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심상치 않다. 비 뿌리고 난 후 쏟아지는 햇살이 말이다.
한 바가지의 땀을 쏟아내면서 보낼 오늘 하루도 감사히 받아들이자.
이 더위가 영영 계속된다고 했던가?
아니지 않은가...



 

 

 

 

 

 

 

 

 

결혼, 배우자 찾기...오늘 아침 서재에서 몇분의 글을 읽었다.
나에게 맞는 짝을 찾는다는 것은 머리속으로 생각할 때에는 참 어렵다.
모범답안을 만들 때 처럼.
하지만 대개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은가, 좀 짖궂은 생각도 해본다.
누가 한 말 처럼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일어난다고. 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만나게 될지 예측을 할수 없다는 말이다. 맞아 맞아! 그 소리를 듣고 난 그랬는데.

한가지.
나에게 많은 것을 해줄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나도 그 사람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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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잘 새기겠습니다 :)

hnine 2007-08-13 20:33   좋아요 0 | URL
give & take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받는 쪽으로만 치우쳐도 안 되겠고, 주는 쪽으로만 기울어도 안 되겠고...그런데 이런거 다 소용없다니까요! (--> 제 이론 ㅋㅋ)

비로그인 2007-08-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준비하지 못해서 살기가 그리 각박했나 생각해봅니다.

hnine 2007-08-13 20:34   좋아요 0 | URL
민서님, 겸손의 말씀이시겠지요.
하고나니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결혼 전에는 참 많은 환상을 꿈꾸었지요...

라로 2007-08-14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되게 열심히 하시나봐요~. 와
저도 열심히 해야하는데 맘만 그렇고 자꾸 헤이해지내요.
책도 읽을게 많은데 요즘은 하나도 안들춰봐요.-.-"

요즘은 '사랑'이란 단어보다 '미운정, 고운정'이 더 끈끈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놈의 정때문에....

hnine 2007-08-14 05:42   좋아요 0 | URL
아이쿠, nabi님. 영어공부라니요. 그렇지 않아요. 앞에 소설책 펴놓고 있는 것 보세요 ㅋㅋ
맞아요. 정은 사랑보다 끊기가 힘들지요.

라로 2007-08-15 09:27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럼 소설책 읽으시면서 영어 공부 하시는거에욤?
와우,
비결좀 알려주셈~~~~^^;;;

2007-08-15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8-15 20:19   좋아요 0 | URL
노력해보겠습니다~ ^ ^

세실 2007-08-15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는 책상과 주변풍경이 참 정갈해 보입니다. 모범생 내음이 나요~~~
'내가 그 사람을 위해 해줄수 있는 것은 뭘까? 하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비밀^*^

hnine 2007-08-15 20:19   좋아요 0 | URL
세실님, 비밀이라고 하시니 궁금해집니다 ^ ^
받을 것이 없다고 생각이 될때보다, 내가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이 될때 더 절망스러운 것 같아요.
 

어제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다 들어오더니 그런다.
"아까 다린이가, 결혼할 여자는 어떻게 찾느냐고 묻더라."
"그래? 아니, 부끄러워서 결혼 안하겠다던 때는 언제고?"

조금 후 문득 남편이 뭐라고 대답했을지가 궁금해졌다.
"다린아, 너 커서 결혼할 여자를 어떻게 찾느냐고 아빠한테 물어봤다면서?"
"네."
"아빠가 어떻게 찾는다고 말해주시던?"
"그게요... 이 세상에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는데요...사람이요...살다보면요...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가 있대요. 그럼 그 여자가 결혼할 여자래요."
푸하하하...물론 소리는 내지 않고 웃었다.

그런데 밤에 자려고 누워 생각하니 "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라고 했는지, "안 떨어지는 여자"라고 했는지, 헷갈리는 것이다. 전자였겠지? ㅋㅋ
나도 참, 더위 먹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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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다 다린이 :)

hnine 2007-08-10 18:23   좋아요 0 | URL
웃기죠? 이러면서 한번 웃는답니다.

kleinsusun 2007-08-1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넘 귀엽네요.
근데 그렇게 대답한 아빠도 참 유머 감각이 풍부하시네요.^^

hnine 2007-08-10 18:24   좋아요 0 | URL
정말 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가 생겼을때 엄마 아빠에게 소개를 시켜주기나 할까...그런 생각도 들고요.
조그만 머리속에서 별 별 생각을 다 하는 모양이어요 겨우 일곱살짜리가 ㅋㅋ

라로 2007-08-1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안떨어지는 여자....ㅎㅎㅎㅎ

그런데 아드님 이름이 넘 이뻐요.

hnine 2007-08-12 02:41   좋아요 0 | URL
아이 이름을 대면 많은 경우에 '다린'이 아니라 '달인'인줄 알더군요 ㅋㅋ
 
첫아이 - 네가 내게로 와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스물한 명 엄마들의 이야기
김점선.김별아 외 지음 / 샘터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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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가 태어나는 날, 새로운 두 생명이 동시에 탄생한다. 이제 처음 스스로 호흡을 시작하는 어린 생명체와, 그 생명체를 탄생시키면서 '엄마'라는 이름을 달게 되는 또 하나의 존재, 이렇게 두 생명의 탄생이라고 본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 이전의 어떤 삶과도 동일할 수 없는 존재. 기쁘고 보람있는 일보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경험도 마다할 수 없이, 기꺼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평생의 과업이 주어진다.

아이를 낳아본 엄마들이라면 첫아이에 대한 경험은 모두 각별하다. 그때부터 나름대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으니 어찌 각별하지 않으랴. 하지만 많은 경우, 나의 경험은 더 각별하게 생각되는 법인가보다. 특별히 더 어렵고 힘든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여겨지며,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혼자 마음에 사연을 쌓아가나보다.

이 책에 저자로 참여한 스물 한명의 엄마들만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어느 누구도 사연없이 엄마된 사람이 없다. 다른 환자의 생명을 구하려고 무리한 결과 두번의 유산을 겪어야했던 의사 김혜남, 뇌성마비의 몸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당당하게 아이도 키워내는 정유선,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 군의 엄마 박미경, 불현듯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려고 노력한 화가 김점선,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희귀병에 걸려 자신을 태워서라도 살려내려 노력하는 엄마 강옥희 등, 아이 엄마이면 누구나 겪었을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의 경험도 대수로울 수 없음을, 직업과 신분에 관련없이 겪어가는 과정임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읽었다.  

모든 저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도 함께 큰다는 말인 것 같다. '팔길이 사랑'이라는 좋은 말을 배웠다. 자식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교육학자들이 '팔길이만큼 떼어놓고 길러라'고 한데서 나온 말이라는데, 품 안에 가두지 않는 사랑을 뜻한면서 동시에 아이가 휘청거릴 땐 손을 뻗쳐 잡아 줄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에 참여한 저자 여럿이 이런 사랑을 실천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 즉 입양으로 키우는 아이에게 출생에 대해 설명을 해줄 때가 되자, 아이에게 눈을 감고 다양한 색상의 연필 중 한 자루를 고르게 하고, 또 눈을 뜨고도 골라보게 하여, 눈을 감고는 아무거나 고르게 되지만 눈을 뜨고 고를 때는 내 맘에 드는 걸 고를 수 있다고 말해주며, 엄마는 눈을 감고 너를 선택한 것이 아니고 '눈을 뜨고' 너를 선택했다고 설명해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나는 과연 세월이 더 흐른 후 나의 첫아이에 대해 어떤 글을 쓸수 있을지. 후회와 아쉬움보다는 보람과 행복으로 추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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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7-08-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저도 이다음에 내아이가 자랐을때 행복햇다 참 잘키웠다 라고 추억하기를 희망합니다,

hnine 2007-08-09 23:19   좋아요 0 | URL
모든 엄마들의 소망이겠지요.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요...
 
아프리카 초원학교 - 탄자니아의 사람.문화.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
구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커다란 바오밥 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나란히 선 네 아이들. 나무라기 보다는 무슨 하나의 건물만하다. 구 혜경, 김 정미, 두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향해 떠난다. 잠깐의 여행이 아니라, 여섯달 동안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한 이 두 엄마중 구 혜경이 이 책의 저자이고, 다른 한 엄마 김 정미씨는 알고 보니 오래 전 '배낭하나 달랑 메고'라는 책을 낸 적이 있는, 우리 나라 배낭 여행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라디오 방송에 정기적으로 나와 용감 무쌍한 여행 보따리를 풀어 놓던 그 목소리가 어렴풋하다.
아프리카로 떠나게 된 동기, 가기 전 이곳 저곳 만류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른 심리, 그래도 떠나는 결단력과 현지에 도착해서 적응해가는 과정, 아프리카의 자연에 관한 것은 물론이고, 그것만큼이나 궁금한 그 곳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우리 나라에서 처럼 '빨리빨리'가 아니라 '천천히 천천히'가 입에 배었다는 아프리카 사람들, 언뜻 보기엔 결코 서두르지 않는 그들이 생활 방식이 외지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답답하고 게을러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프리카라는 기후 조건에서 오래 버텨 나갈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채택되어 전해내려오는 것이라고 하며, 유기농 먹거리를 사기 위해 일부러 유기농 식품점을 찾아갈 필요가 없이, 시장에서 파는 사탕수수, 오렌지 주스 그대로가 곧 유기농인 땅, 흙바닥이 아닌 타일 깔린 저자의 집을 와보고 부러워 하는 사람들, 프라이팬 이라는 주방용품 조차 사용법을 모르고, 전기가 나가도 법석을 떨지 않는 사람들. 읽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새롭게 느껴지는 일들이 직접 겪은 사람들에게는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인간이 있기 이전에 자연이 있다는 사실, 그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이 잘 담겨져 있다. 똑같은 말을 하며, 우리 땅 외의 지역을 여행한다면 그 첫 출발지는 아프리카 였으면 좋겠다고,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던 남편의 말이 계기가 되어 처음 읽어본 아프리카 기행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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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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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웬지 심상치 않았다.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한편 안 읽고 싶기도 했었다. 그동안 이민세대 작가들의 소설들을 몇 권 읽으면서 받은 그 우울한 여운이 재생될 것임을 지레 짐작했기 때문인가보다. 그 예상이 다른 어떤 기대로 바뀌지 않은 채 결국은 이 책을 읽어버렸다.  5년전 일어난 사건의 전모를 추적해나가는 주인공의 행로를 따라가느라, 400쪽이 넘는 두께의 책장이 어렵지 않게 넘어갔다.

내가 태어나지 않은 나라의 사람으로 적응하고 동화된다는 것은 새삼스럽지만 간단하지 않은 문제이다.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내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고 자란 내 나라의 사고방식과 생활 습관은, 나란 존재의 엄연한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없앨수 있거나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역사.
말이 통하지 않는 세계에서 어쨌든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어야 하는 직업. 나의 진실을 알릴 수 없고, 내가 사는 세상을 온전히 이해 못하는 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 5년전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하나 남은 혈육인 언니와의 관계도 단절되어 살아가는 주인공은 교포가 연루된 일에 통역 담당 업무를 하다가 우연히 부모의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어 부모의 죽음의 동기를 추적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맞닥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들이 소설에 간간히 배경으로 묘사되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 처럼 끈끈하고 우울하게 하나 하나 밝혀진다.

저자의 첫 소설이라는 이 책을 영어로 썼을 정도의 수려한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고,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수학한, 얼른 보기에 성공한 이민세대의 프로필을 보여주는 저자가 이렇게 무겁게 소설을 써야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성공한 이민가족의 모습이 아닌, 이런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가 더 실상에 가깝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성공한 이민 가족의 뒤에는 이런 배경들이 깔려있음을 말하고 싶었음일까.

나는 다만 하나의 소설을 썼을 뿐이라고, 단순한 픽션일뿐이라고, 그런 단 한줄의 후기도 이 책에는 실려있지 않다. 책의 앞장에 부모님께 바친다는 한 문장 외엔.

"학교다닐 때는 인생이 이렇게 단순할 줄 몰랐는데 우습지 뭐니?...(중략) 대학 다닐 때 사년 내내 포크너, 조이스, 데리다를 달달 외우고 다녔는데 이게 뭐야? 십만 달러나 되는 수업료를 낸 학생들한테 그 따위 환상이나 심어주다니 정말 엄청난 사기잖아! 문학이나 의미론 따위는 전혀 상관없어. 이건 아주 한심한 수준의 전쟁이야. 유치한 동료들을 이기고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 편집장한테 잘 보여서 승진하는 방법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살아남는 쪽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야. 낯짝 두꺼운 사람들이지. 대학교때 배운 도덕이며 윤리관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사람들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이지 (258쪽)"

환상이고 사기이며 낯짝 두꺼워야 살아남는 것. 인정한다, 그렇게도 보여질수 있음을. 이 소설의 뒷끝은 그래서 씁쓸하다. 예상했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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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08-0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궁금합니다. 좀 부담스러울 것도 같고요. 책을 찾으면 뒷부분부터 보게될 것 같아요. ^^

hnine 2007-08-06 02:15   좋아요 0 | URL
누에님, '통역사'라는 제목 자체가 여러 가지를 떠올리게 만들었답니다. 생각할 꺼리를 던져 주는 책이고, 소설에나 있을 수 있는 스토리만은 아닌 이상 한번 읽어보실만 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책의 표지가 웬지 사람을 끌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누에 2007-08-07 01: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실 끌린지 좀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