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둘다 그닥 재미있지 않았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각기동대

원래 만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 영화는 한번 보고 싶었다. 스칼렛 요한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SF와 아무리 그려봐도 연관이 안되는 줄리엣 비노쉬 때문이었는지.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게는 재미있는 부분이 한군데도 없네! 나한테 실망해야하나 영화에 실망해야하나. 스칼렛 요한슨의 저 특이한 복장, CG 멋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일.
이 영화가 그렇게 화제를 모았던 만큼 뭔가 이 영화에서 던져주는 주제가 있던가, 인상적인 내용이라던가, 그런걸 기대했는데 영화를 다 보도록 내게는 뭐 특별한 게 없었다.
"영화가 너무 어려운 것 같아. 뭘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제대로 영화를 이해 못했다고 생각한 A형 혈액형 인간. 함께 영화보고 나오는 남편에게 소심하게 고백했더니 남편 말 즉슨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 주제라고 한다. 나도 그거야 알겠는데 그게 뭐 이 영화에서 처음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인공 지능이니 뭐니 해서 더 이상 SF 가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는 시대에 살면서 그게 뭐? 그랬더니 남편도 더 이상 별 말이 없다.
바로 다음 날, 이 영화는 나를 감동시켜 주겠지 기대 빵빵 하며 혼자 보러간 영화는,
히든 피겨스

인공지능 시대에도 아직 여자는 "히든 피겨스"일 수 있는 세상.
남들이 못푸는 수학 문제를 앞에 나와 척척 푸는 흑인 꼬마 여자 아이로 시작하는 첫장면. 감동을 주려는 의도, 너무 식상해보여 벌써부터 김 빠지니 어쩔까. 이런 장면은 기존의 다른 영화에서도 너무 많이 나오지 않나?
영화는 재미있게 만들었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너무나 많은 미국의 성공 신화 영화중 하나.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과 영화 속 인물의 강인하고 긍정적이고 자기 삶을 사랑하며 밀고 나가는 삶의 태도는 훌륭하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그 인물이 아니라 영화를 말하는 것.
공각기동대가 그야말로 Ghost 처럼 공허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다면 히든피겨스는 하나에서 열까지 여기서 감동해라, 저기서 감동해라, 만든 사람의 의도가 너무 빤히 보이는 영화였다. 그래서 시키는대로 감동받기를 거부하고 싶었던 영화.
조만간 아래의 이 영화를 보려고 한다.
라이프

안그래도 화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근거 있는 뉴스가 최근까지 나오고 있으니 흥미가 생긴다. 무엇보다도 <생명체>에 대한 얘기 아닌가. 트레일러를 보니 세포 하나에 모든 기능이 다 들어있다는 대사가 있던데 우리 인간의 세포는 처음에 만들어질때 원래 그렇다. 세포 하나에 모든 기능이 다 들어있다가 분화하면서 하나의 특수 기능을 가진 세포로 특성화해가는 것이지. 줄기세포!
이 영화에서 그런 과학적 지식 혹은 상식이 어떻게 제대로 응용되었는지, 혹은 잘못 이용된 부분은 없는지, 찾아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