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엔 무슨 노래를 들어도 심금이 울려."
오늘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먼저 일어나서 듣고 있던 이 선희의 '사춘기'라는 앨범의 CD가 계속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思춘기'가 아니라 '四춘기'란다.
이 CD를 산 것은 작년도 아니고 2년 전인데, 한번도 제대로 들어본 기억이 없다.
오늘 새벽에 듣는데, 감정이 들뜨면서 좋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라, '음, 그래...그렇지...' 하며 친구의 얘기를 듣고 있을 때 처럼 (친구의 소소한 얘기를 들으며 감정이 들뜨지는 않으니까), 끝까지 차분한 마음으로 두 장의 CD를 온전히 들을 수 있었다.
'J에게', '소녀의 기도', '나 항상 그대를' 같은, 누구나 아는 노래들도 들어 있지만, '인연', '알고 싶어요 II', '사과나무 아래서'같은 귀에 덜익은 노래들도 들어 있다.
이 선희는 정말 노래를 잘 한다. 잘 하는 사람이 제대로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양 희은의 노래가 그러하듯이. 실력도 있어야 하고, 또 경륜도 있어야 가능하리라.
이 선희의 노래를 들으며, 늘 하듯이 새벽에 오늘 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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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나의 목표,
누가 인생을 미리 계획하고 그대로 펼쳐지기를 기대하는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
'어~ 여기가 어디야? 어디로 가고 있는거야 대체? 이리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이제는 이런 의구심 없이, '몰라도 좋아', 모른 채로 타박타박 걷고 있는 나.
뒤돌아보지 말고 가라. 어느 길로 가든, 어디에 도착하든, 별로 마음 쓰지 말고 가라. 도달하는 곳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는 이 동작과 이 시간 자체에 의미가 있단다.
(....)
아이야, 네가 이 세상에 있도록 한 모든 시간들에 엄마는 감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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