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네 권의 책들의 공통점은
재미 한국 교포 작가들의 소설이라는 것 (지금까지 내가 읽은),
그리고 하나같이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라는 것.
그것은 이민세대가 가지고 있는 부인할수 없는 한 단면인가보다.
허상과 실상을 제대로 볼수 있으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어두운 현실을 잊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제 다 지난 얘기이다.
파릇할 줄 알았던 성장소설들에서 조차도, 하다 못해 이라부 의사의 <공중 그네>를 읽으면서도 이건 웃으라는 얘기가 아니야...마음이 무거웠었다.

추리소설의 세계로 들어가볼까.
적어도 끝이 확실하지 않은가.


<One thousand chestnut trees by Mira Stout>





 

 

 

 <A gesture life by Chang-Rae Lee>

 

 

  






 

<Native speaker by Chang-Rae Lee>


 

 

 

 <수키 김의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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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2009-08-1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Mira Stout 은 교포가 아니죠. 지금 읽는 중. 저도 "이민세대" 한명인데 뭐 그렇게 침울한 것은 없던데...제가 좀 뻔뻔스러운건지.
 
다영이의 이슬람 여행 - 세계사에서 숨은그림 찾기
정다영 지음 / 창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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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생활을 하던 시절, 남학생 여학생 기숙사가 따로 없고 한 건물에 남녀 학생이 같이 쓰도록 되어있는 학교 기숙사에서 한 동만 예외로 두고 있었으니  바로 이슬람권 국가에서 온 여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다. 우연히 그 건물에서 같이 지내게 된 1년 동안 무슬림의 생활 습관이라든지 문화에 대해 약간은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 많이 생소한 이슬람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궁금증이 생겼었다. 그 기억을 되살리며, 또 역사나 문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기행문의 형식을 띄고 있는 것이 부담이 없고,  고등학교 2학년 생의 눈으로 보고 느낀 글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전문가가 쓴 글보다 더 끌렸다고 말해야겠다.

이 책은 2002년 겨울,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자가 가족들과 함께 지중해에 인접한 이슬람 국가인 팔레스타인, 요르단, 터키, 이집트 등을 여행하고 기록한 글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한시도 잠잠할 날이 없는 곳. 살던 터전을 한순간에 빼앗기고 다른 나라가 되어버린 자기들 땅의 한쪽 지역에 자치구를 이루어 이스라엘 군인들의 경계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이들의 마음 속에 미국에 대한 증오는 아주 깊이 박혀 있다. 이곳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사람과 우연히 나누게 된 대화에서 저자가 이런 사실을 처음 알고 당황하여 미국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반박하는 모습을 보며 아마 대부분의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같은 반응을 보이겠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팔레스타인에 와서 몇 년째 평화봉사단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을 만나 그들의 소신을 들어보며, 판단하는 안목을 스스로 길러가는 모습이 참 바람직해 보였다. 유대인은 누구인가, 또 한 뿌리에서 나온 두 형제, 이슬람교와 유대교에 대해서, 팔레스타인 독립과 이스라엘 건국에 얽혀 자국의 이권 중심으로 결정해버린 강대국들의 여러 조약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미 저자가 이 여행 전에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수 있었다.
왕과 여왕이 있는 나라 요르단은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실리외교를 펼쳐온 나라. 이 장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선입견을 바로 잡아 주는 내용을 포함해서 저자가 알고 또 본 대로 이슬람 교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요르단의 '페트라'라는 도시의 트레저리라는, 협곡끝에 펼쳐지는 장미빛 바위 조각 건물은 저자가 강추, 강추라며 감탄한 곳.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터키편에서는 터키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비잔틴, 셀주크투르크족, 오스만투르크족, 그리스정교, 헬레니즘 문화, 등등 이어지는 설명에, 중학교 2학년 이후로 세계사 과목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이 무식함을 절절이 느껴야 했다. '콘스탄티노플=비잔티움=이스탄불' 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비잔틴 제국이 곧 동로마 제국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터키라는 나라의 매력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대로 동서양의 문화가 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며, 이슬람권이긴 하지만 무늬만 이슬람이라고 할 정도로 엄격하지 않은 나라인데, 유명한 성 소피아 성당은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꼭 들러보는 곳이다. 터키는 히타이트 문명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인데 우리 교과서에 거의 조명되어 있지 않은 것이 유감이란다. 마지막으로 이집트 여행의 중점은 역시 피라미드. 피라미드 건립의 배경이 되는 역사와 이집트 사람들의 내세관, 신화 등이 소개 되어 있는데 저자가 중학교때 읽었다는 '람세스'이야기가 여기 저기 인용되고 있어, 겸사겸사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 것은 당연하다. 자그마치 다섯권이라지만.

읽는 동안 나의 느낌도 그러했고, 에필로그에서 저자도 말한다.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지배 논리는 정치 뿐 아니라 역사, 문화, 어디에서든지 나타나서, 우리가 그나마 배워오고 있는 역사도 얼마나 서구 중심의 역사인가 하는 것이다. 여행의 경험이 준 선물은 내가 살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알던 사실이 꼭 진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것이라고 (232쪽).

책의 마지막 장에 여행 전후에 읽은 책들 리스트의 19권의 책들이 끝까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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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7-3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이슬람문화권이..왠지..무섭게 다가옵니다..
대학시절 정치학교수님 말씀이 생각나요...강대국이 지배를 위해 가장 먼저 던지는 카드가 '스포츠'라구,,,스포츠를 통해서 시도하는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더운 날씨에 잘 지내시지요??님..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hnine 2007-08-02 09:00   좋아요 0 | URL
이슬람 문화권이 무섭기보다는 인간의 바뀌지 않는 신념의 옷을 입고 있는 그 무엇이 저는 더 무섭습니다.
더위에 맥 못추고 지낸답니다. 바쁜 일 잘 마무리하시고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서울의 중류층 가정에서 나고 자라 수도권 대학에 갔고 얌전한 직장에 다녔고 이마에 정직 성실이라고 씌어 있는 남자와 결혼해서 순딩한 딸 하나 낳고 살고 있는, 심심하면 가끔씩 책을 읽는 나는 한없이 평범한 삼십대 여성이다...
소설 <이현의 연애> 작가 심 윤경이 쓴 후기 중 일부분이다.
한없이 평범한 삼십대 여성이라.
자신을 한없이 평범하다고 말하다니, 그녀의 눈길이 향하는 곳은 아주 높은 곳이란 말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내면의 성숙을 향하여 갈고 닦는, 노력하는 한 사람일 뿐이라는 겸손의 표현일까.

...서울의 중류층 가정에서 나고 자라 수도권 대학에 갔고, 남과 다르게 살아보려는게 삶의 목표인 양 보낸 치열했던 세월 끝에, 남과 다름없이 살기로 하고 평안해진, 평범한 사십대 여성이다...
나도 한번 따라 써본다.
휴...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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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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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윤경은 참 특이한 작가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다른 작가들과 확실히 다른 소재와 다른 느낌, 탄탄하면서도 조용한 저력을 느끼게 해주는 그녀의 글에는 웬지 믿음이 간다.

그녀는 도대체 '이현의 연애'라는 이 소설을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을까. 읽는 내내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었다.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라니. 내가 지금까지 접한 어느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보고 들은 적이 없는, 영혼을 기록하는 일을 내세워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용중 되풀이되는 운명, 결말에 대한 암시성 발언의 도입 등은 다소 식상한 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야기를 엮고 풀어나가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유감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 '달의 제단'에서 사투리와 고어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줄 알던 그녀의 문학성은, 이 소설에서는 어떤 형태나 느낌을 묘사하는 데에 있어서 몇 페이지를 넘어가도 계속될수 있을 것 같은 수사력에서 느껴졌다고나 할까.

이현이 이진을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되는, 그것도 사랑일까. 결혼하여 큰 갈등없이, 상대를 만족시키고 스스로도 대체로 만족하면서 사는 그 모습도 역시 사랑일까. 스스로 배신이라 절규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이현의 모습도 역시 사랑의 한 단면일까. 이 소설이 결코 '사랑'의 의미를 말하려고 하진 않았을 것임에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힘들고 지치는 삶의 어느 한 부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이진의 기록의 형식으로 중간중간 삽입하면서, 열심히 그 영혼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여자와 그 여자의 아름다움에 모든 것을 걸어버린 남자의 이 특이한 연애. 작가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소설의 마지막에서 이현은 운명을 절감하지만 무릎꿇지 않는다. 결코 똑같이 되풀이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보이며 소설을 끝이 나지만, 그것으로서 작가의 의도를 가늠하기엔 미약하다.

다작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보이는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언제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소설 역시 읽고 말것이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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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8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7-28 19:15   좋아요 0 | URL
반가운님! 같이 좋아하는 책이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작가, 실제로 보신 적이 있으신가봐요? 저도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긴 한데~
 

80년 5월에 나는 중학생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때는 몰랐었다. 대학생이 되어, 그 당시 외신 자료로 쓰인 사진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받은 충격에 비할까, 아무리 영화가 감동적으로 만들어졌다한들.

영화 중반 이후부터 훌쩍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기도 했고,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정말 저렇게 사람이 죽은거냐고 하는 말도 들렸다.

그 당시 사회상을 보며 남편은 그때 정말 저런 옷,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었다고 하고... 나는 벌써 27년 전의 일이라는 것이 먹먹하기만 하다.

다소 신파조로 만들어진 것을 비롯해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였지만, 한번 만들어지고 끝날 주제가 아님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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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7-27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중학생이었습니다. 넘 맘이 아프죠...

hnine 2007-07-27 05:26   좋아요 0 | URL
예, 영화 도중, 끝나고 나서, 우는 관객들이 꽤 있었어요.우리가 중학생일때 일어난 일이니, 그동안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에 들더군요.

해적오리 2007-07-2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초등학교 1학년... 섬에서 살아서 더더욱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암것도 몰랐지요.
영화 보고 싶은데... 주변에서 이 영화볼려는 사람이 없네요. 그래도 조만간 한명이라도 잘 구슬려서 같이 보러갈께욤. 웬지 이 영화는 혼자 보기 싫어서요...

hnine 2007-07-27 10:52   좋아요 0 | URL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보는 영화이기 때문에, 혼자 보셔도 감당하실만 합니다. 아주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이 영화가 상영되기까지 거쳤을 험난한 과정과 시간들을 생각하니 이 정도로도 되었다 싶네요.

비로그인 2007-07-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셨군요.
마음이 아프고 정신이 없을것같아 언제쯤 볼 지 모르겠습니다.

hnine 2007-07-27 10:53   좋아요 0 | URL
기다렸다가 저희 동네 개봉하는 날 봤습니다. 더 잘 만들수도 있었겠다 싶은 면도 많이 보였으나, 앞으로 그런 영화가 또 만들어지겠지요.

프레이야 2007-07-2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3이었네요. 이 영화 여러분이 보고 오셔서 글 올려주시네요.
저도 얼른 보고싶은데...

hnine 2007-07-27 10:54   좋아요 0 | URL
혜경님, 이 영화보다 보니까 정말 제가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했답니다. 지금 대학생들은 태어나기도 전 일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