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해(苦海)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진리다. 그러나 이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삶은 더 이상 고해가 아니다. 다시 말해,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될 때, 삶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 왜냐하면 비로소 삶의 문제에 대해 그 해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어렵다는 이 쉬운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삶이란 대수롭지 않으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살아가면서 부덪치게 되는 문제와 어려움이 가혹하다고 불평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문제만 가장 특별하다고 믿으며, 왜 다른 사람들은 당하지 않는데 자신과 갖고이나 자신의 속해 있는 집단만 이같이 고통스런 문제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불평한다.

--- 스캇펙 <아직도 가야할 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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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1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사람들은 자기의 고통이 젤 크다고 말하지만..그 고통이 남에게 갔을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하지요..
불평도..나의 삶..기쁨도 나의 삶...고통 또한 나의 삶...하지만..다 이길수 있는 것!!
아직도 나의 갈 길은 멀~~~~~~다!...아니..끝이 얼마 안 남았을지도..

hnine 2006-05-1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다 이길수 있는 것! 예, 저자도 끊임없는 훈련에 의해서 그렇게 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요.
반갑습니다 배꽃 님 ^ ^
 

예전엔 비오는게 참 싫었다.

비가 오는 날은 학교도 가기 싫을 만큼.

온 세상이 축축하게 젖은 것이, 웬지 깔끔, 정돈 상태와는 거리가 먼, 뭔가 산뜻하지 못한 풍경에다가

물이 튀지 않을 곳을 잘 봐가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도 탐탁치 않았다. 발을 잘못 디디어 옷에 물이 많이 튀었다 싶으면 학교가던 길을 다시 되돌아 와 집에 와서 옷을 갈아 입고 가고 싶은 걸 꾹 참고 가느라 입이 쭈욱 나와 있기 일쑤였다.

비오는게 싫은 이유를 다 쓰자면 아마 한참을 더 쓸수 있다. 비오는 날 만원 버스나 전철 타고 출근하는 것부터, 젖은 우산에서 떨어진 물기가 사무실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 것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서 다녀야 하는 것, 길 막히는 것...

그래서 비오는게 좋다는 사람을 참 이해할 수 없었는데, 나는 평생 비를 좋아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사람의 좋고 싫은 감정이란 영원 불변이 안 통한다. 늘 변한다. keep changing. 왜냐하면 사람이 늘 같은 환경과 상황에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느낌도 늘 같을 수는 없는 것.

새벽에 일어나 부엌으로 난 쬐그만 창을 통해 보니, 벌써 바깥 세상이 비로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안그래도 파릇한 나무 색깔들의 명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다. 우산을 받쳐들고 좀 천천히 걸었다. 그래도 바지에 물이 좀 튀었다. 어제의 그 후덥지근함과 비교되는 신선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이제는 비오는 날이 예전처럼 그렇게 싫지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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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5-1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오는 날 무지 좋아하는 걸요!
맑은 날씨도 굉장히 좋아하죠. 흐린 날도 좋구.....
나이들면서 변한 게 있다면, 전에는 눈 오는 걸 엄청 좋아했는데 갈 수록 눈이 싫어져요.
저는 '이제는 눈오는 날이 예전처럼 그렇게 좋지가 않은 것이다...ㅡ.ㅡ'입니다.

울보 2006-05-1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날도 있어야지요,
동생은 예전부터 비오는날이 좋다고하더군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저도 좋아요,

하늘바람 2006-05-10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는데 오늘 비 좋던데요

호랑녀 2006-05-1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이 좋았는데, 출근하면서 싫어졌어요. 비맞으면서 이중주차된 차 밀고, 차 긁고... 오늘 아침 난리폈어요 ㅠㅠ

hnine 2006-05-1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눈오는 날, 좋아하는 것은 출퇴근 시작하면서부터 마감한것 같아요. 요즘은 비오는것이 왜 좋아졌을까 생각중입니다.

울보님, 오늘 류는 집에서만 노나요? 책 많이 읽어달라고 하겠네요.

하늘바람님, 비 오는 것 쳐다보고 있으면 우울해질때가 있는데, 오늘 비는 상큼한 비였어요. 여긴 이제 그쳤네요.

호랑녀님, 아이고...오늘 아침 고생 하셨군요. '출근'이라는 상황이 또 장난을 쳤군요. 저야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직장이 있으니. 점심 맛 있는 거 드셨어요?

비로그인 2006-05-1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003

오늘 첫 객이네요^^  님 댓글 보고 놀러와봤답니다. 반가워요.

저는 아침에 빗물 맞으며....이중주차된 중형차를 미느라 고생일 때... 동네 낯선 아줌마 한 분이랑 청소아줌마께서 도와주셔서 참 고마운 시작이었답니다. 또 여러가지 일이... ^^


hnine 2006-05-11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도우면 서로 기분 좋아지지요.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셨다니 다행이네요.
 

스캇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할 길 (The road less travelled)"

어제 한무더기의 책들이 도착했는데 그중 제일 먼저 집어 든 책이다.

오늘 새벽과 점심시간 까지, 70 페이지 분량을 읽었다. 읽기에 부담이 없다 아직까지는. 막 밑줄을 쳐댈 부분도 아직은 없고. 그냥 나이 많으신 의사선생님 혹은 목사님께서 조목 조목 설교해주시는걸 앉아서 듣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겨가게 되는 책.

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문제를 회피해서는 절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를 직접 대면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라고 한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이라고.

이 책, 제본 자체가 내맘에는 참 든다. 두툼하고, 약간 미색을 띠는 종이색,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활자. 쑥색의 서브타이틀.

스캇펙 선생님~ 하고 불러보고 싶은 ... (머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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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0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무더기의 책들 궁금하네요

ceylontea 2006-05-0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무더기의 책... 오.. 저도 궁금해요.. ^^

hnine 2006-05-0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책 하구요 (전 카리스마랑 너무나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이랍니다 카리스마가 좀 필요할때도 있잖아요), 그 외에는 모두 육아 교육에관한 책이랍니다 남편이 보면 맨날 책만 읽으면 뭐하냐고 핀잔 주는 ^ ^

ceylontea 2006-05-0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아 교육 관련 서적에 눈이 번뜩... ^^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도 어느 책인가를 읽다가 내용 중에 인용된 것을 보고 찾아 읽게 된 책이다. 원래 어린이들을 위해 출판되었다가 어른들이 읽는 책 모양으로 엮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주 얇은 부피에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 이렇게 짧은 세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특이하다고 할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할뿐인 거리에서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가 음악을 알고 책을 알아가면서 그 앞에 열리는 새로운 세계, 하지만 자기의 본연의 청소부라는 직업을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데, 이 세상에 떠다니는 수 많은 종류의 생각을 수집하는게 일인 아저씨의 얘기로, 모은 생각들을 화단에 심고 가꾸면 나중에 그것들이 어떤 멜로디를 만들며 하늘로 작게 부서져 날아간다는 얘기이다. '바다로 간 화가'는 그림이 전부인 가난한 화가 얘기. 바다를 그리고 싶어 돈을 모으고, 바다를 그림에 담아온후 자기의 그림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얘기이다.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꿈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데 행복이 있다는 것이 이 세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인것 같다.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면... 행복은 복잡한데 있지 않다는 것 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의 일상사, 번뇌와 욕망을 단순화시키는 것은 아무나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는거지.

삽화로 그려진 안토니 보란스키의 그림이 아주 예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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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5-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한 청소부가 되고 싶어요.
가난하되 가난하지 않고 비어 있되 충만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hnine 2006-05-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주리반특'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불교설화인데 중학교때 담임선생님 결근하신 날 교장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해주신 이야기가 이상하게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난답니다.
 
상처 없는 영혼 - 공지영 산문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정말 상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상처가 없는 영혼에 대해서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은 근래에 처음 나온 책은 아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6년, 30대 초반일때 개인적인 어떤 아픈 일로부터 벗어나고자, 극복하고자 안간힘 쓰고 있을 고통의 시기로 짐작되는 그때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책 앞장에는 작가의 필적으로  '마른 풀 딛고 일어서는 연한 싹들... 2006년 봄 공지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홍콩으로 잠시 여행가서 남긴 기록, 또 일본에서의 기록, 어린 시절의 얘기, 이 나라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얘기, 작가의 간략하나마 소설에 대한 생각, 이렇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는 어쨋든 자신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그 자신에 대한 사랑이 힘이 되어 극복해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너질 것 같은 상실감과 절망감에 대해 쓰고 있지만, 보기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글을 너무 쉽게 쓰는 티가 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다보니 작가도 이 사실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가가 스스로 말하는 그 젊은 날의 아픔이나 고민의 흔적을 전혀 읽을 수 없는 그 딱 떨어지는 표정이나, 순간적인 감동은 주되 오래동안 깊은 여운으로 남는 메시지나 철학은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몇 권의 책을 읽어본 후에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얼마전 오랜만에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나서 다시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괜찮은 책 한권을 읽고나면 그 책으로 알게된 다른 책을 또 연달아 읽게 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역시 이 책을 읽자마자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오에 겐자부로의 '조용한 생활'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다른 공지영의 책들이 그렇듯, 이 책도 손에 잡기가 무섭게 다 읽을수 있었으니, 공지영은 글을 지루하게 쓰는 타입은 절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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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N 2006-05-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루하지 않으나 쉽게 쓴 듯한 느낌. 그 순간의 여운은 진하나 긴 여운이 남지 않는. 결국 그 느낌이 장점이면서 단점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그 이유로..작가이름으로 믿고 택하지 않고 골라 읽게 되었거든요.
상처 없는 영혼이 재간된 것은 제게는 상업적인 느낌이 더 강합니다. 지독히 사적인 글로 엮은 책을 재간하는 이유는, 요즘 잘 팔리는 책들과 더불어 더 팔아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듭니다. 물론 모든 책은 팔려야만 하죠. 팔기 위해 내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상처없는 영혼을 읽으며 위로와 공감을 바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이기에도 벅찼으니까요. 그런 연유로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역시 장바구니 클릭 앞에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점에서 좀 들춰보고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이 난 작가로서 이런 책을 출판하기는 상대적으로 쉽겠지만, 그 쉬움의 반대쪽만큼의 무게를 안고 내야 한다고 봅니다.

P.S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이십대때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몇 책 중 하나였습니다. ^^

hnine 2006-05-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점에 관해서는 저랑 코드가 맞으시는듯 ^ ^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지금은 밑줄을 마구 치면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왜 이제 읽게 되었을까 하면서.
그나저나 freeN님,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