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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경계 - 생각은 어떻게 지식으로 진화하는가
김성호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1월
평점 :
생각은 어떻게 지식으로
진화하는 것일까…….
창의적
사고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사람의 생각과
지식상태를 파악해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 우리가 접하는 지식이라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고 때로는 왜곡된 상태로 얻어지는 경우 생각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를 다룬 《생각의 경계》.
카이스트 김성호 교수는 학생들의 문제해결능력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그 차이점의 실마리를 생각의 경계라는 개념으로
풀어내고 있다.
생각의 경계라는
개념부터 아리송하다. 생각 사이의 경계, 관점의 차이에 의한 경계, 미지의 세계와의 경계, 학문 분야 사이의 경계 등 경계의 개념과 경계에서의
인지적, 정서적 특징을 먼저 알려준다.
생각이란 것의 최초의
실마리는 남의 생각이나 외부 자극과 나의 지식공간이 맞부딪히는 지점인 생각의 경계 부근에서 발생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이미
생각의 경계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반면
경계 너머는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다. 내가 무엇인가를 채워가야 할 빈칸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된다. 익숙한 생각의 경계를 넘어 바깥세계를 상상하고 낯선
분야의 또 다른 지식을 습득할 때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고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생각은 지식에 기반을
두고 있고, 상상은 생각의 경계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생각의 영역을 확장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생각'을
한다는 강력한 증거는 무엇일까? 바로 '질문'이다. 질문은 생각의 시작이며 새로운 지식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활동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빈칸
메우기 식 문제 풀기를 하면서 살아간다. 남의 말을 듣다가 한두 마디 놓치면 문맥을 고려해 별 어려움 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알아듣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식이 풍부하다는 것은 빈칸 메우기를 잘하는 상태를 말한다. 복잡할수록 상황의 매듭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도 생긴다. 이때는
'왜'를 통해 원인과 이유를 알고 배경과
의도를 이해해 그 근본 원인, 즉 상황의 매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면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질문은 생각의 갈피를 잡아가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인 셈이다. 질문하는 과정은 생각 속을 여행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때 본질적인 것에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빈칸을 새로운 지식과 결합해
메워주는 역할인 '왜'라는 것이 바로 생각과 생각의 만남, 지식의 결합을 위한 촉매제다.
『
잘 배우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한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말을 나의 관련 지식에 투영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지식을 접하면서 관련
지식에 올바르게 투영하기 위해서는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조립식 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구조물을 적재적소에 연결하는 것과 같다. 접합되는 부분에
조금의 틈도 생기지 않도록 잘 연결시켜야 한다. 이렇게 잘 연결된 새로운 지식은 확장된 지식구조로 발전할 수 있고, 생각공간을 그만큼 풍부하게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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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0
우리가 가진 지식은
지식 그 자체라기보다 실제로는 '지식의 단면'인 경우가 많다. 지식 단면들이 실제 투영되는 과정에서 같은 사람의 이야기라도 각자의 지식에 따라
투영되는 지식이 저마다 달라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사람은 자기의 지식을 토대로 이해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 지식을
받아들인 지식 투영과 지식 단면의 생성 과정에서 나오는 질문 자체도 일종의 지식 단면이다.
하지만 지식의 투영은
반드시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맹점. 받아들이는 사람이 잘못 받아들이는 경우 그것은 진리가 왜곡된 형태다.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특정한 영역이나 틀에 얽매이고 고착될 수 있는가를 통해 지식과 행동심리학적 인간의 본성과의 관계를 통해 지식의 결합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오류를 지적한다.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안다면 지식의 확장을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 능력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이 외에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지식의 선택적 강화현상, 관련된 지식과의 단절인 편견과 집착, 지식의 수동적 과식 상태, 지식 조종 시대에서의
수동적 주입상태, 고정관념이라 일컫는 지식의 고착화 등 다양한 왜곡현상이 발생한다.
지식 습득 과정은
아이를 통한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주입식의 형태로 어느 정도 지식 흡수가 진행된 뒤에는 지식구조의 선택적 강화 또는 재구성 단계에
접어들고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은 지식의 초기구조가 성숙하는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식전달자로서의 부모 역할의 중요성과
의사소통의 효과적인 방법에 관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의성이란 것은, 지식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고의 전이에서 비롯된다.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
때문에 사고가 제한될 수 있지만 '사고의 전이'를 통해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헬렌 켈러를 예로 들고 있다. 생각은 경험,
지식에 의해서 제한받는다. 그러나 지식에 기반을 둔 상상을 통해 지식 간의 경계를 허물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창의적 발상의 세계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통섭과 융합이 바로 이런 맥락이 아닐까 한다.
꽤 방대한 느낌이 들어
어렵게 느껴졌지만, 내 지식의 빈칸 채우기 의욕을
불러일으킨 책이었다. 화두를 던질 때마다
책장이 쉽게 넘겨지진 않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행동심리,
학습, 기억, 메모,
창의성, 자녀교육, 통섭,
융합 등 다양한 주제의
베이스 역할을 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내 생각이 더는 창의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단 느낌이 든다면, 내 아이의 생각 날개를 어떻게 활짝
펼쳐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