중 『일본편』에 있는 「학 색시」를 소개하고 있었다.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도 이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내용이 확실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어느 곳에선가 읽었다. 다만 우리집에 있지 않았던 책이라 기억하지 못할뿐. 아마도 시골의 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읽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일의 묘미는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몰라서 지나쳤던 것들을 발견하고, 이야기의 한 장면으로 스쳐지나갔던 것들을 파헤쳐 '지식'으로 새로이 습득하는 즐거움은 정말 크다. (53페이지)

 

자연에 관심이 없었던 작가가 새로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떠가며 경탄한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취재 때문에 호암미술관에 들렀던 때 한국 전통정원 '희원'을 둘러보며 고즈넉하고 아리따운 모습에 반하여 그날 저녁에 바로『비밀의 정원』을 주문했다 했다. 정원을 가꾸며 심술궂은 아이가 점차 따뜻한 아이로 변해갔고,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두었던 고모부도 어느새 비밀의 정원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지 않은 것 같다. 내용은 다 알고 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어서 나는 이번 기회에 책을 구입해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러고는 몇 권의 책을 메모했다.

 

동화속에서 많이 만났고, 작가가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소개한 책 중에서 『비밀의 정원』과 『소공녀』, 『작은 아씨들』등을 말이다. 어렸을때 읽었으나 새로이 읽으면 다른 맛이 느껴지기도 할 것이므로. 모든 책이 그랬듯, 어릴 적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는 일은 추억을 읽는 일이기도 하므로.

 

내가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아이들과 책이야기 하는게 즐겁다. 이런 마음은 나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듯 저자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서울에서, 천 리 길 진주에서, 우리는 같은 책을 읽고 있다. 우리 가족은 한솥밥을 먹는 '식구食口'라기보다는 같은 책을 읽는 '독안讀眼'인 셈이다. (141페이지) 라고 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책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모습인 것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책을 쓴 것은 나지만, 이 책을 만든 것은 두 분이다. 라고 말이다.

 

이 책을 만나는 일은 어린 시절의 자신과 조우하는 일이다.

작가가 말하는 글에서,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우리는 작가의 어린시절을 생각하고, 우리 자신의 어린시절을 추억한다.

 

책을 읽는 일도, 책이 내게로 오는 것도 인연이 아닐까 한다.

어느 책에선가 내가 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책이 나를 선택한다고 했다. 내가 책한테 가는 게 아니라 책이 내게로 오는 것이다. 작가를 아는 일, 그 작가의 책을 읽는 일, 모두 하나의 인연으로 묶여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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