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집에 없던 어제 낮에 오랜만에 TV를 보다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라는 드라마에서 '홍도야 울지마라' 노래가 하도 가슴 절절하게 나오길래,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벌떡 일어나 피아노로 뚱땅거려보았다. 
내게도 홍도야 울지마라는 나름 추억이 있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생일때였는데 어느 날 아빠께서 한밤 중에 처음 보는 아주머니를 집에 모시고 오셨다. 오늘부터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내시면서 일도 도와주실거라고 하셨는데 커다란 짐보따리를 들고 서 계시는 아주머니 첫인상이 참 좋았다. 아빠보다도 연세가 많아 보이시고 아빠께서도 깍듯이 존칭을 하셨는데, 아빠와 같은 고향분이시고 사정이 있어서 그야말로 무작정 상경하셨다는 것은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되었다. 마땅히 갈데가 없으신 분을 아빠께서 우리 집으로 모시고 온 거였다. 엄마께서 일을 하셨으니 집안 일을 누군가 대신 해주어야 했던 우리 집에서 아주머니는 그날부터 집안 일만 도와주셨던 것이 아니라 내 밑의 여동생은 아주머니를 마치 엄마처럼 따랐다. 아주머니께서는 아침에 내 동생 책가방도 챙겨 주시고, 연필도 깍아 주시고, 같이 놀아도 주시고. 엄마로부터 받아본 적 없는 잔정을 동생은 아주머니로부터 듬뿍 받았다고나 할까. 엄마께서 며칠 집을 비우셔도 찾지도 않는 동생이, 아주머니께서 며칠 어디 가계시는 동안은 아주머니 언제 오시냐고 계속 울었댔다.  

아주머니께서는 늘 노래를 흥얼거리며 일을 하셨다. 청소를 하시거나 빨래를 하실 때 늘 흥얼흥얼...심심해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나는 그 노래를 유심히 듣다가 어느 날 부터 나도 따라 부르게 되었다. 아들 삼형제를 두신 그 아주머니께서는 고향에 두고 온 제일 어린 막내 아들이 생각나서, 노래를 부르시다가 어느 틈엔가 보면 눈물을 훔치고 계셨다. 

홍도야 울지마라, 목포의 눈물, 애수의 소야곡, 나그네 설움...나중에 알게된 그 노래들의 제목이다. 그 중의 홍도야 울지마라는 분명히 단조가 아닌 '장조'의 노래라서 가사 없이 그냥 따라하다보면 사실 슬픈 곡조는 아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왜 눈물을 흘리실까,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왜 우시냐고 한번도 직접 여쭤보진 않았던 것 같다. 

그 아주머니 생각을 하면서 홍도야 울지마라를 내 멋대로 피아노를 막 치고 있는데 옆에서 웬지 시선이 느껴지는 것이다. 피아노를 치다가 고개를 왼쪽으로 슬쩍 돌려보니, 으악, 어떤 아저씨께서 서서 베란다 너머로 우리 집 안을 쳐다보며 내가 치는 노래를 듣고 계신 거였다. 우리 집이 1층이고, 피아노가 바로 베란다 창문 옆에 있으니, 어디서 귀에 익은 노래가 나오니까 쳐다 보고 계셨나본데, 그때 나는 옷도 거의 잠옷 바람에, 머리도 산발을 하고 ㅋㅋㅋ 
그렇다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베란다의 커튼을 확 쳐버릴 수도 없고 해서 피아노 소리만 줄여서 치면서 아저씨가 빨리 다른 곳으로 가시기를 기다렸다. 

아주머니가 보고 싶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였나, 큰 아들이 와서 아주머니를 우리 집에서 모셔갔는데, 한동안 연락도 하고 지내다가 지금은 연락이 끊겨 버렸다. 이젠 일흔도 넘어 여든이 다 되셨을 텐데... 그 아주머니 덕분에 배운 노래들. 홍도야 울지마라, 목포의 눈물 등을 외워서 부를수 있는 초등학교 3학년은 아마 지금도 흔치 않으리라.

  

 

아래 올려 놓은 노래도 아주머니로부터 배운 노래 중의 하나인데, 이 노래 제목을 아는 분이 내 서재를 방문해주시는 알라디너 중에 계실까? (위에 예로 든 노래 중 하나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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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20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장면 저도 보았는데 앞뒤 전혀 모르고 보아도 애잔했어요. 추억이 깃든 노래를 갖고 있는 건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노래를 들으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기억들... 좋아요.^^

hnine 2009-12-20 22:1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도 그 장면 보셨군요.
연기력과 상관 없이 남자주인공으로 나오는 고수, 참 잘 생기지 않았나요? ㅋㅋ

마노아 2009-12-21 13:59   좋아요 0 | URL
백야행 보면서 고수에게 반했어요. 모성애를 자극하는 눈망울이에요.ㅎㅎㅎ

hnine 2009-12-21 16:04   좋아요 0 | URL
백야행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나올까요?
모성애를 자극하는 눈망울...정말 그렇네요.

같은하늘 2009-12-21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를 보지 못하는 저는 드라마 얘기 나오면 할 말이 없어져요. -.-;;
근데 저도 위에 언급하신 노래들 다 알아요.
예전에 울친정아빠가 틀어놓은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들...^^

hnine 2009-12-21 09:30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아이 있을 때에는 TV 안켜지요. 엄마는 보면서 아이에게 못보게 할수는 없으니까요.
언젠가 가수 한영애가 부른 옛노래 몇곡이 들어있는 CD가 나왔길래 (그것도 벌써 오래전이네요) 사서 들었는데 그것도 참 좋았던 기억이 나요.
 

 

겨울에 여름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여름에 겨울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 겨울엔 겨울 속에 살고, 여름엔 여름 속에 살아야지.
  어느 분이 댓글로 달아주신 말씀 중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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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17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리예요. 그렇지만 저는 겨울이 싫어요ㅠ.ㅠ 교무실에서 손발이 얼고 있어요. 전기공사 날림이어서 히터를 하나라도 추가하면 바로 교무실 전원이 나가버려요..ㅜ.ㅜ

hnine 2009-12-17 11:27   좋아요 0 | URL
ㅋㅋ 겨울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그런데 무슨 교무실이 히터 하나 추가에 전원이 나가나요 참 나...
손발이 얼을 정도라니 말도 안돼요. 오늘도 꽤 추운 것 같은데 어쩌나요.

하양물감 2009-12-1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두 계절 다 싫어요...

hnine 2009-12-17 11:36   좋아요 0 | URL
ㅋㅋ 하양물감님, 그럼 겨울, 여름 모두 그리워할 일 없으시겠네요 ^^
하양물감님을 위해서 위의 말을 바꿔드릴께요.
"오늘, 어제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내일 계획으로 오늘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상미 2009-12-1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내 생일있는 가을이 제일 좋아요~~ ㅋㅋ

hnine 2009-12-17 11:30   좋아요 0 | URL
네 생일 무렵 날씨는 누구든지 다 좋아할 날씨이지.
겨울도 좀 좋아해봐봐~~~ 우리 초등학교때 겨울 방학이면 동네에서 스케이트 타던 생각나니? ^^

상미 2009-12-17 14:2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학교 옆으로 해서 가던 길까지 다 기억나지.
밭에 물대서 만든 스케이트장.
스케이트 날 가는 아저씨도 있고,오뎅 팔던 아줌마도 있고.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노래 나올 때까지 타고...

bookJourney 2009-12-1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여름을 그리워하지 않도록, 여름에 겨울을 그리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할텐데 말이지요 ...
전 겨울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이상하게도 겨울이 되면 몸과 마음이 다 아픈 것 같아요. 남들 봄, 가을을 타듯이 겨울을 타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요. ㅠㅠ

hnine 2009-12-17 16:22   좋아요 0 | URL
전 사실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이 제일 힘들긴 해요.
위의 말은 '타샤의 정원'이라는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어느 분께서 말씀하신 중에서 따온 것이어요. 외롭게 혼자 지내면서도 여름에 겨울 걱정을 하지 않고, 겨울에 여름 걱정을 하지 않으며 현재를 즐기며 살아간 그 분의 일생을 존경하신다면서요.

같은하늘 2009-12-1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엔 더워서 힘들고 겨울엔 추워서 힘들어요.
그래서 그때마다 그리워하지 않기 더욱 힘들어요.^^

hnine 2009-12-18 08:49   좋아요 0 | URL
에 그러니까...위의 여름과 겨울은 상징적으로 쓰인 말이어요 ^^

2009-12-18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8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12-1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천후 인간이라 여름도 겨울도 다 좋아요.^^
행복의 정복, 지난 금욜 토론도서였는데 다들 나이가 있는지라 책 좋다고 했어요.
아직 리뷰는 아직 못 썼어요.ㅜㅜ

hnine 2009-12-20 10:00   좋아요 0 | URL
토론회에서 어떤 의견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하네요.
저에게는 올해 읽은 좋은 책 중의 한권이었어요.
이제 컴퓨터 고치셨나봐요? ^^
전천후 인간 순오기님, 좀 닮아봤으면.... ^^

순오기 2009-12-23 22:02   좋아요 0 | URL
자기는 '권태로움' 좋다는 그 중 제일 젊은 엄마의 얘기에 다들 놀랐지만 공감했어요.^^
 

 



 

 

 

 

 

 

 

 

 

 

 

 

 

또 따라해봤다.  

기분이 좀 나아질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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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16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자로 만든 트리가 예뻐요. 기분 좋은 말들이 주렁주렁 달렸으면 해요. 보는 것으로도 기분 좋아지게요~

hnine 2009-12-16 21:15   좋아요 0 | URL
네, 마노아님. 저도 그러기를 바란답니다 ^^

무스탕 2009-12-16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글뱅이들로 만든 단순한 모양인데 나름 이쁘네요 :)

hnine 2009-12-16 22:58   좋아요 0 | URL
'나름' 예쁘죠? ^^
며칠 전에 하이드님이 일본 그림 도안 책 소개하면서 사진 올린 것 보고 따라 그렸어요.

무스탕 2009-12-16 23:42   좋아요 0 | URL
에잉~ 나름에 따옴표까지 붙여주실것 까지야... ㅎㅎㅎ
좋다는 의미였어요. 생각보다 이쁘다는 ^^

hnine 2009-12-16 23:48   좋아요 0 | URL
어맛! 장난인데잉~~

무스탕 2009-12-16 23:54   좋아요 0 | URL
어므낫-! 저도 그런데잉~~

바람돌이 2009-12-17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서도 정말 예쁘게 하시네요. 저하고는 정말 다릅니다. ㅎㅎ

hnine 2009-12-17 00:02   좋아요 0 | URL
제가 요즘 좀 심난하거든요~ 제 마음 속은 저 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ㅋㅋ

상미 2009-12-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넌 낙서도 이쁘게 했었어.ㅋ
근데 왜 심란해????

hnine 2009-12-17 06:29   좋아요 0 | URL
낙서는 그런데 미술이나 그림은 영~ 그랬었지 ㅋㅋ

bookJourney 2009-12-17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분은 좀 나아지셨어요?
책 보고 따라한 저보다 100배는 더 멋지게 그리셨어요~~ ^^

hnine 2009-12-17 06:30   좋아요 0 | URL
있는 펜은 다 동원시켜서 그려봤어요. 재미있던걸요 ^^

조선인 2009-12-17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예쁘니 트리도 되는군요. 부러워요.

hnine 2009-12-17 11:30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제 글씨보고 저랑 닮았다는 말 많이 해요. 동글동글, 통통하니... ^^

비로그인 2009-12-17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hnine 2009-12-17 11:32   좋아요 0 | URL
애들같은 장난한다....그거죠? 다 안다고요. (^^)

섬사이 2009-12-1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글씨크리 좋아요. 전 hnine님 보고 따라할래요. ^^

hnine 2009-12-17 11:33   좋아요 0 | URL
진짜 트리 그리라면 저 못그려요.
저렇게 글씨로 대충 때우는건 가능해도요 ㅋㅋ

꿈꾸는섬 2009-12-1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씨로 만든 트리가 눈에 들어오네요. 멋진데요.

hnine 2009-12-17 16:14   좋아요 0 | URL
왼쪽의 두개는 따라한 것이고, 그 글씨 트리는 제가 그냥 한건데...^^

같은하늘 2009-12-1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서도 이쁘게 하시는 hnine님...
글씨와 닮아 동글동글하다는 님이 궁금해지는데요.
저도 글씨트리가 맘에 들어요.^^

hnine 2009-12-18 08:51   좋아요 0 | URL
늘씬, 쭉쭉빵빵, 야무짐...이런 것과 정반대의 이미지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동글동글, 두리뭉실, 통통, 아담 사이즈...ㅋㅋ
글씨 트리 좀 더 예쁘게 꾸며서 카드를 만들어볼까 생각도 잠시 해봤지요 ^^

하늘바람 2009-12-1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낙서가 낙서가 아닌데요?

hnine 2009-12-18 18:09   좋아요 0 | URL
낙서도 그냥 낙서로만 봐주지 않고 예쁘다고 해주시는 님들이 계셔서 참 행복합니다 ^^
 

아이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산타 분장을 하시고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나씩 나눠주시기로 하셨단다. 미리 엄마들이 자기 아이가 받을 선물을 준비해서 아이 모르게 대표 엄마에게 전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 대표 엄마가 선생님께 갖다 드릴 모양이다. 선물의 가격은 10,000원을 넘지 않는 선으로 해달라고 해서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책을 골랐다. 

두권 중 어느 것을 해야할지 도저히 못 정하겠어서 그냥 두권 다 샀다. 그 중의 한권은 학교에서 받을 크리스마스 선물 몫으로 감춰 놓고, 다른 한권은 엄마가 주는 선물이라고 아이에게 주었다.  

신이 나서 책가방 던져 놓자마자 바로 책을 들춰 열심히 보기 시작하길래 책도 예쁘고 해서 사진 몇장 찍어놓고서 잠시 나가 빨래 널고 사과를 깎아 가지고 들어왔더니, 

"엄마, 다 읽었어요!" 

아니 10분이나 되었을까, 벌써 다 읽다니.

"재미있니?"
"네~"
"그 책은 글씨만 읽지 말고 그림도 자세히 봐야하는데~"
필요없는 잔소리를 또 했다. 
"엄마가 사준 책이니까 여기 꽂아 놓고 읽고 또 읽고 할거예요."
책은 늘 내가 사주었는데, 이번에는 미리 말을 안하고 내가 골라서 사주었더니 좀 특별하게 생각되었나보다. 

 



 

 

 

 

 

 

 

 

 

 

  오늘이 바로 그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날인데,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에게 산타 할아버지에게 무슨 선물을 받기를 기대하냐고 했더니 닌텐도란다. 이런~
"다린아, 산타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만한 것은 선물로 안주시는 법이다~" 
 

조금 있으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인데, 선물을 보고 실망했으면 어떻하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에게 내가 보낸 책은, 위의 책과 같은 저자의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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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핫, 쌍둥이 책에 다린이가 뭔가 낌새를 눈치챌까요? ^^
저도 산타한테 저 책을 선물받은 기분이에요. 어여 읽어야지...^^

hnine 2009-12-16 15:15   좋아요 0 | URL
쌍둥이 책 ㅋㅋㅋ 맞아요. 하나만 못 고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참 아이디어가 좋지 않나요?그림도 그렇고, 책의 기획도 그렇고, 공감각적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저런 책 저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부러워요. 굳은 머리에선 좀처럼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발상이지요.

울보 2009-12-1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서저를 기다리는 책들인데,,ㅎㅎ확지름신이 올것같아요,,,

hnine 2009-12-16 17:53   좋아요 0 | URL
하하, 지름신도 아니고 확지름신이군요 ^^

바람돌이 2009-12-1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애들은 책 선물 싫어해요. 책은 선물이 아닌듯... 대신에 만화책을 사달라고 하죠. 아니면 휴대폰.... ^^

hnine 2009-12-17 06:31   좋아요 0 | URL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주기 좋아하는 선물 1위가 책, 아이들이 제일 받고 싶어하지 않는 선물 1위가 책이라네요 ㅋㅋ
알면서도 책을 고르는 엄마입니다. 다른 것 생각나는게 없더라고요.

kimji 2009-12-17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재미있던데요!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는데 아직 윤색(그러니까, 문장 쉽게 만들고 스토리를 줄이는 일;; )이 안 되어서, 일단 엄마 먼저 보고 읽어줄게- 하고 숨겼습니다. 책이 참 좋더라구요. 물론, 달력도 좋았어요^^;

아... 다린이가, 쌍둥이 책 좋아했으라나 모르겠어요! ^^

hnine 2009-12-17 06:35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어요.
어제 저 볼리뷜리스 책도 10분 만에 다 읽었다~ 그러더라고요. 아홉살 짜리에겐 좀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kimji님 아이가 지금 엄마가 다 보고 읽어줄 때만 기다리고 있겠네요?
책 참 잘 만들었죠.

같은하늘 2009-12-18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쌍둥이책 찜하고 있는데...
어떤가요? ^^

hnine 2009-12-18 08:52   좋아요 0 | URL
감히 추천드리옵니다~~ ^^
제 아이는 넘 후다닥 읽어버려서 좀 김 샜지만 언젠가 꼭 다시 들춰 볼만한 책이라고 믿어요.
 
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의 말부터 읽는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가 분명히 있구나 확신하면서 읽기 시작한다.
천지라는, 특이한 이름의 중학교 1학년 어린 여학생은 이미 죽었다. 죽었다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하니까.
천지는 왜 죽었을까. 아버지는 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생활력 있고 나름대로 이해력있는 활달한 엄마와, 그리고 천지와 성격은 다르지만 매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낙천적인 구석까지 있는 두살 터울의 언니와 그런대로 화목한 가정 속에서 살고 있던 천지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그 생각에 집중하며 책을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든 생각은, 작가는 어쩌면 천지보다 천지의 친구인 화연의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천지보다 더 심하게 외로왔던 아이는 화연이였고, 천지보다 더 얘기할 상대가 없는 환경에 있던 아이는 화연이인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게도 우리는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어느 한 아이를 지목해서 집중적으로 따돌리는 그 아이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지가 죽고 나서, 남들의 쉬운 동정으로부터 자신을 무장하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그전처럼 씩씩하게 지내며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는 엄마,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유가 무엇일지 찾아다니는 천지의 언니, 그들에 비해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보이며 갈피를 못잡고 위험해보이는 사람은 천지의 친구 화연이었다. 책의 마무리 부분에 그런 화연이를 붙들어주는 사람이 있어 정말 다행이었지만 현실에서도 그럴까.  

천지는 왜 죽었을까. 누구도 모른다. 무엇때문에 죽었다고, 누구때문에 죽었다고 단정짓는 것이 그리 의미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죽음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라도 이 세상에 자기의 마음을 알리려고 하는, 인간의 외로움, 그 무지막지한 위력을 다시 절감할 뿐이다.

  

 

네가 있는 그 곳은 춥지 않은지?
난 지금도 가끔 네 생각을 한다.
오늘처럼 이런 책을 읽는 동안엔 네 생각이 거의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
아직까지 나에게 아픔이고, 가끔 목놓아 부르고 싶은 이름이란다.

그날, 다음 날 시험이라는 핑계로 널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돌아서게 하는게 아니었는데.
나도 이렇게 악착같은 면이 있다는 것을,
네가 나의 시험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는 것을, 
위시하고 싶었던 내가 참 부끄럽다.
나는 그렇게 악착같지 못했고
시험보다 백배는 더 네가 더 중요했다는 것
넌 몰랐을거야 

그 누구와도 마음 터놓고 얘기할 줄 몰랐던 나였는데
잠시 머물다가 다시 돌아갈 너였기 때문에
너와 얘기하는 한 시간도 아깝고 안타깝고 그랬었는데
나는 왜 반대로 행동했을까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네가 그런 결단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 아직도 뭐라고 말하고 싶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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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2-1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늘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지 않고 살지요 그래서 막대할 때도 서운하게 할 때도 많아요 늘 그런 거같아요

hnine 2009-12-15 09:17   좋아요 0 | URL
좀 더 확장될 수도 있었을 얘기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마무리가 좋아요.

꿈꾸는섬 2009-12-1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보고 싶어요.^^ 찜~~

hnine 2009-12-17 16:17   좋아요 0 | URL
한번 읽어보실만 해요.
저는 읽으면서 이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작가가 앞으로도 글로 풀어낼 뭔가가 머리 속에 많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다소 글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