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머님 기일이다.
내일 낮, 아이 학교 종업식이라 엄마들이 다 함께 참석하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미리 해주어야 한다기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어제부터 조금씩 미리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새벽엔 잠깐 누워서 쉰다고 하다가 깨어보니 아이 등교전 25분 전. 결국 밥도 못 먹이고 미안해하며 그나마 있던 빵으로 남편이랑 아이 아침을 대신하게 했는데, 그 와중에 우유 사다 놓은 게 없다고 핀잔하는 남편이 좀 서운했다.
식혜, 나박김치, 나물, 탕, 전 까지 이제 겨우 마쳤고, 산적, 조기 등 남은 몇가지는 내일 해도 되지 않을까 가늠하는 중. 기름 냄새좀 빠지라고 집안의 창문을 다 열어젖히고 쉬는 중인데 추운 줄도 모르겠다.
일찍 돌아가셔서 나는 한번도 뵌 적이 없는 어머님. 남편도 어릴때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단다.
사진을 보니 남편은 얼굴이 어머님을 판박이처럼 닮았다.
살아계셨으면 남편 어릴 때 얘기도 듣고, 어떻게 자랐는지도 여쭤보고, 그러면 아마 남편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워낙 말이 없는 남자. 혼자 그냥, 무조건,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내 그릇이 모자랄 때가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어머님의 염원으로 자기가 이만큼이나마 올 수 있었다고 남편은 가끔 얘기한다.
어머님, 왜 그렇게 일찍 돌아가셨어요.
제가 아직도 음식이 많이 서툴지만 그래도 제가 직접 정성껏 준비하고 있으니 이해해주시고, 아들이 잘못 되지 않고 잘 살도록 계속 지켜봐주세요.
어머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