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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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미 돌아오다 : 16년 전 재해 현장에서 소녀 유령을 본 남자의 기억.

  2. 염낭 거미 : 엄마가 집에서 죽어갈 때, 딸은 거리에서 교통사고로 죽어간다.

  3. 저 너머의 딱정벌레 : 딱정벌레 목걸이를 쥔 채 죽은 중동 청년의 비밀은?

  4. 반딧불이의 계획 : 반딧불이를 부활시키려는 남자가 실종된다.

  5. 서브사하라의 파리 : 체체파리 유충을 국내로 가져온 남자의 슬픈 사연은?

곤충을 좋아하는 남자 에리사와 센이 여러 곳을 떠돌며 크고 작은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밝힌다. 본격 추리물이라기보단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에 초점을 둔 감성 미스터리다. 오래전부터 국내 출간을 기다린 작품인데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좋았던 것은 작품 전반에 깔린 곤충애와 휴머니즘이었다. 주인공 에리사와 센은 누구보다 곤충을 사랑하는 청년이다. 곤충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을 아끼는 것이고, 나아가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의 곤충 사랑이 사건에 숨겨진 진실로 이끌고, 상처 입은 인간의 여린 영혼을 위로한다. 연쇄 살인이나, 기발한 트릭 같은 것은 없지만 힐링 소설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수록작 다 제각각의 매력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표제작 '매미 돌아오다'와 '서브사하라의 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매미 돌아오다'는 오싹한 공포감과 일본 특유의 토속 신앙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짙은 여운과 의외의 반전을 자아냈다. 그 정서가 마음에 들었다. 죽는다고 끝은 아닐 수도 있다. 영혼은 매미처럼 부화해서 남겨진 자들을 위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에리자와 센 시리즈는 일본에서 이미 3편까지 나왔다. <매미 돌아오다>는 시리즈 2편이다. 부디 1, 3편도 국내 출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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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02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다른 느낌의 미스터리 소설인것 같군요.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최애의 살인
엔도 가타루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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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아이돌, 너희를 응원해! 지상으로의 상승을 꿈꾸는 모든 마이너들을 위한 핏빛 진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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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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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추리소설로는 괜찮았다. 다만 납득할 수 없는 인물들의 사고방식이 가독을 방해했다. 작가는 핵폭탄 버튼을 누른 자 보다, 침략 전쟁을 명령한 제국주의 내각을 먼저 탓해야 옳다. 그 소수의 고위 관료들이야말로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악의의 아르키메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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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마리오네트
치넨 미키토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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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은 좋지만, 통속적인 플롯과 무리한 동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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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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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보던 소녀가 어느 날 눈앞에서 풍선처럼 펑 폭발해버린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 안에서 여자의 머리가 짜부라지듯 터진다. 산탄총으로 저격한 것도, 폭탄을 설치한 것도 아닌데- 이 불가해한 살인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끔찍한 참극의 뒤에는 시스마라는 특수 약물이 존재한다. 인간의 뇌를 자극해서 극한의 흥분과 쾌락 상태를 견디다 못해 자기 머리를 쪼개어 뇌를 꺼내게 만든다는 악마의 약물! 약물 효과의 연쇄 작용은 시공 붕괴와 세상의 소멸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데...!


<엘리펀트 헤드>는 그나마 조금은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 정상을 찍은 전작 <명탐정의 제물>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괴랄한 악취미 때로 돌아간다. 온갖 엽기적인 상상과 변태적 설정이 잔혹 스플래터 무비처럼 펼쳐진다. 스토리를 요약하기도 힘들며, 책 속 미스터리를 단번에 이해하기도 힘들다.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복선과 단서로 활용되고, 양자역학부터 뇌 과학, 타임 패러독스, 평행 우주 등의 장르적 설정이 총망라된다. 어마어마한 판타지적 토양 위에 괴랄한 상상력이 끝없이 덧칠되며, 그렇게 쌓아 올린 특수한 무대 장치로 선보이는 추리 파트는 나름 논리적이긴 하다.


다만 정점을 찍은 <명탐정의 제물>과 비교하면 완성도도, 흥미도 떨어진다. 엄청 기대를 한 신작인데, 두 가지 측면에서 아쉬웠다. 하나는 작가의 특기인 '특수 설정'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이다. 상상력은 엄청나지만, 그 상상력이 너무 높게 치솟다 보니 나중에는 저 멀리 구름 위에서 자기들끼리 추리를 주고받는 흐릿한 기분이 들었다. <명탐정의 제물> 때처럼 선명하게 모든 것을 관통하는 강력한 한방이 부족했다. 또 하나, 작가의 악취미라 할 수 있는 '변태적 막장' 성향이 너무 강해서 이 점은 싫었다.


뇌 속 뉴런의 수는 인간이 약 115억 개고, 그다음으로 많은 코끼리가 약 100억 개라고 한다. 코끼리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인간이 그토록 많은 뉴런을 보유한 것은 기이하다. 그런데도 인간의 뇌 실험은 지금도 과학의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이뤄진다. 무엇을 더 바라는 걸까? 코끼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몸집을 가진 주제에 코끼리보다 10배 많은 뉴런을 보유하고 싶은 걸까? 코끼리는 알고 있다. 그러다 인간들 머리가 전부 터져 죽을 것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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