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에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표를 사려고 하니 무려 2시간 30분 후의 표 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을 실감하고 그 2시간 30분 동안을 아이와 나는 지하 대형 서점을 신나게 휘젓고 다니며 사줘요, 안돼, 사줘요, 안돼, 놀이를 하다가 그 놀이를 왜 했나 싶게 결국 고른 책이 바로 이 것.
다른 책 몇 권을 살 수 있는 가격이었음에도 묵직한 책을 품 안에 안고 오는 맛을 왜 하필 이 책을 사면서 느껴보고 싶었는지, 집에 와서 가격 검색을 해보니 인터넷 서점 가격보다 무려 6,600원을 더 주고 사왔다.
그래도 좋은데 어쩌랴.
1001 시리즈로 나와 있는 책들은 많이 있는데 그 중에 나를 가장 사로잡은 <당신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어린이 책 1001권> 이다. 2009년 영국에서 출판된 책이고 현지 가격은 20 pounds.

책 옆에는 색깔로 연령 별 구분이 표시되어 있는데 chapter 1는 ages 0-3, chapter 2는 ages 3+, chapter 3는 ages 5+, chapter 4는 ages 8+, chapter 5는 ages 12+ 로 되어 있다.
책 안은 이렇게 생겼다.

책 한권에 대한 소개를 한 페이지에 걸쳐, 제목, 출판사, 출판 연도, 표지 사진, 그리고 책의 대략적인 내용, 작가 소개, 그 책과 관련하여 추천하는 다른 책 리스트 등이 나와 있다. 책 소개글을 쓴 사람들 (contributors) 의 이름은 이 소개글 마지막에 두개의 알파벳 약자로 표기 되어 있는데 모두 70명이 좀 넘는 인원들이 참여한 것 같다.
아무데나 펴서 봐도 되고, 보다가 내가 읽었던 책이 나오면 반가와서 자세히 읽어보기도 하고, 또 넘기다가 앞으로 읽어보고 싶은 책을 발견하기도 하는 재미, 한번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들춰볼 수 있는 책, 책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키워지는 책.
아이들 책에는 그림이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함을 또한번 느낄 수 있었고 책 마다 표지 그림이 어쩌면 그렇게 다를 수 있는지, 책에 대한 책이면서 무슨 화집을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