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편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옷을 사왔다.
추석 선물이란다.
나 애들 아닌데. 

그런데 어흑~  

입어보니 상의는 겨우 단추가 잠궈질까 말까 꽉 끼고
스커트는 너무 작아서 지퍼 간신히 올리고 나니 움직이질 못하겠다. 

남편에게 너무 작다고했더니
"점원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남편이 점원에게 내 사이즈를 말하니까 그럴리가 없다는 표정이었다는 것이다. 

"내 사이즈를 당신이 알던가? 뭐라고 했는데?"
남편 대답, "사이즈는 정확히 모르지만 체중이 40 kg 될까 말까 한다고 했지." 

세상에, 옷이 안 맞는게 당연하지 당연해.
내가 아무리 154 cm 밖에 안되는 키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40 kg될까말까 라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방방 뛰었더니
"보기보다 많이 나가나보네." 

더구나 이 옷이 결코 가까운 곳 외출할 때 입을 만한 그런 만만한 스타일의 옷이 아니라는 것이 또 문제이다.
아래 위 딱 떨어지는 검은 색 정장, 어디 가서 프리젠테이션 할때라든지 아니면 면접 볼때 입으면 될 것 같은, 아주 formal한 수트인 것이다. 

아무래도 남편 때문에 

1. 다이어트 해야하고
2. 새로운 직장 알아봐야 하나보다. 

어흑~ 두가지 다 자신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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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9-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는 그래서 맘대로 옷 선물은 절대 금지하고 있지요..
꼭 입으셔야 돼요? 아님 두분이 같이 나가서 반환하고 가을에 어울리는 편안하고 이쁜 옷으로 장만하시던가요.. 그도 아님 한벌 더 사달라고 하셔야겠남요?~~

hnine 2009-09-28 19:11   좋아요 0 | URL
안 입으면 서운해할게 뻔한데 말이지요. 가서 반환한다해도 서운해할게 분명하고요. 남편이 제게 바라는 이미지라던가, 그런게 감이 와요 감이 흑흑...

상미 2009-09-28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린이 아빠는 너를 <코스모스>로 여전히 여기시나보다..부러워~~~

hnine 2009-09-28 19:10   좋아요 0 | URL
'여전히'라 하면 내가 예전에 코스모스 같았다는 뜻인데, 너도 알다시피 나는 그랬던 기억이 없거든. 오히려 결혼할 때 쯤엔 아주 통통하기조차 했는데 말야. 부러워말거라, 난 마음이 별로 편칠 못하구나 ㅋㅋ

꿈꾸는섬 2009-09-28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너무 귀여우세요.ㅎㅎ

hnine 2009-09-28 19:09   좋아요 0 | URL
별로 귀여운 편은 아닌데...ㅋㅋ

세실 2009-09-2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옆지기님 옷 고르실때 얼마나 행복해 하셨을까요.
님도 착하십니다. 저라면 아무 생각없이 바꿀텐데요. ㅋㅋ

hnine 2009-09-28 20:07   좋아요 0 | URL
저도 아무래도 그래야하지 않을까 쪽으로 지금 생각이 기울고 있네요 흑흑

같은하늘 2009-09-2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혹시 님께 바라는바를 옷으로 표현하셨나요? ^^
몸의 사이즈라던가 직장에 관한거라던가...ㅎㅎㅎ
농담입니다.

그래도 옷을 사들고 오시는 옆지기님이 부럽습니다.

hnine 2009-09-29 06:23   좋아요 0 | URL
예,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선물 받고 이런 저런 생각을 또 해보게 되었답니다.

순오기 2009-09-29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꿈의 사이즈인가요!
옷이 나를 입어주기 바라면 힘들테니 편안한 옷으로 바꾸셔요.
키는 저랑 비슷~ ^^

hnine 2009-09-29 06:25   좋아요 0 | URL
제 남편이 워낙 여자들의 체중에 관한 감이 없어서 그래요.
순오기님도 비슷한 키이시구나~ 남들은 작다고 하는데 저는 뭐 지금까지 키 작아서 불편한거 모르고 살고 있답니다, 그치요? ^^

순오기 2009-09-29 18:57   좋아요 0 | URL
예~ 저도 키 작아도 불편한거 모르고 살아요.
남들은 내가 그렇게 작은 줄도 모르더라니까요.^^

무스탕 2009-09-2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하고 웃었는데 기분나쁘지 않으시죠? ^^;;;
울 신랑은 다른건 몰라도 제 브라 사이즈는 정확하게 알아요.
무조건 젤 작은거!! --;;;

암만해도 맞는 사이즈로 바꿔서 이쁘게 입어주시는게 옆지기님을 위한 길이겠어요.
다음부터는 옷을 사주려거든 같이 가서 사자고 말씀드리셔야 겠네요 ^^

제가 나인님보다 3cm 높은 지대의 공기를 마시고 사네요. ㅋㅋㅋ

세실 2009-09-29 09:33   좋아요 0 | URL
어이쿠 솔직한 무스탕님~~ 탕탕탕~~
어머 전 무려 10cm~ =3=3=3=
hnine님 댓글 달아도 괜찮죠?

hnine 2009-09-29 20:3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기분 나쁘긴요~ 서로 웃자고 올린 글인데요.
영수증 잘 보관하고 있으라고 해야겠어요. 교환할때 필요하니까.
같이 가서 사지 않은 이유는, 저는 제 옷 잘 안사거든요. 옷 사준다고 하면 제가 안산다고 할 것 뻔하기 때문에 그냥 혼자서 질렀다네요.
저보다 크시구나...그것도 3cm씩이나. 3cm차이가 꽤 많이 나더라구요.

세실님, 사진 보면서 짐작했어요. 절대 154cm 정도 키로 가능한 늘씬함이 아니라는걸요. 요즘 운동까지 열심히 하시지, 또 한 패션 하시잖아요. 어이쿠, 당분간 옆에 가지 말아야지~~

프레이야 2009-09-2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40킬로 될까말까 나인님!!

hnine 2009-09-29 18:13   좋아요 0 | URL
제가 중학생이었던 때 이미 40 kg 을 넘어섰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남편이 저를 확실히 과소평가 하고 있다니까요 ^^

하양물감 2009-10-01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그래도 남편분이 그런 선물도 하시고..부러워요...

hnine 2009-10-01 20:37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래서 일단은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어제 밤 자려고 누워서 아이와 주고 받은 이야기이다. 

 

나:   "다린아,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 다린이에게 화 내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또 못지키고 말았어." 

다린: "엄마, 화가 날 때는 화를 내긴 내야해요. 화를 안내고 꾹 참고만 있으면요, 가슴에 꾹꾹 쌓여서 안되요." 

나: "그래? 다린이는 그런 건 어떻게 알았니?" 

다린: "엄마가 선생님이랑 같이 공부하던 책 있잖아요, 노란 책. 거기에 써 있던데요? 거기에 이런 것도 나와요. 좋은 엄마는 화를 내지 않고도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엄마라고요." 

 

 <유. 구. 무. 언>
(어휴, 못난 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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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8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9-28 16:27   좋아요 0 | URL
님은 화내기, 큰소리, 이런 것들과 거리가 먼 분일거라 짐작하고 있었다니까요 ^^
저희 집은 반대여요. 저는 야단도 치고, 화도 내고, 목소리 높일 때도 있는 반면 남편은 화도 안내고 야단치는 일도 없고, 목소리도 높이질 않아요. 그래서 제가 가끔 뭐라고 하지요. 저만 악역을 맡았다고요 ㅋㅋ 어쩌면 이렇게 반대인가요.
그런데 부모 둘다 야단을 치거나, 둘다 야단을 안치는 것보다 이렇게 다른 성향인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되기도 하네요.

꿈꾸는섬 2009-09-2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은 엄마는 못돼요.ㅠ.ㅠ

hnine 2009-09-28 19:07   좋아요 0 | URL
아래 프레이야님이 말씀해주시네요. 우리도 그러면서 크는 거라구요 ^^

프레이야 2009-09-2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작은딸한테 화 내고 그랬는데ㅠㅠ
에효 못난 엄마같으니라구.ㅎ
괜찮아요 나인님, 그러면서 우리도 크는 거라구요.ㅎ

hnine 2009-09-29 20:32   좋아요 0 | URL
화를 안내는건 너무 어렵고요, 그날 화낸 일에 대해서는 그날 자기전에 다 풀어주고 자자, 이거라도 잘 지키려고 노력중이랍니다.

같은하늘 2009-09-29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집의 악역입니다. 모두에게~~~

hnine 2009-09-29 09:52   좋아요 0 | URL
악역은 악역이지만 필요악이지요, 그쵸~~?

무스탕 2009-09-2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선생님!

세상에 나긋하기만 한 엄마들이 도대체 몇이나 있겠습니까? ^^;;

hnine 2009-09-29 09:53   좋아요 0 | URL
더구나 아들 키우는 엄마들중엔 거의 없을거라고, 혼자 위안 삼습니다 ^^
 

 

 

아이가 일곱살이던 2년 전.
할아버지께 배운 노래 Love me tender 를 열창하고 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야구 방망이를 마이크 삼아.  

 

어제 이 동영상을 아이에게 보여주었더니,
창피하다고 난리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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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9-09-2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게 잘 부르네요! 귀여워요~ ^^
채린이도 요즘 영어동요를 부르는데 완전 옹알이 수준이에요..무슨말인지 당췌 모르겠다는. ㅋㅋ

hnine 2009-09-28 15:33   좋아요 0 | URL
저 노래가 친정아버지의 애창곡인데 어느날 외갓댁에 다녀오더니 저 노래를 배워왔더라구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우리말이든 영어든 귀기울여 듣고 싶어지지요. 아이들도 그렇더라구요. 엄마가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면 그거 무슨 노래냐고 꼭 물어봐요. 채린이가 노래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니, 그림 속의 아이 같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꿈꾸는섬 2009-09-2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이 절로 나오겠어요.ㅎㅎ

hnine 2009-09-28 19:08   좋아요 0 | URL
지금은 저렇게 노래해보라고 하면 좀처럼 안하려고 해요. 2년새에 그렇게 달라지네요.

같은하늘 2009-09-2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 귀여워라~~ㅎㅎ

hnine 2009-09-29 09:54   좋아요 0 | URL
그 당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사진이고 동영상이고 남겨 놓으니 이렇게 나중에 웃을 일이 생기네요 ^^

무스탕 2009-09-2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할아버니께 감사드려야 겠어요. 이렇게 즐겁게 가르쳐 주셔서요.
절대 이 동영상 없애지 마시고 잘 두셨다가 다린이 여친에게 꼭 보여주세요 ^^

hnine 2009-09-29 09:55   좋아요 0 | URL
나중에 여친에게 보여주면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겠네요 ㅋㅋ
(오늘도 고양이 보면서 흔들 흔들~~ ㅋㅋ)
 

새운의 일기 

중학생이 되면 다 저런가? 언니는 요즘 통 말이 없다. 학교 다녀오면 바로 이층에 올라가서는 자러 내려올 때까지 혼자 뭘 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한번 궁금해서 올라가봤더니 라디오를 들으며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는 얼른 덮어버렸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만 한다. 그것도 아주 짧게. 나 혼자 떠들다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언니 동생이라기 보다는 친구처럼 떠들고 장난치며 놀았었는데. 언니 말로는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하지만 자기가 뭐 고등학생이라도 되나? 벌써부터 공부할 것이 많아서 책상머리만 지키고 있게. 이제 겨우 중학생이면서.
혹시 성운 오빠가 떠나서 심심해서 그런가? 성운 오빠 가고나니 매일 아빠가 내주신 영어 숙제 안해도 되고, 더 신날텐데. 그리고 난 성운이 오빠 같은 사람 별로이다. 공부 밖에 모르는 모범생 스타일 난 질색이니까. 재미도 없고, 웃길 줄도 모르고.
난 나중에 남자 친구를 사귄다면 어떤 친구를 사귈까? 문득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영빈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작년에 같은 반일 때는 꽤 친했는데 올해 들어 이 녀석이 마주쳐도 별로 말이 없다. 잘 웃지도 않는다. 나한테 뭐 불만이라도 있나?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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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9-2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맘 때 참 변화가 많아요. 당황스러울 정도로.
우린 거쳐왔지만 직접 격는 본인들은 어떨까요?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같으면 좋을텐데...^^

hnine 2009-09-27 18:14   좋아요 0 | URL
'10대 여학생, 이론적 설명이 가능할까'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창비 어린이 가을호에 우석훈님이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2009-09-27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떠다니는 말 몇 개를 잘 이어 붙이면 딴 세상 여는 열쇠가 된다. 

 

굳이 유파를 들먹이자면
마음의 거리에 자우룩한 구름과 안개의 모양을 탐구하는 '흐린 날씨'파
고독이란 자고로 오직 자신에게만 아름다워 보이는 기괴함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해도
나는 정확히 해석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 

그의 말대로, 그의 시집 중 몇 구절 구절을 이어 붙여 
딴 세상이 열리는지 보려했다. 

  
그러다가 든 생각은, 

 

 


딴 세상이란 어떤 세상을 말하는데?


사람이 사는 세상이란 다 거기가 거기지. 


내가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치는 이 세상과 


발버둥 치며 가고 싶어하는 그 세상은 

 
어차피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몰라? 


언젠가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는 이 고리 위에서 숨쉬고 먹고 자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걸 모른단 말야?  

 

 

마지막에 큰 소리로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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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9-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 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