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국이라서 택한 건 아니었다.
잘 모르는 이야기라 만화로 쉽게 이해해 보자 싶어 대출한 게 꽤 오래전이다. (내년 봄까지 대출정지 ㅠ)
그런데 묘하네 지금과 겹친다.
나와 다르면 간첩 혹은 반국가세력
단어만 달랐지 그 시절 말로 하면 빨갱이란 거잖아?
짐이 곧 국가라고 생각들 하나 보다.
인혁당(인민혁명당)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 한일회담 반대운동 전국 확산
1974년 2차 인혁당 사건, 유신 반대운동 전국 확산
흐지부지 끝날 뻔했던 것이 박정희의 질책 한마디로 사법살인까지 갔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안가지만
양파같이 까도까도 뭐가 또 나오는 부조리들은 지금도 세상 왜 그대로인가.
1974년과 2024년.
50년이 지났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도 연대의식과 행동은 전보다 더 많아지고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직접 참여는 안 하고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데 연대 장면 보다 눈물 날뻔했잖아.
계엄이 계속되었다면 제2의 인혁당 사건 같은 조작된 사건들이 또 생겨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1975년 4월 8일 오전 10시 대법원 사형 판결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4월 9일 사형집행.
법 집행 지휘서 날짜는 4월 8일이었다니 정권 유지의 필요에 따라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1991년 4월 9일 경북대 안에 세워진 여정남의 추모비는 몇 년 뒤 정보과 형사들이 뽑아갔단다.
1992년 혹은 그 후까지도 유가족을 감찰했고.
70년대의 일이니 정권 바뀌고 세상 바뀌었으니 달라졌겠거니 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룰루랄라 살았던 90년대에도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나는 참 많은 걸 모르고 살구나...
그런 시절이 있었어?하기엔 지금도 모를 일이다.
표지는 여덟 분이 생전에 좋아하셨던 꽃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뒤표지 보고 다시 한번 뭉클.
박건웅 작가 멋지다.
2007년 32년 만에 무죄판결 받았다고는 하나 고인과 긴 시간 감시와 통제 속에 살아야 했던 유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보상이 되겠는가!
이 책은 2018년 박근혜 말기를 겪을 때 쓴 것으로, 침묵하는 방관자로 살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책 속의 이야기들과 책이 쓰인 때와 내가 읽는 때가 묘하게 겹쳐진다.