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순 미술가족의 유럽여행
신하순 글.그림 / 성문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 여름, 남편과 아이는 유럽의 몇 나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러 가지로 무리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나는 동행을 하지 못했지만, 아이가 아빠와 많은 추억을 만들어 오기를 바라며 여행을 가는 당사자들 만큼이나 내 마음도 들떠 있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웃 사촌이라는 말도 있고, 때로 한 집에 사는 가족보다 친구에게서 도움과 위로를 받을 때도 있겠지만, 늘 변함없이 '기댈 구석'이 되어 주는 것은 바로 가족이다.
이 책은 아빠, 엄마, 8살 딸, 5살 아들, 이렇게 한 가족 네 명이 캠핑카를 타고 유럽의 5개국, 열 아홉 도시를 여행한 기록이다. 미술을 직업으로 하는 엄마, 아빠 덕에 주로 미술관, 그리고 아트 페어 장소를 찾아다니며 여행한 것이, 캠핑카로 여행을 했다는 것과 더불어 이 책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기점으로 하여 스위스 바젤의 아트페어,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센터, 뮌스터의 조각 프로젝트 까지, 여기에 유명 미술관 까지 보태어 일정이 빡빡했을 수도 있겠지만, 또 그만큼 알찬 여행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8살, 5살 아이들을 동행시키다 보니, 둘 다 그림 그리는 것이 직업인 부부가, 전시나 미술관 등을 더 자세히, 오랜 시간 둘러 보고 싶은 욕심을 다 충족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걸 다 한번에 충족시키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걸 알고 떠난 여행인 듯 싶다. 그래도 아빠는 아빠대로,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가는 곳 마다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그려서 책에 실었는데 여행지의 사진보다 이런 스케치들이 더 특색있게 눈에 들어왔다.
카셀 도큐멘타를 둘러보고 저자가 아내와 나누는 얘기 중, 요즘 각 아트 페어나 자칭 국제전 이라는 전시들의 경향이 거창한 이름에 비해 다소 부실한 감이 있는 경우가 있고, 인기 작가에 편중된 기획, 또 이벤트 중심, 상술이 지배하는 전시가 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고 안타까와 하는 대목이 있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곳으로 가야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는다는 인식이 미술계의 한 흐름이 되고 있나보다. 안그래도 자극과 충격으로 팽배해져 가는 세상인데도 말이다.
미술여행이라는, 목적이 있는 여행이었음에도 들른 곳이 많아서인지, 각각의 전시나 미술관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가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반면 캠핑카 여행에 대한 정보는 꽤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작년에 여행을 다녀와서 남편은 아이가 말을 잘 안듣고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해서 힘들었다고 했고, 아이는 많이 걷느라고 힘들었고,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아빠가 안 사줘서 속상했다고 투덜거렸다.
이 세상에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런데 늘 함께 있는 가족이다보니, 꼭 지금 아니어도 기회는 항상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면서, 그 소중함을 너무나 자주 잊고서 산다.
꼭 해외 여행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의 기회를 앞으로 좀 더 자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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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문중이 경주이긴 하지만 남편은 나고 자라기를 경기도와 서울에서 대부분을 지냈다.
나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충청도 분이신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충청도 사투리가 내 고향의 사투리인양 친숙한 편이다. 

대전으로 이사오고 나서 남편은 충청도 사투리가 익숙지 않아 가끔 못알아 듣는 때가 있는 모양이다.
하루는 어느 관공서 김 모 씨에게 전화를 했단다.
"실례지만 거기 김 모 씨 계십니까?"
했더니 전화받은 분이 그러더란다.
"지가기유" 
여기까지 듣고 나는 계속 다음 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쳐다본다.
"그래서?" 내가 물었더니 남편은 나보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아냐는 것이다, '지가기유'라는 말.
"내가 바로 그 김 모 라는 사람이다. 그 말이잖아."
그랬더니 남편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계속 김 모 씨를 바꿔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푸하하하.
나보고 충청도에서 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말을 그렇게 금방 알아듣냐고 묻는, 남편이 나는 더 신기했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때로 열 단어를 딱 한 단어로 축약시켜 말하는 충청도 말.
오늘 아침 휘모리님 서재에 갔다가 사투리 페이퍼를 보고 생각나서 쓰다보니,
...
에궁,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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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2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충청도식으로 발음해 봅니다.
왠지 참 소박하고 겸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hnine 2009-02-24 16:36   좋아요 0 | URL
예, 소박하지요.
충청도 사투리 하면서 깍쟁이 같은 사람, 금방 연상이 안되어요.

전호인 2009-02-24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충북 오리지널 본토벡이유~~
울 동네는 말을 헐띠 밋자씩 걍 쭐이서 말하자뉴.
충청도 사람들이 느리다구 자꾸 그러는데 절때루 안느려유
지 씅질대루 사닝께 어감상 느려보이능거쥬

예로들면 표준말로
" 보신탕 먹을 수 있어요?"를 각 지방사투리로 하면
-경상도 : 보신탕 먹을 수 이씹니꺼?
-전라도 : 보신탕 먹어부러요?
정확할 런지는 몰라도 이정도일 테구 길쟈뉴
근디 충청도는 딱 두글자면 끝나유

-충청도 : 개혀?

워때유 간결하고 짤쮸우~


조선인 2009-02-24 15:26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푸하하하, 시댁이 충청도인데도 이 말은 처음 들어봐요. 정말 재미나네요.

hnine 2009-02-24 16:39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정말 충청도 사투리 특징 중 하나가 축약해서 말한다는 것이더라구요. 이 얘기도 있다가 남편에게 해주어야겠어요 ^^

조선인님, 시댁이 충청도 이시군요.
저는 대신 경상도 가면 못알아듣는 말 많아요.

세실 2009-02-2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옆 직원한테 이 얘기해 주면서 제가 웃겨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가 기유. 개 혀.

옆 분이 더 말씀해 주시네요.
서울 사람이 충청도 시장에서 물건 사면서 깎자고 하니까.
충청도 주인.
"됏시유, 우리집 소나 줄래유"
아웅 재밌어.

사투리는 충북보다 충남이 더 구수하죠.

hnine 2009-02-24 16:46   좋아요 0 | URL
ㅋㅋ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으네요 ^^
충북 사투리는 충남에 비해 약하던데요. 세실님 말씀하실 때에도 사투리가 섞여있을까 문득 궁금해져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충남 분이시지만 충남을 뜨신지 오래되어서 사투리를 거의 안쓰시거든요.

하늘바람 2009-02-2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가 기유
참 정감있네요 제 아버지도 충청도라서요 고모가 오셨다 가실때 누나 갈튀유? 그럼 가유. 해서 웃었죠.

hnine 2009-02-24 16:47   좋아요 0 | URL
'지가기유'했는데 계속 그 사람 바꿔달라고 하니 그 분이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
하늘바람님 아버님께서도 충청도가 고향이셨군요 ^^

sooninara 2009-02-2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친정부모님이 다 충청도라서..^^
이번엔 돌아가신 작은어머님 49재에 갔다가 웃겨서 죽을뻔.ㅠ.ㅠ
웃으면 안되는데 작은어머님 친정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웃기기도하고.ㅠ.ㅠ
제가 글로 다시 쓰려니 안 웃기기네요. 페이퍼로 하나 남길게요.

hnine 2009-02-24 22:35   좋아요 0 | URL
충청도식 유머도 있는 것 같지요? 위의 세실님 댓글에 써주신 이야기처럼 약간 오버하면서 둘러치는...
어떤 이야기인지 페이퍼에 써주세요 ^^
 

봄방학이라고 할머니 댁에 가서 몇 밤 자고 오기로 하면서 짐을 여행가방까지 꺼내어 챙겨 놓고 잠들은 아이.
좀 있다가 데려다 주러 갈텐데, 가면서 들려보내려고 카스테라를 구웠다. 카스테라는 오븐에서 굽는 시간을 거의 한시간 잡아야 하므로 후다닥 만들었다. 

아이가 없는 며칠 동안, 3월 준비를 좀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예전엔 학기 시작 전 며칠 전 부터 긴장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더니, 이제 몇년 되었다고 긴장도 불안도 전혀 없다. 이건 아니라고 보는데. 아무 긴장도 불안도 주지 않는 일이란 내게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는 일로 끝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일이라도 매번 똑같지 않게 하고 싶다. 그 준비를 좀 하고 3월을 맞고 싶은 마음이랄까.  

 

 



 

 

 

 

 

 

 

 

 

 

 

 

완전히 식은 다음에 잘라야 하는데, 급한 성질 탓에 삐뚤빼뚤.
그러고서 이름만 '후다닥 카스테라'라고 붙이면 누가 봐준대요? ㅋㅋ ^^ 

 



 

 

 

 

 

 

 

 

 

 

 

 

며칠 전에도 사진으로 올렸던 장미.
일주일 만에 저렇게 변했다. 꽃은 말라가면서 또 다른 색과 형태로 변해간다.  

 

 ( 지금 온 집안에 카스테라 냄새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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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22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이런 거 보면 오븐렌지로 바꿔야 할 것 같고...
게으른 나를 보면 배워서 언제 써먹을지 또 캄캄하고~~ 갈팡질팡이에요.
음~ 너무 맛있는 카스테라 냄새가 제게도 전해와요.^^

hnine 2009-02-22 20:16   좋아요 0 | URL
저도 오븐렌지는 아니고 10만원대 조그만 전기 오븐이어요.
기분이 쳐져 있을 때 카스테라를 구우면, 그 냄새에 기분이 업될때가 있어요. 식구들이 맛있게 먹어주기까지 하면, 우울한 기분은 담박에 싹~ ^^

nemuko 2009-02-2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이 구운 카스테라는 늘 포실포실 너무 맛있어 보여요. 왜 저는 저런 카스테라를 못 굽는 걸까요? 빵만 봐도 성격이 드러나는 기분이예요^^

hnine 2009-02-22 20:18   좋아요 0 | URL
저나마 되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지요. 빵이 아니라 떡 처럼 되는... ^^
제가 좋아하니 굽지 아마 그냥 먹기 위해 만드는 음식이었다면 벌써 포기했을거예요. 제가 그런 성격이거든요 ^^

웽스북스 2009-02-2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다닥 카스테라 속이 정말 알차고 맛있어 보여요. 쓰읍~

hnine 2009-02-22 20:19   좋아요 0 | URL
맛이~ 쫌 있지요 ㅋㅋ ^^
달걀 흰자 머랭내느라고 핸드믹서 돌리는 소리에 늦잠 자던 남편 방해도 놀고, 일석 이조였답니다.

프레이야 2009-02-2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다닥 카스테라~ 음냐 맛나보여요.
전 저런 거 한번도 안 만들어봤잖아요.
옆에 말라가는 장미송이가 있어서 더 한맛나게 잘 어울리는걸요.
3월 준비도 마음으로 하시고, 아이 없을 때 좀 쉬세요^^

hnine 2009-02-22 20:20   좋아요 0 | URL
식탁 위에 놓고 사진을 찍다보니 식탁위에 놓여있던 물건들이 항상 조연으로 등장하게 되네요. 바로 옆에 냅킨 꽂이도 있었는데 그건 치웠어요 ㅋㅋ

마노아 2009-02-2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와 카스테라' 어쩐지 꼭 시의 제목 같지 않아요? 아, 카스테라 냄새라도 맡고 싶어요!(지금 몹시 시장하다는...ㅎㅎㅎ)

hnine 2009-02-22 20:21   좋아요 0 | URL
시의 제목을 떠올리시는 마노아님이 시인 같으시네요.
장미의 외모를 지니고, 폭신폭신 따스한 카스테라의 심성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 어디 없나요?

세실 2009-02-2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후다닥 카스테라 만드는 법 알려주세용.
언젠가 올리신것도 같은데...히.
주말에 한번 시도해 보렵니다.

hnine 2009-02-23 17:28   좋아요 0 | URL
세실님, 님 서재에 남겨놓았어요~

전호인 2009-02-2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 가게방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빵이 카스테라 였답니다. 그립다. 그리고 간절히 묵고잡땅. ^*^

hnine 2009-02-23 16:33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그 때에는 빵이라는 것 자체가 흔한 먹거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먹을 게 참 흔해졌지요.

하양물감 2009-02-2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시포~~~~~~~~~~~

hnine 2009-02-23 20:46   좋아요 0 | URL
하하...드리고시포~~~~ ^^
 

   
 

남편과 내가 아들 제이슨과 제이슨의 누나 레슬리를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데리고 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는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도 말을 잘들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나오는 길에 선물가게 옆을 지날 때였다. 네살짜리 제이슨이 선물을 사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거기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매우 비싸게 가격이 매겨져 있었지만 결국 제이슨에게 작은 암석 세트 하나를 사주었다. 그랬는데 제이슨이 공룡 모형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나는 제이슨에게 우리가 쓸 수 있는 돈 보다 이미 많이 써버렸노라고 설명을 하느라 애를 썼고 남편은 이제 그만 떼를 쓰라고, 이미 너에게 사준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제이슨은 울기 시작했고 남편은 그만 하지 못하겠느냐, 아기처럼 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이슨은 바닥에 드러누워서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쳐다보았다.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바닥이 갈라져 그 안으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때, 어떻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가방에서 연필과 종이를 꺼내서 적기 시작했다. 제이슨은 나보고 지금 뭐하냐고 물었다. "제이슨이 공룡을 가지고 싶어한다고 적고 있지." 라고 대답했다. 제이슨은 나를 빤히 보더니 말했다. "프리즘도." 나는 적었다. "프리즘도."
제이슨이 정말 나를 놀라게 할만한 일을 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던 누나에게로 가더니 말하기를, "레슬리 누나, 엄마한테 가서 누나가 가지고 싶은거 말해. 엄마가 그것들도 다 적어 놓을거야." 그리고는 믿기 어렵겠지만 그것으로 일은 종결되었다. 제이슨은 집에까지 매우 평화스러운 상태로 돌아왔다.
이후로 나는 여러번 이런 생각을 떠올리곤 했다. 장난감 가게에서 자기가 갖고 싶은 온갖 것들을 가리키며 가게 안을 돌아다닐 때마다 나는 연필과 종이 뭉치를 꺼내어 제이슨의 "갖고 싶은 것 목록" 을 만들어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제이슨은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꼭 제이슨에게 그것들을 사줘야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 무슨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갖고 싶은 것 목록" 을 만드는 것을 보고 제이슨이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갖고 싶어하는 것이 뭔지를 엄마인 내가 안다는 것, 또한 그것을 적어 놓을 만큼 내가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이슨이 알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이 책 44쪽의 내용을 옮겼음 - 

----------------------------------------------------------------------------- 

참으로 많은 책에서 읽었다. 아이의 행위 자체만 보려고 하지 말고, 그 이면을 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엄마의 관심이고, 엄마가 아이에게 주어야 할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공룡 인형이 아니라 바로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아이로 하여금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보통 부모도 감정적이 되어 이성을 잃게 되는 수가 많다. 이 상황에서 위의 엄마처럼 종이와 연필을 꺼내서 적을 생각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려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지, 아마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은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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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2-22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양은 거의 떼 쓴 적이 없는데 가끔 규환이가 무안할 정도로 그런적 있습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가격을 오천원, 혹은 만원으로 정해놓고 그 범위에서 고르라고 했습니다. 큰 것은 특별한 날에 사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대충 알아듣긴 했지만.
제이슨의 엄마가 더 현명하네요.
딸과 아들의 차이점중 특히 다른점은 아들은 설득을 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무조건 안돼!는 통하지 않고 안되는 합당한 이유를 최소한 3가지 이상은 말을 해줘야 하는 겁니다. 더 논리적인거죠. 아들 키우기 참 힘들어요.

hnine 2009-02-22 08:18   좋아요 0 | URL
세실님, 맞아요. 저도 책에서 읽었어요. 아들은 논리적으로 이유를 대며 설득해야 알아듣는다고요. 딸, 아들 키우는 방법이 참 다르더라구요. 최소한 3가지 이상이라...쉽지 않군요.

순오기 2009-02-22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엄마처럼 내가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반성과 감동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 속상한 것~ 등등 그 감정에 공감해주는 일이 첫째인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ㅜㅠ

hnine 2009-02-22 20:2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은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셨잖아요.
저야말로 이 책 읽으며 반성 많이 합니다. 거기서 그치지 말고 명심하자는 뜻에서 이렇게 정리해서 올려보기도 합니다만.
 
김효선의 나홀로 기차여행 : 북미대륙 편 - 나의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김효선 지음 / 바람구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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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여자 나이 중년은 나홀로 여행을 떠나기에 좋을 때이다.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던 전업 주부로서 일을 하고 있던,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한발짝 걸어 나와도 표가 안나는 시기에 접어 드는 시기이니까.
저자는 뉴욕에서 시작하여 캐나다 뱅쿠버까지, 미국 암트랙 25일, 캐나다 비아레일 17일, 도합 42일 동안 혼자 기차로 아메리카를 횡단하는 여행을 한다. 기차에서 1박은 그래도 준수한 편이고, 2박도 불사해야 하는 이동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기차가 주는 매력에 주저없이 택한 여행인 듯 하다. 책을 읽어보면, 사실 기차를 타고 향하는 방문지가 여행의 목적이라기 보다, 기차로 이동하는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라고 해도될 정도로 저자는 그 시간을 즐기고 있고, 그 안에서의 경험을 더 생생하게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과 그로 말미암아 드는 생각들, 기차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사람들과의 대화, 그들에 대한 묘사 등등. 목적지에 도착해서 그 도시 여기 저기를 방문한 느낌을 써놓기도 했지만 어쩐지 그것이 이 책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계산을 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미국이나 캐나다의 어느 장소에서 보낸 시간보다 아마 각각의 장소 사이를 이동하면서 기차 안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거나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동생이 대학 입학하던 해 여름에, 버스로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횡단하는 여행을 거의 한달 동안 감행한 적이 있다. '감행'이란 말을 쓴 이유는, 여행을 거의 끝내고 서부의 어느 도시에서 그곳에 잠깐 체류중이던 나와 만났는데 20대 팔팔안 나이 임에도 동생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나를 보자 긴장이 풀렸는지 하루밤을 몸살로 끙끙 앓던 것을 보고, 우리 나라도 아니고 그 넓은 나라를 대중 교통 수단으로 장기 여행을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일이 못되는 구나 생각했었다. 아마도,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나, 그런 욕구에서 떠나고 싶을 때보다는, 시간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마음을 새로이 채우고 싶을 때, 일부러라도 혼자 되는 시간을 벌고 싶을 때 하면 좋은 여행이 기차 여행이 아닐까 한다.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와 사연이 있으니까.
끝으로, 책의 편집 유감이다. 책 속의 작은 소제목이 들어가 있는 페이지에는 내용 없이 사진을 배경으로 제목만 쓰여 있는데, 그 제목이 제본철 속에 파묻혀 있어 중간의 몇 글자가 꼭 그 안에 파묻혀 안보인다는 것이다. 크지도 않은 글자가 말이다.
내용 중에서 또 한가지. whole foods market은 저자의 추측처럼 음식백화점이라기 보다, 가공을 하지 않은 식품, 주로 유기농, 친환경 식재료, 또는 그런 재료로 만든 간단한 음식등을 파는, 미국내 자연식품 체인점이다. 그러니까 whole foods의 whole 은 '여러가지'가 아니라 '전부 (全)', 즉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 그대로'의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봐야한다.
본문에 보면 저자가 사진을 찍으려고 애쓰는 부분이 여러 군데에서 나오는데, 정작 책에는 저자가 찍은 듯한 사진들이 별로 없다는 것도 좀 의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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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2-1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홀로 북미대륙을 아 상상만 해도 넘 멋져요

hnine 2010-02-17 18:21   좋아요 0 | URL
그런데 겁도 좀 나지 않았을까요? ^^

비로그인 2010-02-17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리 가진 못해도, 기차여행은 꼭 설렘을 가져다 주곤 했던 것 같습니다. 올리신 글의 책에 나오는 그리 긴 여행은 못되더라도 스물 무렵 7-8시간 되는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옆자리에 앉아 많은 얘기를 나눴던 사람들, 쪼그만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던 흔적에 대한 기억이 한꺼번에 몰려 오네요. 한편 어릴적. 그러니까 머릿속의 공간이 한참이나 작았던 때는 잠자리에 들면 저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곤 했었습니다.

그때 듣던 기차소리는 참, 뭉게뭉게 구름같았는데 말이죠..^^

hnine 2010-02-17 22:47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에게는 얘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