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꽃이

 

한창인 꽃보다

 

 

강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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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6-15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라~~~~
파스텔톤 빛깔이 참 곱네요^^

hnine 2015-06-15 17:52   좋아요 0 | URL
꽃잎이 하늘하늘 날개짓 하며 춤추는것 같지요? ^^

[그장소] 2015-06-1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화사함에 있는데도 옆에 잔뜩 응축된 것,나름의 에너지가 있나봐요.
저것은 저것대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잡아놓은 것이라 그런지도..

hnine 2015-06-15 18:17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멋진 댓글을!

Jeanne_Hebuterne 2015-06-18 0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이 떠나도 이렇게 곱다는 축복.

hnine 2015-06-18 09:47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그러기를 기원하지요.

qualia 2015-06-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렬하구나” 밑에 터~엉 빈 여백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hnine 님한테서 이런 여백을 느낀다는 게

정말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hnine 2015-06-23 22:43   좋아요 0 | URL
그걸 알아봐주시는 qualia님 때문에 행복합니다 ^^
 
저녁이 깊다
이혜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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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전작 <길 위의 집>을 시작으로 <꽃그늘 아래>를 읽었고 <틈새>를 읽있고 <너 없는 그 자리>를 읽었다. 산문집도 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소설가로서의 이혜경을 좋아하는 나는 산문집은 미뤄두고 있었을 뿐 그녀가 낸 대표적인 소설은 찾아 읽어온 편이다. 이유는 물론 그녀의 소설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문장력도 뛰어나지만 그것으로만 쓰는 것 같지 않아야 한다는 나의 소설을 택하는 기준에 그녀의 소설은 딱 맞았다. 깊은 우물에서 떠올린 한바가지 물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작년 9월에 나온 이 책은 표지마저 매혹적이지 않은가. 저녁이 깊다라는 제목 또한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게 만들었다.

중단편 모음집이 아니라 장편이다.

누구 한 사람이 주인공이라기 보다, 작은 시골 소읍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나오고 있다. 한 마을에서 자랐으니 어느 정도 배경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각기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고향을 떠나 겪는 인생의 행로도 그렇게 각기 다르다. 하지만 각기 다른 그 인생의 행로라는 것이 독자들이 예상하는 그 범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작가가 1960년 생. 그 시대 회고담이 소설의 배경에서 끝나야할 것 같은데 읽다보면 배경을 넘어서 그 이상의 서사로 발전하지 못함을 알게 된다.

가족의 문제, 인간의 문제, 그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슬픔을 용케 찾아내어 보여주고, 그 슬픔도 끌어안자고 가자는 깊은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던 작가. 이번엔 전작들에 비해 그 목소리의 울림과 깊이가 덜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가 단지 누군가의 어릴 적 일기장에서 시작하여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노련한 작가의 손으로 다시 탄생시키고자 했던 의도때문이었다고 보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그동안 읽어온 그녀의 소설들에 대한 나의 애정이 더 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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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5-06-18 0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과 파격, 혹은 상상을 허들 넘듯 뛰어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읽었는데 끝까지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결말에 이르러서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한편으로는 천재 유박사의 사생활(제목이 맞는지 약간 조바심), 또는 전원일기 처럼 조용하고 고요한 정해진 길을 그리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늘 추측은 독자의 몫인 것 같았어요.

hnine 2015-06-18 09:50   좋아요 0 | URL
반전과 파격을 기대했다기보다 저는 최소한 이 작가는, 제가 좋아하는 이 작가는 보통 사람들은 보지못하는 저 너머 어떤 것을 보는 힘이 있을거라 기대한거지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작가상이기도 하고요. 남들이 다 보고 느끼는 것을 그저 문장력으로 잘 다듬는 데서 그치는게 아니라요.
제게 있어 작가란 이야기를 짓는 사람이 아니라 `깨달은자`에 가깝다고 하겠어요. 그러니 실망을 자주 할 수 밖에요. 에구, 제 탓이네요 제 탓. 작가 탓이 아니라...ㅋㅋ
 

 

 

 

 

 

 

 

내가 버리지만 않으면 그대로 언제까지나 남아있을 줄 알았다

슬픔, 꿈, 원망, 희망, 억울함, 포부, 계획, 이런 것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계속 슬프고 억울할 줄 알았는데

 

 

 

내가 버리지 않았는데도 자기 혼자 사라져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슬픔, 꿈, 원망, 희망, 억울함, 포부, 계획, 이런 것들

안심하고 있었는데

계속 슬프고 억울할 줄 알았는데

 

 

 

한편 다행이고

한편 쓸쓸하구나

 

 

 

 

인생무상이라고 할때 '무상'이란 말이

허무하다, 의미없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無常, 즉 같지 않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라는 뜻이라는 걸 최근에 알고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불교의 허무 사상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동적이고 적극적인 해석 방법이라고.

불교를 더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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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6-12 18:47   좋아요 0 | URL
다 이룬것이 아니라 이룬데까지만 만족하려고 노력하지요 ^^ 제 나이쯤이면 그래야 할 것 같아서요.
 
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 볼턴 지음, 김진석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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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미스터리나 탐정물, 추리물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읽고 싶어질 때가 있어서, 몰입도가 높을 것 같은 것으로서 신간중에 골라 구입한 것이 이 책이다.

저자 샤론 볼턴은 이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영국 현대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라고 소개글에 나와있다. '고딕 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 현대 미스터리' 라는 구절로 보아 아마 현대 미스터리의 상대적인 고전 미스터리를 고딕 미스터리라고 부르나보다.

600쪽이 넘는 분량이라서 책이 두툼하다. 몰입도가 높지 않다면 오래 걸려 읽을 분량.

조금 쉬운 숨은 그림 찾기를 연상시키는 표지가 상큼하다. 저자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이 아주 틀리진 않은 모양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시간이 근래 많기도 해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현대 미스터리 맞나 싶다. 뱀, 교회, 목사, 저택, 폐허, 소문, 사고, 화재, 상처, 죄책감, 원한, 등등의 소재는 예로부터 미스터리 단골 소재들 아닌지. 그래도 뭔가 독자를 깜짝 놀래는 반전이 있을거라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내가 너무 바랬는지 (?), 딱 평균 정도의 흥미만을 보여주고 맺는다.

주인공 여자는 어릴 때 화재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흉터때문에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며 살고 있는 스물 아홉살 수의사 (영국에서 수의사는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 사이에서 선망의 직업. 직업 호감도 1위이다- 최소한 십여년 전까진 그랬다). 원제 Awakening은 여러 가지를 상징, 중의적으로 쓰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뱀의 출몰, 그리고 주인공의 삶의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비밀스런 목사가 미국에서 이상한 종교에 연루되었다가 영국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로 도피차 건너왔다는 것, 또 미국식 억양과 영국식 억양의 은근한 비교에서 영국 사람들의 은근한 비꼼을 엿보았다면 내가 너무 예민한건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촘촘한 구성은 인정하나 소개글처럼 뛰어나게 재미있지는 않았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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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7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5-27 23:25   좋아요 0 | URL
시력은 이미 갈데까지 가서 ㅠㅠ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네요.
대놓고 싫어하는 티 내지 않는 대신 뒤에서, 혹은 돌려서 티내기. 이런 식으로 영국 사람들은 표안나는 표 내기를 하는 것 같아요. 좀 비겁하죠? ^^
기대 많이 하고 읽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아쉬웠어요.
뱀을 등장시켰다는 것이 가장, 그리고 유일한 이 작품의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moonnight 2015-05-27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흥미가 생겨서 보관함에 넣어두었는데 슬그머니 보류-_-;

hnine 2015-05-27 23:29   좋아요 0 | URL
예 moonnight님, 보관함에서 빼지는 마시고 보류 정도로...^^
재미는 있었어요. 그런데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제 경우에는요.
어릴 때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빠져들던 그 경험은 이제 재현불가능일까요. 아직도 저에게는 그때의 그 경험이 미스터리 읽기와 관련된 최고의 경험이네요.
 
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 - 서암(西庵) 큰스님 평전
이청 지음 / 북마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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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가끔 절에 가기는 하지만 그건 가끔 교회나 성당에 가는 것보다 더하지 않다. 불교에 관심이 있지만 그 역시 불교를 나의 종교로 생각해서라기 보다는 (그렇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불교에서는 생명을, 또 삶을 어떻게 보고 있나, 어떻게 살라고 가르치나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다.

어떻게 이 책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딱히 설명할 수 없다. 서암 큰스님이 어떤 분이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마도, 대상이 누구였든간에 존경받는 삶을 살다가신 분의 가르침이 또 아쉬운 시기였나보다. 내가 찾는 질문이 뭔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답을 구하고 싶었고, 답을 먼저 발견하고 그 다음에 내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도 좋겠다는 얄팍한 의존심이었나보다.

 

읽어보니 서암 큰스님이라는 분은 성철 스님의 뒤를 이어 조계종 제8대 종정을 지내신 분이란다. 1924년에 태어났고 먹고살기 힘들고 배움에 굶주려 2년 기한으로 절집 머슴으로 들어간 것이 출가의 시작, 그때 나이 열여덟이었다. 그로부터 5년 후 비구계를 수계하고 '서암'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배움에 굶주렸던 것이 출가의 한 원인이었듯이 그는 종비장학생 자격으로 일본대학교로 유학을 가지만 폐결핵 말기 진단을 받고 학업을 중단한채 귀국했다. 하지만 귀국해서도 따로 치료를 받지도 않으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자세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열중하였다. 바위굴, 암자 등에서 수행하고 강의를 다니는 동안 폐결핵이 사라졌다. 이후 봉암사, 원적사 등을 오가며, 한국 불교 선풍을 세우는데 주력하였다. 1970년대 조계종 내 종단사태가 한창일때 총무원장을 맡아 사태를 수습하고 2개월만에 사퇴, 산사로 돌아간다. 1993년 성철스님 열반후 후임 종정으로 추대되었고, 몇번 거절을 거쳐 결국 조계종 종정 자리에 오른다. 종정직을 맡고는 있지만 한번도 서울행을 하지 않고 수행에만 전념했던 성철 스님과 달리 서암 스님은 종정으로서 자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말년에 그는 아무 종단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고, 2003년 3월 속세 나이 90세에 한 말씀 남기시라는 제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그 노인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는 마지말 말을 남기고 열반했다.

 

불교의 가르침을 읽다 보면 제일 자주 나오는 글자가 '無' 즉 '없음'이다. 서암 스님 말씀 중에도 '마음'이란 한갓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항상 마음을 강조하지만 이때 불교에서 가르치는 마음은 세속에서 쓰는 마음과 매우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기쁜 생각, 슬픈 생각, 죽는 생각, 세상 살아가는 데 쓰는 가지가지 마음이 본바탕 마음인줄 알지만, 본바탕 마음이란 천지 우주 만유가 생기기 이전부터 있었고 이들이 가루가 되어서 날아간다 해도 상관없는, 불멸의 마음이라고 한다. 마음이 곧 부처라. 어려운 말이다. 서암 스님은 마음이란 말보다 마음자리란 말을 더 자주 하고 있다. 근본 마음이란 의미이다.

서암 스님이 한국 불교에서 바로잡고자 애쓰셨던 선(禪). 진리에 도달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이다. 서암스님은 참선을 곧 쉬는 것이라고 하였다. 참선의 첫째 자세로 무엇을 따지고 하는 것은 금물이며 완전히 멍텅구리가 되라고.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 곧 참선이라고 한다.

마침내 도를 깨우치셨냐는 물음에, 그런 것 깨우친 바 없다고 말씀하셨다는 서암 스님. 출가한 후 평생 그것을 구하고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님의 일생일진대, 아무것도 깨우친게 없다고 하셨다니. 성철 스님의 산은 그저 산일 뿐이요, 물은 그저 물이고 꽃은 꽃인데 뭘 거기에 자꾸 의미를 붙이려고 드는가 하는 말씀과 통한다고 나름대로 새겨본다.

 

이 책은 스님의 행적을 중심으로 이청이라는 작가가 엮었는데 말씀과 행보가 같이 들어가 있는 것이 지루함은 피할 수 있게 했는지 몰라도 깊이와 집중에는 실패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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