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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다면 세상은 네 편이다
신희정 지음 / 예담 / 2005년 12월
평점 :
보통 이런 책들을 써서 내는 저자들의 성격들을 보면 적극적이고, 당당하고, 활달하고, 도전의식이 높음이 일반적라고 알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인 저자는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책의 대부분은 저자의 민사고 생활에 대해서 나와있고, 뒤에는 현재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엄마의 글도 실려 있다. 엄마의 글의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바쁜 의사로서의 일정과 두 아이의 엄마의 역할 사이에서, 그래도 소신을 잃지 않고 엄마 나름대로, 능력안에서 자식의 장래와 교육을 위해 기울이는 고민과 노력이 잘 드러나 있었다.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하던 딸을 위해 농구 선수가 될수 있는 길에 대해 알아봐주었고 (키로 인해 계속 추진할수는 없었지만), 아빠의 해외 연수차 가족이 1년 동안 미국에 가 있으면서 조금이나마 익힌 영어 실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서도 영어 학원에 다니기 보다는 디즈니 책과 영화를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하면서 영어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게 해 주었다. 우리 나라 영어 학원의 타이트한 일정을 보고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을까 하여 영어 학원 보내기를 그만 두었다고 한다. 아이가 졸라서 보내 준 수학 경시 대회 준비 학원이 신희정이 다닌 학원의 전부. 내가 좋은 엄마 였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별스럽지 않은 엄마에게 좋은 딸이 있어 감사한다는 엄마.
민사고가, 한 학년이 겨우 100명 내외의, 전국의 수재들만 들어가는 학교라는 것 외에, 독립적인 인간형을 키워내는 교육 방침에 더 눈길이 간다. 학생들이 학원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을 이제 느끼고 있는 참에, 그래도 이런 곳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자립형 사립고등학교가 더 많이 신설된다고 하는데, 들어가는 인원은 여전히 극히 제한되어 있을테니...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고등학교 2학년 나이에 이렇게 조리 있게 쓸수 있기란. 저자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