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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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꿈을 꾸었을 때발이 떨어지지 않아 도망가야 하는데 도망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서 있었을 때가 있었다그때의 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안했다제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두려움을 안고 있어야 할 때다어느 때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가야 할 곳을 헤맨 적도 있었다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때도 있다꿈에서 깨어 비로소 안심하는 경우다.


 

만약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꿈을 꾼다면 자기 눈으로 보았던 장면들이 나타나지 않을까그리운 사람들기억 속의 풍경들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꿈속에 찾아와 그를 과거로 데려갈 것 같은데꿈속에서조차 앞이 보이지 않다면 그것처럼 막막한 것도 없을 것 같다그런 그가 느끼는 감정은 그저 그로 봐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앞 못 보는 사람이 아닌 박태경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넘었다일한 지  1년이 지나면 달러구트님과 연봉 협상할 수 있으며국가에서 내주는 꿈 산업 종사자가 되어 컴퍼니 구역에 갈 수 있다꿈에 부풀어 있는 페니에게 다른 사람들은 민원관리국에 가고 싶지 않다며 말한다어딜 가나 민원 부서는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이들은 꿈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싶다백화점에서 눈꺼풀 저울로 꿈값을 받는 것도 다양한 감정들이다컴퍼니 구역을 갈 수 있는 열차와 매점에서는 자양강장제로 월요병 치료제를 팔기도 한다월요병 치료제 뚜껑엔  ‘오늘만 출근하면  3일 연휴라고 상상하면서 들이키세요.’, 또는  ‘부장님이 오늘 출근을 안 한다고 상상하면서 들이키세요.’ 라고 되어 있다.


 


 

 

페니가 달러구트 님과 함께 민원관리국에서 받아온  3단계 민원이  792번 단골손님의  ‘왜 저에게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페니는 달러구트 님과 연봉협상을 할 때 올해 계획으로 발길을 끊은 단골손님을 되찾겠다고 했었다. 그 결과로 6년 전 사고로 앞을 못 보게 된 손님이 꿈에서조차 앞이 보이지 않는 날이 생겨 그의 큰 즐거움을 앗아간 민원을 해결해 보기로 했다.


 

루시드 드리머였던 한 여성은 스무 살이 지나자 꿈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른 사람처럼 기억하지 못했다꿈속이 즐거워 학교에 가지 않는 휴일에는 좁은 방 안에서 내내 잠만 자도 좋았던 그녀였는데 말이다지난 시절 꿈속에서의 일이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일까봐 두렵고 슬펐다달러구트는 파자마 파티를 기획하고 초대장을 전달하는데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은퇴 후 무기력증에 빠진 여성이 그 한 명이었다.


 


 

 

페니가 초대장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녹틸루카의 세탁소는 추억 결정이 박힌 벽의 빨랫줄에 빨랫감을 비추면 추억들이 내뿜는 빛에 빨랫감을 말릴 수 있는 곳이었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포근하게 달래주는 힘이 있는 장소였다.

 


지난날 미래를 향해 달렸던 날들의 기억그리움 가득한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게 하는 꿈 설계자들의 이야기까지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상상의 세계에 빠지게 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꿈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1권이 사람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는 의도였다면 두 번째 작품은 삶의 희망을 갖고 현재를 즐기라는 의미가 강하게 느껴졌다아픈 기억잊고 싶지 않았던 기억힘든 과거였을지라도 그 순간이 가장 소중했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을 강조했다. 소중한 추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훨씬 풍성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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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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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혼을 집어넣은 건축물은 건축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법이다. 건축설계에서부터 살고 싶은 집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 마음이 투영된 건물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집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는 문이다. 안과 밖을 경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문이고 손잡이다. 건축을 이루는 자재 중 문과 문손잡이에서도 그 마음이 드러난다. 안과 밖의 경계에서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집 안과 집 밖의 건축 자재가 다른 이유와도 같다.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들어오지 않는 것,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등 뒤에 남기고 자기만 안에 들어간다는 얘기니까. (336페이지)


 


 

 

대학을 졸업한 사카니시 도오루는 존경하는 무라이 슌스케의 설계사무소에 편지를 썼다.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휠체어 생활이 가능한 소형주택 플랜을 동봉하였고, 몇 년 동안 신입사원을 뽑지 않던 사무소에 입사하게 되었다. 매년 여름이면 기타아오야마의 사무소는 반쯤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고 아오쿠리 마을에 있는 여름 별장으로 이동한다.


 

무라이 설계사무소가 신입사원을 뽑은 건 국립현대도서관건립을 앞두고 설계 경합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슌스케를 비롯해 여름 별장으로 옮긴 직원들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업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작업도 함께 시작한다. 여름 별장의 분위기는 물 흐르듯 고요하다. 어수선하지 않다. 고요한 숲속에서 각자의 맡은 일을 묵묵히 할 뿐이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 건축물을 이루는 전체적인 아우트라인을 잡고 세세한 것들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의자나 책장의 재질 및 모양을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작업 진행 상황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이용하는 사람에게 불편함이 없어야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들과 경합을 벌이는 후나야마가 도서관 관계자의 시점에서 공간을 구획한다면 무라이 설계사무소는 이용자들의 동선에 맞게 설계한다는 점이 달랐다. 즉 그것을 누구에게 맞추느냐에 따라 건축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집을 지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설계할 때 불이 잘 나지 않을 집,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 집, 그런 것에 가능한 한 신경쓰지. 그것이 건축가에게는 중요하거든. 그렇지만 말이야, 만일에 도쿄 전체가 전부 불타버리는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내 집만 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건 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 (202페이지)

 


사카니시는 30년 전의 슌스케를 추억한다. 여름 별장이 있던 아오쿠리 마을. 새벽에 눈을 떠 선생님이 나가시던 모습을 떠올리고, 식사를 준비하여 직원들과 나눠 먹었던 것. 새들의 소리로 이름을 알아맞히고 숲속의 소리에 귀 기울였던 시간이었다. 스물세 살의 사카니시가 세 살 연상의 마리코를 좋아하면서도 유키코와는 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작가 노미야 하루에를 만나고 돌아오는 어두운 밤길에 보았던 반딧불이의 초록빛 항연은 숲속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표현되었다.

 


 

 

건축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건축물은 자신의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몇 달에 걸쳐 실측하고 설계도를 그렸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건축설계를 한다는 것은 분명 자부심이 있을 테니 말이다.


 

건축물에 대한 애정. 건축을 배우는 사람의 자세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건축가의 마인드를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한적한 여름 별장의 풍경이 그려지고, 그 공간에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의 회상에서 가슴 가득히 스며드는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읽은 작품은 더 아름답다.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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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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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209페이지)


 

추울 때 동물을 끌어안아 본 적 있는가. 털로 뒤덮인 동물과 몸이 맞닿아 있으면 저절로 온기가 생긴다. 개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덮어 보호하려고 한 경우도 많다. 추운 밤, 개를 끌어안고 자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을 생각해보게 되고, 여기, 개 다섯 마리의 밤이 필요한 주인공들이 느꼈을 추위 혹은 고통을 생각해보게 된다.


 

 

 

박혜정은 폐가에서 진행된 살인 재연 장면을 보고 아이들에게 친절했던 권 사범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의문이다. 권 사범이 죽인 아이들은 모두 박혜정의 아들 세민을 심하게 괴롭혔던 아이들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알비노인 세민을 못살게 굴었다.

 


알비노에 대한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전하는 사람이 세민과 같은 반, 안빈의 엄마였다. 안빈엄마는 백화점에서 일할 때 박혜정을 알게 되었으며, 그녀를 안쓰럽게 여겨 가까이 지냈다. 동네 아파트가 비었을 때 이사까지 하게 했으나 몇 달 가지 않아 뼛속 깊이 후회했다. 세민과 안빈이 같은 반이 되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아들이 자꾸 세민에게 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예회 때 연극을 하기로 했는데 세민이 대본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장인 안빈을 제쳐두고 감독까지 한다고 하니 교사까지 싫었다.

 


안빈엄마는 자기가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해 아이는 어떻게든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살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가진 자들을 질투했고, 안빈 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여겼던 세민을 미워했다. 안빈엄마는 아들을 닦달하고 자매 같았던 박혜정과도 멀어졌다.


 


 

 

소설은 학교 폭력, 허위사실 유포, 성폭력, 종교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아픈 언니를 두고 엄마가 했던 행동에 왜 박혜정은 가만히 있었는지. 누구보다 그 상황에서 탈출해야 했음에도 그 집에서 머물렀는지 답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될 수 없었다. 언니만 아프지 않았다면 어머니의 삶도, 자기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지 고민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기억일 뿐이었다.

 


세민이 요한이라고 부르는 권 사범이 속한 종교도 그의 어머니도 또 다른 폭력의 역사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디까지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아이가 죽고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자 형의 현신이라며 대하면 누구라도 힘들어했을 것이다. 세민이 그들이 찾는 성별자임이 틀림없다고 여기는 것이나 휴거나 구원을 기다리는 그들의 종교는 그저 폭력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성별자가 변제할 어린 양이라는 사실을 감쪽같이 감추고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녀는 손바닥을 살짝 오므렸다. 피가 손금을 따라 진득하게 흘러 내려와 손바닥 한복판에 고여 들었다. 그녀는 물끄러미 그 피를 쳐다보았다. 엄마에게 그 질문을 던지던 순간 아들이 떠올렸던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꼭 한 가지를 없앨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세민은 무엇을 없애고 싶을까. 그 나이에, 열두 살밖에 안 된 나이에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 싶은 걸 곰곰이 궁리했을 아들을 떠올리자 온몸의 피가 싹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39페이지)


 

박혜정이 아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어떻게든 보상받을 줄 알았다. 물론 여기에서 보상은 정신적인 것을 가리킨다. 세민이 종교인들을 손님이라며 환대했던 것처럼, 그들이 구원을 바랐던 것처럼, 박혜정에게도 어떤 영향이 미칠 것 같았다.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 아들에게 모든 걸 말할 줄 알았다. 아들에게 진실을 말하므로써 구원을 얻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것 같다.


 


 

 

작가는 상당히 냉정했다.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았다. 그저 그들에게 찾아온 고통만큼이나 그것을 겪게 했다. 구원이란 그들에게는 너무 멀었다. 작은 온기마저 내주지 않았다. 그게 슬펐다.


 

. 인터넷 서점에서 보이는 카드뉴스는 상당히 참신했다. 소설의 내용을 아우르면서도 지금 어딘가에서는 이렇게 다른 아이를 험담하고 아들을 닦달하는 어떤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게 했다. 여태까지 보았던 어떤 홍보보다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카드뉴스는 없었다....’로 시작하는 유행어가 떠오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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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

 이 문장 때문에 이 책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왜 바틀비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서다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고용주가 바틀비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던 것인지도 궁금했다.

 소설의 내용은 무척 짧다법률 사무소의 변호사가 추가 인력이 필요해 광고를 냈다그때 들어온 필경사가 바틀비였다바틀비는 일처리가 깔끔하고 놀라우리만치 많은 분량을 필사했다필경사들의 작업은 검증이 필요했다한 사람이 불러주고 다른 사람들이 검증하는 방법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바틀비가 작업한 필사본을 검증하고자 하자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 문장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고용주의 명령을 어기는 것인데모든 것을 자기 자기가 선택하는 것이다변호사는 그 말이 한 번뿐일 거라 여겼지만그때부터 바틀비는 모든 것에 대해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는 말을 반복한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직장의 상사나 고용주가 무언가를 하라고 지시했을 때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하면 해고 사유가 될 것이다물론 소설 속 변호사도 그 이후로 필사도 하지 않고 모든 것에 대하여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하자 해고를 생각한다바틀비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거하고 있었고퇴거를 명 해도 나가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는 말을 반복한다급기야 변호사의 집에 가자고 권해도 듣지 않는다일에서도 손을 떼고급료에 약간의 돈을 얹어 해고를 해도그는 나가지 않았다.

 


바틀비는 우편물 취급소에서 배달되지 못한 우편물을 담당했다즉 사서(死書)를 취급하고 분리하는 일을 했다과거의 직업이 그를 절망으로 이끌었는지 의문이었다그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얻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의 화자가 변호사인데글을 읽다 보면 그가 바틀비와 필경사들을 배려하고 있는 인물처럼 보인다하지만 그는 자기의 방식대로 직원들을 이용했다필사하는 글자당 급료를 주었으며성격이 다른 필경사들에게 일을 시킬 때도 교묘히 이용했다물론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고용주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가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는 바틀비를 두고 변호사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사무실을 이전한 것이다그러면 그가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전 사무실의 변호사가 나가지 않는 바틀비를 만나보라고 찾아왔다결국 거리의 부랑자가 되어 바틀비는 교도소에 수감 된다교도소에 찾아가 바틀비를 만나 여러 가지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바틀비는 먹는 것조차 거부한다먹지 않는 것을 택하겠다고 말이다.


 

바틀비에게는 처절한 저항이었는지도 모르겠다하지 않을 권리를 갖겠다는 것지시나 명령에 거부하는 것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럼에도 그런 방식으로는 어느 곳에도 고용되지 못할 거라는 안타까움이 생겼다그의 권리를 인정하지만사용자 측에서는 업무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때 해고할 권리가 있지 않겠는가.


 

왜 문학 작품을 추천하는 책이 이 책이 꼭 들어가는지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재독삼독을 권할 만큼 재미있고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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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26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던타임즈와 비교하게 되느 책이었어요
 
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 - 까꿍TOON
최서연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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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책에서 발견하는 재미는 굉장한 즐거움을 준다. 첫 페이지 열었을 때부터 폭소를 터트렸는데, 책의 첫 느낌을 중요시하는 내게 기대하게 했다. 대학 재학 중인 작가 까꿍의 일상을 담은 카툰으로 코로나 시대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었다.

 


책은 까꿍의 일상 생활을 포함해 아니라 대학 생활, 패밀리, 친구들, 알바하는 이야기들을 유머스럽게 담았다.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 놀라운 에피소드가 많았다.


 


 

 

첫 에피소드는 지하철 빌런이라는 제목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쪽 이어폰만 끼는데, 어느 날도 그처럼 한쪽 이어폰만 낀 채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한쪽 이어폰이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 귀에 있었다. 당황하여 자기 이어폰을 낀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한쪽 이어폰 안 들으니 음악 좀 같이 듣자고 하였다. 이 부분에서 폭소를 터트렸다. 연인 사이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끼리 이어폰을 나눠 듣는 거 쉬운 일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아주 사이좋은 모녀 관계로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작가가 느꼈을 당황스러움이 상상되었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마니또 게임을 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나 싶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자신의 마니또를 애타게 찾아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작가는 자기 이름을 뽑아서 자기한테 편지 쓰고 공개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교정장치를 끼며 있었던 불편함, SNS를 시작하며 생겼던 일들, 버스를 타고 알바 가는 길에 앞좌석에 앉은 연인들의 셀카 사진에 버젓이 들어가 있는 자신의 얼굴. 이럴 때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주는데 말이다.


 

코로나 시대의 대학 생활이란 마음처럼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수업이 있으나 없는 것과 비슷하달까. 집에 눕거나 씻지도 않고 마스크를 낀 채 책상에 앉아 수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팀플을 제안하시자 옆에 앉아 있던 선배와 한 팀을 하게 되었는데 전 수업에서 자던 선배를 아무도 깨우지 않아 조원 한 명을 잃었던 일화도 재미있었다.


 

 

 

엄마에게 출퇴근용 자전거가 있었다. 자전거 도둑이 많을 때였는데 도난방지용으로 엄마는 바퀴에 자물쇠를 채웠다. 도둑은 엄마를 놀리기라도 하듯 안장을 훔쳐갔다. 자전거를 끌고 올 엄마가 걱정되어 마중 나갔더니 엄마는 자전거 뒷좌석에 앉아 타고 있었다. 작가의 엉뚱하고 유머스러움이 가족에게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상상을 해보라. 자전거 뒷좌석에 엉덩이를 대고 열심히 페달을 돌리는 엄마의 모습을.


 

 

 

즐겁고 유쾌하다. 그 시절만이 느낄 수 있는 것들에 공감하고 코로나의 시대에 느꼈을 다양한 것들을 유머스럽게 그렸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까꿍TOON. 낄낄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다. 스트레스가 쌓이신 분들,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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