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op.104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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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레파토리에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둘 씩이나, 그것도 첼리스트 조 영창의 협연이라니.
회원으로 있는 지역 공연장 사이트의 연주 일정을 보던 중, 주저없이 예매했던 그 음악회가 오늘이었다. 연주하는 지방도립교향악단에는 거의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훌륭한 연주여서 마안함과 뿌듯함을 한꺼번에 느껴야했다. 

턱시도가 아닌, 헐렁한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등장한 조 영창은 마치 그림 그리다가 나온 화가 같았다고 할까. 옆에 앉은 남편에게 "멋있지? 그치?" 나도 모르게 연발.

첼로란 악기는 진지한 소리를 내기로 타고난 운명이랄까. 마치 이 세상에 가볍게 볼 일이란 없다고 심각하게 토로하는 듯한 소리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황홀함이 가슴을 꽉 메우고도 남았다. 

이어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실제로 각기 다른 그림 열 편을 감상한다 한들 이렇게 다양한 표현으로 느낌을 잘 나타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다른 장면, 다른 주제의 그림들이 프롬나드라는 반복되는 주제로 화려하고 멋지게 연결되어 있는 곡이다. 

서울에서 이 가격으로는 학생석이나 C석 정도 살 수 있었을텐데, R석의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도 이 정도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기분 좋아, 저녁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아니 마음이 부른 저녁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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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말하는 대신,

 

 

 

 

 

 

 

 

 

 

 

 
 

--> 이렇게 말하기 

 

 

 

 

 

 

 

 

 - 이 책 중에서 한 쪽을 옮김 - 

 

꼭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더라도,  
내 입에서 나온 말들을 다시 돌이켜보기가 두려워질 때가 있다.

평소 나의 생각, 나의 상태, 나의 사람됨, 나의 성격이, 내가 입으로 쏟아낸 말 속에 그대로 드러나는데, 말 자체는 사실 빙산의 일각이 아닐지.
그때 그때 말하는 것만 주의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하지만, 나는 연습한다. 이 책은 그저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 저것은 그르다 설명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습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쓰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어서 나도 모르게 연습을 해보게 된다.
그런 말 있잖은가, '나는 날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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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9-02-26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저게 가능하다면 엄마가 아니고 성인이게요... ㅠ.ㅠ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하겠지만요. 추천하고 갑니다.

hnine 2009-02-26 20:26   좋아요 0 | URL
'비난'보다 '사실'을 얘기할 때 아이들한테 더 잘 받아들여진다는군요.
또는 위의 예에서 그냥 '우유!' 이렇게만 말하는 것도 좋대요. 뜻은 전달하면서 비난의 뜻까진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저는 가끔 한술 더 떠요. '저 우유 언제부터 저렇게 있었니? 상한 우유 먹고 누군가가 배탈나야 좋겠어?' --> 아주 나쁜 방법이래요 ㅋㅋ

혜덕화 2009-02-27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능한 사실만 얘기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들이 밤 늦게 들어오거나, 딸 아이가 독서실에서 늦게까지 남아 있으려고 고집피울 땐 그냥 이렇게만 말해요.
"너무 늦으면 엄마가 걱정된단다. 엄마 걱정 안하게 해 줄래?"
이 말의 효과는 거의 100%입니다.
대개는 생각보다 일찍 오거나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니까요.^^

hnine 2009-02-27 10:48   좋아요 0 | URL
예, 비난섞인 말 들어서 좋을 사람 없으니까요.
우유가 상할까봐 걱정하는 것이지, 우유를 누가 꺼내 놓았는지는 정작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말은 빗나가고 말지요.
늦게 오는 아이에게 엄마가 걱정한다는 사실을 간단하게 알려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알아듣는데 말이죠. 음~ 저도 마음에 담아두겠습니다 ^^

하양물감 2009-02-2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먹은대로 안되는게 말이더라구요. 한솔이가 요즘 한참 반항중이라 더 그런것같아요...

hnine 2009-02-27 18:04   좋아요 0 | URL
그럼요 하양물감님. 남이라면 모를까 내 아이에게 감정 안 섞고 평정심으로 말한다는게 쉽지 않지요. 하지만 그런 마음이라도 먹고 있으면, 그러려고 노력하다 보면 조금은 달라져가지 않을까, 그것 역시 모든 엄마 마음이 아닐까 해요.
한솔이가 반항을?? ^^ 똘똘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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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사흘 밖에 안 남았다.
2월이야 또 돌아오겠지만 2009년 내 나이 마흔 넷의 2월은 이번 한번 뿐이지 생각하니 아쉽다.

오늘로써 닷새 째 할머니 댁에 가있는 아이는 잘 놀고 잘 먹으며 잘 지내고 있는데, 조금 아까는 웬일로 시무룩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할머니로부터 나눗셈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데 (본인의 요청에 의한 것), 자기는 아무리 봐도 맞게 계산했는데 거꾸로 곱해서 검산을 해보면 나눠지기전 처음의 그 수가 안 나온다는 것이다.
 

나: "그래? 문제를 한번 불러봐." 

아이: "8407 나누기 6 이요." 

나: "다린이가 계산한 답은 뭔데?" 

아이: (계산한 과정을 쭉 얘기한 후) "답은 141 하고 1이 남게 되요. 그런데 맞게 했나 보려고 141 곱하기 6 하고서 나머지 1을 더하면 처음의 8407 이 안 나와요." 
 
이 대목에서 아이 목소리에는 울음이 반쯤 섞여있다. 속상한가보다. 

왜 틀렸는지 알겠으나 전화로 설명해주기에는 곤란하고. 엄마는 2학년때 나눗셈은 커녕 겨우 구구단 외우기 시작했는데 다린이는 대단하다 어쩌구, 할머니께 다시 여쭤 보면 아마 잘 설명해주실 거다 저쩌구... 하면서 횡설수설 하고 있는데, 

아이: "할머니가 이런 문제 열개 내 주시고 10분 후에 본다고 하셨는데 이제 세 문제 밖에 못했어요." (목소리에 울음이 더 들어가있다.)

나: "다린아, 괜찮아. 엄마 같았으면 아마 하루 종일 걸릴지도 몰라." (심한 오바 ^^) 

전화기 저 편에서 '시간은 할머니가 조정해줄 수 있다고 했는데~~' 하는 아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거 못한다고 야단치실 할머니가 아닌데도 제딴에 잘 안되니까 눈물부터 나오나보다.

내일은 가서 아이를 데려오기로 한 날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헤어져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아이는 또 눈물 바다를 이룰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헤어지는게 서운해서.

엄마는 그러신다. 네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눈물이 많더니 다린이가 너 닮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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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9-02-2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께서 너무 어려운 문제를 내셨네요.^^
나눗셈의 답에 0이 들어가는 문제, 예를 들어 1401이 답이 되는 경우, 틀리는 아이들이 꽤 많답니다.
집에 오면 집중적으로 그런 문제만 설명하고 풀게해야겠네요.
다린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잘하고 싶었을텐데...

hnine 2009-02-26 18:10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제 어머니께서 아이들이 어디서 실수를 하는지 제대로 간파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다른 문제 몇 개 풀고서 다 맞았다고 자신있어 하길래 마지막으로 이것만 더 풀어보자 하고 '0'이 들어가는 문제들을 내셨다네요 ^^

프레이야 2009-02-2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고비가 있더군요.
그걸 잘 넘고 나면 또 대단한 성취감도 느끼고요.
다린이, 대견하네요. 애살이 있어서 그런것이니..
어머님도 대단하시구요.

2009-02-26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26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2-2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린이는 심각했지만, 저는 왜 이리 이쁘고 귀여운지요. 사랑스러움 그 자체네요. 그리고 할머니도 너무 근사해요. 엿보는 건데도 너무 포근하게 느껴져요. ^^

hnine 2009-02-27 01:00   좋아요 0 | URL
그렇게 봐주시는 마노아님 마음이 이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다린이 할머니, 제가 어릴 때는 완전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시더니, 손주한테는 안그러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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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말 

집착, 집념 

의욕, 욕심 

고집, 주관 

기대, 부담 

사랑, 소유 

고독, 자유  

포기, 적응  

소유, 속박

 

반대말 같은 비슷한 말 

비움, 채움 

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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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2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생각하기 나름, 마음 한번 다스리기 나름인걸까요?

hnine 2009-02-26 22:50   좋아요 0 | URL
Manci님, 그렇겠지요.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이렇게도 읽히고 저렇게도 읽히고,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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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년생 아이가 주로 선택하는 책들은 주로 미스테리나 꼬마탐정이 나오는 책, 아니면 장난꾸러기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들. 그 중에서 그나마 나의 구미를 당겨 읽어본 책들이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잠깐씩 들기도 하는데다가, 아이와 나눌 얘기거리가 많아져서 좋다.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Strider (Prebind)
Cleary, Beverly / Turtleback Books / 1999년 10월
27,800원 → 22,790원(18%할인) / 마일리지 1,140원(5% 적립)
2009년 07월 01일에 저장
품절
Dear Mr. Henshaw의 후편
Socks (Cassette, Unabridged)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Neil Patrick Harris 읽음 / Harpercollins Childrens / 2002년 9월
21,500원 → 16,120원(25%할인) / 마일리지 860원(5% 적립)
2009년 03월 17일에 저장
품절
알라딘에는 이 표지로는 이 tape 상품밖에 없어서 그냥 올린다. 읽은 것은 paperback 인데 위의 것과 똑같은 표지.
socks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어느 젊은 부부 집으로 입양되어 귀염받으며 잘 지내게 된지 얼마 안되어 이 부부에게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에게 모든 귀여움을 빼앗긴 socks는 과연?
역시 비벌리 클리어리의 탁월한 글솜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보통 사람들이 보면 그저 단순하기만 한 얘기를 이리도 재미있게 엮어낼수 있는지.
Ramona the Brave (Paperback)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Tracy Dockray 그림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2020년 3월
14,000원 → 11,200원(20%할인) / 마일리지 56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9년 02월 25일에 저장

비벌리 클리어리의 작품 중 Ramona시리즈 중의 한권인데, 이 Ramona라는 여섯살 (이 책에서는) 여자 아이가 어찌나 귀여운지.
Dear Mr. Henshaw (Paperback, 미국판)- 1984 Newbery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 HarperTrophy / 2000년 5월
11,900원 → 7,000원(41%할인) / 마일리지 7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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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25일에 저장

뉴베리 상 수상작으로 너무나 유명한 책.
번역본으로도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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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5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2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09-02-2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다린이의 영어 실력이 상당하네요~. 한글로 된 <<헨쇼 선생님께>도 3~4학년들이 읽던데 말이지요.

2009-02-26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2-2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요즘 책들 표지도 예쁘기도 하네요.. 저도 조카 사주게 적어두었다 한번 살펴보아야겠네요.

hnine 2009-02-27 16:37   좋아요 0 | URL
위의 책들은 크기도 작아요. 중고등학교 교과서 크기이고 속지도 누런 갱지에 흑백 그림이지요. 보기보다 소박한, 그야말로 페이퍼백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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