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이민진 지음, 이옥용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일곱살 때 가족 이민을 가서 뉴욕에서 성장한 저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이 소설은 상복이 많았다. 미국에서 논픽션 라이트상, 픽션 부문 비치상, 신인 작가를 위한 내러티브상 등을 수상했다고 하니.
두 권 합해서 천 여 페이지가 넘으니 꽤 많은 분량이다. 뉴욕에서 세탁소를 하는 전형적인 초기 이민 가정에서 자란 케이시는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뒤지지 않는 외모를 지니고도 자신의 정체성 찾기에 그리 순탄한 과정을 겪지 않는다. 직업을 찾는데 있어서 그렇고, 결혼 상대를 찾는데 있어서도 그렇다. 맘에 드는 남자들을 만나지만 확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여 그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고, 직업을 찾는데 있어서도 백화점의 파트 타임 판매원, 경영대학원, 투자증권회사의 인턴사원 등을 전전하며 늘 빚에 허덕이는 생활을 한다. 닥친 현실이나 상황과 무관한 그녀의 높은 소비 성향은 그녀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커버해보려는 잠재 의식으로 부터 말미암은 것인지.
케이시 뿐 아니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지 한가지씩 결핍된 인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성공에 대한 강박 관념, 전통적인 구습으로서 벗어나지 못한 사고 방식,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 주체적인 판단력의 결핍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되고 싶은 인간상 사이의 괴리감과 혼동, 무엇이 성공한 인생인가에 대한 신념의 부족 등은,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두발로 당당히 서서 그 사회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기에는 불안한 걸음걸이, 비틀거림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실패는 실패 자체보다 더 심각한 사회에서의 소외감, 소수 민족으로서의 소외감으로 연결되고 이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목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란 '어메리칸 드림'의 다른 이름인가.

긴 분량임에도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라는 다른 사람들의 평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엔 그만한 흥미까지 불러일으키지는 못하였다.  여러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데는 성공적이었는지 모르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어로 쓰여진 교포2세 작가들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훨씬 가볍게 읽히나, 이민 세대라는 것은 글의 소재로 쓰였을 뿐, 그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진지한 목소리나 의도가 충분히 실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드니 셀던 풍의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난 기분인데, 재미로 치면 시드니 셀던 쪽이 훨씬 낫다고 말하고 싶은,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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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쳤나 하면 어느새 다시 주룩주룩 줄기차게 내리고,



 

 

 

 

 

 

 

 

 

 

 

 

 

비가 혹시 들이칠까 창문을 닫으려고 가보면 어느새  잦아들고 있고,

집 떠나 있는 식구 생각에 잠은 안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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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25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다린이 부러워요

hnine 2008-07-25 01:53   좋아요 0 | URL
한동안 전화가 없어서 궁금해하고 있답니다.
웬디양님도 떠나세요! ^^

nemuko 2008-07-2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반가우셨겠어요^^ 아빠랑 단 둘이 여행 떠난 다린이도 부럽고, 다린이에게서 저런 엽서를 받아들고 반가웠을 hnine 님도 부러워요^^

hnine 2008-07-25 16:55   좋아요 0 | URL
예, nemuko님, 오늘도 이 엽서를 몇번씩 보고 또 보고 그런답니다.
아이가 엽서 쓸때 남편도 같이 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ㅋㅋ

무스탕 2008-07-2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 좋겠다.. 너의 장난감이 되어 네 주머니속에 쏙 들어가서 같이 여행했으면 좋겠구나..

hnine 2008-07-25 13:08   좋아요 0 | URL
하하...무스탕님, 얘가 장난감을 얼마나 험히 다루는데요~ ^^
다녀와서 들을 아이의 수다가 기다려진답니다.
저는 이제 늙었는지, 힘들게 다니는 것보다 그냥 그렇게 다녀온 이야기나 듣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니, 흑 흑...

perky 2008-07-2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엽서내용 너무 귀여워요. ^^ 엽서사진보니까 프라하 또 가보고 싶어요.

hnine 2008-07-25 13:11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는 프라하는 정말 멋있네요.
남편이 거의 15년 전에 가봤던 기억만 믿고 아무 준비도 안하고 떠났답니다.

춤추는인생. 2008-07-2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다린이는 정말 정말 사랑스러운 녀석이예요 나인님 이엽서 받으시고 다린이 보고싶으셔서 어떻게 견디셨나요?^^다린이와 동갑내기인 저의 사촌동생생일이 바로 오늘이예요. 어릴적에는 언니라부르면서 내가 가려고 하면 문앞에서 절대 못나가게했는데, 요즘은 누나하면서 막 내외해요 ㅋㅋ 커나가는구나. 해서 가끔은 서운하지만,저한테는 가장 사랑스러운 동생이예요 우리집에 놀러올땐 잔디밭에서 꺽어온 작은 꽃한송이를 저는 절대 잊지 못하거든요. 어마어마한 선물보다 아이들의 삐뚤삐뚤한 글씨에 담긴 소중한 마음이 큰선물인것같아요. 흑~ 나인님 부러워요^^

hnine 2008-07-25 16:55   좋아요 0 | URL
ㅋㅋ... 맞아요. 남자 애들 어릴 때는 누나라고 안 부르고 언니라고 잘 부르죠. 언니라고 더 이상 안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제 이것 저것 알아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사촌동생 생일 축하해요~ ^^

2008-07-25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07-26 00:37   좋아요 0 | URL
이제 슬슬 보고 싶어지네요. 그동안 자유를 만끽했지요.
글 내용을 봐도 장난꾸러기 티가 나지요? ^^

미설 2008-07-2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 참 부럽네요, 정도 많을 것 같고요^^
저희 작은언니네도 지금 프라하에 살고 있는데 거기 있는동안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비용도 그렇지만 아직 어린 두녀석 데리고 가기가 만만치 않을 듯해서 더 그렇구요,
지금 여긴(경기도)비가 엄청 무지 많이 오네요.. 빗소리가 듣기 나쁘진 않은데 아무래도 피해 볼 사람들이 있겠다 싶어 걱정이네요..

hnine 2008-07-26 00:42   좋아요 0 | URL
어머...언니 가족이 프라하에 계시군요.
저도 안 가본 곳이라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만 하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비용 문제를 무시 못하겠긴 하지만, 여행만큼 추억을 많이 안겨다 줄 것이 있겠나 싶어 큰맘 먹었습니다.
여긴 비가 오다 안오다 합니다.
창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고 있는 중이지요 ^^

하늘바람 2008-07-27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린이 좋겠어요 많이 부러워요.

hnine 2008-07-27 05:31   좋아요 0 | URL
내일 돌아온답니다 ^ ^

하양물감 2008-07-2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러워요...다린이도, hnine님도요...
다린이가 좋은 경험 하고 있네요..다녀오면 더 많은 이야기꺼리가 있겠죠??

오늘 아침에 소나기가 내렸어요. 빨래가 홈빡 젖었어요..지금 다시 빨래돌리는중..ㅠ.ㅠ

hnine 2008-07-29 05:33   좋아요 0 | URL
어제 돌아왔는데, 정말 많은 이야기 거리를 가져왔더군요 ㅋㅋ^^
빨래거리도 한바구니 가져오고요. 이거 세탁기를 몇탕 돌려야할 것 같습니다~

레모냐 2008-10-2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린이 손바닥의 글씨가 참 정이 가는군요...

hnine 2008-10-22 04:48   좋아요 0 | URL
간지럼 많이 타는 녀석이 어떻게 그거 참고 저렇게 글씨를 썼는지 ㅋㅋ~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의 소설이나 산문집을 읽으며 지루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재미 그 이상의 감동을 못받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늘 그게 의아했었다.

그녀의 글이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
1. 역시 글을 잘 쓰기 때문 아닐까. 이야기를 지나치게 엉뚱하거나 황당한 쪽으로 몰고 가지 않으면서도 결국은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 주고 마무리 짓는 글솜씨의 탁월함 때문일 것이다.
2. 누리고 사는 삶보다는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삶, 억울하게 사는 인생이 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절망의 바닥까지 갔다가 힘겹게 일어서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어찌 감동받지 않으랴.
3. 산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녀의 소설을 읽다 보면 여기 저기 작가의 체험이 녹아들어 있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작가의 고백을 듣는 듯한 기분은 나아가 작가와 어떤 교감을 주고 받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받는 단계에 까지 가게 되는 수가 많다.

공지영 소설에서 아쉬운 점:
1. 이야기의 전개가 독자의 상상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2.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너무 직접적으로만 그려진다. 가령 주인공의 슬픔을 표현한다고 할 때, 작가는 주인공이 얼마나, 어떻게 슬픈지, 주위의 분위기를 통해서도 묘사할 수 있고, 관련 없어 보이는 다른 사물을 통해서라든지, 간접적인 비유와 묘사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문장을 시도해볼만도 한데 너무 직접적으로만  묘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공지영의 작품을 전부 읽어본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나마 나름대로 내 느낌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정리해보았다.

이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은 그녀의 전 남편으로부터 소송, 잇다른 해명 등으로 중앙일보에 연재될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작가 자신이 많이 정화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즐거운 나의 집을 갖기가 그리 만만했다면 이런 제목이 붙여질 수 있었을까. '즐거운 나의 집',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제목에 담긴 페이소스를 벌써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다는 점. 공지영 소설이 좋으면서 아쉬운 점이 바로 그것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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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외삼촌 즉 나의 막내 동생이자 하나뿐인 남동생은 나보다 다섯살 아래이다.
내가 아이를 낳던 2001년 5월.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낳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내 남동생 부부는 그들이 살고 있던 켄터키 주에서 내가 살고 있던 주까지, 자기들 일을 모두 뒤로 하고 열시간을 넘게 운전을 하여 달려 왔다.  아이를 낳은 바로 다음 날, 아직 병원에 있던 내게 보온병에 미역국을 담아서 가지고 입원실로 들어서던 그들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 다음 날 집으로 퇴원을 하고, 그로부터 3주 동안 이들 부부는 나 대신 식사 준비를 하고 우리 집안 일을 도와 주었다. 나와 남편, 동생 내외 모두 아이 키우기에 대해서는 초보. 젖병 소독은 얼마나 자주 해야되는 것인지, 젖병에 분유를 타서 어떻게 먹이는 것인지, 아이 목욕 시키는 방법등, 우리 넷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 해결해나가던 시간들.

한국에서 아직 직장 생활 중이시던 친정 엄마를 대신해 나의 산후 조리 기간을 도와준 동생 내외는 그 이후로도 내 아이에게 참으로 거리낌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고 있다. 둘다 사진을 전공하는 덕분에 아이의 이런 저런 모습을 캠코더로 찍어 편집해서 지금까지 세개의 비디오로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 집 보물 목록 1호이다. 그 해 겨울 또 우리 사는 곳에 와서 아이랑 놀아주고 가까운 곳에 함께 놀러도 가고, 좁디 좁은 학교 아파트인 우리집에서 다섯 사람이 복닥복닥 참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만들었었다.

외삼촌과 외숙모가 사준 장난감과 놀이 기구로 좁은 우리 집은 마치 무슨 놀이방을 연상시켰다. 천장에는 각종 빤짝이, 카드, 별 모양 종이판 등이 주렁주렁, 마루에는 커다란 볼풀장, 옆집에서 잠시 위탁시켜놓은 미끄럼들이며, 남편이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기 위한 받침목으로 마루 한가운데 세워 놓은 나무 가지, 벽에는 오래 된 내 청바지를 부욱~ 뜯어서 뒷주머니  부분을 메모 꽂이로 이용하게  걸어 놓았고, 벽돌과 나무판으로 만든 책꽂이 등, 정말 정신 없던 우리 집은 1층인 탓에 밖에서도 다 들여다보였는데 지나가던 꼬마들이 정말 무슨 놀이방인 줄 알고 그들 엄마가 잠깐 한눈 파는 틈에 우리 집에 아장아장 들어오곤 했었다.

나는 고작 아이 연령에 맞는 책이나 사주고 금방 금방 크는 아이, 옷과 신발도 동네 중고품 가게 가서 사주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나의 올케, 즉 아이의 외숙모는 친구들로부터 들은 정보에 근거, 정말 여러 가지 교육용 놀이 기구, 장난감, 옷 등 아낌없이 아이를 위해 베풀어 주곤 했다.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들어오던 해에도 우리 사는 곳으로 와서 garage sale등 여러 가지 뒷정리 하는 것을 도와 주었고, 우리가 한국으로 나오고 난 후에도 아이의 생일과 어린이날에는 어김없이 선물을 보내주고, 또 목소리가 듣고 싶은 때에는 전화도 걸어서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작년 여름에는 아이를 아예 두달 넘게 그들 집에서 데리고 있기도 했다. 그 동안 동네 유치원에도 등록해서 다니게 하고, 지금은 예전과 비교가 안되게 바쁜 그들의 생활에도 불구하고 짬을 내어 여기 저기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키고, 많이 힘 들었을텐데도 올해 또 보내라고 그런다.

고마운 그들 내외에게도 나의 조카가 생길 그날을 기다려본다. 내 아이는 자기 동생이 생겼다며 좋아하겠지. 나도 나의 둘째 아이가 생긴 것 처럼 기뻐하며 예뻐해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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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7-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툰 초보 엄마아빠에 아직 아이를 키워본적 없는 부부, 어른 넷이서 아가 하나에게 쩔쩔매고 한번 웃어주면 아이보다 더 크게 웃었을 모습이 그려져요.
동생내외분은 정말 본인들의 아기를 키우는 기분이겠어요.
참 이쁜 모습입니다 :)

hnine 2008-07-21 19: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맞아요. 젖병 물리는 방법을 몰라서는 아이 입에 살짝 대주기만 하고 왜 분유가 줄어들질 않나 의아해했었어요 ㅋㅋ 나중에 젖병꼭지를 아이 입에 제대로 물려주니까 그제서야 쪽쪽 빨아먹더라구요.
동생들 덕분에 웃으며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쁜 모습이라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마노아 2008-07-2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형제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따스해지는 이야기에요.

hnine 2008-07-21 19:37   좋아요 0 | URL
제 남동생과 저, 자랄 때는 엄청 싸웠어요. 몸싸움도 마다 않는 사이였다지요 ㅋㅋ 상상하지 마세요~~

bookJourney 2008-07-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제 남동생은 서로 무덤덤하게 사는데 .... 부러워요 ~~~

hnine 2008-07-21 20:56   좋아요 0 | URL
저도 평소에는 그래요~ ^^

세실 2008-07-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외삼촌, 외숙모를 둔 다린이 좋겠당~~
다린이 참 행복하네요.

hnine 2008-07-22 07:59   좋아요 0 | URL
남동생 내외에게서 제 조카도 어서 생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

하양물감 2008-07-2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집은 몰라도 우리집은, 글쎄, 남편동생은 쫌 그래요..
그래도 내동생은 우리 한솔이 무척 귀여워해주는데...
외가쪽이 더 친한 경우가 많더라구요..(^^)

hnine 2008-07-22 10:30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저희집도 마찬가지입니다 ^^

nemuko 2008-07-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와 달리 바싹 건조해졌던 마음이 hnine 님 서재에 들어오면 금세 촉촉해져요^^ 이렇게 예쁘게 살 수도 있는 건데 뭘 그리 안달복달 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hnine 2008-07-22 10:32   좋아요 0 | URL
어머나...그렇게 읽어주시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저도 사실 많이 안달복달 하는걸요 ^^

미미달 2008-07-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네요.
저랑 제 동생이 한 살 차이인데 비슷하게 결혼해서 비슷하게 아이 낳으면 애들끼리 서로 놀 수도 있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라서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네요. ㅋㅋㅋㅋ
암튼 hnine님의 그 우애와 가족간의 사랑이 너무 예쁘게 보여요.

hnine 2008-07-23 23:14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섯 살 차이임에도 클때는 얼마나 싸우며 자랐는지 모른답니다 ^^
결혼해서 비슷하게 아이 낳으면 서로 주고 받는 도움이 많지요. 얘깃거리도 아마 몇 배는 더 많아지구요~

Kitty 2008-07-25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너무 잘 읽었어요~
저는 애는 없고 -_-;;; 친조카가 하나 있는데 맨날 옷 사다 바치느라 허리가 휩니다 ㅎㅎ
hnine님 말씀대로 정작 걔 엄마는 실용적인 옷만 입히고 오히려 제가 온갖 공주 드레스를 공수하고 있다지요;;;; 그래도 여자아이라서 쇼핑할 때 더 신이 나요 ^^

hnine 2008-07-25 06:15   좋아요 0 | URL
여자 아이니, 사주고 싶은 옷이 더 많겠지요.
Kitty님도 제 동생 내외 못지 않으시겠어요~ ^^
 

 

아이가 집에 있는 동안엔 TV를 켜지도 않는데 요며칠 아이가 집에 없는 동안 몇 개의 TV 프로를 보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엄마가 뿔났다' 라는 주말 연속극인데, 이걸 보고 있자니 다른 건 모두 뒤로 하고 나도 덩달아 뿔이 난다.

시집와서 평생을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한 노력 봉사로 산 엄마가 나이 60을 넘어가면서 내 인생은 이게 전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남은건 무엇인가. 자식들 모두 결혼해 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모시던 시아버님도 팔십의 나이에 새로운 여자 친구를 사귀어 뒤늦게 재미를 붙이셨으니, 나도 이제 뒤늦게 나마 나 하고 싶던 일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으리라. 나 이제라도 공부 해서 대학에 가볼까, 조심스레 큰 딸에게 운을 띄어 보는데 엄마 나이에 대학엔 가서 뭐하려고 그러냐고 단박에 무시당하고 만다. 아니 그 대목에서 왜 내 가슴이 쿵 내려앉은 것일까.
결국 식구들 모두 앉은 자리에서 집을 나가 일년만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할수 있게 해달라고, 식구들 뒤치닥거리에서 이제는 벗어나 내 맘대로, 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자식들 하는 말, 어느 엄마는 그렇게 살지 않느냔다.
'그래,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어느 엄마 할 것 없이 그렇게 살아오셨지. 엄마가 되기 전의 꿈이나 목표는 시집오는 순간부터 모두 reset 되는거야.' 혼자 보면서 주절주절...

엄마가 나간다는 말에 자식들은 하나같이 "그럼 아버지랑 할아버지는 어떻하고!"  그들에게는 엄마의 부재가 걱정되는 것인가 아니면 집안에서 엄마가 맡아해오던 그 역할의 부재가 더 걱정되는 것일까. 며칠 전 읽은 <까칠한 가족>을 읽으면서도 했던 생각이 다시 들었다.

트럭에 가재도구를 몇가지 실어가지고 구한 원룸으로 드디어 이사나가면서 엄마의 그 환한 웃음. 마치 감옥에서 출소하여 자유인이 되는 사람 마냥.
그 웃음이 참 서글프다.

한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이 그러하듯이 엄마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이 세상 그 누구도 엄마의 보살핌을 엄마만큼 대신해 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상은 그런 엄마의 역할을 참으로 우습게 안다. 물질로 환산이 안 되기 때문일까. 물질만능주의 시대 탓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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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8-07-2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해요. 사극을 넘어 드라마광이신 아빠 덕분에 지나다니며 틀어진 텔레비전을 보곤 하는데 울화통이 나서 죽겠어요. 행복합니다에서 조강지처 클럽까지. 시청자들을 무슨 바보로 아는 것도 아니고. 엄뿔도 좀 웃긴게 엄마의 출가 선언이 좀 튄다는 것. 이게 현실반영이니까 그러나보다 해야할지 어떤 가치관을 -모성이란 허울- 현실이라며 이런걸 들이미는걸 쪼아대야할지. 좀 막나가는 여자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단 텔레비전 끊고산지 오래된 1인의 바람입니다.

hnine 2008-07-21 13:20   좋아요 0 | URL
시니에님, 솔직히 전 아이때문에 TV를 안켜는것이지 저는 TV보는거 좋아해요 ^^ 드라마도 좋아하구요. 위의 드라마 보면서는 너무나 쉽게 극중 엄마의 입장에 감정이입이 되어서는 다른 이성적인 판단 내지 분석은 뒷전이었답니다. 드라마와 아줌마 참 잘 어울리지요...라고 쓰려다보니, 전 아줌마 되기 전에도 드라마 보는걸 좋아했네요 ㅋㅋ

춤추는인생. 2008-07-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와는 좀더 다른분위기였지만.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아들이 엄마에게 했던말이 생각나네요. 엄마가 엄마꺼야? 되게 울컥했어요 그때. 모든집이 그런것같아요. 엄마가 없으면 다들 무너져버릴것만 같은. 그만큼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둥인데, 결국 그러다보니 엄마의 인생은 없는것 같아요.

hnine 2008-07-21 14:39   좋아요 0 | URL
예, 엄마의 자리는 정말 중요한 자리인데 그 자리가 비기 전에는 잘 모르지요.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 보면서 그 안에서 보람과 삶의 의미를 찾아온 우리의 어머니 세대의 어머니들에게 결국 남는 것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저렇게 극단적일 수 밖에 없는 소망일까 생각하며 마음이 안 좋았어요.

Arch 2008-07-21 15:57   좋아요 0 | URL
저도 울컥하는데요. 그럼 엄마가 니꺼냐!

비로그인 2008-07-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티비를 안 켤 뿐이지 보는건 좋아해요, 특히 광고를.
엄마가 뿔났다는 시댁이나 친정에 가서 몇 번 봤어요.
그런데 어른들 특히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같은 여자들도 김혜자가 했던 말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말을 하던걸요.
저도 요즘 제 자리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hnine 2008-07-21 14:42   좋아요 0 | URL
그러시겠지요.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현실에서는 흔치 않지요.
저의 친정어머니께서는 사회생활을 40년 넘게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저 엄마처럼 내 맘대로 하고 살아봤으면 좋겠다 그러시던걸요.

마노아 2008-07-21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안 간 저도 한자의 울분과 해방감이 공감이 가는데, 어째 울 엄마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타박이시더라구요. 감히 꿈 꿔보지 못한 삶에 대한 거부감 같은 건가봐요.

hnine 2008-07-21 19:39   좋아요 0 | URL
그러시겠지요.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시며 지금까지 살아오셨을테니, 한자의 행동이 유별나다 싶으실거예요.

하양물감 2008-07-2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우리 한솔이가 더 좋아해요...물론 주제가를 더 좋아하지만..

나는, 한자의 행동에 공감, 그리고, 응원해주고싶었어요....

hnine 2008-07-22 10:37   좋아요 0 | URL
한솔이도 시청자였군요 ^^ 주제가가 발랄하지요.
한자의 행동에 모두 공감하는 우리들은 대체 뭔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자식들보다 그래도 남편이 이해해주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