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 - 상위 1% 인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 비결
김미영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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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는 화가인 남편을 따라 두 아이를 데리고 파리로 건너가 그곳에서 지내다가 다시 영국으로 옮겨 8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봐도 우리와는 많이 다를거라 짐작이 가는 유럽의 예술 교육을 소개하는 내용의 책이다.
우리 나라의 예술 교육은 그리고, 만들고, 연주하는 '기술'에 중점을 두는데 반해, 크레파스 없이 진행하는 미술 수업, 음을 배우기 전에 피아노 건반을 만져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대본 없이 연극을 아이들 스스로 진행해보도록 하는 그네들의 예술 교육을 지나치게 극과 극으로 비교해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와 영국에만 해도 차고 넘치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아이들 예술 교육을 위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우리 나라에도 미술관이나 박물관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이미 많이 마련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놀랐다는 저자의 말 처럼, 우리 나라의 예술 교육 자체가 그렇게 뒤쳐져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아직 여러 아이들이 골고루 이용하고 이지 못하다는 점과, 그런 프로그램에의 참여는 어디까지나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학년 까지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이라고 보고 싶다.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줘야 함은 비단 예술 교육뿐 아니라 과학을 비롯하여 모든 분야의 학습 동기 유발에 중요하다고 보는데, 아이의 호기심에 아빠가 이렇게 반응하라는 111쪽의 글을 읽어가는 동안 어느새 건성으로 글자를 읽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행기가 어떻게 날아?" 라고 아이가 물어 올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느냐에 대해, 비행기가 날으는 원리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비행기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 주며,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 함께 날려 보아야 하고, 실제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광경을 아이가 눈과 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한다. 이 정도 되어야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 줄 수 있다고. 하루에도 쉴새 없이 던져 대는 질문의 홍수 속에 사는 엄마들에게 이런 충고는 너무나 실현성이 없게 들리지 않을까 싶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좋은데, 무슨 요일, 몇시 부터 몇시 까지, 구체적인 수업 내용까지 매번 지면을 할애하면서 소개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사교육에 시달리는 동안 유럽의 아이들은 미술관과 박물관, 학교 등에서 자유롭게 예술을 접한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영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학원은 뮤지컬 아카데미라는 것은 결국 그네들도 제일 인기있는 분야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 이래서 영국이 세계적인 뮤지컬 강국이 될수 있는 것이라면서 아이와 영국에 갈 때 꼭 보여주라는 뮤지컬을 쭉 열거하는 중에 맘마미아도 들어 있다. 글쎄, 개인적으로 그 뮤지컬의 노래는 좋지만 그 내용이 꼬맹이 아이들 손을 잡고 가서 보기에 적절하다고 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바람직한 예술 교육은 이렇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는 알겠으나, 우리 나라의 예술 교육을 너무 유럽의 예술 교육과 정 반대 쪽에 갖다 놓고 극과 극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제를 하지 않았나 싶다.
책의 마지막에 아이와 함께 파리, 런던 여행길에 들러야할 51곳을 지도와 함께 소개한 것은 어느 여행 책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것이니 굳이 이 책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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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배성아 글.사진 / 브리즈(토네이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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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디오 방송 작가 10년 이라는 경력 때문일까, 아니면 특별히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았기 때문일까. 이 책은 누군가에 대한 정리되지 않은 사랑의 잔상과 그리움으로 절절하다. 더구나 유럽의 곳곳을, 특히 10년 전에 왔던 장소들을 다시, 이번엔 혼자서 여행하면서 되살아나는 추억과, 낯선 곳에서 주는 자유와, 그리고 외로움을 번갈아 느끼는 동안 그녀의 감성은 몇배로 증폭되지 않았을까.

글 만큼의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이 아름답다. 글을 통해서만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사진을 통해서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무엇을 찍었는가, 어디를 찍었는가, 하루중 어느 때 찍었는가 그리고 어떤 각도에서 보았는가. 그 사람의 마음을 울렸던 것이 무엇인지 어쩌면 시각적인 효과때문에 글보다 더 즉각적으로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23번째 글 '사랑이라는 순한 짐승' 을 시작하는 지면 (이 책에는 페이지 수가 없다.) 의 사진은 마치 하나의 회화 작품 같다.

여행하면서 쓴 글임에도 여행지에 대한 묘사보다는 그곳에서 느끼는 감상을 적은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녀가 겪어낸 사랑의 댓가가 얼만큼 아픈 것이든, 이 정도의 표현력으로 쓰고, 사진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결국엔 잘 아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또 어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정면 보다는 그림자 혹은 뒷모습 같은, 쨍한 햇빛보다는 포근히 내리는 안개 같은 그런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줄 것일까.

출간되자 마자 선물해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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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풍경, 또는 그림이 언제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텐데, 예전의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면, 오늘 달리 드는 느낌으로부터 지금 내 마음 상태가 어떻다는 것을 거꾸로 짐작해보기도 한다.



 

 

 

 

 

 

 

 

 

 

 

 

 

 

 

 

 

 

Marc Chargall<바이올리니스트> 라는 그림인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자의 모습이 행복해보이기도 하고, 또는 외로와 보일 때도 있었다. 
오늘 내 눈에는, 외롭지만 행복해보인다. 외로우면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른 쪽 옆에는 그의 연주를 올려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에 비해 아주 작게 그려져 있고, 하늘에는 역시 천사가, 뾰족 지붕이지만 권위스러워 보이지 않는 집들이, 그리고 역시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교회의 십자가가 이 그림에는 두 군데나 보인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 반짝거리는듯한 왼쪽의 푸른, 아니 '파란' 나무. 파란 나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나무를 이렇게 새파랗게 그릴 수 있는 화가.

그림 속의 바이올리니스트는 제 멋에 겨워 열심히 연주한다. 화면 윗 부분을 천상의 세계, 아래 부분을 우리 인간들의 속세라고 보면, 화면 전체에 꽉 차게 그려진 바이올리니스트는 천상과 속세를 자유로이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 무엇도 아닌 바이올린을 통해.

 



 

 

 

 

 

 

 

 

 

 

Marc Chargall<파란 집>



 

 

 

 

 

 

 

 

 

 

 

 

 

 

그리고,  <회색 집> 이다.
두 그림의 집이 같은 집 같기도 한데, 매우 다른 색조로 그려 놓았다. 위의 파란 집에는 사람이 집 안의 창가에, 아래 회색 집에는 밖에 나와 있구나. 그 사람의 코트 자락에서 찾았다, 화가의 서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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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8-10-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움을 안고가는 경지에 이르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샤갈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수많은 그림 사이에서 빛이 나더라구요. 그 우울한 색을 가지고서두요.

hnine 2008-10-22 07:21   좋아요 0 | URL
이미 너무 유명해서 내 마음의 눈으로만 보기 어려운 작품, 화가들이 있는데 샤갈도 그동안 그렇게 보아넘긴 화가가 아닌가 해요. 그런데 참 여러 각도로 보아지는, 여러 개의 창을 그림 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외로움을 안고 가는 경지, 글쎄, 저는 아마 평생 그 경지에 오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먼 곳에서 지내시는 시간들이 어떠신지요.

하늘바람 2008-10-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지요 항상 님이 보여주시는 그림 중 늘 마지막 그림이 좋아요. 샤갈 참 좋아요.

hnine 2008-10-22 12:2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아무튼 맘에 드는 그림이 있으시다니 좋으네요 ^^

하양물감 2008-10-2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서 샤갈전을 할때 가서 보았었어요...새록새록 그때가 떠오르네요

hnine 2008-10-24 17:50   좋아요 0 | URL
굉장한 인파가 몰렸을 것 같은데요? 한솔이도 함께 가서 보셨나요?
언젠가 사진을 보았는데 생각하던 것 보다 무척 천진하고 맘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
 
런던 미술 수업 - 한 젊은 아트컨설턴트가 체험한 런던 미술현장
최선희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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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꿈을 꾸는데서 그치고, 어떤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실제적인 노력을 한다. 또한 꿈을 아예 잊고 사는 어떤 사람들도 있다.
최 선희. 그녀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지만 어려서부터 막연하게나마 갖고 있던 그림에 대한 관심을 아트 컨설턴트가 되는 과정을 한걸음 한걸음 밟아 나감으로써 실천해나간다.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파리에 거주하면서 미술관을 더 가까이 접하게 되고, 이어 런던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크리스티 인스티튜트에 입학하여 미술사 디플로마를 받게 된다. 졸업후 크리스티 경매 본부에서, 또 갤러리에서 일을 해나가면서 아트 컨설턴트의 입지를 다져가는 과정들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크리스티 인스티튜트에서의 수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실제 노트의 일부분까지 소개하면서 자세히 설명하는 성의를 보였으며, 크리스티 경매 본부에서 인턴 사원으로서의 일과와 하는 일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소개해놓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신이 밟아간 과정들을 친절하게 소개하는데 더 주력한 듯 보이는 그녀의 문체는 380여 페이지가 금방 넘어가게 한다. 미술 이야기와 더불어 런더너로서의 생활, 런던의 이곳 저곳의 소개, 그리고 런던에서 일과 관련하여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삽입되어 있어 더욱 좋았다.
많은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그림들. 런던에만 해도 수백개에 이른다는 크고 작은 갤러리에 전시되고 나면 그 이후 이들은 어떻게 처분이 되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의 차이, 독립 큐레이터, 세일즈 매니저, 전시 디렉터 등의 용어를 이제 구분할 수 있겠다.
미술이 미치도록 좋아 학위도, 경력도 없이 미술 공부를 시작한 그녀. 그래서 이른 곳이 어디이든간에 그녀의 그런 삶의 태도는 또하나의 가르침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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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언 허스트 (Damien Hirst) 라는 이름을 요즘 <런던미술수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다시 접했다.
Contemperary art 의 주류에 있는 인물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그와 그의 작품을 수년 전 신 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이라는 책에서 처음 만났었지만 워낙 파격적인 다른 작품들과 함께 섞여 있어, 함께 와닿았다가 함께 잊혀졌던 것 같다.
1965년 영국 브리스톨 생.

그의 유명한 도트 페인팅이다. 같은 크기의 작은 원이 일정 간격으로 찍혀 있는데 서로 다른 색깔들이 조화로움 속에서 다양성을 준다고 할까.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이 일생동안 먹어야 하는 약들의 색깔이라고 했다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각 원들에 알파벳과 숫자로 번호를 붙여 놓았다.

 



 

 

 

 

 

 

 

 

 

 

 

 

 

그의 작품 중에는 나비를 이용한 것들도 여럿 있는데 작품 속의 나비는 실제 나비라고 한다.



 

 

 

 

 

 

 

 

 

 

 

 

 

 

 

 

작품 속에서 나비는 평면의 어느 한 점에 정지해 있지만,
보고 있는 나의 눈길은 이 나비에서 저 나비로 옮겨가며 3차원, 4차원 궤도를 그려내고 있다.
저 나비들을 다시 움직여 날게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마음.

미술계의 악동이라고도 불리는 데미언 허스트. 그는 머리가 좋은 화가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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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nine님 -사진에 말풍선 달기예요.
    from 잡식성 귀차니스트의 책읽기 2008-10-20 00:53 
    저는 알씨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요. 혹시 프로그램이 없으시면 포털사이트에 <알씨다운>이라고 검색어 치시면 아무데나 나옵니다.^^  보통 알씨가 깔리면 사진 더블클릭하면 바로 알씨로 연결되는데 안되면 알씨프로그램에서 사진 불러오시면 되요. 그 다음으로는요. 1. 알씨 화면 맨 아래 왼편에 보면 <사진보관함>이란 배너가 있어요. 클릭! 2. 위편에 불러온 사진한 번 클릭하고 아래 편에 보관함에 넣기를 클릭하거나 + 부호
 
 
하양물감 2008-10-1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런던미술수업을 읽으셨네요...저는, 그런 책을 읽으면서도 왜 작품에는 잘 눈이 안가는지 모르겠어요......하하하....덕분에 늘 좋은 작품을 보고 갑니다.

hnine 2008-10-19 11:08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도 그 책 읽으셨군요.
저자, 아주 성실한 학생이었을 것 같지요? ^^
이런 책들이 너무 개인적인 감정을 타고 써서 객관성이 흐려질수 있는데 이 책을 최소한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요.

바람돌이 2008-10-1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그림 좋다하다가 진짜 나비라는 말에 좀 움찔... ㅠ.ㅠ

hnine 2008-10-20 00:01   좋아요 0 | URL
하하...저 캔버스 위에 나비가 알도 낳았대요 ㅋㅋ
저 사람이 좀 괴짜이지요. 사실 저보다 훨씬 쇼킹한 작품들도 많답니다.

하이드 2008-10-20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I KIM 이 이사람 작품 많이 가지고 있지요. 천안의 아라리요 겔러리에 종종 가곤 합니다. ^^

hnine 2008-10-20 09:29   좋아요 0 | URL
아라리오 갤러리는 말로만 듣고 가보진 못했네요.
<런던미술수업>이라는 책에도 그 갤러리를 소개했더군요. 한번 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