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뜰 - 소설가 전상국이 들려주는 꽃과 나무, 문학 이야기
전상국 지음 / 샘터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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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전상국. 내게는 중학생때 TV에서 한국전쟁 특집극 <아베의 가족>을 보고 처음 알게 된 작가이다. 그때만 해도 아직 어렸는지, 죽창으로 양민을 학살하는 장면, 아베라는 인물의 탄생 경위, 이후 아베 가족의 역사가 하나씩 드러날때마다 그 충격이 컸었다. 한국 전쟁이 단순히 잔혹하고 슬픈 역사적 사건으로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돠어 현재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고 또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저자는 고등학생때 이미 문학상에 입상함으로써 일찍부터 작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데뷔하였지만 그렇다고 여든의 나이에 이른 지금까지 계속해서 글 쓰는 일만 하며 살지는 않았던 듯 하고 방황의 시기도 겪은 듯 하다. '소설가 전상국이 들려주는 꽃과 나무, 문학 이야기' 라는 설명이 붙은 이 책은 그런 작가의 삶을 되돌아보는 가벼운 자서전 형식이기도 하고 아내와 함께 고향에 내려가 주로 아내 몫인 꽃과 나무, 정원 가꾸기를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자연이 보내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숲은 녹색 탱크. 사람들은 생활에서 피폐하고 고갈된 에너지를 숲에서 충전받는다. (65쪽)


자연과의 만남은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상대를 노리고 있는 사람과의 만남과 달리 항상 덧셈이었고 자기 치유의 바이블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인간은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을 뿐 이다. 인간이 인간을 대할 때 호시탐탐 상대를 노리듯이 우리 인간은 자연을 대할때도 그렇게 대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는지. 이용하는데 눈이 멀어 그것의 소중함과 무서움을 깨닫는 것은 훨씬 나중이다.



설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산을 찾아 들어간다

그 산에

너르고 착한 다른 세상 있구나


- 이성부 <산2> - 



서울에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12년을 지내고 그는 강원대학교 교수가 되면서 다시 고향 춘천으로 돌아온다. 춘천은 그가 애정하지 마지않는 요절한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기도 하다. 춘천에서 그는 교수직 외에도 많은 일에 의욕을 가지고 관여하는데 주로 김유정과 관련된 일이었다. 김유정을 기리는 문화사업에 관여하기도 하였고 김유정을 기리는 다른 문인들과의 모임을 활성화시켰으며 이들과 힘을 모아 금병산 일대에 금병산예술촌을 만들기도 하였다. 춘천이라는 지역과 김유정에 대한 사랑은 그의 작품 여기 저기에 소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저서 <김유정>, <춘천 하는 이야기>외에 <유정의 사랑>은 소설, <물매화 사랑>은 그가 좋아하는 들꽃을 위해 쓴 단편소설이라고 한다.


책 속에는 그가 직접 찍은 많은 꽃, 나무의 소박한 사진들이 실려 있다. 멋부리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듯한 사진들이다. 김유정의 대표작중 하나인 <동백꽃>의 동백꽃은 우리가 아는 그 동백꽃이 아니라 노랗게 꽃이 피는 생강나무임을 그의 설명 덕분에 이제사 알았다. 백로가 날개를 펼친듯한 모습의 꽃을 피우는 해오라비난초는 얼마나 아름다운 꽃말을 가졌는가. '꿈에도 만나고 싶다' 란다. 군락을 이룬 노란 기린초. 작고 여린 기린초이지만 한번 쯤 줄기를 싹둑 잘라주는 용기가 있어야 여름날 더 실한 꽃을 볼 수 있다는 대목엔 밑줄을 그었다. 평소에 하얗고 깨끗한 노각나무 꽃을 보며 활짝 피는가 싶으면 어느새 땅에 떨어져 있어 왜 저리 빨리 떨어질까 의문을 갖고 있던 나인데 노각나무를 특히 좋아한다는 작가는 딱 하루만 피었다가 저녁에 툭 떨어지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들꽃, 나무, 문학 이야기가 소재이긴 하나 이 세가지가 더 잘 엉켜들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꽃, 나무, 정원 이야기와 문학 이야기가 별 관련없이, 섞여만 있는 구성에서 크게 업그레이드되진 않았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역시 노년을 정원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는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수필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정원 생활 기록이라니 이 책 만큼은 조곤조곤 부드러운 글이겠거니 하며 읽기 시작했다가, 정원을 예찬하면서도 어김없이 그의 뚜렷한 철학과 주장이 담긴 글의 힘이 느껴져서 지금도 옆에 두고 종종 들춰보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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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9-08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상국. 참 진지한 사람입니다. 이 양반이 컴플렉스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생긴 열등감을 어떻게 가려볼까, 싶어서 글을 썼다고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열등감의 근원은..... 전상국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머리도 아니고, 큰 키였답니다. ㅎㅎㅎㅎ
(춘천이 제 처가 동네라서 좀 압니다.)

hnine 2020-09-09 12:49   좋아요 0 | URL
문학하시는 분들이 진지한 분들 많으실것 같아요. 큰 키가 컴플렉스가 될 수도 있군요. 작은 키인 저도 없는 키 컴플렉스를 갖고 계셨다니. 저도 이분 작품은 <아베의 가족>을 TV말고 소설로 다시 한번 읽어본 것 하고 <우상의 눈물> 정도 밖에 없어요. <유정의 사랑> 같은 것은 한번 읽어보고 싶더군요. 소설 속에서 김유정의 연애 사건을 어떻게 그려놓았나 궁금해서요.
춘천, 저는 지금까지 딱 두번 가봤는데 두번 모두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답니다.

페크pek0501 2020-09-1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상국 작가의 소설도 읽었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책은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라는 책이에요.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것 같은데 내용이 알찹니다. 책 내용 그대로 따라하면 진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어요. 물론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죠. ㅋ

옆에 두고 종종 들춰보는 책을 만난다는 건 큰 기쁨이죠. 어쩌면 그걸 위해 제가 독서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 말이죠.

hnine 2020-09-15 05:35   좋아요 0 | URL
전상국 작가의 그런 책도 있군요. 저도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지어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해서 상당히 매력젹이고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혼자서 재미로 끄적거려보는것과 직업소설가가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이지만 말이죠.
전상국 작가는 문학을, 소설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책 읽으면서 느꼈답니다.
 

 

 

사아고옹에에에 뱃노오래......”

새로 온 아줌마는 일하면서 늘 노래를 불렀다. 지난번 일하는 언니가 온 지 한 달도 못 되어 나가고 난 후 아빠가 한 고향 분이라며 모시고 온 아줌마였다. 마루 걸레질할 때, 부엌 일 할 때, 빨래 널 때, 당시 국민 학생이던 내가 모르는 노래들을 흥얼거리셨고 나는 호기심으로 귀를 쫑긋하곤 했다.

무슨 노래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면 그냥 아는 노래라고만 대답하는 아줌마 얼굴은 웃음을 띄고 있었지만 아줌마가 부르는 노래는 슬픈 느낌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엄했던 할머니와 엄마에 비해 아줌마는 달랐다. 맛있는 것도 잘 만들어주시고 숙제할 때는 옆에서 연필도 깎아주시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잘 들어주셨다. 그런 아줌마가 좋아서 나는 일하시는 아줌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조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아줌마가 부르시는 노래는 나도 따라부르게까지 되었다. 그 노래들 제목이 목포의 눈물, 신라의 달밤, 고향초, 나그네 설움 같은, 요즘 말하는 흘러간 노래라는 것은 훨씬 나중에서야 알게 된 일이고 가사 뜻도 모르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동안은 아줌마와 일체감을 느껴서인지 기분이 좋았다.

어느 날 내가 그런 노래들을 부르는 것을 엄마가 듣게 되었고 그런 노래를 어디서 배워 부르고 다니냐고 물으셨다. 난 아줌마에게 배웠다고 했다. 사실 아줌마는 내게 일부러 노래를 가르쳐준 적 없다 내가 혼자 따라불렀을 뿐. 엄마는 당장 그런 노래는 애들이 부르는 노래 아니니 부르지 말라고 하셨다. 그 이후로 나는 엄마 있을 땐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아줌마 역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아줌마는 내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우리 집에 계시면서 우리 집 일을 도와주셨다. 아빠와 고향이 같다는 것 외에 피가 섞인 관계는 아니었지만 아줌마는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정이 쌓여갔다.

나중에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걸 들어 알게 되었다. 고향에서 빚을 잔뜩 져서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도망치다시피 서울에 무작정 올라오신 아줌마는 가정사도 순탄치 못하여 자식들도 모두 고향 집에 두고 나온 상태였다. 막내 아들은 나와 동갑이었으니 아직 어린 아들 두고 나올때 마음이 어떠셨을까. 당장 어디라도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집에서 급히 일해주실 분을 찾는다는 소식을 건너 건너 듣고 우리 집에 오시게 된 거였다. 고향 집에 두고 온, 아직 어린 막내아들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났고 그런 마음을 숨기고 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으로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셨던 것이다. 눈물을 참는 대신 일부러 얼굴에 웃음을 지어가시며 노래는 부르지만 속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몇 년 전 우연히 아줌마 소식을 들었다. 우리 집에서 나가신 후로도 편한 삶이 아니었고 결국 병치레로 노년을 보내시다 돌아가셨다고.

아줌마의 눈물과 한이 담겼던 노래들. 멋모르고 따라불렀던 그 노래들을 지금도 어디서 듣게 되면 나는 그때 그 아줌마 마음도 되었다가 국민학생 꼬마로 돌아갔다가, 또 고향 집에서 엄마를 보고 싶어 했을 그 어린 아들 마음이 되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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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0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쭉~ 빠진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 있는 세 줄의 글이 이 글 전체를 더 살려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일 뿐입니다. ㅋ

hnine 2020-09-07 15:42   좋아요 0 | URL
제 여동생은 어렸을때 엄마보다 저 아줌마를 더 좋아하고 따랐답니다. 아줌마는 받을줄은 모르고 주기만 하는 분 같았어요. 가족들과 떨어져 고생 많이 하셨으니 말년이라도 편안하게 사셨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소식에 저희 가족 모두 마음 아파했지요.
늘 아무글 대잔치 써제끼다가 한번 어떤 얘기를 써야겠다 작정하고 써보니 어렵네요 ㅠㅠ
마지막 세줄 없었더라면 그나마 더 모자랄뻔 했어요. 다 읽어주시고 의견도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순오기 2020-09-07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포의 눈물,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네요~ 그분께 감정이입되니까 눈물도 났어요.
나도 어려서 아버지가 깨알같은 글씨로 쓴 노래책을 보면서 밤마다 불렀던 추억이 있답니다.
지금 임영웅 노래에 빠지게 된 것도 어린날의 그런 추억이 한몫 했을거라 생각되지만...^^

hnine 2020-09-07 19:0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얼마만이십니까, 와락~ 잘 지내셨죠?
목포의 눈물은 요즘도 젊은 가수들에 의해서 많이 리바이벌 되고 있더라고요. 그때는 가사 뜻도 모르고 그냥 따라 불렀는데, 그러면서도 어딘지 슬픈 노래라는 감은 있었어요.
제 아버지도 손수 만드신 노래책 있었는데...^^ 저도 밤에 동생이랑 그 노래책 보며 한곡씩 번갈아 부르기 놀이도 했고요. 그러다가 밤에 잠 안자고 뭐하는 짓이냐고 할머니께 들켜 꾸중도 들었고요. 정말 추억이 몽실몽실 피어오르네요.
자주 못뵈어도 건강하시고, 에너자이저 여사님 닉네임을 잊지 마시길 바랄께요~

감은빛 2020-09-0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옛노래는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누가나 인생에서 사연 하나쯤 없는 사람 없으니, 누가나 그 서글픈 노래 한 자락 부르면 괜히 눈시울이......

비 오는 저녁에 이 글을 읽으니 소주 한 잔 마시고 젓가락으로 밥상 두드리면서 한 곡조 뽑오보고 싶네요. ㅎㅎ

hnine 2020-09-08 04:40   좋아요 0 | URL
그 노래들이 나올 시기의 시대상이 그러했고 슬픔과 한은 ‘노래‘로 푼다는, 우리 민족성도 한 몫 하는 것 같고요. 노래 따라 부르다 보면 감정이 쪼금이나마 위로받고 해소되는 것 같지 않나요? 아줌마의 18번은 목포의 눈물, 저의 18번은 고향초였답니다.
젓가락으로 밥상 두드리면서 한 곡조...^^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문구이네요.
 

 

 

 

 

 

 

 

 

 

 

 

무슨 집에 대문도 없고 담도 벽도 없다.

명재고택 (明齋故宅).

입구에 문화해설사의 집이라고 조그만 사무실이 있긴 한데 입장료 같은 것도 없다.

 

 

 

 

 

 

 

 

 

 

충남 논산 노성산 자락에 위치한 명재고택은 조선 숙종때 유학자 윤증 (1629-1714)의 집이다.

명재는 윤증의 호.

약 300년 전 윤증의 자손과 후학들이 윤증을 위해 이 집을 짓긴 했으나 윤증은 집이 너무 크고 화려하다하여 여기서 살지는 않고 옆의 세칸 짜리 집에서 기거하면서 공부하고 후학 가르치는 일을 하였다고 한다. 윤증과 인연이 있으나 살던 집은 아니라고 해서 집 이름 고택의 한자로 古宅 이 아니라 故宅 이라고 쓴다고.

 

 

 

 

 

 

 

 

 

문도 담도 없기 때문일까? 들어가며 맞아들이는 배롱나무의 푸근함 때문일까? 들어서는 순간 집이 나를 맞아준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수백년 된 집이 나를 맞아줄리 있겠는가만은 '너 누구니?' 가 아니라, '어서 와.' 하는 느낌이었다.

처음 보는 집에서 이렇게 친근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높게 치솟아 위엄있게 큰게 아니라 옆으로 푸근하게 퍼져 큰 배롱나무.

 

 

 

 

 

 

 

배롱나무 지나 들어가면 앞면 4칸, 옆면 2칸, 팔작지붕 사랑채가 있는데, 일반인들은 밖에서만 볼 수 있고 고택민박을 신청하면 안에 들어가서 차경을 감상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여기 저기 둘러보기,

그리고

집 뒤의 전망대라고 하는 곳까지 계단도 올라보기 (헉, 헉).

 

 

 

 

 

 

 

 

 

 

 

 

 

 

 

 

 

 

 

 

 

 

 

 

 

 

 

 

 

'이은시사'

세상을 살면서 떠나고 은거할때를 잘 아는 사람이 사는 집

 

 

 

 

 

 

 

 

 

 

 

 

 

 

 

 

 

 

 

 

 

 

 

 

 

 

 

 

 

 

 

 

 

 

 

 

 

 

 

 

 

 

 

 

 

 

 

 

 

 

 

 

지금도 윤증의 후손들이 살고 있고, 고택을 지키기 위한 경제적 활동의 일환으로 장을 담가 판매도 하는 모양이다. 장을 보관하는 장독대가 눈길을 끈다. 이렇게 장독대가 풍경이 되게 하는 것은 아마도 수백 개의 장독이 흐트러짐 없는 질서 속에 정갈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때문일 것이다.

 

 

 

 

 

 

 

 

 

 

 

 

 

 

 

 

역시 수백년 나이 되었을 이 은행나무가 노랗게 될때쯤 다시 한번 와야지.

집에서 1시간 거리니까 멀지도 않다.

시기로 봐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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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가보고싶은 집이네요. 옛집들을 가보면 거기 살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가 느껴질때가 많아요. 좋은 느낌의 집이네요.

hnine 2020-09-06 14:14   좋아요 0 | URL
논산에 가볼 곳이 꽤 있더라고요. 명재고택 외에도 관촉사 있고, 한옥 건축양식에 관심있으면 돈암서원도 있고 가까운 예산에 가면 추사고택도 있고요. 한번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 처럼 사람은 가도 집은 남으니까,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다가 직접 가서 걸어보고 손으로 담이라도 쓸어만져보면 시간이 촉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색다르더군요.

막시무스 2020-09-0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은시사라는 현판의 의미가 정말 깊이있게 느껴 지네요! 특히 세월을 견디는 나무기둥이 고풍스레 멋있습니다!ㅎ

hnine 2020-09-06 14:18   좋아요 0 | URL
이은시사. 백의정승으로 살았다는 윤증의 일생과 통하는 말 같아요.
집을 떠받치고 있는 나무기둥도 멋있고요, 고택 내에 있는 수백년 나이 배롱나무와 은행나무, 느티나무도 정말 위엄있답니다.

2020-09-06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0-09-06 14:18   좋아요 0 | URL
제 폰에서도 사진이 거꾸로 보이더라고요. PC에서는 바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제 폰에서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페크pek0501 2020-09-0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거 보면 아파트보다 한옥이 훨씬 멋져요.

hnine 2020-09-06 14:25   좋아요 1 | URL
저는 지금은 오히려 관심이 한풀 꺾였는데 예전엔 한옥에 관심이 더 더 많았더랬어요.
한옥이나 우리나라 고건축은 직접 가서 보는 재미를 누릴 수가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한옥에서 살아볼 기회도 생길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가능성은 현재로 보면 전혀 없지만요^^
 

아이가 어렸을때 아이책은 일부만 구입하고 대부분은 도서관에 가서 읽거나 대여해서 읽거나 물려받아 읽혔다. 특별한 소신이 있어서는 아니었고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에서였다.

그 아이는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되어 더이상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읽지 않는데, 요즘 나는 종종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구입하고 싶어진다. 내가 보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이다.

최근 구입해서 본 네권의 어린이책이다.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글이 올라왔습니다> 황지영 글, 백두리 그림

 

어린이 책 치고 제목이 길다. 2020년 8월에 나왔으니 따끈따끈한 책.

초등학교 6학년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어린이책 치고 160여쪽 꽤 긴 이야기를 끌어나간 작가의 능력은 인정하겠으나, 왜 대부분 우리나라 어린이창작물은 이야기가 억지로, 겨우 이어나간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일까. 이야기 진행이 자연스러우려면 우연보다는 인과에 의한 진행이어야 하고, 서사가 확실해야 할 것 같다. 어른 작가의 창의력이 거기까지 못미치는데서 비롯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 정도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트렌드에 맞게 썼다는데는 동의한다.

 

 

 

 

 

 

 

 

 

 

 

 

 

 

 

 

 

 

<우리 집에 왜 왔니?> 황지영 글, 이명애 그림

 

같은 작가의 책을 한권 더 보기로 했다. 이 책은 2020년 5월에 나왔으니 아마도 최근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는 작가인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상처와 아픔을 가진 아이가 나오는 책은 많다. 여기서도 예빈이란 아이는 뭐 하나 못하는 것 없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아이이다. 전학 온 학교에서 유나와 친해지면서 예빈이는 유나 집에 놀러가는 일이 잦아지는데 유나네 집에 와서 자기 집에 돌아가려고 하질 않는다. 유나 가족은 예의 바르고 공부도 잘하는 예빈이가 유나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환영하다못해 유나 보다 예빈이를 더 인정해주는 것 같아 유나는 속상하다. 여기에 양념처럼 유나 할머니의 복수여행 이야기가 들어가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나중에 예빈이의 갈등 해소와 할머니의 복수 여행의 결말이 서로 통하는 면이 있어 좋았다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떻게 보면 공식처럼 글을 끌고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큰일 한 생쥐> 정범종 글, 애슝 그림

 

저학년용 동화이다.

고양이 앞에 당당한 쥐의 모습이 표지에 보인다. 그것부터가 큰일이다. 여기서 큰일이란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좋은 의미의 큰일, 즉 대단한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작고 어린 존재를 응원하는 이야기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 '큰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큰일, 즉 대단한 일이란 무엇일까. 나보다 더 크고 힘센 동물 앞에서 겁먹지 않는 것이 큰일일까? 생쥐의 언니와 오빠에게는 아직 어린 동생 생쥐를 돌보는게 큰일, 즉 힘드는 일이었다. 나중에 생쥐의 엄마 아빠는 생쥐에게 말한다. 엄마 아빠도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느라 힘들었던 적 있다면서 이 세상에 큰일을 하지 않은 생쥐는 없다고.

고양이와 생쥐의 관계가 겨우 말 몇마디로 친구 사이로 급변하는 설정이 이 어른의 눈에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으니 어쩌나. 꼬마 생쥐가 하는 일들이 책의 설명대로 과연 용기와 지혜에서 비롯한 일들인지도 뚜렷하지 않은 것 같고.

 

 

 

 

 

 

 

 

 

 

 

<나와라 파랑!> 나은경 글, 그림

 

글, 그림 모두 독특한 그림책이다.

여기선 '파랑'이 명사이자 동사, 그리고 형용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와 상대해주는 하나의 개체이기도 해서 파랑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그려놓았다. 과연 파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파랑이라고 소리내면서 느껴지는 경쾌함과 시원함.

이 책에 먹색 외에 등장색은 오로지 파랑이다. 그런데 수채화일까, 판화일까. 아니면 번지기 기법? 흐르기 기법? 그림의 방식이 독특하다. 파랑을 묘사하기 위해 그림 방식마저 여러가지를 이용한 듯 하다. 어른까지도 오랜만에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글과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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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01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있는 책이라 재밌을 것 같네요.
새로운 재미에 빠지신 걸 축하드립니다.

동화책도 어른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어른 책도 어린이가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써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미셸 투르니에였어요.
정채봉 작가의 책에서 읽었어요.

저도 동화를 읽어서 상상력을 키워야겠어요. ㅋ

hnine 2020-09-02 08:14   좋아요 1 | URL
동화책은 어린이가 등장하는 책이지 어린이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들 하잖아요? 말씀하신 정채봉 작가님은 특히 어른에게도 친한 동화책을 많이 쓰셨지요.
좋은 그림책들이 참 많아요. 좋은 그림책에는 어른책과 다른 방식으로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고, 어른책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상상력이 담겨있기도 하고요. 매력적인 분야이지요.
 
공간을 말하다 -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이상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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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에도 몰랐는데 다 읽고 리뷰를 쓰기전 표지를 다시 보니 제목 사이로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이라는 작은 글씨 한줄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로서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미 공간을 차지하고 공간을 필요로 하며 생을 지속 시킨다. 있는 그대로의 자유스러움 생긴 그대로 자연스러움이 결국 인간 삶의 본성이라면 왜 인간은 공간을 그렇게 두지 않고 새로이 만들어내고 꾸며내며 살아온 것일까. 심지어는 가상의 공간까지 만들어가며 말이다.

도시공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공간을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시각, 즉 열두 가지 학문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말하고 있다.

 

1장. 공간 역사학: 공간은 역사를 기록한다.

인간은 수명을 다하면 사라지지만 거주하던 공간은 인간보다 오래 남는다. 그렇게 공간은 역사를 기록하고, 이것은 입지, 시설, 배치, 모양이라는 원칙을 통해 나타난다.

 

2장. 공간 철학: 생각이 다르면 공간도 다르다.

건물과 터전을 보면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던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마련이다. 책에서 예시한 에벤에저 하워드의 전원도시라는 소도시론과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라는 대도시론은 모두 가난한 노동자의 피폐해진 도시거주 공간을 바꾸려는 시도였다. 두 개의 다른 시도중에서 결국 선택된 것은 무엇일까. 두 가지 주장이 있다는 것은 상반된 것 처럼 보이나 결국 두 의견 모두 그만한 니즈가 있었다는 의미도 된다.

 

3장. 공간 경제학: 공간이 돈을 만든다. 똑똑한 부동산 투자

부동산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리라는건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분명 공간은 돈으로 연결된다.

 

4장. 공간 심리학: 사람의 심리와 공간

살고 싶은 집은 곧 살고 싶은 삶이기도 하다.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으냐는 물음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 것이다. 압축 성장 과정을 거쳐온 한국 사회에서는 남들처럼 하고, 남들만큼 하고 사는게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남의 눈이 중요한 것이다. 김중업 건축가의 말을 인용하였다. "집이란 어드메 한 구석 기둥을 부여잡고 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집이고 집다운 집이다."

저자는 파워포인트에다 틈틈이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을 설계해본다고 한다. 이미 설계되어 나와서 고르기만 하면 되는 아파트가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내 손으로 계획해보는 것이다. 당장은 형편이 안되어도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는거라고.

 

5장. 공간 경영학: 여러분이 시장이 된다면 도시를 어떻게 경영하고 싶으신가요?

서울, 파리, 제주, 벤겐 (스위스), 시드니 등 도시의 모습은 같지 않다. 자연과 달리 도시는 인간이 계획하고 꾸며가는 곳, 경영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좋은 도시 경영이란 어떤 것인지 몇몇 도시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파리 시민은 느릿느릿 진화하는 도시를 선택했고 바르셀로나라는 도시는 가우디가 얼굴이 되다시피 했다. 근래는 개발이나 관광으로 유명해지기 위해서보다도 거기 사는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구 삼덕동, 서울의 성미산등도 그 예이다.

 

6장. 공간 인문학: 잘 사는 사람의 공간

르 코르뷔지에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건축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 이름이 익숙할 정도로 유명한 현대 건축의 거장이다. 여기서는 르 코르뷔지에가 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작은 집',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르 코르뷔지에가 말년을 보낸 바닷가 '오두막집'을 소개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을 통해서는 자연과 건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추구한 그의 유기적 건축 (organic architecture) 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7장. 공간 정치학: 공간을 둘러싼 권력투쟁

고려시대 묘청의 난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복도시는 무엇을 주장하여 어떻게 추진되었고 어떻게 막을 내렸는가.

 

8장. 공간 문화학: 지속 가능한 전통 공간의 아름다움

동남아시아의 필로티, 몽골의 게르, 미국 산타페의 어도비, 일본 시라카와고의 갓쇼즈쿠리, 알프스의 파크베어하우스와 함께 우리의 한옥, 서원, 가람을 소개하였다.

 

9장. 공간 사회학: 우리가 사는 공간

슬럼을 대표적인 예로 하여 공간의 사회학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자본축적과정에서 탄생한 '슬럼'은 도시가 가난해서가 아니라 도시가 부유해서 생겨났다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10장. 공간 공학: 과학기술이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힌다

또 르 코르뷔지에다. 그의 '빌라 사보아'와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현대식 건물 시스템의 출발점이 된 혁신 상품이다. 지금의 아파트의 기원이 되기도 한 이 건축 형태를 통해 사람들은 원하는 공간을 보다 많이,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서 나아가 미래가 지향하는 공간 이용 방법인 '공간 유동화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공간 유동화가 본격화되면 공간의 용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공간의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는데 이러기 위해선 공간 변환을 위한 기술의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공간도 진화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융합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11장. 공간 디자인학: 같은 터, 다른 느낌. 디자인 코드

같은 공간에서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공간 디자인 코드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같은 옷을 누가 입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연출되는 드레스 코드 같은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롱샹 성당, 용산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한 다섯 개 설계사의 완전 다른 느낌의 설계안, 훈데르트바서의 공간 디자인 코드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12장. 공간 미래학: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스마트시티'가 미래도시의 모델로 이야기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공학자인 저자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시멘트에 철근을 비벼서 만들던 건물에 정보통신망을 깔고 지식과 콘텐츠를 넣어서 건설하는 것이다. 여기엔 STIM아키텍쳐가 필요하다. STIM이란 서비스 (S), 정보통신기술 (T), 인프라 (I), 운영 관리 시스템 (T)을 말하는데, 미래도시는 STIM에 따라 버추얼 시티, 인포메이션 시티, 와이어드 시티, 지식기반 도시 등 그 이름이 바뀌었다. 2003년 한국에선 '유비쿼터스 시티'라고 불리는 스마트시티 모델이 제안되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재택근무가 이루어지고 통근 통행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드는 저비용의 도시를 경험하게 된다. 태양광을 통하여 집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거래하는 친환경의 도시가 만들어지며 자동차를 함께 이용, 주차장도 함께 사용하는 고효율의 공유도시가 된다. 직접민주주의의 도시이다.

 

'공간'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없는 백지, 즉 빈 공간이 떠오를수도 있다. 하지만 비어있던 공간은 인간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뀐다. 저자는 열두 가지 학문적 시각에서 이 공간을 다루어보려고 했고 어떤 사람에겐 이 한 분야가 평생 연구 분야가 되기도 할 것이다. 내용은 전혀 딱딱하지 않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도 공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따뜻하고, 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에 대한 인간의 회귀본능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삽입된 모든 건축물, 도시 풍경, 거리, 도시나 건축물 설계도 등이 사진이 아니라 손그림이라는 것도 이 책을 다른 책과 달리 보이게 하는 이유로 생각된다. 글 만큼 정성과 공이 많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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