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 부터 냉장고에 버티고 앉아 있는 딸기잼, 유통기한 지나 버리는 꼴, 절대 못본다.
2. 남아 있는 이스트 역시 너무 오래 되면 발효 잘 안되니까 그 전에 써야한다. 
3. 손이 심심해. 다림질을 할까, 반찬을 만들어 놓을까, 반죽을 할까. 힘은 들지만 반죽하며 스트레스 해소하자.
4. 한공기 남아 있는 밥, 내일 아침 두 사람 먹기엔 좀 부족하고. 

그래서, 또 빵을 굽고 말았다. 
한동안 자제하고 있었는데. 내일 아침 10분이면 없어질 것을 만드는데 3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더 생산적인 다른 일을 하고 말지, 이렇게 맘 먹고 있었더랬는데.
그래서 좀 성의 없이 만들었다. 빵틀도 아니고 은박지 도시락에다가 딱 네덩이.

 



 



 

 

 

 

 

 

 

 

 

 

 

 

 

 모양보다도  뜯었을 때 결이 제대로 나와줘야 하는데.  

 

 



 

 



 

 

 

 

 

 

  그그럭저럭 먹을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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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4-25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침이 꼴깍^*^
새벽에 눈이 떠졌는데 배가 꼬르륵. 먹을꺼 찾아봤더니 없어요.
빵 먹고 싶어라.
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전 애덜 시험공부 감시!

hnine 2009-04-25 07:42   좋아요 0 | URL
제빵기 두고도 스트레스 해소겸 손으로 반죽하고 치대느라 어제 힘 좀 썼지요 ^^
시험 기간이군요. 도서관 가보니까 학생들이 많더라구요. 오늘도 다린이 데리고 도서관 가려고 하는데, 다린이가 도서관에서 스타워즈 DVD 보겠다고 해서요 ^^

세실 2009-04-25 08:18   좋아요 0 | URL
전 오전에 규환이랑 도자기 만들러 가고, 오후엔 애덜 데리구 도서관 가려고 합니다. 책 좀 읽어야 겠어요^*^
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프레이야 2009-04-2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왕~ 포실포실 넘 맛나보여요.
오늘은 놀토인데 저도 작은딸이랑 아파트 안에 얼마전에 개관한
쌈지작은도서관에 갈까봐요. 큰딸만큼 책을 많이 읽어주면 좋으련만..
좀 덜 읽는 것 같아요. 컴이랑 티비 이런 게 방해요인으로 많이 작용해서
속상해요.
님, 다린이랑 주말 재밌게 보내세요.^^

hnine 2009-04-26 05:08   좋아요 0 | URL
잔뜩 흐린 토요일이었어요. 점심때 수제비 만들어 먹고, 도서관 다녀오고, 다린이 피아노 레슨 다녀오고, 또 저녁 먹고, 장 보고, 초등학생 일기 같지만 이렇게 하루를 보냈네요^^
컴이랑 티비, 저희도 아직까지는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어요.

하늘바람 2009-04-2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넘 맛나겠어요. 저도 따뜻한 빵냄새가 넘 좋아서 만들어 먹고 프네요

hnine 2009-04-26 05:10   좋아요 0 | URL
빵 구울 때 냄새는 몸도 마음도 따스하게 하는 것 같더라구요. 참 이상하죠? ^^

무스탕 2009-04-2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럭저럭이라니욧-!
전 저런 빵이 제일 좋아요. 속에 아무것도 안 들어서 담백하면서 찢을때 닭고기 같이 결결이 잘 찢기는 그런 빵요 ^^

hnine 2009-04-26 05:1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랑 빵 취향이 비슷! ^^ 저도 남들이 말하는 밍밍한 빵, 빵의 질감과 본연의 맛만 지니고 있는 그런 빵이 좋아요. 영양적으로 문제만 없다면 그냥 저런 맨빵 한 봉지 옆에 놓고 앉아 뜯어 먹으며 하루 종일 책만 읽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디 가당키나 한 꿈입니까? ㅋㅋ

하양물감 2009-04-2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저 지금 무지; 배고픈데.....에휴... 오랜만에 밤 시간에 블로그 둘러보는 중이에요^^

hnine 2009-04-27 06:11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한솔이와 좋은 주말 보내셨어요?
저 날은 저는 빵 맛도 못봤고, 지금 보니 저도 오늘 세끼 중 한번은 빵을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 저는 사서 먹을래요. 혼자 먹기 위해 만들기엔 반죽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구멍에 빠진 아이 상상도서관 (다림)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리키 블랑코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림 / 200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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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길을 걸어가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구멍에 빠지는 사건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자연스런 반응으로 아이는 구멍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지만 구멍이 몸에 꽉 조여들어 도저히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을 볼 때마다 도움을 청해보지만 아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유일하게 아이의 말과 상황을 이해한 것은 집없이 떠돌아다니는 개와 넝마 행색의 거지뿐.
작가의 아이디어와 비유가 뛰어난 작품이다. 이미 파져 있던 구멍에 빠진 것이 아니라, 그 구멍은 아이 스스로가 만든 것이라는 것. 겉으로 표현 못하고 마음 속에 담아둔 채 혼자 앓고 있는 고민과 걱정, 그런 것들에 이를테면 발목 잡힌 상황을 구멍에 빠진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스스로 만든 구멍이기 때문에 그 구멍에서 헤어나오는 것 역시 누구의 도움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데, 이 책에서 작가는 '생각'을 함으로써 그 구멍에서 빠져 나올 힘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왜 구멍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 구멍에 빠질 때의 상황을 잘 되돌아 보고, 그 때의 자신의 마음 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있었는지를 잘 분석해보라는 것이다. 즉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인데, 원치 않게 우리가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든 상황, 우울, 불안, 공포, 딜레마,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든, 그것을 해결하는 힘은 바로 솔직하고 진지한 자기 성찰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여기 저기 도움을 청해보지만 결국 그런 것들은 달리 큰 역할도 못함을, 그래서 기대할 것이 못된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던져주고 이야기를 끝맺는다.
구멍에 빠진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각계 각층의 인물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데, 자기 멋대로 상황을 해석하여 기사로 써내는 기자나, 적당한 타협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정치가, 지옥에 빠졌다면 도와주겠지만 구멍에 빠진 것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는 성직자의 묘사가 날카롭다.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직접 도와주진 않았지만 결정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바로 같은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라는 것, 구멍에서 빠져 나오고 나자 자신과 대화가 가능하던 떠돌이 개의 말을 더이상 알아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 등, 책 내용 전체가 비유와 상징의 복합으로 보여진다. 그것들을 통해 이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구멍을 만드는 것도 나 자신이며, 거기서 빠져 나오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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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4-2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제게 보내주신 님, 감사드려요. 잘 읽었습니다.

하늘바람 2009-04-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리뷰 멋지네요^^

hnine 2009-04-24 06:12   좋아요 0 | URL
^^

2009-04-24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돼' 라는 말 대신 할 수 있는 것 

 

1. 사실을 알게 해준다.

     아이: 지금 영이네 집에 놀러 가도 되요?

     ("안돼" 대신에 사실을 알려준다.)
     "5분 후에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란다."
     --> 아이는 지금 가면 안되겠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다.

2. 아이의 기분을 인정해준다. 

     아이: (동물원에서) 지금 집에 가기 싫어요. 더 있다 가면 안돼요?
     
     ("안돼, 지금 가야해." 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의 기분을 인정해준다.)
     "아마 네가 결정해야 한다면 더 오래 오래 있다가 갈거라는 걸 알아."
     (아이 손을 잡고 이끌며) "진짜 재미있게 놀고 있던 곳을 떠나기란 어려운 일이지." 

     --> 때로는 누군가 내 감정을 이해해주면 버티고자 하던 마음이 누그러지게 된다. 

 
3. 들어 줄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아이: 엄마, 지금 도서관까지 태워다 줄수 있어요?
     
     ("안돼, 넌 기다려야만 해." 라고 말하는 대신 상황을 설명해준다.)
      " 그렇게 해주고 싶다만, 전기수리 하는 분이 30분 후에 오시기로 되어 있거든." 

4. '안돼'가 들어갈 자리를 '돼'라는 말로 대신 해본다. 

      아이: 우리 지금 놀이터 가도 되요?
      ("안돼. 너 아직 점심도 안 먹었잖아." 라고 말하는 대신에 '돼'라고 말해보자.)
      "그럼, 물론이지. 점심 먹고 바로." 

5.  생각할 시간을 벌자. 

     아이: 영이네 집에 가서 자고 와도 돼요?
     ("안돼. 지난 주에도 가서 자고 왔잖니." 라고 하는 대신에, 생각할 시간을 두어라.)
     "그래, 한번 생각해보자."
      --> 이 짧은 문장으로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요구하는 것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효과와 (아이는 최소한 자기의 요구를 부모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로 하여금 감정을 넘어서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해주는 효과이다.     

'안돼'라고 말하면 훨씬 짧게 말할 수 있는 것을, 위의 대안책을 쓰다보면 훨씬 길게 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돼"라는 말에서 파급되는 결과를 고려한다면, 더 길게 가는 길이 더 짧게 가는 길이 될 때가 있는 것이다. 

 

 

 

 

 

 

 

 

 

- 위의 책 내용 중 일부를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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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4-2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특히 4번을 기억할래요.^^

hnine 2009-04-23 20:27   좋아요 0 | URL
전 5번이 제일 만만해보이고, 4번이 제일 고단수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서 자신이 없어요.

꿈꾸는섬 2009-04-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우는건 정말 힘들고 어려워요. 근데 저도 4번이 맘에 들어요. 긍정적인 답변이 좋은 것 같아요.^^

hnine 2009-04-24 06:12   좋아요 0 | URL
엄마의 지혜가 요구되는 사항이지요. 그래서 제가 잘 안되는 사항이고요 ^^

하늘바람 2009-04-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번은 참 멋지네요. 5번 자주 할용해야할 것같아요

hnine 2009-04-24 06:14   좋아요 0 | URL
'안돼' 보다는 차라리 '글쎄~' 하면서 시간을 좀 두는 방법,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어른들도 상대로부터 일언지하에 No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는데 말이어요.

마노아 2009-04-24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훌륭해요! 안돼를 돼로 말하기! 어렵지만 꼭 기억해야겠어요.

hnine 2009-04-24 15:0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이 책엔 기억해두었다가 꼭 해봐야겠다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하양물감 2009-04-2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번요, 저는 한번 생각해보자...는 말을 잘 하는 편인데, 그래서 생긴 한솔이의 표현하나!!
한솔이가 생각해볼게. ㅠ.ㅠ

hnine 2009-04-24 15:05   좋아요 0 | URL
하하, 한솔이가 보통이 아니어요~ ^^
 

 

  

   
 

자존감 세워주는 칭찬 방법 

- 평가를 하지말고 그대로 설명하십시오.   



1. 보이는대로 설명해주세요.

"바닥이 깨끗이 치워져있고, 침대도 매끈하게 정리되어 있고, 책도 책꽂이에 줄맞춰 정리가 잘 되어있구나."
 ("음, 좋아", "너 참 착하구나.", "드디어 훌륭한 아이가 되어가는걸." --> 이렇게 말하는 대신) 

2. 느낌을 얘기해주세요.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이 방에 들어오는 것이 즐겁구나!." 

3. 아이의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말'로 요약해서 얘기해주세요. 

" 연필, 크레파스, 펜 들을 잘 정리해서 각각 상자에 잘 정리해 넣었구나. 이런 걸 바로 '조직적'이라고 한단다." 

 
   

 

꾸짖기보다 칭찬하기가 더 어렵구나 생각이 들게 한 내용이었다.
"와! 훌륭하구나. 엄마는 알고 있었단다. 네가 미술대회에서 이런 상을 탈 것이란걸 말야." 와 같은 칭찬은 아이로 하여금 부모의 기대치에 대한 압력을 느끼게 하고, 그렇다고 반대로 "대단하구나. 전혀 뜻밖이야. 네가 이런 상을 받아올거라고는 예상 못했거든." 이런 말도 바람직하지 않다.
꾸짖을 때와 마찬가지로 칭찬을 할 때에도 대상이 되는 것은 아이의 어떤 '행동'이지, 아이 자체가 되지 않도록 한다. "너 참 착하구나.", "너는 참 훌륭한 아이야." 등의 말보다는 아이의 어떤 행동이 칭찬 받을만한지를 말로 조목조목 얘기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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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9-04-2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체적인 말로 표현해주는 부분, 공감합니다. 저도 한솔이에게 그렇게 해주는데요, 의외의 시간과 공간에서 제가 말했던 단어들을 한솔이가 사용하는 걸 듣고 놀랄때가 많아요. 적재적소에 그 단어를 활용하기도 하고, 다른 아이에게 적용시키기도 하더라구요.

사실, 그냥 잘했다거나 화를 내거나 하면 그 순간뿐인데, 이런 식의 구체적인 상황 표현은 아이가 그 상황을 더 잘 기억하고 다음에도 그 순간을 재현하려는 것 같더라구요.

hnine 2009-04-23 14:49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칭찬받을만한 행동을 조목조목 말로 얘기해주는 것, 전 이거 잘 안 되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그대로 책에 쓰여있어요. 그냥 잘헀다거나 화내거나 하는 것은 부모의 감정의 표현일 뿐이고, 아이에게 큰 도움이 안 된다고요. 구체적으로 뭘 잘하고 잘 못했는지를 짚어주면 아이에게 교육의 효과가 있는데 말이어요.

마노아 2009-04-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주 간과하는 내용들이에요. 별찜하고 자주 들여다봐야겠어요. 근데 저 책에 나오는 내용인가요???

hnine 2009-04-23 14:50   좋아요 0 | URL
머리로 알아도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또 별도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노력하는 한 조금씩이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믿고 있어요.
인용문 상자 안의 내용은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그 아래 쓴 것은 제 의견이어요.

kimji 2009-04-24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리즈를 볼 때마다, 절망감부터 드는 건 왜인지. 대체 저는 언제 제대로 된 엄마가 되는 걸까요. 꼭 나쁜 예시의 말을 하며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hnine 2009-04-24 06:17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옆에서 있어주는 것만 해도 일단은 기본 조건은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런 엄마가 되는 것은 아마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해야할 부분들일거예요. 매일 탑을 쌓았다 무너뜨렸다를 반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절망스러워지다가도, 그러면서 나도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희망을 가져보네요 ^^
 

새운이 _ "나,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겨운이 - "새운아, 네가 자랑 안해도 다 알아줄테니 기다리고 있어."

겨운이가 1년을 넘게 엄마를 졸라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지 이제 두어 달.
언니가 하는 것은 당연히 자기도 같이 해야하는 것으로 아는 새운이, 피아노도 역시 언니랑 한날 시작해서 겨운이 만큼이나 재미있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다. 매일 둘이서 나란히 피아노 가방을 들고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것도 좋았고,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레슨을 받고 다른 한 사람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또 나란히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악보를 읽을 줄 알게 되면서, 모르던 노래도 악보만 있으면 보고서 바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날은 너무나 신기하여, 자려고 누워서 집에 있는 동요 전집 책에 있는 노래들을 겨운이 한곡, 새운이 한곡, 번갈아 가며 노래 부르고 노느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다가, 늦게까지 방에 불이 켜져 있고 한밤 중에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상해서 주무시다 말고 나오신 할머니께 꾸중을 듣도 했다.
언니가 30분 연습하면 새운이도 30분, 언니가 치는 곡은 새운이도 혼자서라도 쳐보곤 했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정말 싫은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이다. 집에 손님이 오셨다하면 아빠나 엄마는 겨운이와 새운이를 불러서 손님 들으시게 피아노좀 쳐보라고 하시는거다.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 모르는 사람 앞에 불려나가 치는 것은 정말 싫었던 겨운이에 비해, 새운이는 어디 피아노 치는 것을 뽐낼 기회가 없나 기다리기나 했던 것 처럼 아빠께서 피아노 쳐보라는 말씀 하시기가 무섭게 피아노 앞으로 가서는 이 곡 저 곡 아무거나 신나게 치고는 칭찬의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 새운이를 보며 속으로 '유치해, 유치해.' 를 연발하고 있는 겨운이에게 으례히 동생이 저렇게 잘 치는데 언니가 가만 있으면 되겠냐는 부추킴의 화살이 돌아오고 그러면 새운이에 이어 겨운이도 손님들 앞에서 피아노를 안 치고 빠져 나올 도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그날 역시 낮에 손님이 오실거라는 아빠의 말씀을 듣고 이번에 겨운이는 미리 새운이를 불러 당부했다.
"새운아, 있다가 손님 오시면 아빠께서 또 피아노를 쳐보라고 하실지 몰라. 그러니까 인사만 하고 우리 손님 앞에 얼씬도 하지 말자. 알았지?"
겨운이는 우리가 눈 앞에 안 보이면 피아노 쳐보라고 시키시는 것도 잊으시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응, 알았어."
건성인 것 같지만 어쨌든 새운이의 대답을 듣고 겨운이는 일단 안심하고 방에서 읽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점심 때가 좀 못 되어 손님이 오시는 소리, 엄마 아빠께서 맞으시는 소리가 들리고, 겨운이는 의례 하던 대로 새운이를 데리고 현관으로 인사를 드리러 나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른 손님 뿐 아니라 어린이 손님도 있는 것이다. 아빠의 손님인 아저씨의 아들인 듯 한, 겨운이와 새운이 또래의 남자 아이가 따라 들어왔다. 하지만 그 아이와는 인사도 나누기 전에 겨운이는 아저씨께만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얼른 방으로 들어왔다.
새운이도 따라 들어오나 싶었는데 책을 읽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새운이가 보이지 않는다. 같이 온 남자 아이에게 호기심이 생겼던지 새운이는 손님께서 앉아 계신 마루를 사이에 두고 안방과 부엌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저러다가 또 피아노 쳐보라는 소리 들으려고 쟤가!' 
겨운이는 불안해지면서 기껏 미리 일렀건만 저러고 있는 새운이가 못마땅했다. 새운이를 불러서 다시 다짐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겨운이 역시 손님이 계신 마루를 가로질러 가야했으므로 방에서 꼼짝도 못하며 불안해하고 있던 중, 아니 이게 웬일인가. 분명히 피아노 건반 누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니, 세상에, 새운이가 선 채로 피아노 뚜껑을 열고 건반 몇개를 뚱땅거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손님에게 보란 듯이.
"피아노는 누가 치는거니? 네가 배우고 있니?"
손님께서 물으시는 소리가 들리고 아빠께서는 겨운이와 새운이 둘 다 배우기 시작한지 몇 달 되었다고 대답하시고, 아니나 다를까 곧 이어 옆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던 새운이에게 요즘 배우는 곡을 한번 쳐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자 새운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피아노 책을 펼치더니 요즘 배우고 있는 바이엘 곡을 치고, 이어서 동요도 한 곡 신나게 치는 것이다. 겨운이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졌다.
결국 각본대로 겨운이도 마지못해 한 곡 치고 들어오는데, 제대로 연습이 된 곡이 아니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그것이 더 부끄러워 얼굴도 못들고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겨운이 마음 속엔 이건 모두 새운이 때문이라고 원망이 가득하다. 새운이가 그러겠다고 대답을 안했다면 미리 연습이라도 해두는건데, 그랬다면 이렇게 실수를 많이 하면서 치지 않았을텐데. 창피하고 부끄럽고 속이 상했다.
이런 겨운이 마음도 모르고 새운이가 방으로 달려들어와 흥분이 가뜩한 얼굴로 겨운이에게 말을 전해준다.
"언니, 저 아저씨가 나와보래. 언니도 나도, 피아노 아주 잘 친다고 칭찬해주셨어." 
'그 아저씨, 피아노 잘 모르시나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이 실수를 했는데.' 
겨운이는 아마 그 아저씨 앞에서 잘 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마음에 흡족하게 치는 것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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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1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1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9-05-1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매는 자라면서 라이벌도 되고, 친구도 되고, 때로는 웬수(?)도 되면서 관계를 배워가지요. 저랑 언니도 그랬구요. 겨운이와 새운이 이름도 참 예뻐요~~

hnine 2009-05-11 21:2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매로 자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좀더 공감이 갈 내용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