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고 밑둥만 남은 무우,
그냥 버리기가 아쉬웠던 어느 날.
접시에 놓고 물을 자박하게 부어 주방 창가에 두었다.
하루가 다르게 무우 밑둥에서 줄기가, 잎이 쑥쑥 자라났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이만큼 컸네, 말을 건네는 기분이 좋았다.
신통하구나, 나는 물 밖에 특별히 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잘 자라다니, 신통해, 대견해.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꽃까지 피울 줄이야.

너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나보구나,
이렇게 힘을 다해 꽃까지 피울 수 있었구나.
너는 내가 지금까지 본 꽃 중 아주 특별한 꽃이다, 알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