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너무 길었나보다.

그림 연습까지 하다니.

 

 

 

1.

 

 

 

2.

 

 

 

 

 

3.

 

 

 

 

 

 

 

1번과 3번은 모르는 새, 모르는 여자.

사진 보고 그렸고요,

2번은 우리집 강아지 입니다. 시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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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2-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모르는 여자. 뭔가 연막이신 것 같다는 느낌이...!
근데 그림 잘 그리시네요.^^

hnine 2019-02-06 16:45   좋아요 0 | URL
진짜 모르는 여자분이십니다. 인터넷 구글 이미지에서 골라서 쪼끔 변형해서 그렸어요.
그림은 잘은 못그리지만 그리는 동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책읽는 동안엔 딴생각 곧잘 하잖아요 ^^

나와같다면 2019-02-0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채워지지 않은.. 뭔가 여백이 느껴지는 그림이 편안하네요

hnine 2019-02-06 20:20   좋아요 0 | URL
ㅋㅋ 마음은 더 채우고 싶지만 아직 실력이 그 정도가 안되서요.
겨우 사용법 손에 익히는 중이랍니다.
편안하게 봐주시니 고마와요.

카알벨루치 2019-02-0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ow~

hnine 2019-02-06 20:21   좋아요 1 | URL
더 잘 그릴수 있도록 연습하겠씀다~ ^^

Nussbaum 2019-02-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 ^^

hnine 2019-02-08 04:37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물감, 붓, 이런 것 준비안하고 틀리면 막 지워가며 그릴 수 있는 것도 신기하고 편하고요.
직접 손에 연필 쥐고 스케치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그려보는 것도 색다르네요.
Nuss baum님, 잘 지내시지요?
 

 

2018년, 2019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영화들이다.

 

 

1. 우리, 별들의 세계로 (2018) 스페인

 

- 보살핌이 필요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보살펴주고 싶은 아들의 이야기

 

 

 

 

 

 

흑백 화면이 가끔씩 삽입되고, 만화 처리된 장면도 간간이 나오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아버지와 세상을 일찍 배우는 아들 얘기도 처음은 아니라서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볼 정도는 되었다.

 

 

 

 2. 벨벳 버즈소 (2019) 미국 

 

- 예술이 상품화되기까지 예술가가 담당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현재 미술계를 풍자

 

 

 

 

 

'버즈소 (buzzsaw)'는 동그란 모양의 톱을 말한다. 갤러리 관장인 로도라 (르네 루소 역) 의 한때 별칭이었다고 한다.

르네 루소를 영화에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고, 제이크 질렌할, 존 말코비치도 낯익은 배역이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할 인물은 코코 역이 아닐까. 영화를 다 보고도 아리송하긴 하지만.

예술계의 생리를 잘 보여주는 영화. '예술인가 비즈니스인가', '예술판도 시장판?'  영화 소감이랍시고 이렇게 쓰자니 부끄러울 정도로 영화에는 촌철살인, 신선한 문구와 표현이 툭툭 던지는 대사 중에 많이 나온다. 영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때문이라도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현재 미술 시장에서 수억에 팔리는 예술 작품들을 그만한 작품이게 하는 것은 예술가, 평론가, 갤러리 관계자, 미술품 소장가, 과연 누구 손에 달려있는가.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이중 그 누구도 아니다. 형체가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탐욕, 허세, 큰손, 이런 것들이 오히려 사람보다 꼭대기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에 피어스가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이런 예술나부랑이 모두 부질없고 금방 사라질 것들이라는 의미인가.

 

 

 

3. 버드 박스 (2018) 미국 -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기발한 상상력. 가수 출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대 히트를 하더니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책은 아직 읽어보기 전이지만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보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영화이다.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 출발하지 않았던가? 산드라 블록은 언제부터 이렇게 여전사 이미지의 배우가 되었나. 그것도 이렇게 완벽하게. 그래비티에서 홀로 남는 우주비행사 역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내더니, 이 영화에서 말로이 역할 역시 배우가 연기한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끝까지 볼만큼 완전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인 얘기인데 언제부터인가 우연히 새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뒷산을 산책하면서 또 해뜨기전 새벽에 들리는 새소리를 녹음헤놓기도 했다. 버드 박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언급되며 나온다.

몰입감 최고. 추천할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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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2-0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영화들인데 개봉관에서 보셨나요?
부지런하시네요.
산드라 블록이 액션 영화에도 제법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극찬하시니 보고 싶네요.^^

hnine 2019-02-06 20:21   좋아요 0 | URL
다운 받아놓고 산소 오가는 길, 차 안에서 봤어요.
산드라 블록이 그러고 보니 액션 영화에도 출연해왔었네요. 연기가 점점 무르익어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아요. 카리스마 하며, 산드라 블록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작품 속 인물에 혼연일치한것 같은 느낌이 마구 들게 합니다.
위 세 영화중 추천 순위를 말씀드리자면 3, 2, 1 순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버드 박스는 작가의 첫 작품이라네요. 원래 작가도 아니고 뮤지션 출신이고요. 타고났나봐요.

목나무 2019-02-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영화 모두 금시초문인 영화인데 <버드 박스>는 꼭 보고싶네요. ^^
그나저나 에이치나인님 설 연휴 잘 보내셨어요?
설 지나면 이제 봄이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던데(추위에 약해서 그런가봐요) 다가오는 봄 잘 맞으시기를요. ^^

hnine 2019-02-07 12:15   좋아요 0 | URL
세편 모두 최근에 출시된 영화라서 그럴거예요.
1번 영화는 아버지 짐을 아이까지 지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아버지가 막 미워졌고, 2번 영화는 쫓아가기 쉽지 않은 영화이지만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영화였고, 3번 영화는 여러 가지 상징 요소를 찾아가며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강추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책도 나와있다니까 책이나 영화나 꼭 보시라고 권해드려요.
이번 설엔 다만 1시간이라도 집에서 일찍 출발하는게 그나마 도로가 덜 막히는 것 같아서 동서한테 차례 지내러 일찍 오라고 해서 차례 지낸후 아침만 먹고 설겆이도 그대로 두고 산소로 향했더니, 그래서인지 도로가 그나마 덜 막히더라고요. 별로 힘들지 않게 다녀왔어요.
설해목님은 고향에 잘 다녀오셨나요? 설 지나면 이제 봄이라는 말씀에 갑자기 마음이 ˝바운스 바운스~˝ 합니다. 봄은 생각도 못하고 있던 중이거든요.
 
당신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 - 조금 불편해도, 내 소신껏
최명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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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제목이지만 저자의 이름이 낯익어 고른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 저자 소개를 보니 우리 나라 처럼 되도록 곁가지 없이 빠른 코스 밟는게 경력에 유리한 나라에서 꽤 이력이 다채롭다. 의대 졸업하고 전문의 취득후 미국 듀크대학교로 가서 MBA를 취득했고 건강 부문 매니지먼트라는 과정을 수료했다. 일반적인 의사들이 선택하는 길은 아니다. '마음 경영' 전문의라는 꼬리표가 방송의 작품인지 출판사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은 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하다. 이기적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게 다름아닌 부모로부터, 그것도 어릴때라는 나 개인적 경험도 떠올린다. 아래 여동생과 똑같은 옷을 입히고 싶어하셨던 부모님, 어디 가든 동생을 꼭 데리고 같이 가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고 나는 때로 그러기를 거부했고 그때 엄마는 내게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라고 하셨다. 이기적이라는게 무슨 뜻인지도 아직 모를 나이. 알고 난 후에도 난 그게 왜 이기적인 행동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었다.

우리 나라처럼 획일화가 여기 저기로 뿌리 내려져 있는 사회에서는 이기적인 것과 독립적인 것의 구분에 둔감해져있기 마련이다.

이기적인 것과 자기중심적인것 (self-centered)사이의 구분은 차치하고라도.

독립적인 삶을 위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에는 미래나 과거가 아닌 현재 중심으로 살라는 것, 주위의 시선, 또는 그것에 의해 포장되어 있는 자기의 가짜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 내 삶의 결정권을 내가 가져야 한다는 것, 실수, 거절, 사소한 말 한마디 등에 자신이 얽매일 정도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 등,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쉬우면 누구나 그렇게 살 것이고 누구나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기적이긴 쉬우나 독립적이긴 어렵다. 저자는 엄청난 고생이라는 말까지 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고생이 시작되게 마련입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이란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고난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자기 독립적 삶의 조건인 셈입니다. (12쪽)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있다는 말도 했다.

 

현재를 굳건히 하는 것, 그것이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입니다. 매일을 잘 살다 보면 성공하는 것이지, 성공을 위해서 현재를 매일 거지처럼 살아선 안 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행복한 삶은 결과와 상관없이 내 인생에 무언가를 남깁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았는데 불운으로 인해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인생이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29쪽)

 

독립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선 타인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그 말은 진짜일까? 실상은 타인에게 물어보고 그들의 말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 않는지. 내가 주인이 되어 결정내리는 일에 어쩔 줄 몰라하며 결정 장애를 보이는 어른들이 많은 이유로서 저자는 첫째, 불확실성때문에 불안해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둘째, 한가지를 결정하면 다른 한 가지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다 완벽하고 싶은 강박적 습성 때문이며, 세째, 무기력한 것을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맞는 말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인생이면서도 나혼자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는 무책임성, 깊이 생각하고 알아보기를 귀찮아하는 일종의 사고의 게으름이라고 본다. 저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진 않다.

무소유 대신 반소유가 더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한 생각이며, 세상에 맞서는 대신 운명의 결에 맞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무소유, 운명에 맞서는 삶 등의 말에 더 매혹되던 시기를 지나면 이렇게 절충하고 실천 가능한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게 나이 먹음이고 연륜이고 사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별점을 세개만 주고 만것은 책의 많은 내용에 동의하지만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어 스윽 넘어가는 부분이 90, 새겨둘만하다고 눈여겨 본 부분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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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0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저자의 책은 <게으름도 습관이다>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직 게으름을 고치지는 못하고 있어서, 이 책은 아직 읽기 전입니다.^^;
인용해주신 부분, 좋은 것 같아, 두번 읽었습니다.

hnine님, 오늘부터 설연휴 시작인 것 같아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즐겁고 좋은 설명절 보내세요.^^

hnine 2019-02-02 20:43   좋아요 1 | URL
저자의 그런 책이 있었군요. 게으름도 습관인 것 맞는데, 인간의 본성이기도 한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는한 게으를 수 밖에 없는. 그렇다면 성실도 습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실이 습관이 된 사람과 게으름이 습관인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요.
설날 당일 산소 두군데를 가기 어려울 것 같아 오늘은 제 친정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도로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운전하기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가 하여 마음이 짠 했어요.
명절은 일단 좋은 마음으로, 잘 먹고 잘 웃고 보낼 각오로 맞이해야 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늘 해피하소서^^

hnine 2019-02-02 20:50   좋아요 1 | URL
네, 카알벨루치님. 즐겁고, 해피하게 보낼 수 있는 열쇠는 제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겠어요.
제가 맏며느리이고 시부모님 두분 모두 작고하셔서 제가 차례 준비하여 모시느라 부담도 되지만 남편도 많이 도와주고, 눈치볼 사람도 없어서 나름 편한 점도 있어요^^
카알벨루치님도 즐겁고 해피하게!!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2 21:12   좋아요 0 | URL
지치지 마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hnine 2019-02-02 22:14   좋아요 1 | URL
네, 그럴께요. 감사합니다.

방금 설 차례상 위한 장보기 마쳤답니다. 인터넷으로요 ^^
 
詩누이
싱고 지음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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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디어는 편집자로부터 나왔을까 아니면 시인의 의도였을까. 그림과 시가 어우러진 이 책에서 시, 그림 어느 한쪽도 넘치거나 모자라 보이지 않는다.

<詩누이>라는 제목, <싱고 글, 그림> 이라고 되어 있는 이 책은 창비에서 창비산문선 중의 한권으로 2017년에 나왔다. 싱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했더니 책 표지의 자기 소개에서 알수 있듯이 <싱고, 라고 불렀다>라는 시집을 낸 적 있는 신미나 시인의 작품이었다.

 

시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입니다.

10년 넘게 고양이 이응이의 집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를 썼습니다.

 

 

동글동글하고 복잡하지 않은 그림도 정감있고 글도 잘 읽힌다. 시가 읽는 이 모두의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은데 이 책에 실린 시는 그림과 함께여서 그런지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 한 내용이다. 시를 선별할때 신경썼을 것이기도 하고 시인의 그림과 전달력이 그만한 수준이 된다는 뜻이다. 

신미나 자신의 시는 한편도 포함시키지 않았고, 서른 네명의 다른 시인들의 시를 그들의 허락을 얻어 수록하였다고 한다. 

 

 

 

 

 

 

 

 

 

 

 

 

 

 

 

 

 

 

누구나 하는 위와 같은 말과 행동에 마음 찔려가며 읽어내려간다.

다른 이에게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좋은 뜻을 담백하게 받아들이는 일, 너무 뜨거워서 데거나 차가워서 시리지 않도록 마음의 온도를 알맞게 조절해서 서로에게 길을 낸다는 일은 쉽지 않다는 내용으로 위의 그림을 그렸고 마지막엔 손택수 시인의 <차심>이라는 시를 실었다.

차심이 무슨 뜻인가 했다. 읽어보고 알았고 왜 위의 그림과 연관지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차심

 

 

 

손택수

 

 

 

 

차심이라는 말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들어가

그릇 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162쪽)

 

 

 

 

 

 

 

 

 

시인은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서 되도록 천천히, 시간 날 때마다 한편씩 읽어달라고, 잊은 듯이 지내다가 문득 이 책에서 봤던 시와 그림을 떠올려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렇게 되기 어렵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까지 와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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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1-2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귀엽고 저자의 이야기도 담담하니 와 닿는 게 많고 게다가 다양한 시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일석 3조의 책이라 저도 좋아라 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

hnine 2019-01-28 12:22   좋아요 1 | URL
시집인지 모르고 집어들었거든요. 시집보다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꼭 심각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다는 (편견이겠지만요 ^^) 장점이 있어서 성공적인 시도가 아닌가 해요. 신미나 시인처럼 이렇게 그림을 잘 그려야 가능하겠지만요.
설해목님도 좋아하신다니 더욱 반갑습니다.
 

 

 

 

 

 

 

 

 

 

 

 

 

 

 

 

 

 

 

 

 

 

 

 

 

"내가 이해 못하는 점은 어째서 대부분의 과학철학자들은 과학철학의 문제들이 논리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논리적 접근은) 답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아마도 실험적 접근이 더 나은 방법일 것이다."

- 서문 일부 발췌 -

 

(What I do not understand is why most philosophers of science believe the problems of the philosophy of science can be solved by logic.

This is not the best way to reach a solution. An empirical approach seems to be a better way.)

 

생물학은 과학이다. 이것은 이 책의 본문 첫 문장이기도 하다.

" Biology is a science." (page 1)

이 말은 곧 생물학은 이론적 추정이 아니라 실험과 그 결과에 바탕을 둔 학문이라는 뜻이다.

이론적 추정이 쓸데없다거나 무가치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직접 실험으로 입증할 수 없는 주제들이 있다. 고생물의 출현, 다윈의 이론 같은 것들이 그 예이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도 다윈의 머리 속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그 생애의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항해를 하며 자료를 수집하여 물증을 얻는데 보냈던가. 다윈의 진화론을 더도 덜도 아닌 네글자 사자성어 (자연선택, 아니면 적자생존)로만 말할 수 있으면 안다고 하기엔 다윈의 진화론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실험과 관찰로 다 보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관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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