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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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보는 '내가 이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해? 말아?'가 아닐까. 어떤이들은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직장을 다닌다고도 했는데. 참 직장인의 애환이란게 그렇다. 힘들다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도 그만둘 수도 없는 입장이다. 다시 또 어딘가를 기웃거리는 것도 힘들고, 직장이란게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요즘 젊은이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취준생'이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자면 정말 가슴이 아파온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취업문이 좁아 취업을 할 수도 없고, 마냥 준비하자니 힘든 생활의 반복이다. 여기저기 눈치보이고, 경제생활을 할 수 없기에 부모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을 지켜보는 부모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뿐. 이렇듯 취업하기 힘든 시절에 취업을 떡하니 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잘 버틸 수 있을까?

 

  신랑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어렵게 합격해놓고도 수습기간에 관두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들어가기도 힘든 직장이지만 정작 자신과 맞지 않으면 할 수 없는게 또한 직장생활이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해도 도저히 버틸 수 없으니 그만두기도 하는 거겠지. 일례로 대학생활을 하다가 휴학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 직장에 합격을 하게 되면 대학을 그만둔다고 한다. 어차피 직장을 위해 학교를 다녔으니 굳이 계속할 의미가 없다고 본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대학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말이다.

 

  키타가와 에미의 책은 제목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잠깐만 회사를 관두고 올게, 라니. 나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그만두지 못하니 타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부럽다고 해야 할지, 속시원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소설이 무척 궁금해졌다.

 

 

 

 

 

  본격 직장인 소설의 탄생이라고 일컫는 이 소설은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는 진정한 이유를 묻는다. 무엇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나, 누구를 위해서? 오랜 취업 준비를 했고, 마침내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곳의 첫번째로 꼽는 직장은 아니었지만 취업을 하게 되었다고 할때, 모든 열정을 다해 일에 매진하게 된다. 매일매일 열정적으로 임해보지만 입사 반 년 만에 어느새 매일매일 일이 차고 넘쳐 피로에 절여있는 생활을 하는 신입사원 아오야마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동경했던 회사 생활이었지만 어느날 부터 웃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지하철의 승강장에서 떨어질 뻔한 아오야마를 구해준 건 그의 동창이라는 야마모토였다. 야마모토와의 학창시절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를 동창생으로 안 아오야마는 그와 자주 만나며 점점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된다. 비싼 옷은 아니지만 야마모토와 옷을 고르고 넥타이를 고르는등 직장생활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야마모토와의 조언 때문일까. 영업직으로 힘들었지만 조만간 계약도 따낼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다 야마모토 덕분이다. 그렇지만 정작 야마모토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전화할때마다 시간을 내어 만나 술도 마시고 밥도 먹으며 마치 여자와 데이트하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 날 자신의 문자에 바쁘다는 그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자신과 있을때는 늘 치약 광고의 미소를 지어보였던 야마모토였지만 혼자 있을 때의 그는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공동묘지로 가는 버스까지 탔다.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누구이기에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희망을 불어넣어 준 것일까.

 

간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간단하면 안 되죠. 저는 이 회사를 너무 간단히 골랐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무서웠고, 날 받아 주는 회사라면 어디든 좋았어요. 하지만 직장을 그런 마음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다음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예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사회적 지위 따위 없어도 돼요. 설령 백수로 살더라도 마지막에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길을 찾아내겠어요. (198페이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진심으로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원하는 것인지를 물었다. 만약 자신이 죽는다고 가정했을때 가장 슬퍼할 사람은 누구인지, 자신을 구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면 어땠을지. 이런 질문을 하는데 가슴이 찡해져 온다. 보다 궁극적인 자신의 삶을 살라는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직장이라면 과감하게 관두는 게 좋지 않을까. 어차피 가족을 위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자신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인데,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직장 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 것이다.

 

  그나저나 나도 하루쯤 무단 결근을 하고 카페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잠깐만 나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분 좋은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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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2016-01-2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나마 위로받는가봐요!

Breeze 2016-01-28 09:24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책 괜찮았어요. ^^
 
셜로키언
그레이엄 무어 지음, 이재경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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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셜록 홈스에 대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았더니 홈스가 더 좋아졌다. 오래전에  홈스를 읽은 것 말고 내가 홈스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마 셜록 홈스를 연기했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때문이 아니었을까.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좋아 그가 나온 영화를 챙겨 보았고, 셜록 홈스를 연기했던 드라마 시리즈도 챙겨보며 셜록 홈스를 더 깊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셜록 홈스가 누구던가.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해 낸 인물로 영국 경찰이 도움을 받을 정도로 사건을 해결하고 추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이는 많은 셜로키언들을 양산했다. 셜로키언이란 셜록 홈스를 실존 인물로 간주하고 셜록 홈스 시리즈를 경전으로 취급하여 각종 연구를 하는 열광적인 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설에서는 아서 코난 도일이 한때 홈스를 죽이고 난 뒤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사라진 일기를 찾는 과정이 담겨 있다. 사라진 일기는 많은 셜로키언들에게 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고, 셜록 홈스를 연구하는데 아주 중요한 자료였다.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라는 세계 최고 셜로키언 협회의 신참 회원이 된 해럴드 화이트. 사라진 일기를 찾는 한 셜로키언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는 해럴드 화이트의 활약이 2010년의 시간에서 소설의 한 축을 이루고, 셜록 홈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향하는 아서 코난 도일에게 소포 폭탄이 배달되고  배달한 범인을 찾아 나섰다가 의문의 살인사건을 맞는 1900년의 아서 코난 도일의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과거 아서 코난 도일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사람이 뮤지컬 「드라큐라」로 유명한 브램 스토커였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또한 아서 코난 도일과 아주 친한 친구였던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언급도 역사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기에 굉장한 즐거움을 주었다. 아서는 일련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 브램 스토커의 도움을 받았고 그를 의지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두말하면 잔소리. 선생은 본인이 쓰는 내용에 너무 길이 들어서 독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시나 본데, 홈스가 아무리 멋진 싸움 끝에 죽는다 해도 홈스가 죽는 게 싫어요. 홈스가 영원히 살기를 원하죠. (107페이지)

 

  우리가 드라마나 소설을 볼 때 작가가 주인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때론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하고 또 어떤 캐릭터들을 미워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소설 속 인물에 자신을 투영시켜 다른 삶을 꾸어보기도 하는 상상을 하기 마련이고, 실제 인물인 것처럼 가슴 뛰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내가 한때 보았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 캐릭터처럼 같이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만약 이 시리즈가 계속 된다면 우리 또한 도민준이라는 캐릭터에 더 빠져 그를 실제 인물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

 

  영국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건을 형사보다도 더 깔끔하게 추리하며 해결하는 셜록 홈스를 폭포에서 죽여버린 아서 코난 도일을 이해할 수 없어 했다. 영국인들은 셜록 홈스를 위해 장례식까지 거행하는등 그의 죽음을 슬퍼해 검은색 상복을 입고 다니기까지 했다. 자신은 잃어가고 셜록 홈스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이가 바로 아서 코난 도일인데도 말이다. 소설속에서처럼 실제로 아서 코난 도일에게 살인 사건에 대해 자문하고 해결해주기를 바랐던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

 

해럴드는 셜록 홈스를 믿었다. 물론 홈스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다. 셜록 홈스를 믿는다는 게 그를 실존 인물로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홈스 이야기가 주장하는 바를 믿었다. 이성의 힘을 믿었고 추리라는 정밀과학을 믿었다. 셜록 홈스는 그걸 할 줄 알았다.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어. 해럴드는 생각했다. (114페이지)

 

  사건이 일어났을때 셜록 홈스처럼 생각하고 셜록 홈스처럼 사건을 추리하기를 즐겼다. 셜로키언들이기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작품 속에서의 홈스의 말을 기억했고, 셜록 홈스를 믿었던 것이다. 

 

어쩌면요,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뼈져리게 체감한다는 거예요. 원래 시대의 경계는 훗날 시간이 역사가 된 다음에야 정해지잖아요.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당대가 아니라 후대 학자들 몫이잖아요. (333페이지)

 

  제대로 된 셜로키언은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셜록 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처럼 제대로 된 셜로키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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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낙원
헤닝 만켈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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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삶이란 참 알 수 없다. 어디로 흐를지, 어떤식으로 흘러갈지 도무지 예상할 수가 없다. 사람의 삶이 이러니 어떻게 살아가야겠다고 해본들 운명 앞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나 같은 경우는 많은 시간을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편인데 자기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책 속에서 나는 자주 느낀다. 물론 주변에서도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100년의 아프리카는 어땠을까.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겠지만, 나는 헤닝 만켈의 책에서 아프리카의 아픔과 역사에 대해 조금쯤은 알게 되었다. 작가인 헤닝 만켈이 아프리카의 고통을 세계에 알리려 작품을 썼다고 했는데 이렇듯 내가 아프리카의 고통을 알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는 성공한 걸까.

 

  2002년 베이라의 아프리카 호텔. 과거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땔감으로 쓰기 위해 마룻바닥의 판자를 떼어냈고 그 속에 잘 모르는 글씨로 되어 있는 노트 한 권이 발견된다. 한나 룬드마르크라는 이름으로 1905년이라는 년도가 쓰여있고 한나의 일기가 쓰여져 있었다. 과거의 아프리카 속으로, 과거의 한나의 삶 속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추위가 심했던 스웨덴의 북부. 며칠뒤면 열여덟 살이 되는 한나는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내키지 않는 여행을 떠났다. 외삼촌을 찾았지만 이미 외삼촌 가족은 떠나고 없어 보살핌을 받을 수 없었다. 한나를 발렌가로 이끌었던 포르스만의 집에서 베르타와 함께 집안일을 거들다가 선주인 포르스만의 요구로 선상 요리사가 되어 호주로 가는 배를 탔다. 그곳에서 3등 항해사인 룬드마르크를 만나 결혼식을 올렸지만 뭍에 잠깐 내렸던 남편은 열병으로 죽고 만다. 배에서 룬드마르크가 계속 머무는 듯한 느낌에 한나는 아무도 모르게 배를 떠나고 지금의 아프리카 모잠비크인 로우렌소 마르케스의 한 호텔에 묵는다. 호텔이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흑인 매음굴이었던 그곳의 주인 세뇨르 바즈와 결혼하고 얼마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후 한나는 갑자기 부자 미망인이 되어 그곳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대체 돌아갈 대상이 무엇이란 말인가? 내 삶은 꿈도 꾸지 못했던 방향으로 변해 버렸지않은가? (243페이지)

 

  흑인들만 가득한 그곳에서의 삶이 한나는 두려웠다. 그곳을 떠나려하지만, 목양견을 파는 피멘타의 흑인 아내 이사벨의 살인을 목격하고 그 상황을 이해했던 한나는 이사벨을 구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사벨을 석방하고자 노력을 한다. 그런 한나를 백인들은 싫어했고, 흑인들은 그런 그녀를 그저 침묵으로만 대할 뿐이었다. 한나가 견딜수 없었던게 그들의 침묵이었다. 침묵 속의 소리없는 아우성. 그들의 소리가 침묵의 소리로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그들의 침묵이 두려웠다.

 

 

 

 

 

 

 

한나는 오직 백인들만이 웃는, 그것도 때로 과장되게 크게 웃는 슬픈 대륙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보통 금세 두려움으로 번질 수 있는 염려를 위장하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한나는 또한 알고 있었다. 암흑에 대한, 암흑 속에 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260페이지)

 

  흑인들의 아프리카에 발을 들여놓은 백인들 또한 흑인들을 두려워했다. 비교적 적은 숫자의 백인들에게 흑인들이 해를 가하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흑인들은 암흑 속에서 침묵으로 자신들의 마음을 달랬다.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통받았고 백인들의 지배를 받으면서 흑인들은 백인들을 증오했다. 백인 남편을 죽인 이사벨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재판도 받지 않고 지하의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이 불가해한 가난의 한가운데서 나는 풍요의 섬들을 볼 수 있다. 존재할 수 없었을 행복, 살아남을 수 없었을 온기. 이것을 통해 온갖 부와 안락에 파묻혀 사는 백인들의 또 다른 종류의 가난을 나는 볼 수가 있다. (454페이지)

 

 

  한나는 아시벨의 구명 운동을 하면서 백인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 잔인함을 보았고, 그들에게서 흑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그런 그녀를 흑인들은 자신들의 주 고객인 백인들이 두려워 한나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한나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침묵의 소리로 응원하지 않았을까. 한나가 흑인을 사람으로 대하며 백인들이 하지 않던 행동으로 흑인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그곳을 떠나고자 매음굴을 매도할때는 그 남은 돈들이 다 흑인들에게 돌아가고자 나눠주었다. 여타의 백인들이 흑인들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던데 반해 한나는 그들을 위하며 진정한 자유를 느꼈다. 어찌 한나도 두렵지 않았을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우리의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 그토록 두려웠던 자신의 삶에 대해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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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의 달인 기념품 도착.
이웃분들의 사진이 올라오기에 나에게는 어떤 기념품이 올까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도착.

달력도
머그컵도
다이어리도
다 마음에 든 기념품이었다.
역시, 알라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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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eeze 님 도 도착했네요.
블랙블랙한 고 머그에 시선 똭 ㅡㅎㅎㅎ
역시 블랙이 예쁘네...하며..
축하 놓고 가요!^^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reeze 2016-01-12 11:07   좋아요 1 | URL
네에. 감사합니다.
올 한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004ajo 2016-01-11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Breeze 2016-01-12 11: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2016-01-11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eeze 2016-01-12 11:08   좋아요 1 | URL
알라딘 머그컵 이쁘긴 하던디요? ㅋㅋ
알라딘 작은책방 달력 이쁘더라고요.
삼실에 갖다놨어요. ^^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랭 레몽 지음, 김화영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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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 세상에서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나에게 내일은 늘 다가오는 것처럼. 늘 주어진 것처럼 오늘을 살아간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나의 어제는 그때 뿐이었다. 나의 어제는 더이상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 나의 오늘은 어떨까. 나의 오늘도 마찬가지. 오늘 주어진 순간이 내일 혹은 모레 다시 오지 않는다. 나의 하루는 그저 그 하루에 머물뿐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훗날에 가서야 느껴지는 게 그 때의 하루하루, 내가 살아왔던 순간순간이 굉장히 아름다운 나날이었음을 깨닫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작가의 책에서처럼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나에게 작별의 나날이다. 작별의 인사를 해야하는 나의 모든 하루. 나의 모든 하루를 작별의 나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오늘을 더 뜻깊게,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지내게 될까. 어쩌면 예전처럼 다시 그렇게 무심하게 보낼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서야 후회를 하게 되는 것. 나의 하루를 무심히 보내버렸구나. 나의 소중한 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보내버렸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를 깨닫게 하는 책을 만났다. 프랑스 작가인 알랭 레몽의 자전적 소설인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이라는 책이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어린시절을 이야기하는데, 유년 시절을 추억하게 되며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애틋함, 그리움을 엿볼 수 있다. 유년 시절에 머물렀던 시골집에 대한 풍경, 형제가 하나씩 늘어갈때마다 집을 옮겨갔던 곳의 추억. 유년 시절의 추억은 우리를 과거로 흘러가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부모님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가족들이 함께 머물렀던 집을 생각할때 그때가 굉장히 좋았던 시절이며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우리가 머물렀던 집에 대한 애틋함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살았던 곳을 지날때의 감정이라니. 우리가 머물렀던 흔적이 사라지고 없겠지만 아련한 눈빛으로 내가 살았던 집을 바라보게 된다. 남의 집인데도, '우리 집 잘 있나' 하고 창문을 바라보고, 집안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아마 작가도 이런 감정이었으리라. 어제저녁, 이브가 트랑에 들렀다가 우리 집 앞을 지나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집에 지금은 누가 살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17페이지)로 시작하는 소설. 갑자기 책의 첫 문장을 읽는데 과거 내가 살았던 집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돌아가신지 몇십 년은 된 증조할머니와 살았던 오래된 집. 할머니와 함께 내다보았던 바깥의 풍경들. 유년 시절의 풍경이 마치 그림처럼, 영화속 화면처럼 펼쳐진 것이다. 누군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이 많이 없다고들 하는데 이상하게 나는 네 살 적 기억들까지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과거의 기억들은 모두 그리움이며 애틋함인 것 같다. 아무리 아픈 기억이 있어도 현재의 우리에게 기억되는 건 모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인 것이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 유년 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을 거쳐 지금의 시간까지.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삶을 함께 해왔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생각해보면 늘 그리움이다. 

 

  쉰셋의 작가의 나이. 작가가 열다섯 살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나이가 쉰셋이었다. 아버지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 아버지를 사랑했던때,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잠시 시간을 보냈던 때를 그리워하며, 아버지와 진지한 대화도 몇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그리운 것이다.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것을,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던 것을 아주 나중에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삶은 이처럼 흐르는 시간처럼 우리의 감정도 흐른다는 것을.

 

나는 종족을 초월하여, 종족의 그토록 강한 유대를 초월하여 나를 찾고 있다. 나는 나를 닮은 삶, 나라면 선택했을 삶을 찾아내고 싶다. (194페이지, 「한 젊은이가 지나갔다」 중에서)

 

  오늘 하루 내가 살아가는 시간. 어제 나한테 소홀히 대했다고 해서 서운하지도 말며,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살아왔던 집의 추억들. 추억의 시간들. 다시는 가지못할 그리운 기억들. 나는 오늘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인사를 건넸지만 내일이면 돌아오질 시간을 시작하고 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오늘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싶다. 돌아오지 않은 유년 시절의 추억들과 한 젊은이였던 때의 시간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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