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를 거닐다
이윤기 외 지음 / 옹기장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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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에서 발간하는 <월간 해인>의 칼럼에 기고되었던 글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이름만 봐도 알 수 있을 스물 네명의, 스물 네 편의 글이 실려있다. 번역가 이 윤기, 이 현주 목사, 화가 이 철수, 작곡가 김 영동, 전 우익, 유 홍준, 권 정생, 김 훈, 리 영희, 그리고 대통령 이전의 노 무현 등등.
책의 맨 처음 실린 이 윤기의 '불립문자래요, 절망인가요?'는 그의 다른 저서에서 읽은 적이 있는 글이다. 실제로 해인사 가까이 암자에 머물면서 쓰여진 글도 있고, 속세의 한가운데서 속세를 살며 쓰여진 글도 있다. 자신의 직업과 관련하여, '말'로 표현되어 진다는 것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이 윤기의 글도 좋았고, 기르던 개 바우의 목에 목줄을 매면서 문득 우리가 스스로를 옭아매놓고 있는 사슬을 떠올린 이 현주 목사의 글도 좋았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어떤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알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훌훌 사슬을 끊듯이 자유로와지는 것이라는, 그것이 곧 기독교에서 말하는 진리로 말미암은 자유라는 그의 생각에 공감하면서. 화가 이 철수는 그림 뿐 아니라 그와 함께 올리는 글들 또한 그 사람 이 철수를 이 철수로 인식되게 함은 이미 알려져 있는 바, 여기 실린 짧은 글 역시 그랬다.
'여러 해 전에 호도나무인 줄 잘못 알고 심었던 가래나무 그늘 덕을 여름내 보고 있습니다. 이 그늘이나마 창문 앞에 있지 않았으면 여름이 무덥고 마음은 더 답답하였지 싶습니다...(중략) 돌아보면, 가래나무 잘못 심기듯이 제 삶도 그랬을까 싶은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래나무가 호도나무 대신 창 밖에 무성한 그늘을 드리워 제구실하듯, 모자라는 대로 가꾸어 살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부지런하면 한세상 살아지지 하고 지냈습니다. 이제는 살다가 세상에 작은 쓸모나마 생기면 고마운 일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 책에서 뽑은 베스트 구절이기도 하다.
화려하지 않아서 사람의 눈길을 끌지 않을 것 같은, 그래서 오히려 내 눈에 들어왔을지 모를 책표지, 글과 글 사이에 가끔씩 등장하는 온통 흑백의 백 종하의 사진들은 글 못지 않다. '불립문자'라 제목 붙이고 싶었던, 장면 같은 사진들. 212쪽의 사진을 보면서는 특히 그랬다.
생각보다 빨리 읽혀 조금은 서운했던 책이었다. 

(2007년 6월에 읽고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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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8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9 0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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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쏴라 -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숭산행원 지음, 현각 엮음, 양언서 옮김 / 김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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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동시에 그 외 다른 종교에 대해 없던 벽을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든 종교를 갖는다는 것 자체부터 마음이 불편한 나 이지만, 종교 관련 서적 읽기를 종종 하는 것은, 종교로서 라기 보다 배움의 목적으로 읽는 종교 서적들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의 종류를 막론하고 말이다. 

불교 관련 서적들은 특히 더 그렇다. 불교가 어떻게 해서 하나의 종교로 자리잡았을까 나의 수준으로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불교는 참으로 개인적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어울림, 단체 행위, 포교, 이런 것 보다는 너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마음을 닦으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도중 어떤 때에는 어떤 철학 서적을 대할 때 만큼이나 이해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 과연, 대중을 상대로한 종교가 이럴 수가 있는가 의문이 들곤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인류를 구원하고자한 예언자도 아니요,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자고 설법한 적도 없다. 그저 네 마음을 비우라고 말할 뿐. 모든 것은 네 마음이 짓는 것이니, 네 마음에 비친 다른 것들로 번뇌하지 말고, 그렇게 비추이는 마음을 보고 들으라고 말한다. 이렇게 소극적이고 허무하게조차 들리는 설법들이, 우리 속인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종교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까. 오히려 종교 그 이상의 무엇이 아닐까 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좋다, 나쁘다를 가리고 판단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한다. 하늘은 한번도 파랗다고 한적 없고, 내 이름은 하늘이라고 한 적 없다.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이름 붙히고, 파랗다고 하는 것일 뿐. 생각 이전의 생각으로 돌아가라는 '무념 (無念)' 이란 말이 본문 중에 많이 나오는데,  '무념 (無念)' 이란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비워냈음을 뜻하는 것이며, '무득 (無得)'이란 얻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진정 깨달았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결국 깨달아야 할 것이 다름아닌 '공 (空)' 이라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나?

'모르는 마음'은 모든 생각이 일체 끊어진 마음이다. 모든 생각이 끊어질 때 마음은 텅 비게 된다. 텅 빈 마음 상태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계산기를 사용하려면 C단추를 먼저 눌러야 한다. 화면에 0 이라는 숫자가 뜨면, 0 곱하기 2도 0 이고, 1,000 곱하기 0도 0 이다. 분노 곱하기 0도 0 이고, 욕망 곱하기 0도 0 이다. 마음이 0의 상태로 돌아가면 모든게 0 이 된다. 모든 게 텅 비게 되면 마음은 텅 빈 거울과 같이 되고, 그 마음은 이 우주를 있는 그대로 비추게 된다. (81쪽)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라. 생각을 비우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따지지 않고 그 영화 보는 일에만 몰두하듯이, 나와 영화가 하나가 되어 안과 밖이 없는 것 처럼 말이다. 상영 전과 후에는 늘 따지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선(禪)'은 바로 이 영화 관람 같은 것이라고 한다.

오래 전에 '관(觀)'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고 한 적이 있다. 관, 본다는 것. 내 마음을 본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만히 집중하고 들여다 보는 것 말이다. 내 마음을 억누르려 들지도 말고, 왜곡시키지도 말고, 남에게 일부러 내보이려 들지도 말고,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는데 집중하며, 일상에서 마음을 찰나 찰나 어떻게 지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책을 읽고 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채워졌는가, 아니면 비워졌는가.
그 생각에 집착함 부터 버려야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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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3-2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라는 것, 참 좋은 얘긴데요? 어떻게 지내세요? 여기는 해는 나는데 바람이 쌩쌩 붑니다~

hnine 2009-03-27 16:31   좋아요 0 | URL
여기도 쌩쌩이요. 내복입고, 니트를 두개나 껴 입고, 그리고 겉 옷 입고,그러고서 나갔다 왔어요.

우리 생각 너무 복잡하게 맙시다~ ^^ 언젠가, 대학에 다니던 제 남동생 노트 위에 라틴어 문구라면서 '진리는 단순한데 있다' 라고 쓰여져 있던 것을 본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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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풍경 

 

꽃 피는 이 좋은 봄날
자가용 몰고 떠들썩 봄나들이 가는 가족들 천지에 널려 있는데
산기슭에 게딱지같이 엎드린
제 판잣집을 빠져나와 그 산자락 밑에서
대여섯 살, 서너 살짜리 두 딸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쑥을 캐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봄 햇살을 담뿍 받고 앉아 있는 보잘것없는 한 사내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앙증스런 민들레꽃 무리보다
더 정겹고 눈물겨워 보이는
그 가족 

 

- 양    정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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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풍경을 찾아 어딘가 떠나지 않아도
내가 그 풍경을 만들어볼 수도 있겠구나
그 생각을 한다. 
2009년 3월의 어느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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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3-2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따뜻해요.
오늘하루도 봄풍경 만드는 시간 보내시기 바래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오늘아침 여긴 바람이 많이 부네요.^^

hnine 2009-03-25 16:08   좋아요 0 | URL
이 시집은 산지 꽤 되었는데 가끔 꺼내어 읽을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시가 하나씩 보여 아끼는 시집 중의 한권이지요.
여기도 바람이 만만치 않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박하게 더 소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봄입니다.

hnine 2009-03-25 16:09   좋아요 0 | URL
소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욕심이 자꾸 방해해요 ^^

하늘바람 2009-03-25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냐면 그런 가족 흔치 않으니 더 그럴 것같아요 예전엔 몰랐는데 한 가족이 오손도손 정답기란 정말 흔치 않고 이상적인거라 더 눈물나는 것같아요

hnine 2009-03-25 16:10   좋아요 0 | URL
가진 것 많은 사람들이 더 여유를 잃고 살지 않나 싶어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데 말이어요.

혜덕화 2009-03-2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진 것은 많은데 만족하는 마음은 더 적어졌어요.
그래서 손에 가득 쥐고도 남들이 바구니에 담아 놓은 것을 보고 부러워하고 싸우고들 하지요.
쑥을 캐는 봄, 저도 이번 토요일엔 쑥 캐러 가야겠어요.
서너 살 짜리 아기들은 없지만, 남편과 둘이 도란도란^^
쑥도 캐고 햇살도 듬뿍 쬐고 오고 싶네요.

hnine 2009-03-25 23:18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내 손에 잔뜩 쥐고 있는 것은 두고 남이 가진 것만 부러워하네요.
쑥 캐러 가신다고요. 어릴 땐 그 쑥 냄새가 싫기만 했는데, 지금은 쑥이라는말만 들어도 쑥국, 쑥버무리, 쑥부침개 등등, 향긋한 냄새와 함께 군침까지 돌아요.

비로그인 2009-03-2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위의 글 보고, 이 시를 읽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가는 금요일이에요.. 우리도 가족과 도란도란 소박한 주말을 보내자구요, hnine님.

hnine 2009-03-27 16:35   좋아요 0 | URL
전직 변호사이며 '희망제작소'이사인 박원순 님의 명함에 social designer라고 새겼다는 글을 읽고서, 나는 무엇을 design하며 사는 사람인가, 궁금해졌어요. 아무튼, 내 행복은 내가 짓는다, 이말을 새겨보는데, 욕심이 그것을 자꾸 방해하지요.
주말에 자전거 타고 (아이 새로 사준 자전거를 제가 더 즐기고 있어요 ㅋㅋ), 먹고 치우고 아이랑 토닥거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겠지요 뭐. 더 바라지도 않는답니다 ^^
댓글저장
 

부모가 나서서 다 해주려고 하지 말자
- 자녀의 자율성 키워주기 (Encouraging autonomy)
 -

누구든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면 어떤 감정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 예를 한번 보자. 

1. 당신은 지금 네살의 어린아이이다. 하루 일과중 당신 부모로부터 듣는 말들은: 

"콩 좀 먹어라. 채소는 몸에 좋단다."

"이리 와. 지퍼 올려줄께."

"너 피곤하구나. 가서 누워 쉬거라."

"그런 애랑 놀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애, 나쁜 말을 쓰던걸."

"너 정말 화장실 안가도 되겠니?" 


2. 당신이 아홉살이라고 가정하라. 하루 일과중 당신 부모로부터 듣는 말들은: 

" 그 윗도리 입지 말아라. 초록색은 너랑 잘 안 어울려."

"그 병 이리 가져와봐. 뚜껑 내가 열어줄께."

"네 옷 내가 위 아래 맞춰서 골라놓았다."

"숙제 하는거 도와줄까?" 


3. 당신은 열일곱살 이다. 당신 부모가 말하기를: 

"지금 운전을 배울 필요가 뭐 있니. 사고날까 무섭다. 너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내가 데려다 줄테니 말만 해라."

 
4. 당신은 성인이다. 당신의 상사가 말하기를: 

"당신을 위해서 내가 한가지 말해두겠는데, 여기 일을 개선시켜보겠다고 이것 저것 제안하는 것 좀 그만두길 바라네. 당신 할 일이나 잘 해. 나는 당신의 아이디어때문에 월급을 주는게 아니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월급을 주는것이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사람이 의존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면, 약간의 감사하는 느낌도 있겠지만, 그에 비해 엄청난 양의 무력감, 무가치성, 분노, 좌절감, 화 가 나는 것를 경험하게 된다. 

자녀의 의존감을 최소화해주기 위한 몇가지 기술들은 다음과 같다. 

1.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라.

-"회색 바지 입을래? 아니면 빨간 바지로 할래?"

-"주스 반컵만 줄까? 아니면 한컵 다 마시고 싶니?"

-" (놀이터에서) 우리 이제 5분 더 있다가 갈건데 미끄럼을 한번 더 탈까? 아니면 그네를 탈까?"

-" 어떤게 더 좋겠니? 저녁 먹기 전에 피아노 연습을 하는게 낫겠니, 아니면 먹고 나서 하는게 나을까?"

2. 아이가 뭔가 하려고 애쓸때 그것을 존중해주라.

- (병을 열려고 낑낑대는 아이에게)
  "이런, 병 이리 가져오렴." (이렇게 말하기보다는)
  "병 뚜껑이 잘 안 열릴 때가 있지. 그럴 때 스푼으로 입구를 몇번 두드리면 잘 열릴때가 있더구나." (이렇게 말하자.) 

 -(신발끈을 묶느라 애쓰는 아이에게)
  " 뭐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신발끈 묶는 일은 정말 보통 손동작 가지고는 어려운 일이지."

 -(산수숙제 하고 있는 아이에게)
  "분수 덧셈하는거, 그것처럼 쉬운게 어디있니. 내가 도와주지."
  "분수 덧셈하는 거, 어려울수도 있어. 공통 분모를 구하는게 쉽지가 않거든." 

3.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마라.

-(학교에서 방금 돌아온 아이에게)
 "네가 한 글짓기 보시고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시든? 수학 시험은 통과했니? 오늘 혹시 친구가 놀라온다고 하진 않니? 아냐? 왜?"
 " 어서 오렴. 잘 다녀왔니?"

-(친구들을 만나고 들어온 아들에게)
 "파티는 재미있었니? 누구누구가 왔어? 잘 차려 입었든? 뭐 먹었니? 춤 추는 시간도 있었니? 너는 누구랑 춤 추었는데?"
 "어서 와라."  

 * 아이들은 자기의 사생활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하고 싶을 때 언제든 얘기 할 것이다.

4. 서둘러 답변하려고 하지 말아라." 

  - 아이:"아빠, 비는 어디서 오는거죠?"
    아빠 :"수분이 증발하고 응축되어 생기는 것이 비란다. 그 현상은 사실말야... "
    아빠 : "재미있는 질문이구나. 네 생각은 어떻니?"  

5. 집 아닌 다른 곳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게해주라. 

  -아이: "아빠, 내 물고기가 아파 보여요. 어떻게 하죠?"
   아빠 : "물고기 파는 가게 아저씨에게 한번 물어보는게 어떨까?" 

 -아이:"엄마, 내 친구들은 모두 껌을 씹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대요. 나도 껌 사주시면 안되요?"
  엄마: " 치과 선생님과 한번 상의를 해보자. 껌을 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6. 아이의 희망을 빼앗지 말아라. 

 -아이: "엄마, 이번 학교 연극에서 내가 주연을 맡고 싶어서 노력 중이어요. 엄마 생각엔 내가 맡을 수 있을까요?" 
  엄마: "얘, 나는 네가 실망하는거 보고 싶지 않아. 너는 연극 경험도 없으면서 왜 주연을 맡으려고 하니? 더 작은 파트 없니?"
 엄마: "아하, 주연을 맡고 싶어하는 구나. 경험을 쌓을 수 있겠는걸."      

 

 

 

 

 

 

 

 

 

- 이 책 중 일부를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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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부모들에게 특히 더 어려운 항목 아닐까 한다. 우스개 소리인지 실제 상황인지, 대학생 되어 수강 신청도 부모가 와서 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 말이다. 내가 다 나서서 해주어야 안심을 하는 것, 그것도 결국은 자식을 위한다기 보다 내 욕심에 지나지 않는 것을. 

 

* 이 책 번역판이 나와있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절판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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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3-2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번 보고 좀 찔렸어요. 저와 아이의 대화 같아서요. 음, 우리는 이 아이를 한 사람으로 존대하기 위해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던 거군요.

hnine 2009-03-24 19:10   좋아요 0 | URL
예, 다른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아이들이 질문할 때에 많은 경우에 자기가 혼자 이리 저리 생각해보다가 질문을 하기때문에 그 아이의 생각을 일단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2009-03-24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4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5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5 0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3-2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너무 좋아요.
찔리기도 하고, 결리기도 하고, 자책도 되지만, 그래도 조금씩 배워나가니까. 교육된 부모들이 없는 것처럼 아이랑 부모가 맞춰나가는거겠죠.
제 경우에는 옥찌들에게 좀 과한 자율성을 줘서 아이들이 힘겨워하는 부분이 있던데. 이것도 좀 더 세련되게 대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hnine 2009-03-25 16:1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힘겨워 할 정도의 자율성 주기, 저도 좀 배워서 실천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부모의 취약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하양물감 2009-03-2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컥....너 정말 화장실 안가도 되겠니??????
제가 매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는 소리예요... ㅠ.ㅠ

hnine 2009-03-25 23:19   좋아요 0 | URL
ㅋㅋ 화장실 없는 곳에 가서 아이가 갑자기 쉬마렵다고 하면 당황하는 것은 엄마니까요. 이해해요 ^^

토토랑 2009-03-2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두요 ㅜ.ㅜ
애가 화장실 가고 싶어서 꼬물꼬물하고 있으면
'지금 화장실 가고 싶구만' 이라고 하고 더 그러면 화장실로 안고 가버리는데 반성반성

hnine 2009-03-25 23:21   좋아요 0 | URL
저는 이것 좀 먹어라, 저것 좀 먹어라 소리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많이 하는 말을 아이는 제일 듣기 싫어하더군요 ^^
댓글저장
 



영화를 다 본 후의 느낌은 인간 승리도 아니요, 사랑의 힘도 아니요, 자본주의의 한 끝을 보았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느낌이었다. 어느 한 끝 말이다. 욕조를 지폐로 가득 채우고 들어가 '살림 (Salim)' 이 최후를 맞이하는 그 순간 동생 '자말'은 퀴즈쇼에서 밀리어네어의 행운아가 되고, 사랑의 여인과 재회한다.  

<트레인스포팅>의 대니 보일. 그의 영화로 내가 처음 본 것은 <쉘로우 그레이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대니 보일은 거의 젊은 세대들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 이후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가 나왔던 <비치 (The Beach)> 역시 그의 영화 다웠다 ; 엽기적 요소와 섬세한 감성이 펄펄 살아있는, 삶을 미화시키기보다는 충격을 줄망정 리얼하게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듯한 -'대니 보일적'이라고 내 맘대로 부르곤 하는- 그런 스타일 말이다.
이 영화 <슬럼독 다이어리>로 또 한번 영화계의 상들을 휩쓴 이 사람.
원작이 워낙 탄탄한 명성을 얻은 바 있어 (비카스 스와루프의 'Q & A') 수상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나보다. 가령 영화 속에서 자말과 라티카가 만나기로 한 장소 '빅토리아 역'은 런던의 기차역 이름이기도 하다든지, 'underground' 라고 쓰여있는 지하철 표시도 런던의 것과 똑같아, 주인공들의 무대가 언제 영국으로 바뀌었나 잠시 혼동되기도 했었다. 

다 보고 나서 어떤 따듯함과 위안을 얻고 나올 그런 영화는 아니라고 하겠다. 누가 이 사람, 대니 보일의 영화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랴. 대니 보일을 느끼기 위해 봐야할 영화 라고 말하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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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3-2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래인스포팅은 봤어요. 이 영화 어여 봐야겠어요.
예상하는 바이지만 참담할 것 같군요.^^

hnine 2009-03-23 20:10   좋아요 0 | URL
혜경님, 트레인스포팅 보셨다면 마음 푹 놓고 보셔도 돼요 ^^

마노아 2009-03-24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치 몹시 인상 깊었어요. 대니 보일 작품이었군요. 전 영화가 꽤 좋긴 했는데, 그래도 '작품상'은 좀 과했다 싶었어요. 촬영이나 음악이라면 모를까요..;;;

hnine 2009-03-24 05:30   좋아요 0 | URL
영화 시작 전에 상 받은 리스트가 주루룩 나오죠. 화면 하나에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미국와 영국 합작 영화라던데, 어딘가 헐리웃 분위기가 나는 것도 같지만, 퀴즈쇼에 의해 상징되는 '부'의 획득,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선전하는 듯한 쇼, 자본주의의 궁극의 목표인 부를 획득하지만 그것은 지식에 의해서라기 보다, 매 문제마다 주인공의 그간 생사를 넘나드는 삶의 체험들이 얽혀져 답을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나름대로 여러가지를 보여주려 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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