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소나타

 

 

아이들 어릴 적
저 빽빽거리는 아이들 어느 세월에 다 자라
한가한 내 시간 가져볼까 번민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이들 내 품에 고물고물 자랐던 그때가
그래도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네

아이들 어느 틈에 다 자라 뿔뿔이 흩어지고
이제 싸우기에도 지친 다 늙은 남편과
빈 집에 단둘이만 살아가네

지난날 내가 그렇게 갈망하였던
시간은 유유히 흘러넘치고 또 흘러넘쳐도
흐릿한 눈, 책은 잘 보이지도 않고
몸은 쑤시고
마음은 낡아
시조차 쓰고 싶지 않네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텅텅 빈 내 자신과
통째로 남아도는 텅텅 빈 시간을
무엇인가 가득가득 채워넣기 위해
젊어서는 차마 시간이 아까워 잘 듣지 못했던
이제 진종일 반복해서 듣는 <열정 소나타>
들으면 젊을 적 내 뜨거운 열정 아프게 되살아나는

빈 마음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열정 소나타>
빈 시간에 우박처럼 쏟아지는 <열정 소나타>

-- 양 정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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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09-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슬프기도 한 시네요. 잘 읽었어요. 추석 잘 보내세요. ^^

hnine 2007-09-24 23:08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야클님? 현재를 사는 것,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아니면 안되는 일들이 있잖아요.
달보고 소원 빌으셨는지요? ^ ^ 즐거운 추석 되세요.
 

'추석은 축제이다 축제.
맛있는 것 만들어 먹으며
일도 며칠 쉬고,
가족들과 오붓하게,
웃고 즐기고 바깥 바람도 쐬는(성묘)
가을 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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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저한테도 이 암시좀 계속 보내 주세요..
잘 지내셨어요? 저는 시댁식구를 사흘이나 봐야한다는 스트레스는 있는데 그래도 그간 못한 하고싶던 일들도 많이 하려구요.
그래도 추석 잘 보내실거지요?

비로그인 2007-09-2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생각하려구요.
님도 그런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들뜨지요?

비로그인 2007-09-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신기하군요. 1분늦은게 위에 뜨는 거랍니까?

미설 2007-09-2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가족들과 오붓하게, 웃고 즐기고, 바깥 바람도 쐬는, 가을 축제 되도록 저도 암시 좀 열심히 해야겠네요. 즐거운 명절 보내자구요. 우리.

마노아 2007-09-2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절한 자기 암시예요. 그대로 이뤄졌음 좋겠어요.(>_<)

hnine 2007-09-22 06:18   좋아요 0 | URL
manci님, 저도 어떻게 스트레스 좀 덜 받아볼까 하고 적어봤답니다. manci님 서재에 올리신 글 보니, 기대되는 계획도 많으시던데요. 우리 추석 지내고 얘기해요~

minseo님, 즐겁게 즐겁게. 이번엔 차례 음식 만들때, 집안 청소할 때, 내가 후딱 하고 말지 가 아니라, 애 어른 할 것 없이 식구들 (남편과 아이) 모두 참여시키려고요.

미설님, 요즘 미설님 서재 볼때마다 아이들이 예뻐서 혼자 빙그레 웃곤 한답니다. 그것으로 다 보상이 되실 것 같기도 하고요.

마노아님, 처절...처절... 흑흑..맞습니다

누에 2007-09-29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다음 추석때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실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hnine 2007-09-29 17:06   좋아요 0 | URL
그런 날은 바로 제가 사고치는 날이지요 ㅋ ㅋ...
 
여자야망사전 - 야망을 완성시키는 오센틱 리더십의 10단계
전혜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이나 내용을 볼 것도 없이 선택하는 책들이 있다. 나의 경우엔 전혜성 님의 책이 그러하다.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를 읽었을 때 이분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여서 나는 나만의 스승을 또 한분 알게된 기분이었다. 몇 년 후 나온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는, 나도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이 되어서인지 또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다. 이번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세번째 책이 나왔다. <여자야망사전>이라는 다소 통속적으로 들리기 쉬운 제목이지만, 역시 앞의 두 책과 같은 목소리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읽고 난 후의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삶과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와 국가를 늘 염두에 두고 사는 삶, 여섯의 자식을 키우며 한번도 그 생각에서 벗어난 적이 없이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오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본인은 그런 중심이 있었기에 오히려 난관을 뚫고 헤쳐 나올수 있었다고 한다. 먼곳을 볼줄 아는 사람에게 가까운 문제들은 오히려 대범해질 수 있나보다. '야망', '리더십'을 보통의 평범한 개인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나 않은지. 내 인생의 중심이 되는 삶의 목표가 있는지, 내 인생을 내가 이끌어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그런 관점에서 볼 일이다.
말 재주, 글 재주가 아닌, 겪어 내고 들려 주는 스승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 가는 느낌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
맞다. 스승이라고 부를만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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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1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9-21 16:14   좋아요 0 | URL
아하, 옆지기께서는 그쪽 단골이시군요. 리뷰 보고 어느 분인줄 알수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찾아가 보고 싶어요. 추석, 잘 보내시고요. 가족분들 모두 행목한 시간 되시길 저도 바라겠습니다.
 

모성(母性)의 힘

: 남편이 야속하고 미워지려고 할 때는 차라리

  남편이라 생각하지 말고 잠시라도 자식이라고 생각해보자.

  내가 거두고 베풀어야할 또 하나의 자식이라고.

  사랑보다 크고 너그러운 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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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09-1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 지내세요? 요즘 남편분이 미운 짓을 하셨나뵤죠? ^^

비로그인 2007-09-1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저도 그런 생각 가끔해요.
여자들이 결혼할 때 눈이 멀지 않는다면 이 세상 어떤 남자도 결혼할 수 없으리란 생각을 해봤어요.

조선인 2007-09-16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고, 그러다 자식이 미워지면 어떡해요. =3=3=3

hnine 2007-09-16 22:14   좋아요 0 | URL
야클님, 밉다기 보다는 얄미울 때가 있지요 어떻게 모성의 힘을 빌어서라도 극복해보려고 안간힘 쓰는 게 제 남편에게는 안 보이겠지요?
민서님, 100% 공감이요!
조선인님, 자식은 쉽게 미워지지 않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올해 전반기에는 일주일에 한번 서울에 갈일이 있어서 오가는 버스, 그리고 지하철 속에서 책 읽을 시간이 많았었다. 올 여름엔, 아이가 집을 비운 기간에 나는 아이대신 거의 책을 끼고 지냈었지. 지금은, 책 읽을 시간이 좀처럼 나질 않는다. 아직도 람세스 2권 붙들고 고전. 아마 연말까지 계속 이렇게 지내지 않을까 싶다. 난 별로 안 행복해 흑 흑...

-어제 밤 9시가 넘은 시간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향하여 걷고 있었다. 가파른 경사길, 그 시간에 엄마 손에 이끌려 집으로 가는 어린 아이. 등에는 xx어린이집 가방이 매어져 있는 것을 보니 그 시간까지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맡겨져 있다가 늦게 퇴근하는 엄마와 만나 집으로 가고 있는 모양. 그래도 뭐라 뭐라 계속 엄마에게 말을 시키며 걷고 있다.
높은 경사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2층에서 5층 높이의 낡은 아파트. 길 건너로 보이는, 잔뜩 널려진 빨래. 짜장면 1500원이라고 써붙인 중국음식점, 편의점에 밀려 보기 힘들었던 구멍가게. 혼자 걷고 있었지만 외롭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니 아이가 자려고 양치질을 하고 있다. 엄마 빨리 옷 갈아입고 와서 재워주세요~ 하면서 엄마 칫솔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 옷 갈아입고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니 치약이 짜여진 내 칫솔이 세면대위에 놓여져 있다. 물컵에 물도 받아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나를 위해 아이가 해놓고 나온 것.
오랜만에 아이 재우고 다시 일어나지 않은채 오늘 새벽까지 계속, 푸욱~ 잤다. 오늘은 금요일, 주신 일주일, 오늘까지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대상은 없지만 기도하고 싶은 마음. 새벽엔 종종 이런 마음이 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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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9-14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아이가, 아... 소소한 행복이 묻어납니다.

hnine 2007-09-14 13:03   좋아요 0 | URL
아이 키우며 이런 순간들이 바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울보 2007-09-1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마음이 아프지요,,
그냥,

hnine 2007-09-14 13:03   좋아요 0 | URL
울보님은 뭔가 제 마음을 읽으신듯... ^ ^

비로그인 2007-09-1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잔한 글 속에 행복이 있네요.
감나무가 멋져요.
저도 감하나 주시렵니까?

hnine 2007-09-14 13:04   좋아요 0 | URL
감나무가 벌써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더군요.
어릴 땐 참 촌스럽게 생겼다 싶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렇게 친숙할 수가 없네요.

마노아 2007-09-1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뀐 스킨이 너무 정겨워요. 붓으로 그려놓은 느낌입니다.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고단한 엄마를 위로하려던 것이었을까요? 아이 때문에 피곤도 사라질 것 같아요. ^^

hnine 2007-09-14 16:14   좋아요 0 | URL
저런 감나무 사진을 올 가을엔 저도 한번 직접 찍어보고 싶어요. 잎이 아직 많이 달린 것도 풍성해보여 좋고, 저렇게 잎은 다 떨어지고 감만 달려 있는 것도 꿋꿋해보여 좋아요.

홍수맘 2007-09-1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런 일상을 감사히 살아내는 님의 모습이 참 좋아요.

hnine 2007-09-15 11:41   좋아요 0 | URL
감사하는 순간보다 그렇지 못한 때가 사실은 더 많아서 문제이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