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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무엇이든 법대로 - 법치국가 조선의 별별 법 탐험 ㅣ 지식 잇는 아이 18
윤지선.이정환 지음, 리노 그림 / 마음이음 / 2024년 8월
평점 :
500년 법치국가, 조선. <조선, 무엇이든 법대로>에서는 조선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법은 단순히 규칙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창문 같은 존재였답니다.
기존의 역사책처럼 왕과 귀족들, 정치적 사건들만을 다루지 않고, 우리가 평소에 잘 접할 수 없었던 조선 사람들의 생생한 일상을 담아냈습니다.
교육, 복지, 신분, 병역, 환경, 정치, 경제, 외교, 사법 등 조선 시대의 법과 제도를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성균관 유생, 호패, 방납, 금난전권, 매품팔이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조선의 법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성이가 사라졌다’ 편에서는 노비 친구를 둔 양반 가문 사대 독자 사성이가 공부해야 하는 참이유를 깨닫는 에피소드를 다룹니다. 한 가문에서 사대가 지나도 과거 급제자가 나오지 않으면 양반 자격이 사라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조선의 교육 정책과 복잡한 과거 제도까지 정리되어 있습니다.
조선 최고의 교육 기관인 성균관을 다니는 유생들. 요즘으로 치면 SKY 대학에 다니는 엘리트 학생들이겠죠? 유생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일기 형식의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이 성균관에는 농민의 자녀도 다닐 수는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시험을 보려면 절차가 까다로워 사실상 양반 자녀들이 다녔다고 합니다.
조선의 복지 제도도 흥미롭습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는 신념 아래 모든 사람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돕는 정책들이 시행됐습니다. 서른 살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하면 국가에서 혼례 비용을 보조해 줘야 한다는 결혼 장려 정책도 있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몰라?’ 편에서는 신분증 역할을 했던 호패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것이죠. 조선 시대 사람들의 신분 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신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어땠는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호패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활동도 해보세요.
조선 시대에도 경제적 갈등, 부패가 있었어요. ‘농부에게 해산물을 바치라니요’ 편에서는 당시 농민들이 얼마나 부당한 요구를 받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지방 수령과 방납인의 부당한 거래 사건은 경제적 착취와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방납은 조세를 물품으로 바쳐야 하는 백성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는데요. 이러한 부조리를 통해 조선 시대의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 속에서 백성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금난전권’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특정 상인들에게만 허가된 독점 판매권을 뜻합니다. 일반 상인들인 난전 상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요. 난전 상인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그 갈등의 현장을 담은 이야기를 다룹니다. 상업적 독점과 불평등이 오늘날에도 존재하듯, 조선 시대에도 비슷한 갈등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법 제도를 통해 조선의 정의관을 살펴봅니다. 법치국가인 조선의 사법 제도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겠지만요. ‘군량미 도난 사건’과 ‘해안가의 살인 사건’ 편은 당시 형사 사건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보여줍니다. 범죄가 일어나면 법대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워크북, 뉴스 형식의 기사, 인터뷰 등 초등학생들이 흥미 가질 만한 구성이어서 즐겁게 조선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활사 중심의 접근 방식 덕분에 역사 공부가 딱딱하지 않고 재밌어집니다.
조선 시대 ‘매품팔이’ 이야기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이색 아르바이트로 소개하니 빵 터졌습니다. 매품팔이는 말 그대로 일종의 대리인 서비스였습니다. 대신 매를 맞는 사람도 있었다니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조선 시대에도 다양한 형태의 노동이 존재했고,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일자리를 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조선 시대의 노동 현실과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법은 그 시대의 가치와 정신을 반영한 사회적 계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법과 제도가 오늘날에도 적용될 만한 게 있는지, 과거의 법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조선, 무엇이든 법대로>는 조선 시대 법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법이 어떻게 조선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작용했는지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법이 사람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보여주는 역사 여행 떠나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