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쓸한 일

 

아아, 쉬임 없이 흐름으로써 우리를 고문하는

잔인한 시간이여

너를 죽여 모든 생활을 얻은들

모든 생활을 죽여 너를 얻은들

또 무얼 하리

 

 

오늘 아침 바쁘게 나갈 채비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었었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우리 인생 전체를 놓고 볼때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일터로 향하는 버스에서

어제 배달된 양정자 님의 시집을 처음 펼쳤는데

첫 페이지에 수록된 시가 바로 이 시이다.

이 시 제목을 따서  시집의 제목도

<가장 쓸쓸한 일>

이 시인의 시집을 처음 대한 것이 7-8년 쯤 전, <아이들의 풀잎 노래 (1993)>라는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었는데

중학교 교사로서 학생들과의 일상을

미화시킴이나 과장 없이 그려 놓아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였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7년 뒤에 나온 이 세번째 시집의 시들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50대를 지나면서 보는 인생은

이다지 달라 보이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인생의 본질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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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0-2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를 죽여 모든 생활을 얻은들
모든 생활을 죽여 너를 얻은들
또 무얼 하리"
와 닿습니다... 동동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는데 왜 이리도 바쁘게 사는지...

hnine 2005-10-2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중에 결국 이런 시를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미리걱정주의가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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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보다 쉬운 세포 이야기 생각이 자라는 나무 6
쿠로타니 아케미 지음, 최동헌 옮김, 임혁 감수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우주과학 연구소의 조교수로 있는 쿠로타니 아케미가 쓴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생물을 유난히 좋아했다고는 하는데,

생물을 전공하고 있지 않은 사람에 의해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용어로 정해진 틀에 의해 설명되어진 다른 책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다.

DNA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다섯살 짜리 아이도 이해할수 있게 설명할수 있어야 한다고 어느 교수님께서 그러셨다. 바닥부터, 아주 근본적인 것부터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세포의 이야기로부터, 결코 가볍지 않을수도 있는 유전자 발현, 복제의 이야기에 이르기 까지, 말하는 체로, 너무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간단하지만도 않게 얘기를 풀어 놓았다.

전공한 사람 입장에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 깨우친 개념들이 꽤 있었음을 얘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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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고정관념을 깨면 아이의 창의력은 자란다
한숙경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3년 2월
절판


요즘 어머니들에게 "당신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습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정직하고 착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대답한다.
....
장차 험난한 사회생활을 해 나가야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부모들의 이러한 바람은 아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착한 아이'란 부모가 키우기 쉽고, '부모 뜻대로 할수 있는 아이'라는 의미외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93쪽

초, 중학교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아이는 대개 이해가 빠르다. 글도 한 번만 읽으면 즉시 파악하며, 문제 해결 역시 빠르다. 이에 반해, 일일이 생각하고 문제 속에서 또 다른 문제를 느껴 아무런 해결도 하지 못하는 아이도 적지 않다.
...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문제를 발견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본질적이다."라고 했듯이, 의문이나 질문이 많은 아이야말로 그 자체를 높이 평가해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
의문을 발견할 수 있는 두뇌야말로 성장할 수 있는 두뇌가 아닐까?-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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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전3권 세트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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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계몽사에사 출판한 50권 짜리 전집에도 있었던,

몇번 빼어서 몇 페이지 읽어보다가 다시 꽂아 놓고 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

영화도, 책도, 난 도무지 실제가 아닌 이야기들에는 흥미를 못느껴왔다. 무슨 신화니, 또는 공상과학 류의 얘기들 말이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영어 실력의 일진보를 기하기 위해서라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언젠가는 읽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뿐, 여전히 손이 가는 책은 아니었다가...

'이 윤기'라는, 신화에 거의 몰입되어있다시피 한 작가의 손으로 쓴 책이 나왔길래, 기꺼이 사서 읽게 되었는데, 세권 읽기를 마치기까지 거의 지루한지 모르고 읽을수 있었음을 얘기해야겠다. 

신화 입문서 라고 이름 붙여주고 싶은 책. 혹자는 지은이의 주관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나처럼 신화에 재미 붙이기를 오래 걸린 사람에게는 eye-opener라고나 할까.

어원과 연결시켜, 또는 작가 개인의 경험과 연결 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신화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어려울 경지이며, 글 쓰는 기술 또한 보통의 경지를 넘어 섰으니,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만큼이나 나는 작가에게 같은 대우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만,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주기 위해 삽입된 그림이나 사진들이, 내용과 억지로 연결시킨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 꽤 있어 좀 거슬렸다는 점. 굳이 세권으로 나눠 내어야 했을까 하는 점...만 집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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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3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선 번역서도 그렇고 몇권으로 나누는거 너무 좋아하죠? 두툼한 책을 손에 들었을째의 뿌듯함이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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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이 몇 페이지 안 남았으므로

오랜만에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

하나는, <엄마가 고정관념을 깨면 아이의 창의력은 자란다>,

또 한권은, <천재아이를 원한다면 따뜻한 부모가 되라>

볼드체로 표시한 것은, 나로 하여금  'feel'이 꽂히게 한 단어들이다.

애 엄마가 되고 보니, 읽는 책의 대부분이 이런 류의 책들이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말이다...

아이를 위한 책도 한권 빌렸는데, <몸, 가장 복잡하고 놀라운 기계>이다.

몸의 각 부분을 그림으로 나타낸 책들은 꽤 있는데

아이 눈 높이에 맞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골랐다.

"우리 몸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말야, '뇌'라는 곳인데 여기서 중요한 결정이나 명령을 다 내리거든"

이 정도까지 말하고 나면 더 이상의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말문이 막히곤 했는데

여기엔 구조, 하는 일 등이 다섯살 짜리가 들어도 알수 있게 잘 설명해 놓았다.

아, 이  책,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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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0-2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육아관련이나 독서를 통한 성적올리기 류의 책을 읽게됩니다.
<천재아이를 원한다면 따뜻한 부모가 되라> 읽고 싶어요. 천재는 아니지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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