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얘기 도중 바이러스 같은 작은 생물을 보려면 현미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집에 있는 작은 현미경 모양의 '완구'를 가리키더니 저기 있지 않느냐고 하길래, 바이러스는 무척 작아서 저런 현미경 말고 아주 더 크게 확대하여 볼수 있는 현미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 다린이 예전에 엄마 실험실 와서 그런 현미경 본적 있는데 기억 안나?
다린: (어렴풋이 기억나나보다) 아...맞다.
그런데 엄마, 엄마 이제 다시 연구소 나가지 그러세요? 저 이제 혼자서도 집에
있을 수 있는데요.
나: ????
다린: 엄마 연구소 다니면 진짜 멋질텐데.
나: ???????
저녁 식사후, 나도 모르게 인터넷 구직 게시판을 보고 있었다. 이 사이트 들어가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한데.
나: (다린이 들으라고) 어, 이 연구소에 가볼까? 그런데 이 연구소 서울에 있다네. 그럼 엄마는 혼자 서울로 이사가야겠네.
다린: 그런데 말고요. 엄마 예전에 다니시던 연구소 있잖아요 (집에서 10분 거리). 아니면 그 옆에 있는 XXXX연구소도 있잖아요. 집에서 가까운 그런데 다니시라고요.
ㅋㅋㅋ 연구소면 아무데나 다 가도 되는 줄 안다. 이쯤 부터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연구소마다 하는 일이 다 구별되어 있다는 것에서부터, 연구소에 그렇게 아무때나 들어갔다가 아무때나 그만 둘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엄마가 힘들게 들어간 연구소를 그만 두기로 결정한 이유 등등.
어느 정도 아이가 알아듣는 것 같다.
그런데, 가슴이 조금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